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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05 14:47
동생의 노력이 글에 그대로 묻어나오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런 분들에 비하면 정말 저는 대학을 날로 들어온 것 같아서 좀; (실제로 거의 날로 먹다시피 들어왔고 그 부작용을 대학 내내 겪었습니다...)
09/02/05 14:49
재미 있게 읽었네요..
저도 바이올린전공으로 하려다가 계원예고 시험보기 한달전에;; 공부하고 싶어서 그만 뒀었는데 동생 진짜 대단하네요 ^^
09/02/05 14:50
동생분이 고난의 길을 가시는군요. 만약에 그냥 교사, 교수 혹은 레슨으로만 밥먹고 살거라면야 크게 고난이 없을것이라고 봅니다. (연대라면야 피아노학원 선생님정도해도 돈도꽤 벌겠죠.) 다만 동생분이 연주 프로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하신것보다 더욱더 어려운 길을 가게 될것이라고 봅니다. 유명 국제콩쿨에 입상하기 위해 쓰는 비행기값과 레슨, 그나마 연주자가 되면 전적으로 동생분 스케줄에 매니저가 감당해야 되는데 없다면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중에 누군가가 직접 스케줄에 맞춰서 모든걸 해야 되고, 음악만 한다면야 참 힘든것이겠죠. 그리고, 돈이라도 벌면서 돌아다니는 프로연주자들은 이미 15-6세때 벌써 천재라고 불리며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옆에서 보기에도 참 안스럽습니다. 더구나 한국은 연주를 보는 문화가 크게 발달되 있지 않아서, 프로연주자들이 자생할수도 없는 환경이구요. (요즘 교향악단에서 경제위기라도 짜르는거 보면, 즐거움을 준다는 마인드자체가 없죠.)
09/02/05 14:59
한편의 영화같은 스토리.. 라고 할까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동생분에 대한 오빠의 사랑이 묻어나네요^^ 예능이나 체능쪽 수험생이 있는 가정은 정말..;;
09/02/05 15:03
현재진행형인 아름다운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쌩뚱맞게도, 이 글을 쓴 글쓴이분의 삶도 궁금해지는 것일까요. 여동생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이렇게 동생을 곁에서 따스하게, 진지하게, 관심있게 바라보는 오빠분이라면 참 좋은 분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천재...? 저는 믿지 않습니다. 동생분께는 예고 2학년때의 그 정기 연주회가, 큰 자산이 되겠네요. 예고 가겠다는 말에 비웃음까지 샀던, 늦은 \출발선상에서 시작했던 피아노 연주가 그 쟁쟁하다는 예고에서 가장 피아노 잘 치는 학생으로 성장했는데, 천재라면 그것이 천재라고 해야겠지요. 그렇게 소중한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으니, 모두가 '너 안돼, 힘들거야' 라고 속닥대더라도 "난 이미 해 봤는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구." 라고 응수하며 꿋꿋이 살아 나갈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오빠 맞으시죠? 곰곰히 생각해 보니 글 중에 남자분이라는 언급을 못 본것 같아서; 아.. 아니라면?
09/02/05 15:08
와 재밌게 읽었어요. 고등학교 정기회 연주는 갑자기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한장면이 스쳐가네요.
마지막 문장에 저도 눈물이.. 아..
09/02/05 15:15
저기.. 아직 얘기가 끝난 게 아닙니다-_-;;
현재까지 이야기 쓸 거에요... 제가 좀 귀찮아해서 자주자주 못쓸뿐.. 그리고 오빠 맞습니다.
09/02/05 15:20
DEICIDE님// 근데 음악에 천재라는 괴물이 있더라구요. -_-!! 몇년전에 15살짜리 프로연주자가 피아노연주하는거 보고 그냥 뻑 갔습니다. 으악이라는 소리가 나오더군요. 그냥 가면 가장 싼 티켓값도 50달러였는데, 학교에서 우연치 않게 공짜티켓을 얻어서 봤습니다.
09/02/05 15:47
와...재밌네요.제가 알기로(지금도 그런지 모르지만)연대 피아노과...연대교수님에게 레슨을 받지 않은 경우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텐데...대단합니다.여러가지로....
사실,제 동생(사촌동생)도 비슷하다고 할까요?깡촌에 몸이 불편한 부모님.그래서 혼자 미친듯이 그림그리고 (정말,전 걔가 그림에 미친앤줄 알았습니다) 공부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안한상태로 입시때 서울로 올라와 저희집에 머물렀죠. 괜히 집에 지내라고 하는 바람에 아침에 서울대까지 데려다주느라 쌩고생을 했는데,덜컥 붙더군요.시골학교라 미술선생님도 비웃기만 하였던 ...그래도 합격하고 나니,학교정문에 플랭카드가 나부끼고.... 그런거 보면,진짜 재능은 숨긴다고 숨겨지는것이 아니고,그걸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제 동생은 집안형편상,개인지도를 받을 형편이 못되어 시골의 애들위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형이 돌봐준게 전부였죠.그래서 원래 원하는 전공을 배우지 못해 그 형이 돌봐줄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고,국립대학외엔 갈 수 없어서 서울대떨어지면 제주대를 가야했죠.(당연히 제주대도 수석합격했었습니다만). 동생은 그냥....미친사람으로 보이더군요.그림에.... 성식님의 동생얘기를 보니,제 동생 생각이 나네요.
09/02/05 16:09
저도 여동생이 예고 - 국내 관현악과를 마치고 독일로 유학가서 지금 거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있습니다. 커리어도 비슷하겠군요. 여동생도 늦은 나이에 음악을 했고, 기대도 안했던 예고에 덜컥 합격하는 바람에 집안에서 고민이 심했죠. 예비 졸업반이라. 이제 인생에서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로군요. 일단 음악쪽에서 뜻을 이루고 싶으면 유학은 필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내에는 그 정도는 해줘야 음악판에서 플레이어로 인정해줍니다. 보통 집에 돈이 많을 경우 미국(특히 줄리어드), 돈이 없을 경우엔 독일로 가는데 미국은 돈이 많이 들지만 학위 따는 것이 상대적(상대적!입니다. 쉬운게 아닙니다.)으로 쉽고, 독일은 저렴한 대신 전문 연주자 학위를 따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위의 성야무인님께서 '돈이라도 벌면서 돌아다니는 프로연주자들은 이미 15-6세때 벌써 천재라고 불리며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셨는데. 아닙니다. 손익분기점이 그나마 맞으려면 5-7살 사이에 천재 소리를 들으며, 세계적인 연주자로부터 사사를 받고 15-16세에는 각종 콩쿨을 휩쓸고 다니며 자신의 스타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연주를 남의 돈으로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어떤 분은 천재는 없다고 하셨는데, 예체능은 천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수의 천재가 그 바닥 돈을 대부분 가져갑니다.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말이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프로 게이머판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수많은 무명의 프로 게이머들이 단지 연습과 열정이 부족해서 임요환이 되지 못한 건 아닌 겁니다. 그럼 그 천재가 아닌 영재들은? 여기서 전문 연주자의 길을 택할지, 비즈니스의 길로 갈 것인지 선택이 갈리게 됩니다. 일단 전문 연주자의 길을 걷는다는 건 정말 수도승의 길을 걷는 거라 보시면 됩니다. 보통 유학 후 정말 잘 풀린 케이스가 어디 대학 교수로 가거나, 오케스트라에 부수석 급으로 들어가는 건데,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어느 교수에게 사사를 받았는지 어디 라인인지 하는 실력 외의 요소도 실력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모든 게 갖춰줘도 시기가 안 좋아 교수 임용이 취소되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리고, 선택받지 못한 영재들은 대학 강사 자리를 전전하고 자기 돈으로 공연하는 거죠. 예당, 세종 등에 보이는 그 수많은 개인 귀국독주회, 정기연주회들. 모두 자기 돈으로 공연대행사에 맡기는 것입니다. 그게 전문 연주자의 커리어거든요. 이 길은 멀고 험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길입니다. 거기다 성공 가능성도 희박하지요. 이미 성공의 대부분은 천재들이 챙겨갔거든요.
09/02/05 16:27
e-motion님// 님이 하신 말씀과 비슷한 뜻으로 드렸는데, 전달은 그렇게 안되었나 보네요. 제 얘기는 어릴때부터 천재로써 이름을 떨치고, 15-6세쯤이면 프로연주자로 뛴다라는 뜻으로 드린거였는데, 전달이 잘못되었나 봅니다.
09/02/05 18:05
星夜舞人님// 아. 그랬군요. 저 역시 오해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 더 첨언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만약에 그냥 교사, 교수 혹은 레슨으로만 밥먹고 살거라면야 크게 고난이 없을것이라고 봅니다' -> 사실 이 부분은 외국은 어느 정도 들어맞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이 부분도 사실이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 부분이 프로 연주자보다 더욱 힘든 고난의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동생이 향수병을 느끼면서도 한국에 들어오는 걸 참 망설이는 이유기도 하지요. 1. 교사 : 제가 교육쪽은 전문가가 아니라 말하기 좀 조심스럽습니다만. 일단 음악 선생님 자리가 흔치 않습니다. 거기다 순수 음대는 음악교육과에게 점수에서 밀립니다. 유학파 출신의 기간제 교사 생각보다 수가 많습니다. 거기다 사립학교 정교사로 가는 건 역시 실력보다는 영업이 크지요. 대신 일단 들어가기만 한다면 별 노력 없이 자리가 보장되는 경향이 있긴 하죠. 2. 교수 : 많은 사람들이 저기 어디 유학 가서 박사 학위 따가지고 오면 교수 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고 오해하시더군요. -_-; 제가 보기엔 제일 교수되기 어려운 게 예체능쪽 교수입니다. 공대나 문리대 같은 곳은 상대적으로 교수 임용이 투명한 편입니다만(역시 상대적입니다. 깨끗하다는 게 아니라), 이쪽은 제자 라인이 학부 시절부터 형성됩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치적 능력을 가지지 못한 대부분의 영재들은 시간 강사를 전전하다 자신의 커리어를 마감하게 되지요. 3. 레슨 : '연대라면야 피아노학원 선생님정도해도 돈도꽤 벌겠죠' -> 역시 아닙니다. 예종, 서울대, 연대 등 학부 경력은 별 필요없습니다. 한국에서 음악인 커리어는 무조건 미국, 유럽등에서 박사 학위 정도는 따고 와야 시작됩니다. 이래야 연주를 하건 관련 비지니스를 하건 뭔가 일이 됩니다. 그냥 학부 졸업해서는 할 수 있는 게 학교선생님,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학원선생, 잘 풀릴 경우 오케스트라 평단원 정도인데 다 돈 안됩니다. 특히, 피아노학원 역시 점점 제도권 진입에 실패한 유학파들이 하나 둘 씩 이쪽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파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죠. 원래 피아노학원 자체가 그리 돈이 되는 영역도 아니었구요. 그 돈 잘 번다는 소위 압구정 김선생 같은 입시, 영재교육관련 레슨 선생들. 대부분 매우 잘나가던 유학파 연주자 출신들입니다. 입시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수와의 인맥이 중요하거든요. 한국 있을 때 모두 교수들의 총애를 받았던 애제자들이었지만, 연주자로서의 자신의 재능에 한계를 느끼고 현재의 실력과 인맥을 통해 비지니스를 하는 것이죠. 거기다, 정말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직접 교수와 오케스트라 수석급등 전문 연주자들에게 직접 레슨을 받습니다. 이 글에서도 예종 교수에게 직접 레슨 받는다는 부분도 있구요. 국내 학부 졸업만으로는 명함을 내밀기 힘든 영역이죠.
09/02/05 18:38
e-motion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국내로 가던 국외로 가던 프로연주자가 된다는게 교수, 교사, 혹은 피아노 학원보다 휠씬 어려울것이라는 의미에서 올린글이었습니다. 물론 교수, 교사 혹은 피아노 학원이 쉬울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수가 될려면 유학도 가야되고, 예체능계의 특성상 유학가서도 돈을 벌면서 대학원다니기 힘들다는것쯤을 알고 있구요. 교사야 임용고시봐야 되고, 피아노 학원차릴려면 어느정도 돈도 좀 있어야 되고, 애들 비위도 잘 맞춰야 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연주자보다는 안정적이고 자리도 많다는 의미에서 글을 올렸습니다. 물론, 단순히 직업을 얻는다라는 개념에선 음대출신이 이공계에 비하면 휠어씬 자리가 없다는건 극명한 사실이고, 현시창이라는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09/02/05 23:24
저는 작곡전공하는 학생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독일에 뻘짓하고 있네요~~ 사실 우리나라는 인구 비율에 비해서 음악하는 사람 수가 너무 많습니다. 장르 할 것 없이 말이죠~ 우스갯소리로 인천 공항에는 매일 음악관련 박사학위자가 12명은 귀국한다라는 얘기가 있지요. e-motion님// 님의 동생의 경우는 대단히 잘 풀린 경우네요. 동생분 아마도 한국에 살려고 다시 들어올 생각은 거의 없을거라고 보네요. 사실 거기에 계속 있는게 당연한 얘기겠지만 낫습니다. 한국은 이미 포화 상태거든요.
09/02/05 23:51
제가 아는 피아노 가장 잘치는 사람은 영국 로얄음악원까지 다녀오고도 한국에서 교수자리를 잡지못하고
강사만 몇년째인지... 솔직히 현재 실력만 보면 한국에 그정도 피아노치는 사람 10명 정도 있을까 싶은데, 피아노는 워낙 사람이 많아서 미래가 참 힘든것 같네요. 대학가서도 감동을 주는 연주로 꼭 잘풀리길 기원합니다.
09/02/06 00:00
Minkypapa님// 이미 포화 상태거든요.
아마 전국 음대교수모임이라는게 있어서 그 자리에 전국에 교수들이 다 모였다치고, 공군 미사일 오작동으로 그 모임장소를 명중했다고 치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전멸했다고 치면, 그나마 교수자리가 날랑말랑~ 대부분의 음대생들은 멋도 모르고 입학 했다가, 교수의 안티가 되서 졸업합니다. 저희 학교는 정년퇴임이 65세 까지니깐 일반 다른 분야 보다 사골까지 우려먹을대로 우려먹는다고 봐야죠.
09/02/06 04:17
MeineLiebe님// 음악 뿐이겠습니까? 대학생도 너무 많습니다. 공대생은 두말 할 것도 없구요-_-a
글쓴분 리플에 좀 암울한 얘기만 쓰여져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것 같은데 원래 예체능이 많이 힘든 길이죠 ㅠㅠ 그렇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만큼 행복하리라 생각합니다. 재밌는 에피소드 많이 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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