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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1/22 11:54:05
Name 친절한 메딕씨
Subject [일반] 라랄랄랄//님의 생기신걸 축하하며 문득 첫 연애 경험이 떠올라 몇글자 적어봅니다..
첫 연애라... 생각만 해도 떨리네요...;;
저로선 한 7년전인거 같네요..
전 의외로 쉽게 이루어졌었는데도.. 너무나도 떨리더군요...

새로 입사한 회사의 경리를 보던 아가씨였는데..
여러군데 면접을 봤었는데.. 조건은 좀 떨어졌었지만..

면접을 보러 갔을 당시.. 커피를 타다 주던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그회사를 택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저보다 한 살 많은 연상... 전 저보다 두살은 어릴거라 생각했었는데..

한달 정도 지났을 무렵.. 첫 회식자리에서.. 그녀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 그날따라 잘 들어간다며.. 소주를 한 병 반을 마시더니..
많이 취하고는.. 해맑게 웃는 겁니다..... <아.!! 너무나 사랑스런 모습>

저희 회사는 신촌 그녀의 집은 일산.. 일산에서도 거의 끝 탄현.. 집에 어떻게 갈라고 많이 마시냐고 그러니까 오늘은 독산동 언니네 간다던... 저희 집은 신림동.. <앗~!!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다...>

“어.. 그래요? 나 신림동 사는데 택시 같이 타고 가면 되겠네.. 많이 취했죠..? 내가 언니네까지 데려다 줄깨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럼 나 오늘 기분 좋은데.. 더 마셔도 되겠네....”
“(흐뭇........)”

그렇게 택시를 같이 탔는데.. 많이 취한 그녀.. 택시에서 제게 완전 기대 자더군요..
이윽고 택시에서 내려.. 언니집으로 향하는데.. 예상치 못은 스킨쉽은 계속 되고.. 그녀의 한마디..

“내가 한 살 누난거 알아요?”
“그래서요...?? 누나 대접 받고 싶어요?”
“어.. 그래.. 누나라고 한번 해봐... 흐흐흐”
“싫은데.. 난 000씨 한테는 죽어도 누나라고 안할거야...”
“(잠시 걸음을 멈추며.) 왜? 내가 우스워 보여?”
“그런건 아니고.. 사실 내가 이 회사 왜 들어왔는지 알아요?”
“..........”
“더 조건 좋은 회사 뿌리치고 여기 온건 다 00씨 때문이야.. 처음 봤을때.. 너무 눈부셨거든... 어떻게든 더 알고 싶었거든.. 근데 지금은 더 좋아졌어...”
“(전혀 몰랐다는 눈으로 날 쳐다보며) .............. ”

“읍.. 풉. 쪽~~~!! 후루룩....!!”
“읍.. 풉. 쪽~~~!! 후루룩....!!”(2)


그리고 다음날.. 회사 출근....
그 당시엔 뻘쭘 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던 때가 아니라.. 뭐라 표현을 못하겠지만.
정말 너무나 어색하기만 한.....;;

토욜이었는데 퇴근 후 걸려온 전화..

”XX씨 어제 00씨랑 싸웠어? 00씨가 얘기좀 하자는데..!“
”...... 그런건 아니고 좀 오해가 있었어요... ㅡ,ㅡ;“

기분이 좀 더러웠습니다. 같은 부서 남직원한테 걸려온 전화였거든요..
그래도 먼저 만나자고 한게 어디냐며.. 내심 달래고는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음. 그런데 이게 왠걸.. 자기도 어제 저한테 새로운 호감을 느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노래 좀 하거든요.. 좀 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사실.. 거의 프로 수준????????
암튼... 자기는 노래 잘하는 남자가 좋다면서.. 절 다시 봤다네요.. 그러고는 서로 사귀자는 말도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사귀는 분위기로 흘러가더니 결국 사귀는 사이가 되었지요..

이미 키스는 했었는데도 막상 다시 손 한번 잡으려니 왜이리 떨리던지... 제손을 살며시 먼저 잡아주던 그녀가 오늘따라 무지 생각납니다.


그렇게 2년반을 사귀고 여러가지 정황상 헤어졌습니다... 안좋게 헤어진건 아니고.. 결혼이란게 정말 그렇게 힘든건줄 새삼 깨달으면서 정말 눈물을 머금고.. 서로 펑펑 울며 헤어졌었죠...

한 6개월 지났을까요.. 아침 뉴스에.. 일산에서 시내버스가 출근길에 고가에서 추락해서 사망 3명 중상 5명 경상 19명 이란 뉴스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녀가 타던 버스 번호였습니다. 그래도 에이 설마 아니겠지.. 했었는데....
또 그후로 3개월 후... 회사를 같이 다니던 그녀의 동갑내기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왠일이에요?“
“00이 지금 XX씨 많이 보고 싶어해요..”
“.......... 무슨 소리에요?”
“모르셨어요? 사고 났었잖아요...”
“헐........;; ”
“아니 그럼 그때 내가 뉴스에서 봤던 그 사고....?”
“아마 그럴거에요.. 아직도 병원에 있어요.. A병원이니까 한번 가보세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으니까 만나보세요... 좋아할거에요”

다행히 사망3명에는 안들었지만.. 중상 5명에 포함 되었었던겁니다..
그래도 몰랐다면 모를까 알았는데 사람이 찾아가는게 예의라는 생각에 찾아갔는데.. 안그래도 말랐던 그녀가.. 완전 초췌해져버린 상태로 환자복을 입고 있는데 왠지 모를 울컥함이 솟아 오르더군요...
중환자실에 20일을 넘게 있었고 수술을 그동안 두번이나 받았다 그러고.. 앞으로도 한 번 더 받아야 된다 그러고...

그 이후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병원에 찾아갔었습니다.. 그렇게 두달 정도 됐을까요...

그녀가 저에게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왔는데..
그때 왜그랬는지 제가 너무나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미 고초를 한 번 겪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때의 결정을 무지 후회하고 있습니다.

대답을 회피하고.. 1년 후.. 결혼했다는 소리만 듣고는 그래두 저보단 좋은 사람 만났겠거니 위안 삼으며 그렇게 첫번째이자 마지막 연애를 접었습니다...


그리고 3년 5개월이 흐른 지금..

난 혼자랍니다......~!!!




p.s> 내용이 좀 길었군요.. 제 갠적인 연애담을 어느 곳에도 써본적이 없는데 pgr이라서 가능한거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라랄랄랄>님의 첫번째 연애를 시작하시게 되걸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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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비
09/01/22 12:00
수정 아이콘
잘 되었다는 결말을 기대하고 읽어나갔는데...;;
더 좋은 분 만나실겁니다.^^
명왕성
09/01/22 12:01
수정 아이콘
저도 첫 연애 경험이나 떠올려볼까요?

...... 아 없구나
래몽래인
09/01/22 12:03
수정 아이콘
그저 웁니다.
09/01/22 12:03
수정 아이콘
적절하게 훈훈한 미괄식이군요. 왠지 동지의식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전 연애를 안해봐서 잘 모르긴 하지만서도 왠지 글쓴분의 자신이 없다는 말이 이해가 가네요.
외로운사람
09/01/22 12:14
수정 아이콘
저도 첫 연애 경험이나 떠올려볼까요?

...... 아 없구나(2)
Anarchie
09/01/22 12:20
수정 아이콘
난 혼자랍니다......~!!! (2)
마술사
09/01/22 12:28
수정 아이콘
눈물이 눈앞을 가리네요. 힘내세요!
outerspace
09/01/22 12:37
수정 아이콘
저도 아름답고 로맨틱했던 연애 경험이나 떠올려볼까요?

...... 아 없구나(3)
[NOH]ChrisPaul-NO.3
09/01/22 13:21
수정 아이콘
이런글 좋지 않아요 ㅠㅠ 아흑
greatest-one
09/01/22 13:25
수정 아이콘
하아..........안타깝네요...
저도 아름답고 로맨틱했던 연애 경험이나 떠올려볼까요?

...... 아 없구나(3)

햇수로 26년 정확히 24년3개월째....
이젠...그저...
웃을뿐...
친절한 메딕씨
09/01/22 13:31
수정 아이콘
greatest-one 님 // 저 경험담도.. 제가 26년 5개월만에 했던겁니다.. 용기를 가지시길....;;
outerspace
09/01/22 13:34
수정 아이콘
뻘플이지만 다음 타자로

저도 아름답고 로맨틱했던 연애 경험이나 떠올려볼까요?

...... 아 없구나 하실분의 ()미괄안에 숫자는 (5) 입니다 크크크


greatest-one님// 이 4번째 타자셨음으로 ~
outerspace
09/01/22 13:35
수정 아이콘
이 리플에 여자는 저 혼자인가요 +_+허허
lxl기파랑lxl
09/01/22 13:43
수정 아이콘
왠지 현실에선 뺨맞을것같은 일단은 키스 작전이 의외로 먹히는거보면 역시 입술엔 신통방통한힘이 있나봅니다 후덜덜
머신테란 윤얄
09/01/22 13:43
수정 아이콘
리플이 너무 웃기네요
밀로비
09/01/22 13:44
수정 아이콘
outerspace님//
그 분과의 관계 진전은 없으신건가요?
살찐개미
09/01/22 13:46
수정 아이콘
그 버스사고 기억나네요.
행신동 엘지마트와 하이마트 사이에 중앙로 아닌가요,

일산에서 신촌나가는 버스노선인데 저도 자주 이용했죠.
아침에 뉴스보고 어찌나 놀랬던지 휴

집앞에서 큰 사고가 난지라 기억납니다.
ChojjAReacH
09/01/22 13:50
수정 아이콘
저도 첫 연애 경험이나 떠올려볼까요?

...... 아 없구나(5) 크크 outerspace 님 감사합니다 껄껄
난 혼자랍니다......~!!! (3) 에휴
그래도 다음학기는 좀 +_+ 흐흐흐흐
outerspace
09/01/22 13:52
수정 아이콘
밀로비님// 질게에 올렸던 제 친구는 제 약속 두번이나 펑크내고 . . .

그래 난 너의 친구 일 뿐이구나라는걸 팍팍 느끼게 해주고 있답니다. -_- 승질뻗쳐서 걍 포기;;

제가 남자도 아니고 말이죠;; 강해보이는 여자가 훨씬 여리다는걸 왜 모르는지;;;;;
SummerSnow
09/01/22 16:50
수정 아이콘
난 혼자랍니다......~!!! (4)
FantaSyStaR
09/01/22 19:16
수정 아이콘
난 혼자랍니다....~!!!(5)

저는 어제 멀리서 봤을때 와 이쁘다 싶었던 그녀가 갑자기.. 저기요?? 하면서 길을 물어오셨는데
그 여성분과(멀리서 편입시험치러 오셨다네요) 마침 가는길도 같고 해서 10분넘게 걸으며 길을 안내해드렸더랬죠..

그리고 쿨하게 내일 시험잘치세요 안녕히 가세요~~했습니다

혼자 오는길에..머릿속을 맴도는 "편입하면 친구도 없을텐데", "편입하면 친구도 없을텐데", "편입하면 친구도 없을텐데"
흑흑..ㅠㅠ
라랄랄랄
09/01/22 20:50
수정 아이콘
후ㅜㅜ
전,, 아직 나이도 어린관계로, 아는게 많이 없어요..
어쨌든 제가던진 떡밥으로 이런이야기까지 나오는게,,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고,..

어쩄든 축하해주신것 감사합니다~~
황제의 재림
09/01/22 21:34
수정 아이콘
드라마같네요. 더 좋은 인연 만나시길!!
밑힌자
09/01/22 23:01
수정 아이콘
자게도 어느새 핑크빛;;

솔로는 순수하기 때문에 핍박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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