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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4 13:57
원작 만화책 말씀하시는 거죠?
애니에서는 그런 취지면 아예 정말 짧게 가서 아카자 비중 자체를 줄이거나 원작 이상의 설정을 넣었어야 완성도 면에서는 더 나았을 거라 생각해요
25/09/14 14:03
오우 재밌네요. 약점과 미극복/극복 구도에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 부분을 현실까지 끌고온다면 나 또한 어떤 부분에선 혈귀 이겠구나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25/09/14 15:22
저도 지키기위해서라면 뭐든지한다는 정서와 정정당당이란 정서가 안맞는다 생각했습니다.
아 케이조 서사를 넣으려고 이렇게 됐구나 연출력 문제네 이렇게 이해를 했는데 마지막 결론은 풍자 의미신지 모르겠는데 오히려 전 그 결론이 납득이 되네요 맞아서 정신을 차린다는게 묘하게 현실적이라 무한열차 때는 사실 싸움이 아니었죠 아카자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진심이었던건 태양때문에 당황했을때 뿐이니
25/09/14 16:32
저도 더 강한 힘에 의해서만 반응하는 게 아카자구나 그렇게 받아들였고, 그건 말은 되지만 그렇게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25/09/14 15:28
기가 막힌 분석입니다. 아카자의 회상씬이 별로 였던 이유가 여기 있군요. 그리고 약점을 극복하여 영웅이 되는 시나리오는 매우 정석적인 것이긴 하지만 항상 인간의 내면에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이 부분이 너무 훌륭한 것 같아요. 작가의 진짜 장점은 액션이 아니라 캐릭터 서사 구축인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아카자는 좀 별로긴 했지만요 크크
25/09/14 16:34
감사합니다. 저도 원작 만화는 안 봤는데 듣자하니 편집부랑 애니가 명작을 만든거라죠? 그럼에도 편집부와 애니 프로덕션이 왜 하필 귀칼의 원작 스토리에 꽂혔냐 하면 역시 정석적인 약점 극복 서사의 씨앗이 괜찮았기 때문일 거 같아요
25/09/14 18:08
(수정됨) 힘이 없는 자들은 이기기위해선 비겁한 짓을 한다 라는게 아카자의 논리죠. 그래서 힘없는 자들을 극혐하구요.
그런데 본편에서 약자여도 정정당당하게 나아가는 자들도 있구나 라는걸 배우게 된 거구요.
25/09/14 19:28
(수정됨) 그냥 제 개인 관점이긴 한데요.
원작도 그런식의 주장을 하지만, 저는 그런 설명은 정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아카자에게 렌코쿠나 탄지로나 정정당당한 약자의 모습은 충분히 보여줬어요. 아카자가 충격을 받은 건, 렌코쿠가 그냥 인간치고 강했다면 탄지로는 소류 무도가 추구했으나 다다르지 못한 수준의 투명한 세계던가요, 무인의 경지에 이르른 강함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강자잖아요 그래서 아카자는 강자한테만 감화받는다는 뜻에서 체벌 농담을 했고요, 저는 이건 귀칼 영웅 서사의 주인공으로서 설득력 있는 모습은 아니라고 봐요, 원작도 그걸 알아서 아카자 과거에 희생자성을 부각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좀 신파성이 됐고요.
25/09/14 20:58
상영시간 내내
자기 기술이 왜 이렇고 상대가 왜 저렇고 이런 얘기를 액션씬에서 늘어놓는 영화 본편... 타이의대모험 아방스트랏슈 엑스 교차점 데미지를 흉켈이 설명하던 게 떠올랐던... 게다가 회상씬으로 캐릭터 신파 과거 소개가 나머지 시간 거의 채우고. 그리고 탄지로 각성은 20년 전부터 소년만화 단골 각성 소재로 나온 무아의 경지 이런 내용들 연결 속에서 그나마 마무리가 아카자 서사 신파라 욕 덜하고 나올 수 있었네요. 물론 그마저도 '이러면 슬프지? 이 정도면 공감가지? 이러면 눈물나지 않아?' 이런 느낌이었는데, 같이 보고 나온 중딩아들이 딱 한마디로 '너무 오글거려 짜증나' 이러는 걸 보고는 음... 안 맞는 영화구나 싶었네요. 귀칼 매니아층이 대단하던데, 정말 안 맞는구나 싶어서 다신 볼 일 없을 것 같아요.
25/09/14 21:30
(수정됨) 제가 느끼던 위화감의 정체가 이거였구나 싶어지는 글이네요. 귀칼은 누가 뭐래도 액션씬이 장점인 애니지만 혈귀들 서사도 꽤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얘가 이래서 혈귀가 됐구나 이해는 가면서도 그 감정이 동정이나 연민까지 가진 않아서, 세탁으로 느껴지지 않는 적당히 담백한 서사가 좋았습니다. 이게 잘 드러났던 게 쿄우가이전이랑 규타로전이었다고 생각하고요.
혈귀가 악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그들도 인간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 가지고 있던 인간성 한 조각은 계속 품고 있었다는 걸 연출로 잘 보여주었고, 특히 탄지로가 최후에 그 인간성 한 조각은 긍정해주면서 (쿄우가이의 혈귀술을 인정해주거나, 다키-규타로 남매의 우애는 진짜였다고 긍정해주거나) 악당을 해치웠다는 카타르시스와 혈귀의 한풀이에서 오는 여운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게 참 좋았거든요. 근데 아카자전은 아카자의 사연에서 오는 안타까움과, 최후에 인간성을 되찾고 나름의 구원을 받는 장면에서 오는 여운만 있고 악당을 해치웠다는 카타르시스는 없어서 뒷맛이 좀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보고 나니 그게 아카자는 온전히 피해자였기 때문이란 생각이 드네요. 말씀하신 것과 비슷하게 오로지 지키기 위한 힘을 고집하던 스승과 힘을 드러내서 기선제압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던 하쿠지가 대립하고, 그 과정에서 스승과 아내의 독살까지 겪으며 결국 힘에 대한 집착으로 타락해버린 하쿠지, 뭐 이런 서사였다면 오히려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5/09/14 23:24
개인적으론 아카자가 재난피해자라고만 볼 순 없다고 생각해요.
뭐 어차피 혈귀되기전에 0킬이라도 혈귀되서 킬하면 지옥가는 세계관이었던것 같기도 하지만 아버지의 병때문에 도둑질을 했죠. 도둑질 당하는 사람에겐 가족이 없었을까요? 힘들게 모아서 병든 가족을 위해 약을 사러 가던길이었을지 모르죠 독살당한후에 60여명을 살해했죠. 그 60명이 다같이 손잡고 독을 탔을까요? 한명씩 독탄거 알고있었는지 물어보고 죽였을 거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 도장에 다니고 있었던것만으로 죽을죄라고 볼 순 없죠. 누군가가 선동했을수도 있고 독과는 무관할수도 있으니. 뭐 그래서 아카자 서사가 괜찮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냥 온전히 피해자라는 건 아니지 않나 싶어서. 약자는 독이나 타는 악이고, 그래서 강자와 힘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렌고쿠에게 뭐배웠냐 이런것도 뭐... 어차피 혈귀되면 다들 멀쩡할땐 사람죽이고들 다니는 오니인거고, 죽음으로 가는 찰나에야 이것저것 있는게 아닌가 해서.
25/09/15 00:11
(수정됨) 아카자가 현실 인물이고 죄가 있냐 없냐 하면 당연 엄청난 중범죄자죠.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창작물 세계 캐락터로서 서사적 윤리는 이와 다르게 작동할 때가 많습니다. 현실에선 아무리 악당이라도 죽이면 큰 윤리적 잘못이지만, 어떤 서사 속에서는 사소한 악당을 마구 죽여도 악인이 아니지만 길가는 강아지를 발로 차거나, 어린아이와의 약속을 어기거나 하는 게 더 엄청난 악인일 수가 있어요. 제가 아카자에게 제작자가 면죄부를 줬다, 순수한 피해자의 서사를 줬다 함은, 그가 어떤 악한 결정을 하게 만드는 걸 회피할 수 있게 이야기 구조를 짰음을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이지, 아카자를 변호하는 게 아닙니다.
25/09/15 00:19
소중한 사람들을 독살당했다 하더라도, 독살과 관련없는 사람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60인을 죽이는 건 악한 결정이라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순수한 피해자의 서사인가 싶기도 해서... 물론 그냥 아카자 불쌍해 하쿠지 죄없어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각자 받아들이는게 다르긴 하겠지요
25/09/15 00:39
(수정됨) 애니 서사에선 그걸 잘못되긴 했지만 악이라기보다는 불쌍한 행동, 아카자의 삶 입장에서 당연한 반응의 맥락으로 연출하고 있다고 봤어요.
물론 다르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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