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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8/19 16:56:03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널리 알려졌거나 매력적으로 표현되었다면 때는 이미 늦은 것
:: 널리 알려졌거나 매력적으로 표현되었다면 때는 이미 늦은 것 ::

Chapter 1. 독점

어떻게 최선두에서 독점할 수 있는가?

세상을 이해하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이걸 '게임'이라 보는 것이다.

땅에 '아이템'이 놓여져 있다.

어떤 아이템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어떤 아이템은 오직 하나만 주어진다.

누구에게 아이템을 주는가?

먼저 보고, 먼저 챙겨간 사람에게 준다.

먼저 챙긴 사람이 특허를 독점하고,
먼저 챙긴 사람이 특권을 독점하고,
먼저 챙긴 사람이 고객을 독점하며,
먼저 챙긴 사람이 인기를 독점하고,
먼저 챙긴 사람이 인재를 독점하며,
먼저 챙긴 사람이 투자를 독점한다.

게임 못 해먹겠네!

늦게 온 사람은 투덜거린다.

그러나 불공평하게도,
세상의 어떤 부분은 이와 같이 돌아간다.

똑똑한 사람보다 먼저 본 사람이 우월하다.
성실한 사람보다 먼저 챙긴 사람이 우월하다.

때로는 아이템의 힘으로
지능과 용기가 높아지기도 한다.

그가 똑똑해진 것은 아이템을 주웠기 때문이고,
그가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아이템을 주웠기 때문이다.

원피스의 고무고무 열매라도 먹은 듯,
그렇게 인생은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다.

먼저 먹은 사람이 우월하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은 '동기'가 부족하다면서,
마치 자신의 실패원인이 욕구나 의지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인듯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은 그거 아이템을 주우면 생기는 것일 수 있다.
아이템을 줍는 순간 힘이 솟고 욕망이 일어난다.

아이템을 줍는 순간,
프론티어에 놓이게 되고,
그로인해 에너지가 솟아난다.

내 앞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동기가 안 생기는 것이다.

16세기에 아이템을 주웠는데
그것이 '천체 망원경'이라면 어떨까?

그 순간 바로 프론티어다.
피가 끓어오를 것이다.

Chapter 2. 검색

오늘날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들이 있다.

아이템의 힘을 아는 사람들은,
아이템을 줍기 위해, 인터넷을 배회한다.

어떤 아이템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조회수 높은 유튜브에서 득템할 수 있다.
조회수 높은 SNS에서 득템할 수 있다.
조회수 높은 게시글에서 득템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걸로 독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건 남들도 갖고 있는 거란 것이다.

명심할 것은, 남들과 동일한 아이템만으로 승부를 볼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은 템빨이다.

인생은 맨주먹 격투기가 아니다.
얍삽하게 나만 갖고 있는 아이템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대단한 천재라면, 그런 거 없이 될 수도 있다.
아킬레우스라면, 고무고무 열매는 안 먹어도 해적왕이 될 것이다.

우리가 아킬레우스는 아니지 않던가?

실은 아킬레우스도 득템으로 힘을 얻었다.
신비로운 힘을 주는 피부갑옷.
다만 발목만은 예외였다.

Chapter 3. 득템

어떤 아이템은 단지 줍는 걸로 부족하고,
줍고 바로 달려야 한다.

먼저 달렸기 때문에 프론티어이고,
달리는 중에 또다른 아이템들을 줍게 될 것이다.

뒤늦게 다른 이들도 이를 발견하고 주워보지만,
내가 한참 앞서 나간 뒤이다.

내가 저 빈땅에 놓인 코인과 아이템들을 먼저 가져간 뒤이다.
그들은 달려봐야 힘이 실리지 않는다.

어떻게 희소한 아이템을 먼저 보고 주울 수 있는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거나
매력적인 방식으로 표현되거나 —

그렇다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일 수 있다.

중요한 정보 ・ 중요한 지식은
초기 등장시 조용하고 매력없게 접해질 수 있다.
그때 포착해야 한다.

소리를 키우고 매력을 덧입히는데는 시간이 걸리고,
그렇다면 먼저 포착한 사람보다 늦게 출발하게 된다는 것이고,
선점효과를 놓침으로써 영원히 이길 수 없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직접 포착할 수 없다면,
안목있는 친구와 함께 다녀야 할 것이다.

어떤 아이템은 등장한지 한참 지났는데,
거지꼴을 하고 있어서,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을 수 있다.

Chapter 4. 돈과 교양

세상에 목표로 삼을 만한 두 가지는
돈과 교양이다.

돈만 있으면 졸부이지만,
돈과 교양이 있으면 귀족이다.

이때 쉽게 드는 생각은
그런 거 다 부질없다는 것이다.

돈은 탐욕이요, 교양은 허영이라면서
이를 혐오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국가 차원으로 높여서 생각해보자.
돈은 결국 국가가 부강해진다는 얘기일 것이다.

경제는 곧 군사력도 만들 것이다.
부강함이다.

교양은 결국 문화가 발전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렇다면 엄청나게 중요한 거 아닐까?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하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부와 교양

이 둘 중 하나만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간신히 취할 수 있는 식이다.

교양은 취했는데, 가난하다.
돈은 취했는데, 교양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속하게 이 둘을 모두 획득하는 방법은
결혼이다.

부자가 된 남성이
교양이 있는 여성과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았을 때

그 아기가 돈과 교양을 모두 상속받는 것이다.

이는 다시 국가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어느 국가가 상업이든 제조업이든 다른 무엇이든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할 때,
관심을 두는 것은 다른 국가들로부터 문화를 수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국민의 안목을 높이는 것이다.
수입된 문화와 높아진 안목
그리고 경제적 풍요가 어울러져
새로운 문화가 발달하게 된다.

로마인은 야만인이었다.
부강해졌고, 그리스로부터 문화를 수입한다.
안목을 높이고 자신들의 문화를 발전시킨다.

Chapter 5. 안목

그런데 안목이 높아졌다는 것은
희귀한 아이템을 획득할 능력이 높아졌다는 걸 의미할 것이다.

아이템을 취하고, 그걸로 강해진다.

그러므로 귀족은 자신의 안목을 높이는데
부와 교양을 투자한다.

거꾸로 말하자면,
부와 교양은 안목을 높이는 수단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안목은 왜 높이는가?
득템하려고.

득템은 왜 하는가?
그래야 게임이 재밌으니까.

뭐 제대로 된 아이템 하나 없이
그냥저냥한 몬스터나 사냥하고 있으면
재미가 있을까?

그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그러고 있다면?

더이상 자기 게임은 포기하고,
남들 게임하는 거나 보며
대리만족하는데 그치게 되기 쉬울 것이다.

돈은 목적이 아니다. 수단이다.
교양은 목적이 아니다. 수단이다.

무얼 위한 수단인가?

즐겜을 위한 수단이다.

— 게임 관점에서의 세계관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Chapter 6. 태도

그런데 과연 안목을 위해서
부와 교양이 필수일까?

물론 그런게 있어야만 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거 없어도 득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맞다. 다만 하나가 필요하다.

'태도'

대중에 휘둘리거나
감각에 휘둘려서는 득템을 하기 힘들다.

그건 일종의 태도인데,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거나
매력적인 방식으로 표현되거나 —

그렇다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일 수 있다.

중요한 정보, 중요한 지식,
중요한 기술, 중요한 장소,
그리고 중요한 인물은

초기 등장시 조용하고 매력없게 접해질 수 있다.
혹은 반감이 느껴질 수도 있따.
그때 포착해야 한다.

훌륭한 문학작품이란
태도와 안목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고전이 그러하다.

현대 작품들은 진취적이지 않고 그저 서정적이다.
현대 작품들은 발전적이지 않고 그저 불평쟁이다.
현대 작품들은 사람들을 진정 이롭게 하려는 진정성이 없고 그저 정신승리를 도와줄 뿐이다.

물론 그중에 훌륭한 작품도 있지만,
많은 것들은 그저 시간낭비이거나 혹은 오히려 해를 끼치는 것들이다.

아직 안목이 부실한 상태로 현대작품을 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아직 안목이 부실한 상태로 고전작품을 택해도 실패할 확률이 낮다.

많은 사람이 봤다고 그게 훌륭할 거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유행이다.
그중 일부는 유행병이다. 유행 역병이다. 시대가 걸린 병이 있다.

Chapter 7. AI

오늘날 안목에 있어서
대중과 감각의 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AI에 있다.

앞으로 중요해질 것은 '취향'과 '안목'이다.
그런데 대중적인 취향은 이미 빅데이터로 학습해서 AI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AI에게 물어보면 된다. 내가 필요없다.
그건 누구나 물어보고 쓸 수 있는 공유지식이다.
쉽게 쓸 수 있는 공유지식으로는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

남들이 못 알아보는 것,
AI도 못 알아보는 것,
그러나 가치있는 것,
또는 커다란 가치가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

개구리 왕자 같은 것,
그런 걸 찾아낼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 잠재력이 뛰어난 감독이구나!

이렇게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그러나 그건 세계 최고의 영화감독이 탄생하는
중간과정이었다.

아무도 이 얘기를 하지 않는 건 어이없는 일이다.
선진국의 조건 — 안목이다.

아직 대중이 널리 좋아하고 있지 않은 것,
아직 겉으로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것,
아직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은 것,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정신으로
이를 알아보는 안목이
프론티어에 놓이게 만드는 것이며,

부는 그 안목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심지어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죽을 때 돈을 가져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을 때 안목을 가져가는 사람은 있을지 모른다.

죽을 때 스포츠카나 명품백이나 호화주택을 가져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죽을 때 정신이 소멸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안목은 죽어서도 소유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죽었는데 안목은 무슨 소용일까?

글쎄.
다시 태어날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그때 선택권이 주어질지 모른다.

누구나 다 알 수 있게 하면,
서로 더 좋은 거 택하겠다고 난리칠 테니,
그건 아마 저세상 룰이 아닐 것이다.

약간의 단서만이 주어진 채로,
안목에따라 다음 생이 결정될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저세상 가보고 하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고,
이는 가상으로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허구의 힘을 빌려야 할만큼
안목은 중요한 문제이다.
안목을 위한 태도는 중요한 문제이다.

인생은 아이템으로 결정되며,
이를 위해서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른바 — 게임이론이다.









ps.

때로는 아이템을 줍는게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인간은 스스로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버려버린다.

자신이 만들어냈음에도
안목이 부실하여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내팽개치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게 떠오르면,
곧바로 메모를 해야 한다.

메모는 아이템을 축적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내가 스스로 떠올린 가방에서
개소리가 나더라도,

내가 스스로 떠올린 동물에서
개구리 얼굴을 보았어도,

내가 스스로 떠올린 광물에서
늪 진흙의 고약한 냄새가 느껴져도,

내가 스스로 떠올린 것이면 소중한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 어떻게 발달할지는 모를 일이니,
메모를 해둬야 한다.

레벨업을 하더니 상당히 쓸모있는 걸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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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주식왕
25/08/19 18:19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번개맞은씨앗
25/08/19 18:2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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