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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3/31 18:35:59
Name sling shot
Subject [일반] 깁다, 기우다
깁다 : 1. 동사 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에 다른 조각을 대거나 또는 그대로 꿰매다.
         2. 동사 글이나 책에서 내용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다 (Naver 사전)


외출 하려 양말을 신었더니 뒤꿈치 부분에 구멍이 나있다
“여보, 이 양말에 빵꾸났는데…”
“그럼 버려야지, 이리 내놔”
“한짝만 났는데, 멀쩡한건 어쩌고…”
“한쪽만 신을 순 없잖아, 다른 양말 빵꾸나길 기다릴 수도 없고”

어릴 땐 구멍난 양말도 많이 신고 다녔다.
이젠 구멍난 양말쯤은 버려도 된다니 나도 성공한 삶인가?

“이거 쫌만 기우면 될 것 같은데…”
“요즘 누가 구멍난 양말 기워 신어, 금방 티나서 안돼, 그냥 가져와”

예전엔 구멍난 양말은 당연히 기워서 신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젠 기워 신는 것이 당연한 일은 아닌 모양이다


공대생 아들에게 물어봤다
“양말 구멍나면 기워 신어야 되겠냐, 그냥 버려야 되겠냐?”
“기우는게 뭐에요?”
“구멍난거 바느질로 메우는거”
“그럼 그냥 꼬메는거 아니에요?”
“그래도 구멍난거 메우는거는 기운다고 하지않냐?”
“처음 들어봐요”

요즘엔 구멍난걸 기우지 않는구나
기우질 않으니 기운다는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구나
행동이 없으니 이를 나타내는 동사도 없어지는 구나

행동이 사라지면 이를 나타내는 말도 없어진다
‘정의’   ‘자유’    ‘헌신’    ‘배려’    기타 등등

아! 동사가 아닌가?


이상 눈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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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냐고
25/03/31 18: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깁다는 좀 생소해도 짜깁기라고 하면 더 많이 알 것 같아요.
이제 옷에는 쓰지 않고 자료작성에 많이 쓰는걸 보면, 어떤것들은 사라지지만 어떤것들은 다른 형태로 남아있네요.
25/03/31 19:07
수정 아이콘
그나마도 짜집기라고 아는 분이 많을 겁니다
sling shot
25/03/31 19:33
수정 아이콘
단어의 쓰임새라는 것이 결국은 현상과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결과 역시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

웹 소설 식으로 표현하면

당신이 일주일간 정의로운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정의란 단어가 사라집니다
당신이 일주일간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배려란 단어가 사라집니다
당신이 희생…..당신이 사랑….. 당신이 존중……당신이 합리적인……당신이……

뭐 이런 느낌인거죠
럭키비키
25/03/31 19: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워 신어는 듣거나 읽어봐서 기우다겠거니 했는데 깁다는 처음 들어보는 느낌이에요. 기우다보단 기우라는 단어를 더 많이 들어봤고요
임전즉퇴
25/03/31 20:16
수정 아이콘
그런가 하면 영어 patch는 원뜻은 몰라도 잘나가네요.
로하스
25/03/31 20:26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요즘엔 깁다,기우다 보다는 PATCH가 훨씬 자주 혹은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어네요.
25/03/31 21:05
수정 아이콘
추억의 비읍 불규칙
장헌이도
25/03/31 22:16
수정 아이콘
전 어릴 때 집다라고 했었습니다. 경상도가 고향이라. 서울 오니 그 말을 안 쓰더라구요. 근데 경상도말 집다가 서울말 깁다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머리로는 알겠는데, 저한테는 양말은 집는 거고, 깁는 건 잘 안 붙더라구요.. 개념으로나 입으로나..
회색사과
25/04/01 06:41
수정 아이콘
주제는 맨 아래 세 줄 인 것 같지만

윗부분에 집중하자면


뭐 그냥 언어가 쉬워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수 이적이 얘기했던가요.

“누다”와 “싸다”가 의미가 다른데 전부다 싸기만 한다고..
(구체적인 표현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서 누는 행동이 사라지거 싸고있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피지알이라 또 다른가..)

 그 변화가 아쉽긴 한데 어쩌겠어요.
언어라는 건 변하는 것인데요.
조과장
25/04/01 06:54
수정 아이콘
양말은 백열전구 끼워서 " 기우면" 편합니다~
해피시티
25/04/01 10:12
수정 아이콘
저 같으면 그냥 버리고 새 거 사겠네요.
25/04/01 11:39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릴때 찢어지고 헤진 옷 고쳐입었는데
요즘은 내구도가 떨어지기 전에 버리는 옷이 많은 세상이 되었네요.
닉언급금지
25/04/01 12:29
수정 아이콘
톺아보기마냥
이제 애플에서
이번 깁기 톺아보기하면
이건 또 무슨 오타냐!했다가
patch 순우리말이 깁기였네 이러면서 다시 생명력을 얻으려나요?

하... 뭔가 후새드한 상황이네요.
Chaosmos
25/04/01 15:51
수정 아이콘
‘정의’   ‘자유’    ‘헌신’    ‘배려’ 
정의와 자유는 본질이 바뀌고 있는거같고
헌신과 배려는 이용해먹기 딱좋은 이란뜻으로 쓰이는거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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