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3/20 15:47:34
Name 뉴민희진스
Subject [일반]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 강추합니다.(스포일러 있음)
음.....참 희안한 작품이네요.
총 4개의 에피소드인데,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개별적으로 독립적인 에피소드입니다.

1. 살인죄로 체포되는 13살 어린이가 겪는 과정
2. 학교에서 탐문하는 경찰의 이야기
3. 그 13살 소년과 심리사의 팽팽한 대결
4. 가족들이 겪는 아픔.

물론 원제목이 '사춘기'이고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사건의 전말이 하나하나씩 드러나긴 하지만....
글쎄요. 전 이 작품이 추구하는 게 '요즘 사춘기 청소년들이란 말이야..쯧쯔',  '사건을 어떻게 밝혀내는지 그 팽팽한 수사과정 보여줄까?'같은 게 아닌 거 같아요.
심지어 마지막 에피에서 제이미는 '나 그냥 유죄 인정할께'로 드라마 내용을 끝내버립니다.
필립 바란티니 감독이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건 그것보단 '보일링 포인트'에서 감탄하면서 봤던 원테이크 기술이 아니었을까...
사실 이 작품이 감탄스러운 건 내용보다는 그 형식, 원테이크로 찍는 과정 속에서 정말 열연하는 배우들의 연기니까요.

마치 사진처럼 정교한 네덜란드 화가의 정물화를 볼 때와 같은 느낌이랄까요?

첫번째 에피소드,
13살 꼬마를 체포하고 구금하고 변호사 선임하고 이 모든 과정이 정말 꼼꼼하게 세심하게 그려져 있는데 이게 너무나 재밌네요.
네, '어떻게 13살 꼬마가 살인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이미를 경찰이 다루는 그 과정 자체가 포인트였어요.
손가락 지문 찍는 과정을 열손가락 다 보여주고, 아이의 옷을 다 벗겨 신체검사를 하는 과정이....매뉴얼대로 정확히 진행되는 모습이 구경거리입니다.

두번째 에피소드,
영국 학교가 어떤 곳인지, 학생들의 태도와 선생들의 지겨운 외침의 공허함이 어떤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
마찬가지로, 살인 사건의 단서를 찾냐 못찾냐보다는 악취가 진동하는 영국 학교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듯요.
'보일링 포인트'나 이런 작품을 보면 영국이란 나라는 심하게 망가져버린게 아닌가...싶더라고요.

세번째 에피소드,
아.....이 에피소드는..... 와....이건 진짜...
두 배우가 그냥 대화를 하는데...'양들의 침묵' 한니발보다 더 긴장감 쩌네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두 배우의 대화만 듣다가 시간이 후딱 가버렸어요.
그냥 놀라운 영국 배우들의 연기를 맘껏 보여주고 싶었던 원테이크란 생각이 듭니다.

네번째 에피소드,
원테이크 안에 감정선을 그대로 들고 가는 스티븐 그레이엄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소름 돋는 에피입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기가 막히게 인상적인 건 '어떻게 원테이크로 다 찍었지?'와 '영국 배우들 연기력 장난 아니네'거든요.
물론 트릭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절대 물리적으로 원테이크가 가능하지 않은 구도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집중력과 흐트러짐없는 동선, 감정선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배우들의 능력이 요구되는 원테이크라는 점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주연 조연 엑스트라까지 그 눈빛과 대사의 감정을 살려내는 연기를 보면 참 감탄스러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5/03/20 16: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스연게에 이 드라마 추천했었습니다. 올해 지금까지 제가 본 최고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능양군 이종
25/03/20 16:14
수정 아이콘
저도 강추합니다. 현장에 내가 있는 듯한 몰입갑이 최고..
25/03/20 16:27
수정 아이콘
저는 3화가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원테이크로 둘이 1시간동안 대화하는 연기가 너무 대단하더라고요.
25/03/20 16:49
수정 아이콘
저는 3화 보다가 졸았는데 저도 오랜만에 제법 몰입하긴 했는데 메인스토리 개연성이 마니 아쉽더라고요 내용 이야기하면 스포니 좀 그렇고
25/03/20 21:22
수정 아이콘
성인들의 연기는 그렇다쳐도 주인공 아들 정말 사춘기도안온 중학교1학년 정도 밖에 안되보이던데, 연기력이 후덜덜 하더군요. 굉장히 미묘한 감정선을 다 알고 하는 것처럼요.
세인트
25/03/20 21:45
수정 아이콘
좋은 감상평 감사합니다. 아랫글에도 대댓글로 썼지만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계속 숨죽이면서 보게 되더라구요.
에이펙스
25/03/20 23:41
수정 아이콘
순식간에 봤습니다
혼다 히토미
25/03/22 02:38
수정 아이콘
다 보긴 했는데,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었네요… 
극의 전개가 스펙타클하거나 비밀이 밝혀지거나 하는 내용은 아니었고 그냥 연기와 촬영이 볼만한 정도…
25/03/22 21:03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 연기와 촬영이 전부인 작품이죠.
근데 저도 그 두개가 끝내줘서 숨죽이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25/03/23 23:41
수정 아이콘
이게 이어붙인게 아니라 진짜 1시간 통촬영이라고 하더군요.
그래픽 특수효과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쓰였다고...
스폰지뚱
25/03/24 14:39
수정 아이콘
세 번째 에피소드 연기 와 연출은 정말 미쳤습니다.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어요.
25/03/27 23:22
수정 아이콘
스포있다고 해서 저도 찾아보니 1화에서 범인은 결정이 난것으로 보이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071 [일반] 런린이가쓰는 10km 대회 준비&후기 [14] Jane8085 25/04/15 8085 6
104070 [일반] Nothing Happens. [4] aDayInTheLife6541 25/04/14 6541 6
104068 [일반] [역사] IBM이 시작해 도시바가 완성한 저장장치 / 저장장치의 역사 [19] Fig.16276 25/04/14 6276 7
104067 [일반]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정도 일까요? [76] 또리토스9541 25/04/14 9541 0
104065 [일반] 최근 보는 웹소설들 [37] 비선광9855 25/04/14 9855 3
104064 [일반] 오늘자 시총 10조 코인 먹튀 발생... [56] 롤격발매기원16445 25/04/14 16445 4
104063 [일반] 기억나는 가게 손님들 이야기. [14] 인생의참된맛8518 25/04/13 8518 6
104062 [일반] [웹툰]로판인가? 삼국지인가? '악녀는 두번 산다' 추천 [18] 카랑카9033 25/04/13 9033 1
104061 [일반] 스스로 뒤통수 후리게 하면서도 끊을 수 없는 겨자의 낭만 [4] Poe7994 25/04/13 7994 22
104060 [일반] 남북통일이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한 이유 [129] 독서상품권13624 25/04/13 13624 2
104059 [일반] 제67회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 [10] 김치찌개11950 25/04/13 11950 2
104058 [일반] [서평]《출퇴근의 역사》 - 통근을 향한 낙관과 그 이면 [4] 계층방정5668 25/04/12 5668 5
104057 [일반] 나스닥이 2프로 가까이 오른 어제자 서학개미들 근황 [36] 독서상품권12129 25/04/12 12129 0
104056 [일반] [역사] 한국사 구조론 [27] meson8111 25/04/12 8111 11
104055 [일반] 오사카에서 찍은 사진들 [14] 及時雨7551 25/04/12 7551 10
104054 [일반] 테슬라 FSD 1년 사용 후기 [64] vitaminwater14363 25/04/11 14363 24
104053 [일반] 닌자 리얼리티 쇼크에 평범한 헤즈들은 쇼크! [23] 된장까스9167 25/04/11 9167 0
103974 [일반] [후원] 영남권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 인증 이벤트 [106] 及時雨32467 25/03/26 32467 23
104052 [일반] 중국 자동차 산업 의외의 복병, 하이브리드 [87] 깃털달린뱀17028 25/04/10 17028 11
104051 [일반]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한 미국 증시 근황 [76] 무도사16104 25/04/10 16104 0
104050 [일반] 엄청난 변동성에 녹아내리는 레버리지 etf [17] 맥스훼인11858 25/04/10 11858 0
104049 [일반] a great to time to buy 완전 주가조작 아닌가요? [38] 알파고12359 25/04/10 12359 5
104048 [일반] 챗지피티와 손자병법 시뮬레이션하기 [2] 가위바위보7406 25/04/10 7406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