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1/10 22:24:23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654910813
Subject [일반] 과부하가 걸릴 것 같은 정도로, 많은 생각들.
굉장히 많은 생각과 감정을 안고서, 계획도 대략적인 안도 없는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해야할 것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있긴 한데... 만약 제가 지금의 제 상태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글을 통해 어떤 위로나 위안을 얻을 수 없다면 지금 퍼지는 약효도 크게 의미가 없지 않을까란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됩니다.

'하강기'라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오는 순간들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단어의 의미는 굉장히 다양하게 읽힐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말 그대로 나의 감정을 끌어내리는 어떤 사건들의 연속으로 이뤄질 수도 있고, 자연스러운 감정의 변화일수도 있을 것이며, 혹은 끊임없이 공급되던 도파민의 공급이 떨어지거나 끊기는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지금의 '하강기'는 그런 측면에서 약간은 정의하기 어려운 성격의 것이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하강기다, 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들은 어떤 회로가 고장난 느낌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알면서 멈출 수 없는 피드백 회로, 내지 절망회로 대신 제가 불안회로, 혹은 초조회로의 작동 방식에 가까운 이 무엇인가의 반복은 저를 일종의 무기력감에 빠지게 하곤 합니다. 그러니까, 매번 이래 왔던 것이라는 익숙함이 다시금 저의 무감각과 무기력을 일깨우는 순환이 되는 건 아닐까, 하곤 합니다.

재밌고, 즐거운 것들, 혹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잠깐의 즐거움이지만, 그닥 그 즐거움이 지속적이진 않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도, 들은 음악도, 읽은 책도 비슷비슷한 성격의 것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충족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인건지, 혹은 그 어떤 것으로 채울 수 없는 갈증 때문에 그런 것인지. 헷갈리고 알 수 없는 순간들 속에서 답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되는 성격의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일상'의 존재는 그렇기에, 저에게 굉장히 양가적입니다. 그러니까, 출근과 생활과 업무, 관계라는 건 저를 억지로 현실이라는 바닥에 닿게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만약 이게 없었다면, 저는 현실에 대한 마지막 닻을 잃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붙잡아 주는 건지, 붙들려 있는 건지, 저도 알 수 없는 성격의 것입니다.

가끔씩 저는 아주 멀리, 낯선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니까, 겉돌고 헤메는 사람이라고 저를 생각한다면, 그냥 대놓고 겉돌고 헤맬 수 있는, 아주 먼 곳이요.
그럼에도,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점은 저에게는... 너무나 여러가지 의미로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부하가 걸린 생각들 속에서, 생각을 멈추고 오늘은 잠을 자야겠습니다.
아니, 어떻게든 잠을 들고 싶습니다.
아무 생각과 걱정 없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고민시
24/11/10 22:32
수정 아이콘
쓸데없이 생각 많이 하는게 안좋은거같긴해요. 쓸데없는 걱정들이 많은데
생각이 많을떈 레몬사탕이지
aDayInTheLife
24/11/12 09:16
수정 아이콘
달콤한 레몬사탕.. 좋을 거 같네요. 흐흐
방구차야
24/11/10 23:40
수정 아이콘
미디어가 넘처나는 시대라 정보의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일수도 있습니다. 단지 내생각이 복잡하다고 느끼지만 실상은 근래에본 여러 뉴스나 방송, 인터넷등의 흡인력있는 주제에 이끌려 몰입되었다 잔상으로 남은것일수있죠. 사실 이것도 얼마전본 유튜브에 나온 얘기긴한데... 책이란게 그런 빈도 높은 정보자극에 비해 장기간 한주제로 깊이 생각할수 있고 화자 역시 같은 패턴과 속도로 오래 고찰한 내용을 담은만큼 독자에게도 같은 속도로 받아들여진다는거죠. 그에비해 미디어의 정보는 빠르고 축약되어 자극적으로 여러 화자에 의해 전달되는만큼 그 장점을 잘 활용하지못하면 얕은 과잉정보의 부작용으로 흐를수있다는 얘기죠. 사회적으로 굉장히 중대해보이는 주제라해도 내 중심이나 일상을 놓칠것같다면 한걸음 물러나 독서,취미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좋을것같습니다
aDayInTheLife
24/11/12 09:17
수정 아이콘
취미활동을 하는 건 참 좋은데, 그게 길진 않더라구요.
그래도 말씀 감사합니다.
24/11/11 02:14
수정 아이콘
모든 사람이 비슷하게 사는거같아요. 갑작스런 불안과 스트레스, 지침 그로인해 멀리 훌쩍떠나고싶고 생각하고싶지않고 아무 고통없이 사라졌음 좋겠고 뭐 그렇습니다. 인생이 뭐 굴곡이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사람사는거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니 전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aDayInTheLife
24/11/12 09:17
수정 아이콘
비슷하긴 할 거 같은데 뭐랄까.. 조금 가라앉음이 세더라구요.
모링가
24/11/11 09:18
수정 아이콘
삶의 목표를 재설정 해보시죠. 명확한 목표가 있나요?
aDayInTheLife
24/11/12 09:18
수정 아이콘
그게 참 애매합니다.
없었던거 같고, 없는 거 같아서요..
모링가
24/11/12 11: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목표가 없으면 표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뜬구름 잡는 것 같아도, 실현되지 않을 것 같아도, 10년 후의 목표, 3년 후의 목표, 1년 후의 목표, 당장 오늘의 목표를 만들어보세요. 물론 오늘의 목표와 1년 후의 목표는 달성하기 쉬운 것이어야 합니다. 이걸로 뭐가 달라질까 싶겠지만,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꼭 해보세요.
치유에는 많은 것이 있지만, 마지막 단계는 실천하는 것입니다. 무언가에 열중하는 것이죠.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작업에 열중해 보세요. 그리고 달성감을 느끼세요.
우린 위치만 다를 뿐,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aDayInTheLife
24/11/12 14:56
수정 아이콘
명심하겠습니다.
고우 고우
24/11/11 09:49
수정 아이콘
연구에 따르면,
생각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입니다.
많이 움직이시고.
맛있는 거 드시고,
좋아하는 음악 반복해서 들으시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aDayInTheLife
24/11/12 09:1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안군시대
24/11/11 11:35
수정 아이콘
사람은 누구나 침체될수도 있고 컨디션이 떨어질 수도 있는거지요. 그럴때 이러면 안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거나 억지로 끌어올리려 하면 오히려 그 반작용으로 우울증이나 공황증 같은게 올 수도 있습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도 폼이 저하되거나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냥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거라 믿어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제가 무조건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공황증을 심하게 겪어봤는데, 약간 내려놓고 나니 한결 나아졌거든요. 이게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습니다만..
aDayInTheLife
24/11/12 09:18
수정 아이콘
그 내려놓음 이라는게 저에게 아직 쉽진 않나봐요.
GUCCI n PRADA
24/11/11 15:34
수정 아이콘
휘몰아치는 것엔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쾌락의 정점이라는 잭스도 과하면 질립니다
저는 자전거 타는 걸 즐기는데, 완벽한 날씨 완벽한 바람방향임에도 끔찍히 재미없을 때가 있어요

똑 떨어지는 답을 찾기보다, 어떻게든 일단 버티고 견뎌보세요
국면은 또 바뀝니다
aDayInTheLife
24/11/12 09:18
수정 아이콘
그렇겠죠? 감사합니다.
리니시아
24/11/12 10:40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AKkTm5Ke7dc?si=wGhxCvytcucI4Dfl

이 영상 추천드립니다. '왜 사냐' 라고 물으면 괴로워 집니다.
삶의 의미를 찾으면 찾을수록 공허하거든요. 이유가 없어요.
사실 지금 당장 죽어도 내 주위 사람 몇명 슬퍼하고 시간 지나면 잊혀질 겁니다.

저도 이 영상과 비슷한 이유로 현재 운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위 영상 7:00 에 보면 양다일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해줍니다.
죽기직전의 고통까지 저를 밀어붙이면 삶의 괴로움따위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거든요.

뭐 운동 뿐만 아니라 다른 자극이나 취미로라도 활로를 찾는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DayInTheLife
24/11/12 14: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777 [일반] 동덕여대, 본관 점거 학생에 '형사 책임'도 묻는다 [54] 무한의검제8545 24/11/29 8545 18
102776 [일반] 국민연금 해외주식 수익률 21%...국내주식은 0.46% [63] 전기쥐7252 24/11/29 7252 3
102775 [정치] 주교 5인 포함 천주교 사제 1466명 시국선언 "어째 사람이 이 모양인가" [60] 철판닭갈비8634 24/11/29 8634 0
102774 [일반] 군대시절 기억 하나 [15] 흰둥3059 24/11/29 3059 4
102773 [일반] 방시혁, 4000억 따로 챙겼다…드러난 '하이브' 상장의 비밀 [131] Leeka13017 24/11/29 13017 7
102772 [정치] 올해 3분기 출생아수 8% 증가 [132] 하이퍼나이프12220 24/11/28 12220 0
102771 [일반] 눈이 기록적으로 내리니 안하던 짓을 하게 되네요 (풍경 데이터주의) [12] 사에7526 24/11/28 7526 12
102770 [일반] 싱글벙글 국장 유상증자촌 [57] 깃털달린뱀10274 24/11/28 10274 30
102769 [일반] 단통법 폐지가 합의된 날입니다. [34] 김삼관8891 24/11/28 8891 4
102768 [정치] 한동훈 "김 여사 특검 고려해 볼 필요"... '중대 결심' 가능성 내비쳐 [60] 매번같은9093 24/11/28 9093 0
102767 [일반] [미국] 해리스가 차기 캘리포니아 주지사 혹은 대권 재도전을 할지 궁금하네요 [90] 마그데부르크7025 24/11/28 7025 1
102766 [일반] 양재천의 눈내린 밤(데이터 주의) [11] nearby4172 24/11/28 4172 4
102765 [일반] 클리퍼스: 역사상 최악의 프랜차이즈 [17] 해맑은 전사5901 24/11/28 5901 1
102764 [일반] [서평]《사인 코사인의 즐거움》 - 어렵지만 아름답고 실제적인 삼각함수의 역사 [8] 계층방정2750 24/11/27 2750 8
102763 [일반] 재빠른 윈터 타이어 후기 [52] 시무룩7290 24/11/27 7290 4
102762 [일반] 눈이 싫다.. [38] 대장햄토리6123 24/11/27 6123 1
102761 [일반] 아베의 세 번째 화살, 일본의 기업 거버넌스 개혁 [17] 깃털달린뱀5285 24/11/27 5285 14
102760 [정치] "김건희특검 여당 집단기권? 의원 입틀어막기" [57] youcu7161 24/11/27 7161 0
102759 [일반] 12월 8일, 연세대 수시 자연계열 논술전형 추가 시험 시행됩니다. [23] 매번같은4353 24/11/27 4353 0
102758 [정치] “트럼프팀, 北김정은과 직접 대화 검토” 로이터 [62] 물러나라Y3332 24/11/27 3332 0
102756 [일반] 네이버 멤버십에 넷플릭스가 추가되었습니다 [43] 설탕가루인형형7286 24/11/27 7286 2
102755 [정치] Kbs는 어디까지 추락할것인가 [49] 어강됴리9850 24/11/27 9850 0
102754 [일반] 페이커 외교부 기조연설 전문 [25] 설탕물7752 24/11/26 7752 3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