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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1/05 00:49:59
Name Restar
Subject [일반] [독서후기] <나라,권력,영광> - 팀 앨버타
글이 길어지다보니, 편의상 평서문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좀 더 글을 잘 정리하고 싶었는데, 일단 미국 대선이 시작되기 전에 어떻게든 후기를 남기고 싶다는 일념으로..
책을 서둘러서 읽고, 서둘러서 후기를 남겨봅니다.

워낙 현재의 정치를 다룬 책이라서, 대선 이후의 시점이 되면 또 낡은 관점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미국대선은, 여러모로 미국에게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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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해 9월쯤에, 미국에 사는 선배와 한국에서 만날 일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08년도 쯤부터 미국에서 살기시작하고, 미국에서 영주권을 가지고 취업해서 미국에서 계속 살아가는 그는, 최근 이런 얘기를 하였다.
'지금까지 계속 민주당을 지지했었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성 소수자와 그냥 잘 지내는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10년이 지나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같은 회사에도 성 소수자들이 부하직원으로 입사했는데, 업무상이든 다른 문제든간에 그들에게 지적을 할 수 없다'
'기존의 장애인이나 이런 소수자문제와는 다르게, 성소수자들은 법을 통해 힘을 가지고 그 힘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 선배는 굉장히 사교적인 성격이고, 사람들과 어울리는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선배가 10년이 넘게 지난 이후에, 성소수자문제에 극도로 보수적으로 변하는걸 보면서 현재 미국 공화당의 지지층에는 선배같은 사람들도 많이 포함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팀 앨버타의 <나라, 권력, 영광>이라는 책은 현재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책이다.
번역자가 책 후기에 적은것처럼, 사실 정치서적이라기엔 너무나 종교적인 얘기를 담고있고, 종교서적이라기엔 너무나 정치적인 얘기들을 담고있다.
그래서 사실 이런 미국 보수주의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그렇게 흥미롭거나 새로운 책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현재 미국의 유권자들이 '왜 트럼프를 선택하는가?'라는 지점에서 하나의 통찰을 전해주는 책이다.

다들 잘 알다시피, 바다 건너 우리가 보기에 트럼프는 너무나 이상하고 위험한 정치인이다.
도덕적인면에서도 물론이거니와, 정치인으로서의 행보, 전임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도 사실 객관적으로 잘했다는 평가를 주기 힘들것이다.
하지만 현재 트럼프는 모두가 알다시피, 해리스와 비등비등한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 기존의 기독교내에서 가장 유효한 상대방에 대한 비판점은, 후보의 도덕적인 면모였다.
과거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싫어했던 미국의 대통령은 빌 클린턴이었고, 그의 사생활은 기독교인들이 민주당을 비판하는 주요 레파토리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의 모든 사생활 추문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화당 후보들의 사생활 추문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받고있는 상황이다.
목사들이 트럼프를 옹호하는 레퍼토리는, '완벽하지 않고 결점이 있는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라는 논리와 그의 추문의 상당수는 기독교를 영접하기 전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 기간동안 마이크 펜스를 비롯한 주변 기독교인들의 영향으로 '진심으로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책을 쓴 배경으로 본인이 경험한 일을 이야기한다.
정치 저널리스트로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글을 썼던 저자는, 어느날 아버지의 부고소식을 받고 장례를 위해 본가로 돌아가게 된다.
저자의 아버지는 남부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해서 담임목사로 평생 사역하다가 은퇴하시고 후임목사에게 자리를 물려준 이후 그 지역에서 살아가시다가 돌아가셨다.
저자는 그 교회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그 교회의 많은 성도들과 함께한 추억이 있었다.
그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자신과 함께했던 성도들이, 트럼프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바로 그 자리에서 자신을 비난하는걸 경험하며 저자는 충격에 휩싸인다.
내가 어린시절부터 알아왔고, 지금도 성실하게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에 열심인 이 사람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것인가?


3. 먼저 이 책에서 얘기하는 가장 주된 대상자는 '복음주의자'이다.
과거에 이 복음주의자들은 자유주의 신앙에 맞서서 '오직 복음'만을 강조하는 보수적이고 성경중심적인 기독교인을 가르키는 말이었는데, 트럼프 이후로 복음주의자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꼴통 보수'에 가까운 면모로 이미지가 변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의 이미지에서 대입할 수 있는것은, 전광훈과 그 지지자들정도의 느낌이 아닐까 싶다.


4. 책에서 이야기하기로, 미국내에서 낙태문제는 생명윤리적 관점에서 복음주의자들의 오랜 숙원과 같은 문제였다.
그렇기에 로대웨이드 판결을 무력화한 대법원장 임명과 관련해서, 2016년의 트럼프 당선은 굉장히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2016년에 미국내 복음주의자들은 대법원장 3명을 임명할 수 있는 시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봤고, 낙태문제때문에 트럼프를 '어쩔 수 없이 지지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트럼프는 임기동안 3명의 대법관을 임명했고, 실제로 대법원의 로대웨이드 판결은 무력화되었다. 그리고 각 주마다 저마다의 기준으로 낙태문제를 판결하게 되었다.
이건 복음주의자들이 판단하기에, 트럼프의 성과이고 트럼프를 지지해야할 하나의 이유가 된다.
(저자는 여기서, 로대웨이드 판결 무력화의 아이러니함을 지적한다. 각 주별로 다르게 판단하게 되었기에, 어떤 주는 낙태를 완전금지하고, 어떤 주는 낙태를 완전히 자유화하였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미국내 전체 낙태숫자는 과거보다 더 늘어난 현실을 지적한다. )

저자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미국내의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를 '진심으로 지지하는' 트리거가 된 사건들이 몇개가 있다.
첫번째는 코로나 시기의 교회예배 금지이다. 코로나 유행시기에 주지사들이 교회예배금지를 시킨적이 있었는데, 이런 일련의 명령들을 복음주의자들은 '교회와 기독교를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교회 예배당도 필수시설로 지정해서 자유롭게 모일 수 있어야한다는 메세지를 냈었다)
이 시기에 교회예배 금지 명령을 대놓고 거부하는 목사들 / 마스크 착용에 항의하는 목사들은 본인들의 행보를 유튜브같은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렸고, 많은 기독교인들은 그런 목사들 곁으로 몰려갔다.
예배금지에 찬성한 목사들은 성도수가 절반이하로 줄어들게 되었고, 명령에 거부하며 소위 신앙을 지킨 목사들은 교회의 성도가 늘어나고 헌금이 늘어나는것을 실시간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세력에 반대하는 정치목사들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훨씬 커지게 되었다.

두번째는 의외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다. 미국의 복음주의자들 중에는 이 사건이 조작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이있다.
(책에는 이 사건에 대한 해설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데, 추측하기로는 조지플로이드 사건이 조작되었고 그로인해 2020년 대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믿는게 아닌가 싶었다.
이 사건에 대한 해설이 적은것과는 별개로, 몇몇 사람들의 인터뷰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중요한 사건으로 언급되고 있었다)

이런 사건들로 인하여서 복음주의자들은 소위 '포위되었다' 혹은 '공격당하고 있다' 라는 인식이 심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속에서, '전투적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그 '맞서 싸울 투사'의 역할을 할 사람이 트럼프가 된 것이다.

과거 기독교 정치인의 상징은, 트럼프의 정치 파트너였던 마이크 펜스였다.
I am a Christian, a conservative and a Republican. In that order. - 나는 공화당원이기 이전에 보수주의자이며, 보수주의자이기 이전에 기독교인이다. 이 말은 펜스가 스스로를 소개할때 항상 내세웠던 말이라고 한다.
펜스는 기독교인이라는것을 정치인생 내내 가장 강조했었고, 그래서 미국 내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는 기독교 정치인으로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21년 1월 6일, 트럼프가 대선결과를 인정하지 말라는 지시를 거부하며 국회의사당 점거시위가 벌어졌고.. 트럼프-펜스와 연합하였던 미국 내 복음주의자들은 펜스를 손절하고 본인들의 '기독교인 정치인의 대표'로 트럼프를 내세우게 된다.
사생활이나 인품면에서 펜스는 트럼프와 비교할바가 아니었음에도, '트럼프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복음주의자들에게 손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복음주의자들의 구세주이자, 기독교를 공격하고 포위한 세력들로부터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정치적 메시아로서 자리잡아버린 것이다.

5. 책은 그렇게, 트럼프 지지 집회를 이끄는 다양한 정치목사들의 약력과,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런 흐름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주의자는 아니라는 일말의 희망섞인 상황을 소개하면서 마무리된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트럼프의 지지는 단순하게 투표에서 지는걸로 해소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트럼프는 물론 영악한 인물이고, 이런 미국 내에서 복음주의자들이 바라는 욕망과 두려움을 정확하게 짚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정치의 문제를 '문화전쟁'의 영역으로 만들어냈고, '선과 악의 대결'로 만들어냈다.
그래서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진심으로 두려워하고, 진심으로 사악한 음모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이런 미국의 상황은, 크게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투표싸움이지만, 좀더 근본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PC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소수자 우대정책이 기존질서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기득권 싸움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이런 미국 내 현상은 한국의 기독교계에도 분명히 영향을 주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 얼마전 있었던 서울광장 연합예배만 하더라도,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현 세대의 문화전쟁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일 것이다.
그나마 이번 연합예배는 최대한 정치색을 빼자는 주의로 진행되었다지만, 한국의 기독교도 미국처럼 '문화전쟁'이라는 명목으로 정치와 야합할 위험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하나의 예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6. 사실 이 책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기독교와 보수정치가 연합되는 흐름을 알고싶다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추천하는 책이다.
미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 기독교를 이해하는것이 반드시 필요한만큼, 현재 미국의 가장 첨예한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는것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P.S. 이 책의 제목은 <나라, 권력, 영광>은 주기도문의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에서 가져온 제목이다. 개인적으로는 원래대로 나라/권세/영광이라는 단어가 더 직관적이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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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5 01:11
수정 아이콘
그리고 트럼프는 러시아, 혹은 푸틴의 구세주이기도 하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든 수단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 것이며 트럼프가 이기던 지던 간에 눈 내리는 나이지리아엔 반사이익이 있을겁니다.
바로 이 점에서 코미들을 극혐하는 복음주의자들과, 이제는 PC주의자들에게 제1주적의 자리를 빼앗긴 악의 총본산 크렘린이 같은 대선후보를 열렬히 지지한다는 희비극이 상연되는데 정말 욕하면서 보게되는 막장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면서도 살아 생전엔 구독취소가 안된다는 복장 터지는 감정까지 느끼게 해주는 현 세태가 원조문화패권국의 위엄 그 자체를 잘 보여주고 있네요.
경착륙
24/11/05 01:51
수정 아이콘
복음주의와 공화당의 연합은 이미 레이건 시절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요? 그들이 주류일때는 눈에 띄지 않다가 2016년에 죄 많은 (그리고 회개했을 것으로 믿어지지 않는) 트럼프를 지지함으로 그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역시도 최근 집회를 통해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죠. 한국 목사들의 주요 유학 목적지가 미국의 보수교단 신학교이고, 기독교 신학과 문화에 있어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니 당연한 수순입니다.

기독교인인 제 개인적으로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알맹이가 부족한 교회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것으로 보고, 이를 (마땅히) 공격하는 리버럴/좌파/PC주의를 적으로만 간주하며 자성의 노력을 하지 않고 그들의 성안(경상도나 낙후된 주)에서 농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몽키.D.루피
24/11/05 02:30
수정 아이콘
저자나 책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소개해주신 부분만 보면 전형적인 민주당 엘리트의 시각이네요. 저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트럼프를 이해를 못하는 겁니다. 트럼프가 다시 된다면 그건 종교나 이런 것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pc주의로 사회를 이끌어온 민주당 진영의 한계라고 봐야 됩니다. 처음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세웠을때 그 대의에 동의하던 사람들도 몇년이 자나 그 정책의 영향이 자기 삶에 직접적으로 미치기 시작하자 이건 뭔가 아니라는 걸 느끼는 거죠. 현재 트럼프의 정책이 다 여기에 포커스되어 있고 특히 이민자 거의 생존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1번에 예를 들어주신 선배의 예시가 2번에 길게 요약하신 책보다 훨씬더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저의 예를 들자면, 저는 민주당 동네인 뉴욕에서 아이를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 생일이라 반 아이들 구디백을 준비하려고 선생님에게 남자아이랑 여자아이들이 각각 몇명씩 있냐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건 무시하고 총 인원만 얘기하더라구요. 남자애들 여자애들 좋아하는게 다르니까 좀 다르게 준비하려고 다시 한번 물어봤는데 또 같은 답변이 오길래 제가 잘못 물어봤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선생님이 잘못한게 아니라 제가 곤란한 질문을 한거죠.
이건 약한 예인데 이렇게 사람들의 삶에서 약하게 혹은 강하게 그 영향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민자 문제는 어떨까요? 왜 이민자들을 수용하는 호텔이나 숙소는 아시안 동네에 만들게 되는걸까요? 아시안들 특히 중국인과 한국인의 특징이 자녀 교육문제가 아니면 정치적으로 잘 나서지 않고 고분고분하거든요. 그런걸 고려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민자 문제가 중요하면 자기들 동네에 받아들이면 될텐데 다른 마이너리티 동네에 짬처리 시키는 데에서 위선이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한인들도 민주당에 등을 많이 돌리고 있어요. 한인뿐만 아니라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자들의 지지율도 예전보다 많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마약 문제는 어떤 가요? 바로 어제 맨해튼에 가족들이랑 가는데 흑인 노숙자 한명이 저한테 욕을 하고 위협을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노숙자는 많았지만 요즘처럼 정신나간 사람이 무서운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맨해튼에 나가면 한블럭 걸러서 대마초 파는 가게가 있고 길거리 어디서든 대마초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길빵이 아니라 길대마초빵도 당당히 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몇블럭마다 흑인들이 자판을 펴놓고 포장도 안 뜯은 애플 제품을 팔고 있는데 이건 어디서 난 걸까요?
이건 어느 한명의 특정한 경험이 아니라 주변에 보면 흔하게 경험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을 겪어 보면 절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직감이 들게 마련이죠. 정책이나 이념적인 드라이브가 그 순간에는 영향을 모르다가 이렇게 오랜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우리 같은 서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건 그들만의 삶에 갖혀있는 엘리트들은 절대 느끼지 못하는 현상이죠.
결국 표를 결정하는 건 삶에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현상의 문제인데 그걸 종교적인 이념으로 해석하는 것에 저자의 오만이 약간 느껴집니다. 해리스가 될지 트럼프가 될지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된다고 해서 미국사람들이 바보인건 아닙니다. 오히려 더 현명한 결과일수도 있죠. 물론 그 결과가 또다른 스노우볼을 굴리게 되겠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의 연장선은 안된다는 의지가 반영된 거에요.
계층방정
24/11/05 06:13
수정 아이콘
책의 내용이 궁금했는데 좋은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읽어봐야지 좀 더 정확하게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소개해 주신 내용만으로는 세대주의적 전천년설 특유의 비관적 세계관이 복음주의자들의 세계관을 왜곡시켰다는 지난번 제 글의 주장을 결국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책에서는 복음주의자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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