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0/24 22:15:48
Name 오후2시
Subject [일반] 뉴욕타임스 9. 3. 일자 기사 번역(자유무역이 미국 노동자와 정치에 미친 영향)

기사출처 : https://www.nytimes.com/2024/09/03/magazine/nafta-tarriffs-economy-trump-kamala-harris.html

기사제목 : NAFTA (북미 자유무역) 협정은 미국 정치를 어떻게 망가뜨렸는가?


기사내용
1) 23년 5월, ‘Master Lock’ 사는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구내식당의 탁자로 갈라진 곳에서, 회사 간부는 노동자들에게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2) 1979년부터 ‘Master Lock’ 사에서 근무한 ‘Mike Bink’는 공장 폐쇄를 예상하고 있었다. 자물쇠 몸체를 만드는데 필요한 강판이 멕시코의 공장으로 운송되어 있었다. 멕시코의 공장은 ‘Bill Clinton’ 대통령이 NAFTA (북미 자유무역 협정)에 서명한지 얼마 안 된 1990년대에 건설되어, 밀워키의 노조원 1,300 명 중 1,000 개 이상의 직장을 없앴다.

3) ‘Bink’ 씨는 U.A.W. (전미 자동차 노조) 469 지부장이었으며 노조원의 직장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NAFTA 협정은 회사와 노동자 간 힘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현장 관리자는 ‘돌아가서 일하던가, 회사가 모든 일자리를 없앨 거야.’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일자리 축소 이후 노조는 협상력을 잃었습니다.” 그가 회상했다.

4) NAFTA 협정은 조약 당사국인 캐나다, 멕시코, 미국 사이의 관세를 없애고 자본이동과 외부 투자의 규제를 없애도록 했다. 협정은 자유무역협정 시대를 시작하게 했으며 값싼 상품을 소비자에 가져오고 투자자와 금융분야에 엄청난 부를 주었지만, 또한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고 노조를 약화시키며 미국의 산업기반 공동화를 가속화 시켰다.

5) 한때, 밀워키 시는 “세계의 기계공장”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 도시 성인 인구의 약 60%가 제조업에서 일했으며 대부분이 높은 임금을 받고 노조의 보호를 받는 직장에 있었다. 1969년, 밀워키 시의 중산층 소득은 미국에서 2번째로 높았다. 2021년이 되자, 밀워키 시의 제조업 일자리 중 80% 이상이 사라졌으며 (유지된 직장 중 노조가 조직된 일자리는 5%에 불과) 미국의 다른 대도시 중 2번째로 빈곤율이 높다. NAFTA 협정이 미국 산업과 노동계에 가한 엄청난 충격의 한 사례에 불과하다.

6) 경제정책연구소 (Economic Policy Institute)에 따르면, 저임금 국가와의 협정으로 인해 저렴해진 소비재를 반영해도 대학 학위가 없는 미국인은 연봉의 약 $2,000 (약 267만 원)을 잃었다. 경제학자 ‘Angus Deaton’과 ‘Anne Case’는 직장을 잃는 것이 노동계층의 기대수명을 얼마나 낮추는지 입증했다. 대학교육 받은 미국인은 학위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8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된다.

7) NAFTA 협정의 통과는 현대 미국 정치와 경제사에서 가장 중대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1997 ~ 2020년 동안, 9만 개 이상의 공장이 폐쇄되었으며 일부는 NAFTA와 비슷한 협정의 결과이다.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는 2번의 지난 대선과 같이 [blue wall*] 3개 주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니아 주)가 결정하며, 이들은 탈산업화로 황폐해져 있다.

* blue wall : 1992 ~ 2020년까지 28년간 단 한번 (도날드 트럼프)을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을 선택한 18개 주와 워싱턴 DC를 의미. 2016년 대선에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니아 주가 트럼프를 선택했다.

8) 2016년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에서 자유무역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없앴다고 생각한 투표자 중 2/3이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한편, ‘Barack Obama’ (민주당)에게 2번 표를 준 오하이오 주는 점점 공화당 강세주로 되고 있다.

9) ‘Trump’의 우파 포퓰리즘은 자칭 “노동자를 지지하는” 공화당 지지자의 신세대를 조성했으며, ‘Trump’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 ‘JD Vance’도 포함되어 있다.

10) ‘Vance’와 ‘Trump’는 7월 밀워키 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NAFTA를 맹렬히 비난했다. “초등학교 4학년일 적, 직업 정치가 ‘Joe Biden’는 NAFTA를 지지했으며, 좋은 일자리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멕시코로 보낸 나쁜 무역 협정이었다.”라고 ‘Vance’가 말했다.

11) 이후 ‘Biden’은 자유무역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2020년 (대선에서), 그는 일자리에 집중한 ‘Build Back Better plan’을 내세운 선거운동으로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blue wall’ 3개 주에서 가까스로 ‘Trump’를 이겼다. 해당 법안은 상원에서 부결되었지만 법안의 요소들은 ‘Biden’의 주요 국내 법안에 포함되었다.

12) 올해 5월, ‘Biden-Harris’ 행정부는 미국의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Trump’ 행정부의 관세를 연장하며 EV (전기차) 등 다른 품목에도 관세를 크게 늘릴 것으로 발표했다.

13) ‘‘Biden’ 행정부의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Katherine Tai’는 정책 수립과정에서 노동자 대표를 더 많이 반영하기 위해 무역분야의 “노동자 위주” 접근법을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2020년 ‘Trump’ 행정부의 NAFTA 재협상 과정에서, 그녀는 노조를 설립하고 단체교섭에 참여하려는 멕시코 노동자에 대한 보호 확대와 이러한 권리를 훼손하는 회사에 대한 벌금 등 다수 노동친화적 조항을 확보했다. 하지만 재협상이 일자리와 자본의 해외유출을 막기에 충분하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14) 공화당 경선 수락 연설에서 ‘Trump’는 ‘U.S.M.C.A. (NAFTA를 재협상한 협정)’가 “지금까지 있었던 무역협상 중 최고”로 자랑했다. 하지만 폐수처리 근로자 ‘Hayes’에게는 NAFTA를 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NAFTA는 종말의 시작이었습니다.”, “현재 노동계급의 대부분은 결정권을 잃고 냉소적입니다. 협정이 그들을 길가로 내몰고 믿었던 가능성을 박탈한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았습니다.” ‘Hayes’가 말했다.

15) NAFTA는 무역정책에 대한 2가지 견해의 오래된 다툼에 기반한다. 하나는 자본과 상품의 규제 받지 않는 움직임을 강조하고 일자리와 임금을 자주 희생시켰다. 다른 견해는 노동과 환경을 성장과 수익성보다 우선한다.

16) 자유무역에 대한 확고한 생각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기초가 되었다. 196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Milton Friedman’은 해외 자유무역이 “전세계의 국가를 평화롭고 민주적으로 연결하는” 수단이라고 글을 썼다. 그는 해외 자유무역이 국내 임금을 떨어뜨린다고 믿는 것은 “오류”라고 덧붙였다.

17) 1960년대 들어, 미국이 공장을 소유하고 멕시코 근로자를 고용하는 [마킬라도라 (maquiladora)*]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따라 무관세 지역에 대규모로 설립되었다. “NAFTA는 이미 일어난 일들을 정당화하고 제도화하며 장려했습니다.”, “이런 현상에 정부의 승인이 주어졌습니다.” 밀워키 지역 전문대학교 (Milwaukee Area Technical College)의 명예 경제교수 ‘Michael Rosen’이 말했다.

* maquiladora (마킬라도라) : 1965년에 제정된 멕시코의 제도. 제품을 수출할 때, 해당 제품의 제조에 사용한 원재료, 부품, 기계 등을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다.

18) NAFTA는 수백 명의 기업측 로비스트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1992년 미 대통령 ‘George H.W. Bush’와 캐나다 총리 ‘Brian Mulroney’, 멕시코 대통령 ‘Carlos Salinas’는 협상하고 서명했다. 하지만, NAFTA는 의회 승인이 필요했다. 해당 협정은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큰 논쟁이 되었으며, 당시 ‘Bill Clinton’ 후보는 중립적이었다. 그는 노동권과 환경 보호에 대한 별도 협약을 포함해야만 NAFTA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Clinton’이 장담한 조항은 공허한 것으로 널리 여겨졌다. 조항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받은 국가는 없다.)

19) ‘Clinton’은 NAFTA 협정이 첫 5년 내에 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호황을 늘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협정의 의회통과는 언론의 강한 지지를 받았다. “NAFTA 협정이 경제에 좋은 지 나쁜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 “언론은 NAFTA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NAFTA는 좋은 것이다. 협정은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이다.” ‘Clinton’ 행정부의 로비스트 ‘Rahm Emanuel’은 2000년에 출판된 ‘John R. MacArthur’의 책 ‘자유무역을 팝니다.’에서 말했다.

20) 1993년 12월 하원의 격렬한 논쟁 속 통과이후, ‘Clinton’은 NAFTA 법안에 서명했다. “우리는 세계의 변화를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디에나 있는 국제적인 경제 경쟁을 폐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 이 에너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Clinton’이 법안 서명하면서 말했다.

21) 하지만 NATFA 협정은 민주당에게 빠른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199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40년만에 최초로 하원에서 54석을 잃고 하원을 장악하지 못했다. 많은 요소가 작용했지만, NAFTA는 확실한 원인이었다. 2021년 ‘The American Economic Review’에 실린 연구에서 NAFTA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제조업에 의존적인 [카운티는*] 덜 노출된 곳과 비교하면 총 고용의 6%가 감소했다. 동일한 연구에서, 2000년까지 (NAFTA에 영향을 받은) 카운티는 민주당에서 공화당 지지로 크게 바꼈다.

* midterm elections (중간선거) : 대통령의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총선, 하원 전체와 상원의 33%를 대상으로 한다.
* County (카운티) : 미국의 행정구역. ‘주’ 아래의 구역이다. 한국으로 치면 ‘도’ (경기도 등)에 대응된다.

22) ‘Clinton’ 행정부의 다른 정책과 마찬가지로, NAFTA 협정의 통과는 민주당이 ‘뉴딜 (New Deal)’ 정책의 뿌리와 노동계층에서 멀어지는 것을 암시했다. 당시 ‘Clinton’ 행정부는 은행을 규제하는 대공황 시대 법안 ‘Glass-Steagall’을 폐지하고, 중국에 영구적인 [최혜국 대우 (most-favored-nation status)*]를 부여해 중국이 WTO (국제 무역기구)에 진출하고 미국 내 일자리 400만 개를 잃게 했다.

* most-favored-nation status (최혜국 대우) : 통상 등에서 한 나라가 특정 국가와 조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할 때, 다른 나라에 부여했거나 앞으로 부여하게 될 대우 중 최고의 대우를 그 나라에 부여.

23) 1996년, 코넬대학 노동교육 연구소장 ‘Kate Bronfenbrenner’은 노조 조직 시도 중 약 50%가 해외 사업장 이전의 위협을 받았으며 노조가 승인된 후 공장이 폐쇄된 비율은 3배가 된 사실을 밝혀냈다. “NAFTA 협정의 가장 큰 영향은 (공장) 해외이전의 위협입니다.”, “[위협효과*]는 실제 행동보다 영향이 훨씬 더 큽니다. 위협효과로 인해 노동자는 공정임금을 주장하지 못합니다. 또한 기업이 남도록 지방정부가 [토지용도 지정 법*]과 환경 규제를 포기하게 합니다.” ‘Bronfenbrenner’ 씨가 말했다.

* threat effect (위협효과) : 회사측에서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암시 또는 실제 행동으로 인해 국내 노동자가 낮은 임금을 받아들이게 하는 효과.
* zoning laws (토지용도 지정 법) : 주민이 살기 좋도록, 토지사용과 건축을 무질서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법. 건물의 크기, 높이, 사용 목적 등을 제한하여 안락과 안전 및 인구밀도를 조절한다. 용도별로 거주 (R), 상업 (C), 공장 (M)으로 나누어진다.

24) NAFTA 이후 사업체를 해외로 이전할 수 있는 산업 중 70% 이상이 사업장 폐쇄로 위협했다. 때로 회사는 잠겨진 정문이나 멕시코로 화살표를 가리키는 지도가 있는 전단지를 배포했다. “전미노동 위원회 (National Labor Relations)의 제재는 ‘이 행위를 반복하지 마라’는 공문이었습니다.”, “당연히, 기업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행위를 확대했습니다.” ‘Bronfenbrenner’ 여사가 말했다.

25) NAFTA 협정 통과 이후, 노조에 속한 민간분야의 노동자 비율은 50% 가까이 떨어져 현재 6% 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주류 중 일부는 당의 지향점 변경을 받아들였다. “서부 펜실베니아 주에서 블루칼라 (육체노동 종사자) 노동자 1명의 민주당 지지를 잃어버릴 때마다, 필라델피아 주의 교외지역에서 중도 공화당 2명의 지지를 확보한다.”, “우리는 또한 오하이오, 일리노이, 위스콘신 주에서도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Chuck Schumer’ 상원의원은 2016년 선거 전에 이와 같이 말했다.

26) 올해 7월, 기자는 정문에 거대한 자물쇠가 있는 버려진 공장 바깥에서 ‘Mike Bink *’와 만났다. ‘Bink’ 씨는 기계공으로 공장에 44년동안 일하면서, 왼쪽 손가락 하나를 잃어버렸다. 현재 64살인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첫 직장으로 ‘Master Lock’ 사에서 일했으며, 그의 부친이자 관리자도 20년 전에 그랬었다.

* 기사 앞부분 MASTER LOCK 사에 근무하던 노조 지부장

27) ‘Bink’ 씨가 ‘Master Lock’ 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사측과 노조는 갈등을 겪었다. 1980년 6월, 노동자들은 13주 동안 지속될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대체인력을 구했고, 시위 현장에는 긴장감이 흘렀으며 주기적으로 체포가 이루어졌다. 파업은 임금 인상과 추가적인 복지혜택으로 끝났으며, ‘Bink’ 씨가 노조에 더 활동하도록 자극했다.

28) 파업 이후 노조에 우호적인 CEO와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공장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Master Lock’ 사의 노사 관계는 좋아졌다. 이들은 노조에게 공장의 사무실을 마련해 주었고, 노조는 이에 화답해 생산성과 효율을 향상하는 타협을 했다. “마치 스위치를 켠 것 같았습니다.”, “회사의 태도는 ‘노조와 일하기 위해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더 가까웠습니다.” ‘Bink’ 씨가 말했다.

29) 1990년대 초, 공장은 노조에 가입된 1,300 명의 노동자를 고용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했다. 하지만 ‘Master Lock’ 사는 작업의 일부를 중국에 하청주기 시작했다. NAFTA가 발효된 뒤, ‘Bink’ 씨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U.A.W. 회의에 참가했다. 회의에서 대통령 ‘Clinton’은 기조연설을 했다. “NAFTA에 대한 엄청난 분노가 그 회의장에 있었습니다.”, “노동자에 의지해 당선된 민주당원이 어떻게 그런 협정을 서명할 수 있습니까?” 그가 회상했다.

30) 그리고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일어났다. “회사는 우리에게 거짓말했습니다.”, “처음에는700명의 인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400명으로 줄었습니다. 인력은 줄어들고 또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약 200명의 근로자만 남았다. 한편, 중국으로 생산을 전환하는 것은 가끔씩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2000년, ‘Master Lock’ 사는 중국에서 제조된 총기 잠금장치 750,000개를 리콜 하도록 강제되었다. 해당 잠금장치는 열쇠 없이 쉽게 분리될 수 있어서 였다.

31) 그 후 몇 년 동안, 회사는 중국 인건비의 상승을 이유로 들어 부품 중 일부의 생산을 다시 가져왔다. 공장의 근로자는 325명으로 서서히 늘렸다. 그들의 임금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으며, 비 숙련공은 더욱 그랬다. 2012년 대선기간 동안 대통령 ‘Barack Obama’는 ‘Master Lock’ 사를 방문해 국내 생산을 축하했다. 비록 해당 공장에서 1,000 명의 근로자가 실직했지만, 그는 [연두교서에서*] ‘Master Lock’ 사가 15년만에 처음으로 최대 생산용량을 가동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자는 ‘Bink’ 씨에게 해당 방문의 결과에 대해 물었다. “아무것도 없다.”,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은 없었다.” 그가 말했다.

* State of the Union address (국정연설, 연두교서) : 매년 1월 말 ~ 2월 초에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보내는 교서. 국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달하고 관련 입법을 권고한다.

32) 동시에 [단체협약의*] 조건은 더욱 악화되었다. “우리의 협상력은 작업이었습니다. 사측이 다른 곳에서 생산하기 전까지는 요.” ‘Bink’ 씨가 말했다. 2015년, 위스콘신 주 입법부는 ‘일할 권리 법안’에 대해 토의했다. 해당 법안은 노조가 근로자에게 회비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해, 노조의 자금과 협상력을 약화시킨다. ‘Bink’ 씨는 증언해 줄 것을 바라는 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으나, 공화당 의원에 의해 제지되었다. 일주일 뒤, 주지사 ‘Scott Walker’는 해당 법안에 서명했다.

* union contracts (단체협약) : 사측과 노동조합 간에 단체적으로 맺어지는 협약. 임금, 근로시간, 휴일, 후생복리에 대한 사항 등이 있다.

33) ‘Bink’ 씨는 공장 정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을 가리켰다. “제가 첫 출근을 했을 때, 밀워키의 전통인 선술집이 있었습니다.”, “괜찮고 좋은 일자리가 있었습니다. 일하기 좋은 곳이었어요. 우리는 시간당 2달러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과 경쟁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 그가 말하면서 웃었다.

34) 그는 다음 번 민주당 대통령이 노동계급 성장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Clinton’ 대통령은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그는 행정, 입법, 사법부를 장악했습니다. 그는 사회적 변화를 원했습니다. NAFTA는 우리가 원한 사회적 변화가 아닙니다. ‘Obama’ 대통령, 그도 행정, 입법, 사법부를 장악했습니다. 그도 사회적 변화를 원했습니다. 그들은 노동계급에 의존해 당선했고, 노조를 설립하게 쉽도록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35) 1990년대 위스콘신 주 민주당 상원의원 ‘Tammy Baldwin’는 의회에 처음으로 입성했을 때, 자유무역에 꾸준히 반대했다. “저는 NAFTA가 [바닥을 향한 경쟁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말했다. 2016년, 그녀는 ‘Obama’ 대통령에게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TPP) 추진을 중단하도록 촉구한 12명의 상원의원 중 하나였다. (대통령 ‘Trump’는 백악관에 입성한 첫날 해당 협정을 공식적으로 탈퇴했다.) ‘Trump’와 ‘Biden’ 행정부에서 ‘Baldwin’은 연방정부의 자금이 지원된 사회기반시설 건설 계획에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저는 치즈, 맥주, 독일식 소시지, 오토바이, 자물쇠 등 물건을 만드는 주를 대표합니다.” 그녀가 말했다.

* race to the bottom (바닥을 향한 경쟁) : 국가가 외국 기업의 유치나 산업육성을 위해 감세, 노동기준 및 환경기준의 완화를 경쟁하는 것으로, 노동환경이나 자연환경, 사회 복지 등이 최저 수준으로 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36) 지난 봄, 469 노조 지부는 ‘Master Lock’ 사의 공장을 유지하기 위해 투쟁했으며, 지부장 ‘Yolanda Nathan’는 ‘Baldwin’과 선출된 의원실에 연락을 했다. ‘Baldwin’은 법무장관 ‘Merrick Garland’와 연방 거래 위원회 위원장 ‘Lina Khan’에게 편지를 보내, 최근 ‘Master Lock’ 사가 경쟁사를 인수한 것에 대해 잠재적인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도록 촉구했다.

37) 공장 폐쇄가 발표된 지 몇일 뒤, 469지부는 공장에서 시위를 했다. 100명 이상의 근로자와 그들의 지지자들이 (밀워키 시장 ‘Cavalier Johnson’도 포함되어 있었다.) 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시위자들은 (‘Fortune Brands’ 사의 CEO) ‘Fink’가 2022년에 1,000만 달러 (136억 원)을 받은 것에 강조했다. ‘Nathan’ 씨는 그 당시 차 안에 있던 동료가 우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가족 중에 유일하게 생계비를 벌어요. 아내는 일하지 않고, 아이가 둘 있어요.” 그가 그녀 (‘Nathan’)에게 말했다.

38) 공장 폐쇄는 노동자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흑인 직원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웠다. 밀워키 시는 흑인 노동계급이 부유했던 곳이었다. 1970년대, 시의 흑인 중위소득은 미국에서 2번재로 높았으며, 디트로이트 시 다음이었다. 밀워키 시의 흑인 빈곤율은 미국 평균대비 22% 낮았다. 25 ~ 54살의 흑인 남성 중 약 85%가 고용되어 있었다. 위스콘신-밀워키 대학 도시학과 명예교수 ‘Marc Levine’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현재 밀워키 시는 미국내 50개 대도시 중에서 흑인 가구 중위소득이 가장 낮고 흑인 빈곤율은 가장 높으며 핵심노동연령 (24 ~ 54세) 남성의 인종적 고용율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39) 대부분의 근로자와 같이, ‘Nathan’은 비숙련 생산직으로 시작했다. 그녀는 다른 업무로 이동하면서, 시급이 7센트 올랐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노조 간부의 도움으로 공작기계 조작법을 배울 수 있는 수습제도에 들어갔다. 공장 폐쇄가 발표될 때, 그녀는 시간당 $33.46 (약 4.6만 원)을 벌었다.

40) 현재, 그녀는 ‘Miller brewer’ 사에 취직했다. 맥주를 포장하는 기계에 상자를 넣으며, 시급으로 $22 (약 3만 원)을 번다. 오전에 위스콘신-밀워키 대학의 강좌를 들으며, 심장혈관전문기술자가 되기 위해 공부한다. “저는 학교에 등록해, 제조업을 떠날 수 있도록 합니다.”, “제조업에는 어떤 희망도 없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41) ‘Chancie Adams’ 등 ‘Master Lock’ 사에서 숙련공으로 일했던 다른 직원들은 정치에 대해 분개한다. 현재 ‘Adams’는 노조가 없는 금속가공 공장에서 일하며, 과거보다 시간당 $10를 적게 번다.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누구에게 투표할 수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번 보세요.” 그는 공장 바깥에서 말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세요. 저는 이 곳에서 14년 있었고, 44살이며 다시 신입으로 시작합니다.”

42) 현재 그는 정치참여에 회의적이게 되었다. “저는 시장이 시위장에 나와 (공장 폐쇄에 대해) 얼마나 혐오감을 가지는지 성명을 발표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 밖의 다른 말을 들어본 적이 절대 없습니다. 시위에 참여만 한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싸운 게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Adams’는 선거에 투표해 왔지만, 올해는 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을 위해서요?”

43) 3마일 (약 4.8 km) 떨어진 곳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며, 기자는 근처 공원에서 ‘Jeremiah Hayes’를 만났다. ‘Hayes’는 공장 폐쇄로부터 한달 후, 공장의 폐수처리 시설 해체 계약을 맺은 회사에 고용 되었다. “이 곳에 돌아온 것이 비현실적입니다.”, “매우 조용해요.” 그가 말했다. 기자와 그는 최고보안 구역에서 도로 반대편에 있는 작은 식당을 발견했고, 그 곳에서 ‘Trump’의 연설을 시청했다.

44) ‘Trump’는 오랫동안 있었던 주제 ‘탈산업화의 무서운 귀신’을 다시 꺼냈다. “지금 당장, 우리가 말한대로 멕시코 국경 너머에 거대 공장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Trump’는 U.A.W. (전미 자동차 노조)를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했다”며 비난하고 ‘Biden’과 ‘Kamala Harris’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위원장 ‘Shawn Fain’을 “즉시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치되고 버려지고 남겨진 모든 잊혀진 남성과 여성들, 당신들은 더 이상 잊히지 않을 것이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45) 평소 민주당에 투표하는 ‘Hayes’ 씨는 “저들은 NAFTA를 도구로 활용한다. 하지만 저들은 언제나 같은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46) 보수적인 정책연구소 ‘American Compass’의 연구소장 ‘Oren Cass’은 ‘Mitt Romney’ (공화당 상원의원)의 전임 고문이자, ‘JD Vance’가 포함된 공화당 “친 노동자” 파벌의 지적 선구자이다. 그는 차기 공화당 행정부를 위한 보수적 정책제안 ‘Project 2025 initiative’에서 노동분야에 참여했다. 정책제안에는 의회가 공공노조의 금지, 아동노동 보호 제도의 철회, 초과근무 수당의 제한을 고려하도록 권장한다.

47) . ‘Trump’와 ‘Vance’는 의회에서 논의 중인 ‘단결권 보호법 (Protecting the Right to Organize Act)’에 반대한다. 해당 법안은 노조를 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하지만, ‘Trump’ 행정부는 해당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하며 “일자리를 없애고 [임시계약 경제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 gig economy (임시계약 경제) : 사람들이 프리랜서 및 부업에 참여하는 경제 시스템. 영구직이 아닌 단기 계약이나 프리랜서 작업이 널리 퍼져 있는 노동 시장.


48) ‘Trump’는 노동계를 향해 지지를 얻기 위한 행동으로, 2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국제 트럭 운전자 연대의 위원장 ‘Sean O’Brien’에게 가장 주목받는 시간대의 연설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대통령 시절 ‘Trump’의 행동은 달랐다.

49) 2017년, 지난 40년 동안 높은 임금의 제철소 일자리 50,000 개가 사라진 오하이오 주 ‘Youngstown’ 시의 대선 집회에서 그는 빈 공장들을 “다시 돌아올 것” 이라고 약속했다. 2년 뒤, 해당 지역에 남아있던 마지막 거대 공장이자 약 5,000 명을 고용하던 G.M. 사의 공장은 폐쇄되었다.

50) ‘Trump’의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무역 적자는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으며, 2017년에는 국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줄여 회사가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하도록 장려했다. ‘Public Citizen’s Global Trade Watch’에 따르면, 그의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해외이전과 무역으로 인해 300,000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51) 2019년 ‘Kamala Harris’가 상원의원이었을 때, 그녀는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NAFTA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음해 2020년, ‘Harris’는 U.S.M.C.A.에 반대하는 10명의 상원의원 중 하나였다. 미시간 주의 U.A.W. 지부 행사에서 ‘Harris’는 노조의 중요성에 대해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당신이 노조 소속이 아니더라도, 주 5일근무에 대해 노조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52) ‘Bink’ 씨 여전히 NAFTA로 민주당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낀다. 그는 ‘Harris’가 노조 친화적인 노선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 “제 생각에는, 미국인의 3/4가 NAFTA에 저항하는 그녀의 연설을 듣고 싶어할 겁니다.”, “무엇이 일어났나요? 중산층에서 이미 부유한 계층으로 부의 이동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생각하기에 차기 대통령은 ‘Master Lock’ 사의 사례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은 미국의 노동 계급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이군
24/10/24 23:00
수정 아이콘
음.... 이거 한국에의 데자뷰가....

한국에서도 민주당계 대통령이 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을 행했고, 그 결과 본인들의 지지기반과의 사이가 멀어진 경우가 심지어 반복이 되었죠...
24/10/24 23:00
수정 아이콘
아니 트럼프가 노동자 계층을 위한다는 건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건지 모르겠어요 이래 저래 미국 중산층 노동자 계급도 답답한 상황이네요 결국 서구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다시 변화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바부야마
24/10/24 23:06
수정 아이콘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은 노동 계급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왕립해군
24/10/24 23:11
수정 아이콘
정말 어려운 문제고 미 대선의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어떻게 될런지요.. 덕분에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にゃるほど
24/10/24 23:38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다 자국내에서 생산하면 그 높은 인건비로 인한 물가는 어떻게 커버할려고 하는거죠?
24/10/25 00:25
수정 아이콘
덕분에 좋은 기사 봤습니다.
모든 걸 자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어차피 계속 높아지는 인건비로 인해 감당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걸 그 속도로 그 방식으로 했었나 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문제였겠죠.
현재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말은 그렇게 했어도 결국 공장을 돌리지 못했다는 것, 차라리 바이든 시절 공장 돌리려고 더 노력했다는 것을 과연 알까요.

꿈도 희망도 없는 세상, 트럼프라면 이걸 바꿔줄 수 있을지 몰라가 2016년 대선 결과를 낳았는데, 과연 이번에는 어떤 마인드가 결과를 좌우할지 궁금합니다.
첫임기 4년은 처음이라 그랬던 거고 다시 뽑아주면 우리의 구세주 트럼프가 꼴보기 싫은 유색인종과 좌파를 몰아내고 다시 위대한 백인의 나라를 만들어줄거야 인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 마찬가지고 낙태 등 다른 이슈를 보아하니 그래도 민주당이 계속 집권하는게 낫다일지.

그런데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은 미국의 노동 계급 뿐 아니라 누구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임전즉퇴
24/10/25 05:44
수정 아이콘
46)이 그 문단만 보면 엥?하게 하죠. 이런 식으로 쓰는 게 가끔 보이는 특징인데, 잘못은 아니지만.. 개인 감각으로는, 순서를 바꿔서 아동노동보호 철회와 초과근무수당 제한을 말하는 사람 그는 공화당 "친 노동자" 파벌로 불린다 이렇게 썼으면 더 와닿았을듯합니다.
사부작
24/10/25 08:3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자유무역은 분명히 부를 가져와서 피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수반하는 불균형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강력한 분배/지원 정책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라 생각합니다.
깃털달린뱀
24/10/25 13:06
수정 아이콘
시장경제 자체가 본질적으로 도태된 자에게 냉혹한 제도라 답이 없죠. 경쟁력이 없는 걸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본질적으로 농민봉기 빈발하고 나라 망하고 난세 열리는 거랑 똑같은데 다른 점은 죽창 대신 표를 쓴다는 거? 난세 열리면 홍건적이든 왜구든 보호무역이든 한반도가 엿되는 것도 똑같고...
young026
24/10/25 14:07
수정 아이콘
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통제해야 하는데 현실은 대체로 그 반대 방향에 가깝습니다.-_-;
아밀다
24/10/25 13:52
수정 아이콘
자유무역이 높은 효율을 낸다는 건 오케이, 근데 그 효율을 누가 다 가져갔는지는 결국... 재분배의 문제고 혁명이라도 벌어져야 할 일인데 오히려 현실에선 대안우파로 결집.
위대함과 환상사이
24/10/26 01:02
수정 아이콘
근데 제가 보기에는 대안우파로 결집하는 데에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미국상황은 브렉시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브렉시트 때 영국의 노동계급, 특히 레드월(red wall)이라 불리는 맨체스터, 리버풀지역 노동자들이 브렉시트 찬성표를 많이 던졌거든요.
영국 제조업 망가진 거야 미국보다 더했으면 더한 상황이고 대처때 만들어진 이 지역 실업자들은 레드월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전통적인 노동당 텃밭이었지만 블레어부터 시작한 신노동당 노선에 강한 배신감에 시달려왔거든요.
이들은 안정된 제조업일자리 잃고 실업수당과 같이 사는 아내의 맥잡수입으로 겨우 근근히 살아가는 형편인데 그동안 노동당에 대한 불만에도 대처에 대한 원한 때문에 차마 토리당에는 투표를 안했어요.
근데 웬걸?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자네요. 기회다! 니들도 X되봐라는 감정으로 찬성표를 무더기로 던진 거죠.
이 분노를 이해한다면 트럼프와 대안우파에 한표 던지는 흑인 혹은 중장년 러스트벨트 노동자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단적으로 게임스탑 사태 때 레딧에서 넘쳐나던 내러티브(비록 진실이라고 곧이 곧대로 믿긴 어렵지만)를 생각하면 미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은 것 같고요.
뉴욕타임스야 정치인은 모두 믿을 게 못된다고 하는데 좀 위선적이죠. 자기네들도 그 못믿을 인간들 장단맞춰서 사람들 가지고 놀았는데.
24/10/27 02:12
수정 아이콘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영국 노동자층과 트럼프에 토표하는 미국 노동자층이 비슷하다는 분석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브렉시트로 영국 노동자층의 삶이 나아질 것인가 하는 거죠. 
사회 현상을 관찰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일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미국 노동자들이 트럼프에 투표해 봐야 어차피 그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다고 경쟁력을 잃었던 산업의 경쟁력이 다시 생기는 것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과격한 이민자 배척과 근본주의적 기독교 강화로 사회갈등이 증가되고 그나마 있던 산업과 경제의 경쟁력이 더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4/10/27 02:15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재분배보다는 작은 정부, 자유 무역을 추구하던 정당이었고
민주당이 큰 정부와 통제 경제로 재분배를 더 추구하던 정당이었는데
재분배의 문제인데 우리는 공화당, 아니 트럼프에 투표하겠다는 거에서 이미 에러인거죠. 
어쩌면 트럼프에 투표하는 걸 혁명으로 생각하는지도...
위대함과 환상사이
24/10/27 12: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미국 민주당도 영국노동당처럼 신민주당노선을 취하면서 노동계급 및 노동조합과 연결이 끊어진 지 한참 됐습니다. 사실 노동계급을 유기하여 생매장한 장본인은 클린턴과 오바마 등 근래의, 민주당출신 대통령들이라고 볼 수 있어요.
나프타를 도입한 건 클린턴정부 시절이고, 금융위기 때 공적자금지원을 받으면서도 천문학적인 보너스잔치를 벌리던 월가를 부활시켜 준 건 오바마정부였습니다.

공화당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하신다면 그래서 공화당과 연결고리가 없던 정치적 비주류 외양의 트럼프가 갑자기 부상하면서 공화당을 장악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공화당 주류세력 일부는 트럼프와 결탁하기도 했지만 반면 다른 일부는 민주당보다도 트럼프를 더 싫어하기도 하죠. 마치 민주당 주류세력이 공화당보다 샌더스를 더 비토하는 것처럼요.)

트럼프를 지지하는 노동자들은 당연히 혁명을 원하지 않습니다. 요즘 누가 혁명을 원합니까? 지금 좌파라는 사람들도 혁명을 이야기하지 않은 지 한참인데 평범한 저소득층 노동자가 혁명을 머릿속에 떠올리기나 하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죠.

이들을 지배하는 정념은 분노일 겁니다. 신자유주의의 시대에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직접 무너뜨리거나 그 무너지는 광경을 옆에서 목도하면서도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양 못본 척 무시하면서(알빠노)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커리어에 대한 개인적 탐욕만 채우기에 여념이 없던 주류정치인들에 대한 분노 말입니다.

따라서 이 공허한 정치의 빈자리를 대신 채우던, 이른바 각종 화려한 PC담론들에 대한 이들의 격노에 가까운 반발심과 적대감 가득찬 냉소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닙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어느 순간부터 마치 경건한 신의 부르심에 자신의 종교적 소명을 깨달아 성전에 나선 십자군처럼 자신을 PC의 수호자로 포장했기 때문입니다.(실제 일어난 일은, 광란에 가까운 종교적 광신도의 뜨거운 열정의 정신이 아니라,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이기적인 월가투자가의 지극히 냉정하고 합리적인 계산의 정신에서 비롯된 이익극대화 행위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미국사회구성의 인종적, 성적 다양성이 증대되는 추세 속에서 이런 담론을 지지하는 모양새가 더욱 득표에 유리하다는 계산 때문에 PC를 위한 전사처럼 자신을 포장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트럼프 지지는 합리적인 측면이 있는 겁니다. 민주당은 재분배를 악화시키는 정당이지 개선하는 정당이 아니고, 트럼프는 민주당과 공모한 공화당의 전통적인 주류출신이 아니며 최소한 외적으론 그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고, 그래서 '니들도 X돼봐라'하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를 엿먹이기에 적합하며, 게다가 다른 진지한 정치적 대안인 샌더스는 민주당 내부경선도 못뚫고 있는데다가 진짜로 유의미한 대안인지에 대한 확신도 부족해 보이고, 게다가 트럼프는 반PC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노동계급의 분노의 정념을 투사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까지 합니다.

합리성을 주어진 제약조건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란 의미로 본다면 당연히 트럼프가 합리적인 대안은 아니지만, 어차피 그 놈이나 저 놈이나 거기서 거기일 때, 나의 최선의 이익을 돌보는 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게 원한을 사온 오래된 적수에게 심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은 복수라는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고 이를 위한 인물이 바로 트럼프일 겁니다.
24/10/27 12:33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신자유주의 노선을 취한 것은 민주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공화당은 물론이고 트럼프가 대통령한다고 뭘 할 수 있을까요?
관세? 결국 물가를 올릴 뿐입니다. 오늘 보니 소득세 없애고 관세로 대체하겠다는데 과연 제정신이 아닌 트럼프니 할 수 있는 말이구나 싶더군요.

신자유주의는 나름 시대의 흐름이었습니다. 영국은 그 임금과 고용을 계속 유지할 수가 없었기에 신자유주의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것이 싫었으면 제조업이 꾸준히 생산성을 개선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제조업은 그렇게 하지 못했지요. 

요즘 독일 제조업도 위기라고 하는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국가이건 꾸준히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요.
미국 제조업이 과연 그 시기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가는 조금 생각할 여지가 있지만,
미국 자동차, 철강 산업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잡을 잃고 생활이 파탄난 노동 계층의 분노가 동정이 안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분노가 상대에게 손해를 끼치는 선택을 하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합리'적인가요? 말씀대로 분노로 상대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선택은 결국 합리적이지 않게 됩니다.

정치인은 정권을 잃는다고 해도 생활이 딱히 어려워질 것도 없고, 다음에 다시 정권 잡을 기회가 올겁니다.
그러나 노동자인 나의 궁핍한 내 생활이 과연 트럼프가 집권하면 나아질까요?
트럼프가 말처럼 공장을 되돌리고 잡을 예전처럼 돌린다면, 단순히 미국 대통령이 아니고 인류 역사를 송두리채 바꾸는 인물이 될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트럼프는 단순한 공화당 정치인이 아니고 경제와 국제관계에 정통하지도 않을 뿐더러
파시즘이라고 해도 무방한, 극단적이고 즉흥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일 뿐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그런 인물들이 하는 어설픈 선택으로 인한 피해는 주로 사회적 약자들이 더 받았습니다.
어쩌면 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일은 항상 1층 밑에 지하1층이 있고, 그 밑에 지하2층이 있는 법이죠. 

저는 이번 대선 이후 미국의 상황이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위대함과 환상사이
24/10/27 14:36
수정 아이콘
저도 전반적으로 라민님의 논조에 동의를 합니다만,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인간은 그리 합리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주류경제학이 비판받는 수많은 이유 중 중요한 한 가지는 인간에 대해 지극히 비현실적인 가정을 고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는 경제학적 인간인 삶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존재입니다. 사실 경제학적 합리성에 입각한다면 자녀를 낳고 키우거나 가족과 친구들과 서로 이익이나 감정, 생활을 공유하고 결합해서 살아갈 이유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합리성에 너무 집착하다가 비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미국노동계급의 분노와 원한이 누적되어 온 역사적 맥락을 보다 주목하자는 겁니다.

그들의 트럼프 지지가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냐 아니냐가 현상황에서 중요한 논점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만연하고 트럼프같은 포퓰리스트가 득세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알아야 무언가 유의미한 대안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대중은 본래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존재라고 진단한다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파시즘하자는 논리로 귀결될 수도 있는 겁니다. 아니면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합리성에 집착한 나머지 경직된 도그마에 매몰되서 현실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역사적 삽질만 반복하거나요.

비근한 사례로 독일 사민당과 루돌프 힐퍼딩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바이마르공화국 시절 독일 집권당인 사민당은 맑스의 역사유물론만 굳게 믿은 나머지 자본주의 붕괴의 날만 기다리며 경제공황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사태에 전혀 대처하질 못했어요. 그리고 그 빈틈을 치고 나온 게 나치였어요. 나치당내 좌파이론가인 슈트라서 형제는 대규모 대중집회에서 독일 노동자와 실업자의 이익 앞에 그 어떤 것도 신성한 것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 시장의 자율성 같은 건 무시해버리고 적극적인 실업대책을 통해 경제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공언해서 나치에 대한 지지율을 급격히 끌어 올렸어요.(나중에 나치의 경제정책은 전시 케인즈주의를 실천적으로 선취했다고도 평가받았으나 당시에 그 어떤 경제학적 이론으로도, 맑스주의건 신고전파건, 비합리적이라고 무시당했죠.)

이를 지켜보던 당대의 노조활동가들은 사민당을 찾아가서 지금 우리가 그 누구보다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해야 할 이야기를 도리어 나치가 대신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실업 및 경제정책을 당에 요구합니다. 이 때 당대 사민당내 최고이론가인 루돌프 힐퍼딩이 아주 유명한 말, '자본론에 그런 말은 안나온다', 과 함께 그 요구를 일축합니다.

결과적으로 사민당은 우로는 나치에게 좌로는 공산당에 지지자를 빼앗기면서 지리멸렬하다가 나치의 집권으로 당이 불법화되면서 붕괴되고 힐퍼딩은 나치를 피해 망명한 와중에 1940년 무렵에 나치에 붙잡혀서 비극적으로 살해당하죠.

인간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합리성 대로 돌아가지 않는 일은 인류역사에서 새삼스러운 일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견해가 나중에 보니 실상은 비합리적인 의견이었던 경우도 많고요. 오히려 역사는 합리적이기보다 부조리와 비합리성이 지배해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진보해 오기도 하고요. 문제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더 나은 세상, 더 합리적인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라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지, 그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매우 불충분하다고 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799 [정치] 의사들의 복귀 전공의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네요 [173] 발이시려워15009 24/12/02 15009 0
102798 [일반] 여행을 '싫어'하는 분 계신가요? [128] Pygmalion8745 24/12/01 8745 19
102797 [일반] 북한뷰를 볼수있는 스타벅스 [19] 고무닦이6246 24/12/01 6246 0
102796 [일반]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의 모험 - 모아나2 [4] Kaestro2752 24/12/01 2752 2
102795 [정치] 대통령실 “민생·치안·외교 문제 발생시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 [118] 베라히11968 24/12/01 11968 0
102794 [일반] 선생님이 죽었다 : 28살 특수교사의 죽음 [36] 핑크솔져5224 24/12/01 5224 4
102793 [일반] 지금까지 이용했던 항공사 소감-2 [15] 성야무인2516 24/12/01 2516 5
102792 [정치] 동덕여대 사태에서 학생측이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 (페미니즘의 역사?) [122] lux8931 24/12/01 8931 0
102791 [일반] 리디 마크다운 기념 만화책 추천글입니다 [21] Cand3228 24/12/01 3228 1
102790 [일반] K-유튜브 광고 관련 드는 불길하기 그지없는 생각 [15] 카아4508 24/12/01 4508 5
102789 [일반] 삼국지로 가는 길 [3] 식별2221 24/12/01 2221 8
102788 [일반] 러우 전쟁의 출구전략.. [42] 헝그르르6021 24/12/01 6021 1
102787 [일반] 모아나2 간단후기(스포) [11] 하이퍼나이프4254 24/12/01 4254 1
102786 [일반] [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2] 김치찌개1577 24/12/01 1577 1
102785 [일반] 친구의 계급, 친구의 거리 [35] 만렙법사4982 24/11/30 4982 24
102784 [일반] AI와 함께하는 즐거운 글쓰기. (3가지 AI 비교글) [14] 오빠언니2585 24/11/30 2585 4
102783 [일반] [역사] 그 많던 CRT 모니터는 어디로 갔을까? / 디스플레이의 역사 [17] Fig.15174 24/11/30 5174 15
102782 [일반] 웹소설의 후기 겸 재평가 [제암진천경] 스포주의! [13] 일월마가3481 24/11/30 3481 0
102781 [일반] 기척 흐리기가 상시 발동중 [23] 나른한오후5371 24/11/30 5371 8
102780 [일반] 마개조의 밤: 공돌이들의 광란의 파티 [4] にゃるほど4499 24/11/30 4499 4
102779 [일반] 이정도면 동덕대혁명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나요? [197] 뭉땡쓰15157 24/11/29 15157 54
10277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4. 갈 거(去)에서 파생된 한자들 [10] 계층방정2130 24/11/29 2130 2
102777 [일반] 동덕여대, 본관 점거 학생에 '형사 책임'도 묻는다 [54] 무한의검제8543 24/11/29 8543 1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