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0/04 18:07:34
Name wonang
Subject [일반] 오늘 친구가 죽었습니다.
사실 정말로 죽은건 아니고, 뇌사상태에 빠져서 곧 죽겠죠.
고작 25살의 제 또래가 자살시도로 죽는다니.. 마음이 참으로 착잡합니다.
이 친구는 제 인생에서 여러 의미로 특별했던 친구여서 그런지 이런 소식을 듣고 한 번 어떻게 만났는지 회상해봤습니다.

고등학교 때, 저와 가장 친했던 친구인 A의 소개로 일면식도 모르는, 심지어 같은 고등학교도 아닌 이 친구와 알게 되었습니다.
고작 게임, 그것도 메이플스토리나 씹덕게임을 한다는 공통분모가 은근히 친하게 만들어주는데 한몫했죠.  
그 뒤로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간간히 만나다가 재작년 9월 즈음에 집안이 힘들어서 휴학을 하고 일을 뛴다는 얘기를 A와 함께 들었습니다.
한 달 뒤인 10월 중순에 갑자기 빚 때문에 돈을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가장 친했던 A군의 절친이라 뭐 아무 생각도 없이 140만원이라는 거금을 줬습니다.
그 후 2주 뒤인 재작년 11월, 사채업자한테 전화가 오고 난리가 나서 A에게 물어보니 이 친구가 돈을 여러 사람에게 빌려서 비트코인에 박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실패했겠죠.
그러고 나선 연락이 끊기고 오늘에서야 자살시도를 해서 뇌사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친구가 죽었다는 이야기로 글을 쓰기는 했지만 이 친구가 자살시도를 하도록 내몬 것은 결국 돈이겠죠?
특히나 코로나 시절에 광풍이 불었던, 고작 100만원으로 몇억을 벌었다는 소위 미쳐버린 성공담이 들려오는 비트코인 마굴로 이 친구가 들어가서 죽어버렸다는 사실이, 그 마굴로 들어가게끔 했던 이 친구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A군이랑 셋이서 만나면 항상 간다는 곳이 pc방인 주제에 하루 종일 웃으면서 게임할 수 있는 것도 이젠 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슬프긴 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10/04 18:21
수정 아이콘
뭔가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라, 잘못된 선택의 연속이 만들어낸 비극인거 같아서 더 마음이 안좋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스콜스
24/10/04 18:22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4/10/04 18:30
수정 아이콘
아이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덴드로븀
24/10/04 18:3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그래도 오늘 작년 자살률 통계가 나왔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90573?sid=101
[작년 자살률 8.5% 증가…하루 38명이 스스로 목숨 끊어]
2024.10.04.
자살률이 올라간 것은 2021년(1.2%) 이후 2년 만이다.

자살하고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결국 그걸 최종적으로 결심할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를 쉽게 바뀔수없는게 참담한 현실이죠...
펍오브문
24/10/04 18:43
수정 아이콘
가슴이 먹먹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타츠야
24/10/04 18:4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료도로당
24/10/04 18:53
수정 아이콘
선물이군요. 아이고... ㅠㅠ 가까운 주변에도 그걸로 망한 사람들이 좀 있어서 마음이 너무 안좋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월마가
24/10/04 19:3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서린언니
24/10/04 19:44
수정 아이콘
코인이라니... 안타깝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Mini Maggit
24/10/04 19:59
수정 아이콘
저도 이미 동창 두 명 가서 남얘기같지 않네요
사이프리드
24/10/04 20:16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배두나
24/10/04 20: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하.. 결과는 다르지만 저도 똑같은 일을 겪고 있습니다.
전 3000만원 빌려줬다가 같은 이유로 지금 10원 한장 못 받고 있거든요.
연락이 아에 끊겨서 변호사 선임하고 경찰에 사기로 신고하고 2년정도 지나니까 다른 사람한테 돈 빌린거 못 갚아서 빵에 있다더군요.
그쪽 가족이랑 전화되었는데 본인들이 벌어서라도 한달에 100씩 갚을테니까 합의 좀 해달라고 해서 고민 중에 있습니다.
This-Plus
24/10/04 23:22
수정 아이콘
3천이나 빌려줄 정도면 진짜 믿을만한 관계였을텐데 안타깝네요.
배두나
24/10/05 01:02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입니다.. 그 놈의 코인에... 어휴
방구차야
24/10/04 20:57
수정 아이콘
영리치란 말이 정말 같쟎고 사회악같은 단어입니다.
노동의 가치와 선순환, 젊은이는 원래 가난하지만 도전하고 실패해도 되기때문에 아름답다는 사회의 가치가...
언젠가부터 영리치 허세로 포장되며 세대를 넘어선 빠른 성공을 추구하는 모델이 제시됐는데 아주 빌어먹을 롤모델인거죠.
그 수단이 연예인을 거쳐 주식투자나 코인대박으로 좋은차,좋은집,궂은일 하는게 바보이자 패배자라는 모습으로 선전되던게 지난 몇년간의 모습입니다.
이 궤도에 진입조차 못하는 이들은 먼산바라보듯 무기력이 기본스택으로 탑재되었고
일말이라도 쫒아가려는 이들은 제한적이며 뒷다리 찢어지는 일이다가
어떤 이들은 투자라는 미명하에 도박에 인생을 걸어버리는 우를 장려하는 사회가 현주소라고나 할까요
24/10/04 21:24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본문에 적지는 않았지만 이 친구도 랄로를 보고 비트코인 하면서 돈을 좀 땄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더 많은 돈을 벌려고 뛰어든 것 같다고 추측하고는 있습니다. 마치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같이요 ㅠㅠ..
wish buRn
24/10/04 21:11
수정 아이콘
피해자들이 안타깝네요...
24/10/04 21:16
수정 아이콘
돈이 뭐길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oujours..
24/10/04 21:18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명복을 빕니다......
24/10/04 23:47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슬픔을 간직하고 친구의 가는길을 기려주시되 글쓴님의 마음에는 평안이 있길 기원합니다.
모래반지빵야빵야
24/10/05 00:03
수정 아이콘
Sns들에서는 항상 성공하고 화려한 케이스들만 주목받지, 그 한명의 성공을 위해 몰락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죠...

개인적으로 sns와 유튜브 등 소위 알고리즘으로 작동하는 최근의 발명들이, 상식적인 인간사회의 몰락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 분의 명복을 빌고, 글쓴이께는 마음의 평안이 있으시길, 화살기도 드립니다.
24/10/05 00:05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장 홀가분할 대학 1학년때 부터 집안형편으로 고민많던 동기가 오버랩되어 남일 같지 않네요
VictoryFood
24/10/05 00:48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4/10/05 01:09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시장에서 투자를 시작한 지 17년 되어서 그런지 드믈지 않게 접하는 이야기입니다.

저 또한 그 많은 시간을 쏟았지만 아직도 모르겠고 어렵다 싶은 게 시장이고 투자인데, 코로나 시절 투자 광풍은 당시에도 이러면 안될텐데 싶었습니다.

그 시절 투자 광풍이 워낙 컸던 탓에 친구분과 비슷한 케이스는 꽤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전기쥐
24/10/05 05:4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Neanderthal
24/10/05 07:53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4/10/05 11:06
수정 아이콘
부동산등의 대상승... 가만히 있으면 점점 더 가난해지는 느낌
신분 상승 사다리 대부분 사라짐... 열심히 노력한다고 길이 보이지 않음... 돈이 없으면 패배자가 되는 사회 분위기
코인 투자 관련은 성공담도 실패담도 보다보면 그냥 너무 씁쓸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No.99 AaronJudge
24/10/05 11:52
수정 아이콘
안타깝습니다…
24/10/05 12:50
수정 아이콘
개인회생 이런 거 있지 않나요?
24/10/05 12:53
수정 아이콘
회생도 있고 파산도 있고 방법은 많은데 이미 주위 평판 다 박살났고 본인도 멘탈이 무너져서 저런 선택을 한것 같네요.
24/10/05 14:40
수정 아이콘
사업망했다고 자살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그래도 집은 건졌었는데.
뭘 하든 멘탈이 진짜 중요한가봐요
안군시대
24/10/05 14:33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언제부턴가 노동의 가치는 폄하되고, 투자 등으로 자산을 불리지 않으면 바보취급하는게 보편화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저런 함정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하도록 부추켜요. 심지어 도박을 해도 올인은 금기사항인데 말이죠..
자급률
24/10/05 17:06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퀀텀리프
24/10/05 17:11
수정 아이콘
일부 코인 대박, 부동산 대박 뒤에 숨어있는 어둠..
24/10/05 17:20
수정 아이콘
저런거보면 역시 우리나라는 부동산이네요 돈많이 번 사람은 많이 봤지만 저렇게 나락가는건 못봤네요. 구제제도도 많고. 국가에서 부양해서 구해주기도 하고
파프리카
24/10/05 21:30
수정 아이콘
젊은 나이에 정말 안타깝네요.. 일면식이 없는 저도 사연을 듣고 씁쓸하고 괴로운데 wonang님 마음은 어떠실까 가늠이 안됩니다. 아직 돌아가신 건 아니라고 하니 기적을 기원하겠습니다..
24/10/05 22:11
수정 아이콘
이래서 코인이 싫습니다. 그냥 도박판 같아요.
다시마두장
24/10/06 07:31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물론 친구분 개인의 선택의 결과라는 걸 알지만, 안 그래도 싫었던 코인이 더욱 싫어지네요. 코인으로 '똑똑하게' 벌면 될 걸 무식하게 노동이나 한다고 멀쩡한 사람들 은연중에 무시하던 그 치들도 함께요.
지네와꼬마
24/10/06 08:03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생생지락
24/10/06 10:06
수정 아이콘
장례업계에서 종사하고있는데 매년 자살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아요.
나이도 점점 젊어지는게 살기가 점점더 힘들어지는거 같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793 [일반] 지금까지 이용했던 항공사 소감-2 [15] 성야무인2513 24/12/01 2513 5
102792 [정치] 동덕여대 사태에서 학생측이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 (페미니즘의 역사?) [122] lux8928 24/12/01 8928 0
102791 [일반] 리디 마크다운 기념 만화책 추천글입니다 [21] Cand3222 24/12/01 3222 1
102790 [일반] K-유튜브 광고 관련 드는 불길하기 그지없는 생각 [15] 카아4507 24/12/01 4507 5
102789 [일반] 삼국지로 가는 길 [3] 식별2216 24/12/01 2216 8
102788 [일반] 러우 전쟁의 출구전략.. [42] 헝그르르6019 24/12/01 6019 1
102787 [일반] 모아나2 간단후기(스포) [11] 하이퍼나이프4248 24/12/01 4248 1
102786 [일반] [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2] 김치찌개1575 24/12/01 1575 1
102785 [일반] 친구의 계급, 친구의 거리 [35] 만렙법사4976 24/11/30 4976 24
102784 [일반] AI와 함께하는 즐거운 글쓰기. (3가지 AI 비교글) [14] 오빠언니2581 24/11/30 2581 4
102783 [일반] [역사] 그 많던 CRT 모니터는 어디로 갔을까? / 디스플레이의 역사 [17] Fig.15173 24/11/30 5173 15
102782 [일반] 웹소설의 후기 겸 재평가 [제암진천경] 스포주의! [13] 일월마가3479 24/11/30 3479 0
102781 [일반] 기척 흐리기가 상시 발동중 [23] 나른한오후5368 24/11/30 5368 8
102780 [일반] 마개조의 밤: 공돌이들의 광란의 파티 [4] にゃるほど4491 24/11/30 4491 4
102779 [일반] 이정도면 동덕대혁명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나요? [197] 뭉땡쓰15157 24/11/29 15157 54
10277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4. 갈 거(去)에서 파생된 한자들 [10] 계층방정2130 24/11/29 2130 2
102777 [일반] 동덕여대, 본관 점거 학생에 '형사 책임'도 묻는다 [54] 무한의검제8542 24/11/29 8542 18
102776 [일반] 국민연금 해외주식 수익률 21%...국내주식은 0.46% [63] 전기쥐7248 24/11/29 7248 3
102775 [정치] 주교 5인 포함 천주교 사제 1466명 시국선언 "어째 사람이 이 모양인가" [60] 철판닭갈비8632 24/11/29 8632 0
102774 [일반] 군대시절 기억 하나 [15] 흰둥3058 24/11/29 3058 4
102773 [일반] 방시혁, 4000억 따로 챙겼다…드러난 '하이브' 상장의 비밀 [131] Leeka13013 24/11/29 13013 7
102772 [정치] 올해 3분기 출생아수 8% 증가 [132] 하이퍼나이프12218 24/11/28 12218 0
102771 [일반] 눈이 기록적으로 내리니 안하던 짓을 하게 되네요 (풍경 데이터주의) [12] 사에7525 24/11/28 7525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