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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6:23
그런 시점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불확실한 자신만의 이론에 베팅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단편 중 하나라고 보는 입장에선 모든 인과관계가 밝혀진 후에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두려움에 젖어있는 생각이죠. 어차피 인생 별거 없습니다.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도 부족한데, 남이 모든 것을 낱낱이 밝혀주길 기다리는 것만큼 무의미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복어 한번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24/08/19 16:29
약간 다른 이야기 같은데
제가 읽은 최고의 자기계발서는 불교철학 대중서였고 그 다음이 쇼펜하우어 서적들이었습니다 크크 철학의 대중화가 이런쪽 문제해결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
24/08/19 16:43
저는 사실 이것도 어느정도 유행이라고 봅니다.
20년 전에는 달라이 라마, 10년 전에는 니체, 지금은 쇼펜하우어로 바뀐거라 보고 그때그때 그럴듯해 보이는 격언들을 꺼내와 포장하고 이렇게 살아라라고 광고 하는거죠.
24/08/19 16:50
불교철학은 능력이 안 돼서 대중서로 봤지만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로 읽었어요. 자기자신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24/08/19 17:09
대중서가 아니라 원작(원저작)을 봤다면 제가 단 답글은 어울리지 않았네요.
니체와 관련된 책이 쏟아 질 때 니체가 어쩌구 저쩌구 떠는 사람을 워낙 많이 봤는데 요즘은 쇼펜하우어에 관한 책들이 많아지더니 쇼펜하우어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유튜버가 늘어나 보여서 이번엔 쇼펜하우어가 유행이구나 생각했거든요.
24/08/19 17:14
근데 유행타긴 했습니다 크크크
누가 방송에서 40살에 읽는 쇼펜하우언가 언급해서 엄청팔렸거든요. Jedi Woon님의 댓글도 방향엔 공감합니다.
24/08/20 07:50
그런데 만약에 현대 철학을 대중화한다면 저 책에서 지적하는 것 같은 설익은 해결책도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 같은 좀 오래된 철학이라면 덜하겠지만요.
24/08/19 16:41
요즘은 저런 심리학 얘기를 떠드는 유튜버가 많아 졌습니다.
과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부터 시작해서 앞으로도 쭈욱 이어지는 논쟁(?) 이 되겠지요. 사람들이 쉬운 길을 찾고 쉬운 해결책을 찾는 습성을 버리지 않는 이상 한 두가지의 심리적 치료법은 꾸준한 인기를 끌겁니다. 그리고 저는 이에 대한 안티테제의 책과 이론들을 재미있게 볼 거구요.
24/08/22 06:31
확실히 쉬운 이야기에 끌리는 인간의 특성은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안티테제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결국은 진테제를 찾는 데까지 나가야 할 것 같아요.
24/08/19 17:00
사람은 누구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는 법이고, 그걸 어떻게든 예측하거나 컨트롤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죠. 그 방법이 종교든, 미신이든, 철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유사과학이든.. 자기계발서야말로 그런 "해답"을 최대한 단순화해서 제시해주고요.
종교인으로써, 사람들이 이단/사이비에 빠지는 이유를 고민해 본 적이 있는데, 기성 교단들은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해 주지 못합니다. 하도 오랫동안 많은 논의들을 거치면서 정립되어 온 교리인지라, 다양한 견혜를 재시해 줄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단/사이비는 그게 명쾌하거든요. 교주에게 충성하라던지, 전 재산을 교단에 바치라던지, 무안단물(...)을 먹으라던지 등등. 그러면 너의 모든 문제들이 단숨에 해결될 거라 하거든요. 어쩌면 자기계발서라는 것도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게 "시크릿"이죠.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너를 도울 거라는 그 단순한 논리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을 현혹했죠. 그리고 사실 이런 유혹을 떨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24/08/19 18:56
개인의 심리는 결국 사회구조에 영향받아 형성되는데, 구조는 냅두고 심리 = 마음먹기 = 개인책임으로만 돌리는게 제대로 될 리가 없죠. 사회는 없다는 말만큼 폐해가 큰 말도 없지 싶습니다.
24/08/20 07:51
사회는 없다는 말의 배경에는 사회 구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아노미적 상황이 있다는 게 무섭습니다. 결국은 저것도 어느 정도는 자기실현적 예언 같아요.
24/08/20 00:42
사회심리학 이론들이 사회적 혹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기 어려운 이유가 연구적 탄탄함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설명해 주신 내용 중 파워 포즈 같은 것은 확실히 재현에 거듭 실패하며 성급한 결론이었다는 게 밝혀졌죠. 반면 재현에 꾸준히 성공한 이론도 있습니다. 미진했던 부분을 개선하며 발전하는 경우도 있죠. 이 모두를 싸잡아서 같은 레벨이라고 보는 건 다소 성급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사회심리학 이론이 세상을 바꾸지 못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릿을 키우는 것. 거기서 말하는 내용이 말이야 쉽지, 그걸 꾸준히 지속하기는 절대 쉽지 않죠. 심지어 기존의 사고방식과 신념까지 뒤엎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결론은...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되게 하려고 애쓰는 게 인생이고 노력이지 않나 싶습니다. 어제보다 1g이라도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건 충분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은 명확하게 말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읽었던 많은 사회심리학 책에서는 이상적인 모습이 되는 걸 쉽다고 말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그걸 활용하는 많은 자기계발서나 기타 프로그램에서는 쉽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사람은 무조건 바뀌지만,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이걸 명심하면 손쉬운 해결책이라는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항상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시고, 생각할 거리를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도 1g 만큼 나아진 것 같습니다.
24/08/20 00:52
[그래서 결론은...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되게 하려고 애쓰는 게 인생이고 노력이지 않나 싶습니다. 어제보다 1g이라도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건 충분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주신 이 말이 너무나 멋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흔히 말하는 사회심리학류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적용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이쪽의 대표적인 비웃음거리인 '시크릿'조차도, 누군가는 시크릿을 보고 그대로 따라가면서 꿈을 꾸고 이뤄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같은 책들도, 누군가는 이 책을 비웃는게 아니라 진지하게 배우고 삶에 적용해나가기 위해 노력하죠.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 역시 존재하고요. 그런 책들이 허황되다고 비웃기 전에, 각 개인에게 필요한/좋은 책들을 찾고 실천해가는 노력을 해나가는게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24/08/22 06:36
'개인적'인 적용이어야 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 진지하게 배우고 삶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해결책이 철저하게 자신에게만 활용될 수 있다는 것까지 인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책 마지막에서 손쉬운 해결책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처지가 나쁜 사람들을 그런 손쉬운 해결책조차 하지 않는 ”노오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취급하고 깎아내릴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24/08/22 09:00
그러니 개인적이어야죠. 개인적이라는건, 다른 사람을 그걸로 평가할 생각 하지 말고 개인이나 잘하라는 의미니까요.
그래서 아무리 좋은 자기개발이론이더라도, 개인이 그걸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해야지.. 이걸 '내'가 아닌 '타인'을 평가하는 도구로 삼으면 이것만큼 잔혹해지는게 없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이론은 존재하지 않고, 어떤 이론이든 반대쪽 측면에서 보면 비판요인이 있을수밖에 없죠. 말씀하신 논지를 똑같이 비판하게 되면, 처지가 나쁜 사람들에게 이런 개발을 위한 다양한 '도구'를 제시하는것조차 나쁜 행동이 되는건데 그게 정말 나쁜건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죠. 처지가 나쁜 사람들 100명에게, 똑같이 소위 '손쉬운 해결책'을 던져주었는데.. 그 중 1명의 성공사례가 나왔다고 하면 그건 나쁜걸까요? 99명이 그 성공사례를 보면서 자학하고 비판하게 되니까 아예 100명 모두에게 그런 지식이나 기회조차 주지 않는게 맞는걸까요? 아무리 좋은 이론이나 도구라도, 비판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얼마든지 비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런 손쉬운 해결책들이 삶에 있어서 '좋은 도구'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도구'라는 것은,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거죠. 도구 자체의 잘잘못을 따지는것 보다는요.
24/08/20 07:56
한 가지 연구의 탄탄함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심리학계와 이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탄탄하지 못한 연구를 수행하기 쉬운 유인들이 너무나 많다는 지적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은 조금씩 개선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게 글쓴이의 의견이고,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것도 맞는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손쉬운 해결책을 갈구하려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어렵더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잘못된 길이었다면 미련 없이 빠져나오는(이것도 변화죠)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릿을 언급하신 것을 보니 책에서와는 달리 그릿이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룬 것인지가 궁금하네요. 책에서는 그릿은 성실성과 구분되기 어려우며, 그릿을 키울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시피하다(심지어 그릿 전도사까지도 그런 말을 한다!)고 하거든요.
24/08/20 18:09
그릿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더크워스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는게 아닐까라고 테드에서 말하긴 했습니다. 이 '성장 마인드셋'도 이론적인 도전을 안 받는다고 하긴 어렵지만 실험 결과는 존재하고 논의 자체는 그릿보다는 깊이 있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릿' 책의 행간에 잠깐 나오는데, 초기의 평균 성적이 중도탈락 여부를 예측하진 못하지만 일단 최종단계까지 도달하면 초기의 평균성적과 최종 성적과의 상관관계는 유의미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그렇다면 중도 탈락의 비율이 크다면 그릿은 여전히 삶에 중요한 요소일 겁니다. 그래서 그릿은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식으로 표현하면 성장 마인드셋은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드시 되는 건 아니지만 안된다고 하는 사람은 절대로 안된다'로 귀결되고요. 흥미로워 보여서 본문의 책도 구독서비스에서 조금 읽어봤습니다. 제 인상은 이 책 또한 정반합의 일부로서 받아들이는게 맞지 않겠나 싶습니다. 해당 연구들이 주목을 받았던 데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시사점을 가진 실험 결과를 제시했기 때문인데 재검토는 해야겠지만 전부 무위로 돌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통계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재현이 현저하게 어려운 이론은 폐기하는 것이 맞겠고, 언급된 연구들에서도 제한적이지만 유의미한 실험 결과는 존재하고 (그랬으니까 후속 연구들이 많았고 힘을 받았겠죠) 다만 해석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이론의 '정수'를 재현하려고 제 3자가 재현하려 하면 잘 안되는 패턴이 많아 보입니다. 어쩌면 사실은 그게 실험의 정수가 아닐 수 있겠죠. 예를 들어 그릿 같은 것도 성실성과 사실상 비슷한 척도인데 성실성 말고도 그릿을 이루는 소위 '한가지에 몰두하는지 여러가지에 신경을 분산시키는지에 관한 요소'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도 그릿이 사실상 성실성과 동일하다 해도 그것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것에 의미는 있다고 밝히고 있고요
24/08/20 14:12
사회학도 엄청 복잡한 학문이고, 심리학도 엄청 복잡한 학문인데, 그걸 합쳐놀은 사회심리학이야말로 당연히 굉장한 복잡계일거에요.
그런데, 그걸 어떤 하나의 이론으로 퉁쳐서 간단하게 설명하려 드니까 문제가 있는거라 봅니다. 정통(?) 사회심리학자들도 아니고, 자기계발서를 쓰는 작가들이 특히 그런 짓을 많이 하고요. 개인적으로 게임이론, 그릿, 넛지 등등의 용어들이 아주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걸 전부 복합적으로 적용해야 사회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책을 잘 팔려면 단순명쾌해야 하다보니..
24/08/20 08:59
원서 표지는 아마존에서 볼 수 있는데
https://www.amazon.com/Quick-Fix-Psychology-Cant-Social/dp/0374239800 한국 편집자가 유죄인 거로...
24/08/20 08:52
꼭 읽어봐야겠네요. 제 분야의 좋은 책을 항상 다른 사람에게서 추천 받아서야 알게 되는게 부끄럽기도 하고, 심리학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서 반갑기도 합니다.
사회심리학에선 본격적 자성의 시도가 요즘에서야 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환경이나 불평등, 소수자 기본권 문제 등 중대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 대중이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파악하고, 자신 하나 건사하는 것보다 시민들이 사회 제도,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정치적 움직임에 참여하도록 (기부, 청원서, 캠페인이나 시민단체 활동)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연구가 증가하는 걸로 보입니다. 개인에게서 문제와 해답을 찾는 건 능력주의적 세계관이 인기를 얻는 것과 궤가 같습니다. 나의 마음가짐, 작은 습관 하나가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은 내 운명의 열쇠가 내 손에 쥐어졌다는 흥분, 자신감, 안정감을 줍니다. 반면 일이 안 풀리면 모든 게 내 잘못인 것처럼 됩니다. 심지어 어쩌면 모든 게 내 잘못이어야 더 마음이 편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다음 번엔 더 노력해서 성공할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되니까요. 입시든, 취직이든, 다이어트든 간에요. 개인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 둘 중 하나만이 답이라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다만 인간의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은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 환경적 요인 모두에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쥬.
24/08/20 14:50
바버라 애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이 생각나네요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알게 모르게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고 있고 긍정적인 점이 많지만 사이비 자기계발론이나 유사과학의 논거로 활용될 가능성은 항상 조심해야죠.
24/08/22 06:42
자기계발서는 Restar님이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남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읽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이비나 유사과학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두 권의 책만 읽는 것이 아닌 폭넓은 독서가 필요할 것 같아요.
24/08/21 13:44
좋은 책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긍정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펜실바니아 대학교 회복 탄력성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는데, 관련 연구가 없어 궁금해 했습니다. 소개해 주신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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