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8/19 11:31:45
Name 요하네즈
Link #1 http://www.danseagrave.com/art/
Subject [일반] 데스메탈계의 거장 일러스트레이터를 소개합니다:댄 시그레이브 (Dan Seagrave) (스압) (수정됨)

GPbpk9y-Mk-VJ7-A2-DJboyl-KMtsp-H5six-Bp-Afq-QWHEm-C9y-Nrlf-Ibcte4iq-GMSEedzvo-M1-Wh-Vz-Lhv-Ka-RHAD013-Afrdn-RLwk-XUtp6-Rym-H


앨범 커버 아트. 국내에서는 앨범 자켓이라고도 불리웠던 이 예술작품은 해당 앨범 아트를 통해 뮤지션들의 음악적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며 해당 이미지가 지닌 디자인의 독창성 혹은 파격성으로 인해 아티스트들의 자체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는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유명한 앨범자켓의 경우에는 이따금씩 그 앨범 커버 디자인만으로도 화제가 되며 후대에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곤 합니다.


오늘날 디지털 싱글처럼 광디스크나 USB같은 특정한 물리적인 매체가 없는 형태의 음원이 발매되기도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뮤지션이 발매하는 싱글 혹은 앨범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필연적으로 존재하게 되기 마련이기에 이처럼 상업적인 효과 때문이든 뮤지션들이 본인들의 음악성을 자체적으로 시각적인 수단으로 형상화하려는 목적에서든 많은 뮤지션들이 앨범 커버 디자인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본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기 위해 앨범 혹은 싱글 발매시마다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을 제작하게 됩니다.


대개 앨범 아트를 디자인 한다는 것은 음악과는 다른 영역의 예술이기 때문에 미술가 혹은 사진가 등의 전문가들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많은 뮤지션 혹은 밴드들이 디자이너들에게 앨범 아트 제작을 문의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앨범커버 디자인 역시 뮤지션들마다 제작하는 방식이 천차만별로,
매 앨범마다 각각 다른 컨셉으로 사진가 혹은 현대 미술작가들에게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예 전속으로 본인들의 모든 작업물을 전부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일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image
image.jpg
▲일본의 유명 모던락 밴드인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 (ASIAN KUNG-FE GENERATION)의 모든 정규/싱글앨범 디자인을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진 나카무라 유스케(中村佑介).  2010년에 방영되었던 일본의 TV 애니메이션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걸로도 유명합니다. 이러한 인연 덕분에 해당 TVA의 오프닝 테마도 아지캉이 담당했었죠.







물론 뮤지션 본인이 평소에 미술쪽에 일가견이 있거나 그림을 그릴 줄 안다면 본인이 직접 그려서 제작하기도 합니다.

image
앨범 커버 아트를 본인이 직접 그리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요네즈 켄시(米津玄師)
보컬로이드 프로듀서인 하치(ハチ) 명의로 하츠네 미쿠나 GUMI등의 보이스로 니코니코 동화에 본인이 조교한 곡을 투고하던 시절에는 곡 제작 및 연주 뿐만이 아니라 아예 뮤비와 자막 디자인까지 싹 다 도맡아서 제작하곤 했습니다. 
image.jpg
▲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시절 하치 명의로 온라인에 투고했던 곡의 뮤비에 삽입한 본인이 그린 일러스트들. 
보컬로이드 쪽에서 작곡,작사,조교와 더불어 일러스트까지 병행하는 케이스는 피노키오피(ピノキオピー)등 유사 사례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아티스트는 과거 90년대 초, 
헤비메탈의 극단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했던 데스메탈씬에 있어서 역사의 산증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태생의 화가 대니얼 시그레이브(Daniel Seagrave), 통칭 댄 시그레이브입니다.


Interview: Dan Seagrave (Artist) | No Echo



시그레이브는 1970년 영국에서 태어났고 이후 캐나다에 주로 거주하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화가입니다. 본업은 미술 분야이지만 이쪽 계통 예술가들이 으레 그러하듯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 체육 등 다양한 영역을 두루두루 섭렵하는 경향이 있는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시그레이브 역시 영화제작, 음악활동, 프로듀싱 등의 영역에서도 크게 관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에 걸쳐 왕성하게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367013937-788081283300867-6974879460820639556-n.jpg


본인 스스로의 예술관과 내면의 의식을 투영한 Temple 시리즈를 비롯해서 (해당 작품은 작가 본인에 따르면 하나 제작하는 데에 1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고) 다양한 밴드와 뮤지션들의 의뢰를 받아 앨범 커버 아트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앞서 언급된 것처럼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올드스쿨 데스메탈 거장들의 명반을 주로 맡아서 제작한 것으로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revolver-pantera_D3A1C5_lead.JPG
cover46_lead.JPG


그의 화풍에서 보여지는 가장 큰 특징은 작품을 보자마자 느껴지는 극한에 다다른 매우 세밀한 묘사와 압도될 수 밖에 없는 장엄하고도 놀라운 스케일에 있습니다.


image


더군다나 이러한 놀라운 디테일들을 CG가 아닌 직접 브러쉬 및 물감 등의 전통적인 기존의 채색도구를 이용한 작업방식을 고수함으로써 핸드메이드가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색감 및 묘사를 여감없이 보여주며, 극단적인 색감의 대비 등으로 인해 더욱 강렬하게 이미지를 뇌리에 박히게 합니다.



demonh64_D997D9_lead.JPG
cover28_lead.JPG


그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묘사되는 형상들은 압도적이면서도 대부분 극단적으로 왜곡되어 불길하면서도 위태로운 느낌을 선사하며 거기에 전반적으로 칙칙한 채도와 색조를 활용하여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증대시킵니다.

패턴, 문양, 고딕, 건축 등 구조적인 요소에서부터 기계문명, 괴수, 흑마술 같은 오컬트적인 요소까지 포함해서 대놓고 고어틱한 컨셉으로 디자인을 구축할때도 있는데 이런 그의 아트워크를 보고 있자면 마치 다크소울 시리즈의 세계관을 그대로 화폭에 묘사한 듯한 느낌을 선사받기도 합니다.

죽음, 악마, 혼돈, 허무, 공포, 폭력, 파괴 등 어둡고 과격한 이미지나 키워드를 음악적인 모티브로 주로 차용하는 데스메탈이라는 음악에 있어서 이러한 시그레이브 특유의 화풍과 본인이 추구하는 예술관 등이 함께 더해지면 그야말로 장르적으로 최적의 시너지를 불러 일으키게 되어 시그레이브는 벌써 30년이 훨씬 넘는 세월동안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북미,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대표적인 데스메탈 밴드들과 연결되며 그들의 작업물에 본인의 작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해당 밴드로부터 의뢰를 받아 본인이 작업한 작품을 해당 밴드가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이따금씩 있다고는 합니다. 
물론 그 경우에도 받을 건(?) 확실하게 다 받는다고)





시그레이브의 방대한 작품을 여기서 다 소개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그가 작업한 앨범 아트들 중에 워낙 데스메탈씬에서 전설적인 명반들이 많아 대표적인 작품들 위주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Dismember (Sweden) – Like an Ever Flowing Stream (1991)
IMG-5385









Entombed (Sweden) – Clandestine (1991)
IMG-5949










Morbid Angel (USA) – Altars of Madness (1989)
IMG-5950









Malevolent Creation (USA) – The Ten Commandments (1991)
IMG-5953









Suffocation (USA) – Effigy of the Forgotten (1991)
IMG-5386











Nocturnus (USA) – The Key (1990)
IMG-5952










Carnage (Sweden) – Dark Recollections (1990)
IMG-5954










Benediction (UK) – Transcend the Rubicon (1993)
IMG-5956










Gorguts (Canada) – Considered Dead (1991)
IMG-5957










Pestilence (Netherlands) – Testimony of the Ancients (1991)
IMG-5959










Hypocrisy (Sweden) – Penetralia (1992)
IMG-5958










Vader (Poland) – The Ultimate Incantation (1992)
IMG-5955










Decrepit Birth (USA) – ...And Time Begins (2003)
IMG-5960










Becoming the Archetype (USA) – Terminate Damnation (2005)
IMG-5961







Rivers of Nihil (USA) – Monarchy (2015)
IMG-5964











Demon Hunter (USA) – Exile (2022)
IMG-5965




더 많은 작품을 찾아보거나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시그레이브 작가 본인의 홈페이지 혹은 그의 인스타그램 등에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SNS쪽에는 본인이 작업하는 과정이 짤막한 릴스로 이따금씩 영상이 업로드 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CG보다 손으로 직접 그리는 일러스트 제작 방식을 선호하는데다가 평소 음악적인 성향과 완벽하게 일치하다보니 완전 취향저격이 된 작가 중 하나인데 혹시 자신만의 최애에 해당하는 앨범 커버 디자인이나 아티스트들이 있다면 같이 공유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럴수록 더 빡세게 메탈 들으면서 간만에 음반들도 좀 새로 사며 여러모로 예전 시절 추억들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p.s. 장르 특성이 특성인지라 대놓고 고어한 앨범 자켓도 몇개 그리긴 했는데 여기선 가급적이면 제외했습니다.
워낙 세밀한 묘사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다 보니 당연히 고어묘사도 끝내주게(!) 잘하는데 본인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닌지 해당 묘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사실 이 분야의 최고봉으로는 데스메탈 역사상 최고의 상업성을 지닌 미국의 브루탈 데스메탈 밴드인 카니발 콥스(Cannibal Corpse)의 전속 앨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노블 작가인 빈스 로크(Vince Locke)라는 끝판왕이 있기도 하고.


p.s.2 블랙,데스 등 익스트림 계열 밴드들에게는 이례적인 케이스입니다만, 영국의 전설적인 데쓰레쉬 밴드였던 볼트쓰로워(Bolt Thrower)의 경우 앨범커버를 밴드명의 어원에 걸맞게 워해머4000 시리즈의 일러스트를 차용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오른쪽은 리마스터판)
7e15d4f5d5d2ca98f6a2bc7996a853af.jpga1419088630_10.jpg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及時雨
24/08/19 11:53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Neanderthal
24/08/19 12:15
수정 아이콘
데스메탈...가까이 할 수 없는 너!...ㅠㅠ
24/08/19 12:41
수정 아이콘
좋아하는 앨범들이 많네요. 소개해주신 인물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4/08/19 13:15
수정 아이콘
메탈이 대중적인 장르는 아닌데도 앨범 이미지 보면 항상 고퀄이라서, 누가 그렸을까 했는데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있었군요
서린언니
24/08/19 14: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런 쩔어주는 앨범아트 때문에 아직도 엘피나 시디 사시는 분들이 계신다고 하죠. 디지털로 오면 뮤비일러나 섬네일아트 정도 되려나요
Zakk WyldE
24/08/19 21:55
수정 아이콘
옛날 타워레코드 같은데 가서 내가 잘 모르 밴드의 앨범을 한 번 사서 들어봐야겠다 싶으면 앨범 커버보고 골라 듣기도 하고 그랬죠.. 흐흐
24/08/19 23:19
수정 아이콘
논외지만 테스타먼트 더 개더링 앨범아트가 바꼇더군요 더 기괴해짐;;
명왕의찬가
24/08/20 23:09
수정 아이콘
오우 글 감사합니다. 디스멤버랑 인툼드는 1991년 앨범이 맞나 싶을 정도로 레코딩이 장난 없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796 [일반]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의 모험 - 모아나2 [4] Kaestro2721 24/12/01 2721 2
102795 [정치] 대통령실 “민생·치안·외교 문제 발생시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 [118] 베라히11928 24/12/01 11928 0
102794 [일반] 선생님이 죽었다 : 28살 특수교사의 죽음 [36] 핑크솔져5187 24/12/01 5187 4
102793 [일반] 지금까지 이용했던 항공사 소감-2 [15] 성야무인2489 24/12/01 2489 5
102792 [정치] 동덕여대 사태에서 학생측이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 (페미니즘의 역사?) [122] lux8897 24/12/01 8897 0
102791 [일반] 리디 마크다운 기념 만화책 추천글입니다 [21] Cand3195 24/12/01 3195 1
102790 [일반] K-유튜브 광고 관련 드는 불길하기 그지없는 생각 [15] 카아4490 24/12/01 4490 5
102789 [일반] 삼국지로 가는 길 [3] 식별2197 24/12/01 2197 8
102788 [일반] 러우 전쟁의 출구전략.. [42] 헝그르르5990 24/12/01 5990 1
102787 [일반] 모아나2 간단후기(스포) [11] 하이퍼나이프4186 24/12/01 4186 1
102786 [일반] [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2] 김치찌개1558 24/12/01 1558 1
102785 [일반] 친구의 계급, 친구의 거리 [35] 만렙법사4947 24/11/30 4947 24
102784 [일반] AI와 함께하는 즐거운 글쓰기. (3가지 AI 비교글) [14] 오빠언니2549 24/11/30 2549 4
102783 [일반] [역사] 그 많던 CRT 모니터는 어디로 갔을까? / 디스플레이의 역사 [17] Fig.15138 24/11/30 5138 15
102782 [일반] 웹소설의 후기 겸 재평가 [제암진천경] 스포주의! [13] 일월마가3444 24/11/30 3444 0
102781 [일반] 기척 흐리기가 상시 발동중 [23] 나른한오후5346 24/11/30 5346 8
102780 [일반] 마개조의 밤: 공돌이들의 광란의 파티 [4] にゃるほど4468 24/11/30 4468 4
102779 [일반] 이정도면 동덕대혁명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나요? [197] 뭉땡쓰15130 24/11/29 15130 54
10277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4. 갈 거(去)에서 파생된 한자들 [10] 계층방정2106 24/11/29 2106 2
102777 [일반] 동덕여대, 본관 점거 학생에 '형사 책임'도 묻는다 [54] 무한의검제8524 24/11/29 8524 18
102776 [일반] 국민연금 해외주식 수익률 21%...국내주식은 0.46% [63] 전기쥐7216 24/11/29 7216 3
102775 [정치] 주교 5인 포함 천주교 사제 1466명 시국선언 "어째 사람이 이 모양인가" [60] 철판닭갈비8604 24/11/29 8604 0
102774 [일반] 군대시절 기억 하나 [15] 흰둥3041 24/11/29 3041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