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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8/15 21:42:44
Name 데갠
Subject [일반] 파스타 실패담 후속편

요전에 쓴 글 이후로 이거저거 레시피를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유튜브 이거저거 보다가, 꽂히는게 있으면 한 번 씩 도전해보면서 재료도 사보고요.
버터나 생 파슬리 화이트 와인 같은 것도 깔짝깔짝 모으는 중.

그리고 유튜브 레시피는 대부분 그대로 따라하면 애매하고 절충하는게 좋더라구요.
시행착오 해야 한다는 뜻 크크.


1. 알리오 올리오

접근성이 좋아요. 마늘이랑 올리브 오일은 다른 레시피에도 다 들어가기 때문에 페페론치노만 사면 재료는 끝.
쉽지만 만만하지만은 않고, 오히려 그래서 면수 간, 만테까레 등 실습하기 좋았습니다.


2. 부로에 알리치(앤쵸비)

앤쵸비도 가격대가 좀 있고 버터도 없었어서 새로 사느라 재료 접근성이 낮긴 했습니다. 하지만 실력 대비 맛이 괜찮게 뽑히는 편.
처음엔 알리오 올리오 레시피에 추가하는 레시프를 보고 샀는데 이게.... 절충이 어렵습니다.
아주 예쁜 파란색 염료와 아주 예쁜 주황색 염료를 섞어서 똥색이 나온 느낌.
반면, 버터 파스타에 넣는 레시피는 만들기도 쉬운데 난이도 대비 퀄리티가 엄청나게 높았습니다. 멸치멸치한 감칠맛 폭탄.
맞다. 레몬 제스트 닦을 베이킹 파우더가 없어서 쌍남자식으로 그냥 넣었습니다.


3. 까르보나라

굉~~~~~장히 어려운 레시피. 일단 계란 노른자부터 까다로운데, 자칫 비린 계란을 그렇다고 팍 익히면 스크램블이 되면서 망.
[한입 먹어보니 비려서 어 뭐가 문제지 검색하는 사이에 오버쿡 되버림 <<< 실패 1]
또 노른자+올리브오일+베이컨+치즈....기름기름한 요리라 후추를 진짜 왕창 때려넣어야 하는데 이것도 자칫 투머치 십상.
재도전 했을 때는 면수에 물을 타서 미지근한 온도로 치즈를 녹인 뒤 살짝 흥건할 때부터 중약불로 농도를 맞췄습니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는데, 끓여서 증발시키는 것도 아니면서 점도가 맞더라구요.


4. 그리챠

[어차피 베이컨이면 그냥 마트에서 사는 얇은걸로 기름을 뽑아도 되는거 아냐? <<< 실패2]
일반 베이컨은 기름이 안뽑힙니다.....맛이 영 심심해서 케이퍼 때려넣고 케이퍼 맛으로 먹었습니다.
기름을 뽑아낼 관찰레가 없으면 그냥 알리오 올리오에 치즈 넣는게 훨씬 맛있습니다...크크크크.


5. 봉골레

[마트 가는 김에 XXX 사다주라 특) 대체로 실패함. <<< 실패 3]
네. 스파클링 와인을 사오더군요. 모스카토를 넣으니까 불길이 치솟던데 이게 스파클링이라 그런건지 팬 온도가 너무 높았던건지....
근데 맛은 썩 괜찮았습니다. 특히 생 파슬리 배달시켜서 넣어보니 이게 완전 히트.
나중에 겨울이 오면 바지락 대신 굴이랑 레몬주스 넣고 해먹어보고 싶습니다.
화이트 와인 한 번 트라이해보는거 괜찮을거 같아요. 버섯 파스타 레시피에도 쓸 수 있고요.


6. 파슬리 파스타

아메리칸 셰프에 나온 그 파스타입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반한 어쩌고 저쩌고 그거.
생 파슬리는 건 파슬리랑 아예 다른 허브입니다.
폭력적인 파슬리 향이랑 치즈 레몬이 혀를 때리는데  와....재료를 산 보람을 느끼게 하는 파스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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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딜링호흡머신
24/08/15 22:03
수정 아이콘
라자냐 가즈아
비오는일요일
24/08/15 22:13
수정 아이콘
만드신 파스타 재료 보니까 샐러드도 제대로 만들어 보시면 재밌을 것 같네요.
일단 엔초비 들어간 시저샐러드 만들어 보시고, 니수아즈 샐러드, 리오네이즈 샐러드.
이런 식으로 확장해가시면 샐러드에서도 굉장히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어요.
24/08/15 22:43
수정 아이콘
베이컨으로 기름을 뽑으시려면 통베이컨 제품있는데,
그거 썰어서 하시는게 좋고
전 제품 베이컨보단 초리조 슬라이스된 제품 같은거 사다가
적당히 썰어준 다음 퓨어오일 살딱 뿌리고
가정용 화력이니 중불이나 중약불에서 향이 올라올때 까지 소테 해주고 거기에 원하시는 재료넣고 조리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저같은 경우는 여기에 깔라마따 올리브나 이탈리안올리브 5종믹스(둘다 제품이라 인터넷 검색하면 나옵니다) 이런거 썰어서 넣고 샬롯(없으면 적양파), 마늘 대충 썰어서 넣고 볶아주고 물 버터 넣고 졸이고 치즈 마무리해서 많이 먹습니다. 색을 넣으려면 방토같은걸 추가해도 좋고, 식감까지 잡으려면 파프리카 슬라이스 해서 넣어도 좋습니다. (속껍질까지 제거하는게 더 좋지만 로스도 늘고 귀찮으니 비추합니다)

제가 이 길을 가고부터, 부모님 친척 친구들이 요리관련해서 물어볼때 제가 해주는말이 있는데. 요리는 자유롭게 하는게 좋습니다. 재료나 레시피에 지나치게 연연하면 그거말곤 또 꽝이라서... 레시피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는 자유롭게 막 넣고 빼보세요 흐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이야기가 어느정도 사실인게, 필드에서도 조져보는 애들이 빨리 큽니다. 자기가 왜 조졌는지를 생각해보고, 상급자나 선배한테 물어보는 애들에 한에서
그냥 시키는대로만 기계처럼 하는 애들은 정말 안늡니다

물론 레시피 재현도 못하는 분들은 레시피부터 넘고 오셔야 ...
24/08/16 09:51
수정 아이콘
전 레시피 재현에 매진 중인 초보긴 하지만 크크. 유튜브는 재현도 쉽지 않더라구요. 만드는 사람들 보다는 보는 사람들을 위한 컨텐츠가 많다보니.

일단 팬 종류나 가스불 세기에 따라 변수가 많고 저는 계량기도 없다 보니까 레시피 하나를 그냥 따라하기보다는 여럿 본 다음 취사선택해야 하는 느낌인데 요즘 그 요령은 붙고 있습니다 크크.
24/08/16 20:57
수정 아이콘
크크크 유튜브는 그렇긴하죠.
팬은 각각의 특성이 있는거라 취향이라 봅니다.
개인적으론 다이소꺼 3000원 짜리도 상관없습니다
크크

계량기가 없으면 전통의 혀로 ...
데갠님의 실패들이 다 노하우로 변해가는 것 같네요
화이팅입니다 !
24/08/15 23:31
수정 아이콘
파스타 소스를 직접 만드시는군요 대단합니다.


저같은 경우 파스타소스는 그냥 폰타x 제품을 사서 그걸 버무리기만 하면 파스타가 완성이 되서...


저에게는 파스타 요리가 라면 끓이기와 거의 동급입니다. 파스타면 익히는데 라면보다 조금 더 시간을 써야 하는 편...
24/08/16 09:37
수정 아이콘
근데 폰타나 토마토 라인업은 퀄리티가 진짜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볼로네제.
저도 토마토 파스타 먹을 때는 폰타나 사서 치즈나 좀 갈아 올려 먹습니다.
24/08/16 00:52
수정 아이콘
관찰레 파는 곳이 없어서 못 사시는 거라면 네이버에서 [프랑스 구르메] 추천드립니다. 관찰레 말고도 툴루즈 소시지와 잠봉 드 파리를 애용하고 있죠.
마갈량
24/08/16 01:11
수정 아이콘
불쇼는 달궈진 기름이 수분과만나 유증기가 되며 불이붙거나
본문의 케이스처럼 알콜이 달궈진팬에 부어지며 기화하다 불이 붙습니다.
스파클링와인은 탄산덕에 확산이 더 폭발적인가보네요.
어짜피 이탈리안은 강한화력이 그다지 필요없는 장르입니다. 팬을 너무 뜨겁게하지마시고 알콜을넣어보세요
까르보나라는 불이 없어도됩니다. 충분히 미지근해진팬에 소스를 섞어주시고 약불에서 천천히 에멀전화 시키셔도 됩니다. 만떼까레가 가장 효과를 잘보는 파스타니 밖으로 흐르지않게 깊은팬을 사용하시면 편합니다
24/08/16 09:36
수정 아이콘
스텐팬을 쓰라는 말이 많아서 쓰고 있는데 이게 고기 구울 때 쓰던 팬이다 보니 길을 들이면 투머치하게 과열이 되서 참.....팬을 하나 살까봐요.
마갈량
24/08/16 10:56
수정 아이콘
스탠팬쓰지마세요.....오래쓰는건 좋은데 그냥 코팅팬사서 자주갈아주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어짜피 취미니까요.
스댕팬은 고온으로 시어링을 빠르게낼때만 사용하시는게 몸도 마음도 주방도 편안합니다.
그리고 정 스탠팬을 쓰시고싶으실땐 온도는 추가기름을 투하로 낮추시는게 편리합니다.
부르즈할리파
24/08/16 03:01
수정 아이콘
저는 요즘 바질 페스토 해먹는데 이것도 좋더군요. 사실상 파스타 익히면 불끄고 비빔소스마냥 섞어주기만 하면 되서 편합니다.
체리과즙상나연찡
24/08/16 10:01
수정 아이콘
면만 삶아서 폰타나하면 되는데 어떻게 실패할수가 있지? 라는 댓글을 남기러 왔는데 직접 다 만드셨군요 대단합니다
24/08/16 22:40
수정 아이콘
전 소스는 사서, 면은 직접 만들어서 하는데
제면기 하나 사서 해보시면 그것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100g에 계란 하나, 물없이 만드는 레시피인데
직접 만들면 아무래도 표면이 완벽히 매끄럽지는 않아서
소스를 더 잘 머금은 파스타가 되더라구요.
바질 페스토 만들어보시면 왠만한 허브나 채소로는
모든게 다 페스토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셔도 될것같구요.
24/08/17 14:02
수정 아이콘
저번에 마트 가보니까 바질을 팔더라구요. 그래서 페스토를 도전해보려니까 또 잣은 안팔아서 고민 중입니다. 5일장 하는데 한 번 가볼까....
아무튼 페스토를 잔뜩 만들어서 얼려놓고 먹고 말겠다는 일념에 가득차 있습니다 지금 크크크. 아. 페스토는 그냥 믹서기로 만드려고 했는데 절구에 빻아서 만드는 것과 맛 차이가 심한가요?
24/08/17 16:31
수정 아이콘
잣 말고 걍 믹스너트(소금간 안된거) 쓰셔도 됩니다. 믹서기는 매-우 곱게갈려서 씹는맛이 덜하긴 한데, 결국 먹으면 비슷합니다.
엄청 민감하시면 빻는게 향이 덜 날아가긴 할거에요.
이것도 약간 가정식의 영역이라서 산도(레몬즙)랑 염도, 당도 조절이 본인 입맛에 잘 맞게 하시는게 베스트구요.
올리브유도 아낌없이 쓰셔야합니다.
즐거운 요리생활 되세요!
24/08/31 19:48
수정 아이콘
바질 페스토로 해보고 양이 적어서 믹서기로 곱게 안갈려서 실패했는데...더 싼 깻잎을 발견해서(200g에 2천원!) 꺳잎 페스토 양을 왕창 만들어서 성공했습니다. 먹다가 생각나서 댓글 달고 가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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