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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8/06 20:31:41
Name Fig.1
Subject [일반] 유럽사는 딱 3가지만 알면 됩니다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
안녕하세요 Fig.1 입니다.

저는 약 3년간 사소한 것들의 역사를 정리해서 올리곤 했는데요. 글을 올리면 올릴 수록 정보의 나열이라는 것에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ChatGPT로 정보를 얻기 쉬워진 시대가 되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ChatGPT나 나무위키, 위키피디아의 정보가 부정확하고, 정보량에서도 부족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제가 조사해도 마찬가지인걸요.

정보를 얻기 쉬워진 세상에서는 정보의 맥락이나 관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사피엔스>나 <총균쇠> 같은 빅히스토리 책들 처럼요. 사실 이런 고민을 오래 전부터 해왔는데 그럼에도 계속 사소한 것들의 역사를 조사했던 이유는 정보가 모이다 보면 관점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관점을 만드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관점 만드는 법(?)을 연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좀 해봤는데, 제가 내린 결론은 '우선 관점이 있는 책들을 보고 정리해보자'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보를 찾는 것을 그만 둔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처음 고른 책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입니다. 이 책은 유럽사를 300페이지 남짓에 정리를 해놓았습니다. 그마저도 핵심은 1부인 50페이지 남짓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 중간 도표로 정리를 해두어 이해하기도 쉽고요. 인사이트 입문서라고 할만 합니다.

이 책을 펼쳐보면 첫장부터 핵심이 나옵니다. 유럽 문명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 기독교 문화, 게르만 문화로 구성되었다라는 것이죠. 책이 진행되면서 이 세 요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줍니다.



Fig.1 고대 : 그리스•로마

본격적으로 책 내용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먼저 유럽 문명의 시작은 그리스•로마에서 시작됩니다. 유럽 문명에 있어 그리스•로마의 영향은 지적 방법론에 있습니다.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현상을 단순화시켜 논리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유클리드 기하학이 있죠. 기하학은 완벽한 원, 삼각형 그리고 점 같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단순화시켜서 이해하는 툴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지식 체계 만들어 낸 것이 유클리드 기하학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 한가지 그리스•로마의 지적 방법론은 바로 직관에 있습니다. 오늘날 과학적 방법론은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하는 연역적 방법론을 대부분 사용합니다. 반면,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정신을 제대로 작동시키고 열심히 생각한다면 올바른 답을 얻게 된다고 믿었던 것이죠. 이러한 그리스•로마의 지적 방법론 유럽 문명의 토대가 됩니다.



Fig.2 중세 : 그리스•로마 + 기독교 + 게르만

그리스•로마 이후 유럽에 등장하는 것은 바로 기독교 문화입니다. 로마 제국은 다양한 인종과 종교로 구성되어 제국을 통치했기 때문에 다른 종교에 대해서 매우 관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유일신 사상이기 때문에 관용적인 로마에서 포용하기 어려웠고 결국 박해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식적으로 후원하면서 기독교는 빠르게 로마 제국의 유일한 공식 종교가 됩니다. 로마가 기독교 문화를 보존하게 된 것이죠.

로마 제국은 게르만족에 의해 멸망합니다. 게르만 족에게 전쟁의 목적은 약탈에 있었지, 제국이나 나라를 빼앗아 자신들이 운영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로마 제국과 무관하게 운영되어 왔던 기독교 체계, 그러니까 교회라는 작은 정부에게 일종의 위탁 운영을 맡깁니다. 나중에는 게르만 족 스스로가 기독교를 지원하고 믿게 되죠.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에도 남아있게 된 기독교는 그리스•로마 문화를 보존합니다. 기독교는 스스로의 지식 체계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성경이나 교리를 해석하기 위해 그리스•로마의 지식, 철학, 논리학 등을 이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토마스 아퀴나스와 같은 중세 철학자들이 있습니다.

중세 시기 전투를 좋아하던 게르만 족의 특성은 기사로 이어지게 됩니다. 게르만 전사들은 자신들의 싸움 능력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싸움을 일종의 스포츠처럼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기독교적인 대의 명분을 들어가면 기사가 됩니다. 교회는 기독교적인 대의 명분을 들어 기사들에게 비기독교인들과 싸울 것을 독려합니다. 특히 당시 무슬림 수중에 들어가 있던 성지를 탈환하기 위한 십자군 운동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



Fig.3 근대 1 - 기독교의 몰락

① 15세기 르네상스 (기독교에서 분리되는 그리스•로마 문화)
중세 이후 르네상스 시기가 옵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만 사용되었던 그리스•로마 문화 지식을 신학과 무관하게 연구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그리스•로마의 지식이 탄생했던 그 시기 그대로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점차 교회가 이야기하는 죽음 이후의 삶보다는 인간의 세계, 세속적인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② 16세기 종교개혁(기독교와 교회의 분리)
중세시대 기독교는 권력의 중심이 되었고, 모든 권력이 그렇듯 부패합니다. 이때 등장한 마르틴 루터는 구원받기 위해서는 사제의 지배하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신앙심을 갖으면 된다는 것을 추론해냅니다. 기독교에서 교회를 분리한 것이죠.

기독교에서 교회를 분리하기 위해 루터가 무기로 삼은 것은 성서였습니다. 교회의 지배가 아닌 성서에 적힌 내용을 하면 된다는 것이죠. 루터는 당시 발명된지 30년이 채 되지 않은 인쇄술을 이용해 번역한 성서를 유럽 전역에 널리 퍼트렸습니다. 그리하여 빠르게 국제적인 추종 세력을 확보하죠.

주목할만한 루터의 추종 세력 중에는 독일 제후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독일은 프랑스나 영국처럼 하나의 나라가 아닌 신성 로마 제국이라는 이름 하에 200여개의 영지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나라보다도 교회의 영향력이 막강했죠. 제후들은 루터를 공식적으로 후원함으로써 교회의 토지를 장악하고, 로마로 돈이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루터의 추종 세력을 프로테스탄트라고 하는데요. 기존 기독교인 카톨릭교도와 프로테스탄트들간의 싸움은 100년이 넘게 지속되도록 승패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자 이들 사이에는 서서히 관용의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프로테스탄트 국가와 가톨릭 국가가 이제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 받아들여지게 되고, 그다음은 여러 종류의 기독교들이 한 나라 안에서도 평화롭게 살 수 있다라는 관념이 사실이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죠.

③ 18세기 계몽주의(기독교 → 이성)
18세기에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 사상이 등장합니다. 계명주의 사상은 비이성적인 종교를 무대에서 내리고 이성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흔히 계몽주의 사상의 업적으로 백과사전을 꼽습니다. 백과사전은 모든 것에 이성을 적용하고, 지식 내부에는 그 어떤 계층적 분류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급진적이었습니다. 만약 중세 시대에 지식백과를 만든다면 그 대상은 종교에 국한될 것이고, 첫 장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나올 것입니다. 반면, 18세기에 등장한 백과사전은 모든 지식 다루었고 이를 ABC 순으로 나열했죠.



Fig.4 근대 2 - 그리스 로마 문화의 몰락

① 17세기 과학혁명(그리스•로마 문화의 몰락)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되어온 우주관에 따르면 태양과 행성 들은 지구 주변을 완벽한 원의 궤적을 그리며 돕니다. 하지만 17세기 과학자들은 지구가 중심이 아니며, 행성들은 태양 주위를 타원 궤적을 그리며 돈다는 것을 밝혀내죠. 이를 통해 유럽 문명을 지탱해 오던 그리스 로마의 지식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됩니다.

② 18세기 낭만주의(부각되는 게르만 문화)
18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계몽주의와 달리 낭만주의는 18세기 독일을 중심으로 발생합니다. 낭만주의는 프랑스적 계몽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이성보다는 감정, 정서, 정념을 믿었습니다. 낭만주의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의 언어와 역사에 의해서 형성되었고 그것들이 우리 안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지역에서는 그리스 로마 이전의 게르만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길 원했고, 동경했습니다. 독일이 아니더라도 낭만주의는 자신만의 문화와 언어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정부를 지녀야 한다는 민족주의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가 요약한 부분은 앞의 50페이지 남짓이고,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더 읽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역사를 보는 관점이 명확한 책들을 요약해 보려고 하는데요.
혹시 아시는 좋은 책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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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akesTwo
24/08/06 20:38
수정 아이콘
이 책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간략하게 설명이 가능하구나 싶더라구요.
24/08/06 21:12
수정 아이콘
저도 손에 꼽는 역사책입니다:)
계층방정
24/08/06 20:43
수정 아이콘
저는 최근에 '자아폭발'이라는 책을 읽고 아무리 정보의 맥락이나 관점이 중요하고 현대 사회에 울림이 있어도 뒷받침하는 근거를 체리피킹으로 가져오면 뭔 소용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문제는 없을까요? 역사를 보는 관점이 명확한 책들을 접할 때,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24/08/06 21:11
수정 아이콘
우선 자아폭발이라는 책을 읽지 않고 적는다는 점 밝힙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책도, 아니 그 어떤 지식도 해당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유명한 <총,균,쇠>도 체리피킹 논란이 있고요. 과학도 패러다임론적 시각으로 보면 소수의 반례가 나올 때는 기존 패러다임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맥락과 관점이 있다는 것은 범주화한다는 것인데, 범주화 하는 과정에서 작은 오차들은 무시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관점이 의미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의 관점만 믿으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을 학벌, 종교, 국적, 취미, 정치 성향, MBTI 등 다양한 기준으로 범주화합니다.
그렇게 다양하게 범주화 함으로서 자신을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보게 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죠.
역사를 보는 관점이 명확한 책들을 보고 그렇게 이해하고, 또 다른 책을 보면 또 이렇게 이해하다 보면 나만의 역사를 보는 관점이 생기지 않을까요?

글이 중언부언한 것 같은데, 정리되지 않은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흐흐
계층방정
24/08/06 21:28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작은 오차인지 큰 오차인지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다양한 관점을 접한다고 생각하고 읽어봐야겠습니다.
24/08/07 14:07
수정 아이콘
하긴 무엇에 대해서든 어떤 세계관으로도 (체리피킹하며) 설명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우리 세상을 매트릭스라는 공리계로도, 야훼나 비슈누가 만든 것이라는 공리계로도, 빅뱅에 의해 만들어진 시공간이라는 공리계로도, 호접지몽의 공리계로도 설명할 수 있지요.
정신병자도 자기 머리 속에는 완벽한 논리체계가 만들어져 있을 수 있을 거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서로 합의가 가능한 세계관을 갖고 사회계약을 할 수 있는 정도일까, 그런 것의 예들이 과학적 방법론과 민주주의 같은 것일까 싶기도 합니다.
아빠는외계인
24/08/06 21: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빅히스토리 책중에서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를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과도한 상대론적 입장에서 벗어나 명확한 관점을 정한 것, 그리고 그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것도 아주 좋았어요. 그걸 중심으로 세계사를 설명하는데 딱히 뭔가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애초에 세부역사가 아니라 빅히스토리인것 감안하면요

총균쇠는 지리적 요소에 대해서 가장 깊게 파고들지만 그것 이후의 설명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고
사피엔스는 문장을 재밌게 썼지만 그로 인해서 부정확하고 잘못된 초점을 가지게된다는 느낌이 있고, 총균쇠보다 더 넓은 내용을 다루긴 했지만,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책보다는 범위가 더 좁았던거 같아요
계층방정
24/08/06 21:24
수정 아이콘
어쩌다 보니 저도 읽은 책인데 저에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침 이 사이트 추천게시판에 책 리뷰도 있어요.
https://pgr21.com/recommend/3444
아빠는외계인
24/08/06 21:26
수정 아이콘
네 제가 저걸 보고 구매했습니다 크크
계층방정
24/08/06 21:30
수정 아이콘
저에게도 저 리뷰가 참 좋았습니다. 이미 책을 읽고 접한 리뷰라 그렇지 안 그랬으면 저도 독서목록에 올렸을 것 같아요.
24/08/06 21:31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합니다. 리뷰도 책도 읽어보겠습니다:)
아빠는외계인
24/08/06 21:33
수정 아이콘
넵 추가적으로 저 책이 주로 정량적인 힘의 요소들로 역사를 바라보았다면, 보다 정성적인 요소인 문화를 채워주는 책으로는 조지프 헨릭의 "위어드"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이 좋았습니다
여수낮바다
24/08/07 11:52
수정 아이콘
엥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잼있을거 같아 교보 앱 켜보니 절판이군요 ㅠㅠ
도서관 들릴 일 있음 있나 확인해야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아빠는외계인
24/08/07 12:19
수정 아이콘
네 e북으로도 나와있을겁니다
아빠는외계인
24/08/11 11:00
수정 아이콘
지금 보니까 책제목 살짝 바꿔서 개정판으로 나왔네요 https://naver.me/5r9s57ag
여수낮바다
24/08/11 22:34
수정 아이콘
오오 감사합니다
24/08/06 21:50
수정 아이콘
shortest 시리즈 참 좋습니당
24/08/06 22:02
수정 아이콘
원제인 'The Shortest History of Europe'를 '....세계사'라고 옮긴 것 말고는 괜찮았어요.
24/08/06 22:08
수정 아이콘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라고 해봤짜 중국이지만..) 역사 배우고나서 유럽쪽 역사 배우다보면 헷갈리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죠
아니 왜 왕조이름이 갑자기 바뀌지 왜 갑자기 영토가 아니 이걸 왜 나눔? 아니 이게 뭐임?하면서..크크
24/08/06 23:55
수정 아이콘
나라는 그대론데 왕가가 바뀐다고? 왕가를 수입해? 왕조가 곧 국가 아니야? 크크크
Jedi Woon
24/08/07 14:33
수정 아이콘
저는 그 부분을 크킹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 하였습니다.
아, 삼국지 할 때랑은 다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요 크크
24/08/06 23:19
수정 아이콘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함 읽어보고 싶네요
24/08/06 23:37
수정 아이콘
댓글 포함, 좋은책 소개가 많네요. 조만간 서점에 갈듯
24/08/07 01:33
수정 아이콘
제가 읽은 게르하르트의 책인가 했는데 아니었군요.
안그래도 요즘 이렇게 빅히스토리를 다룬 책들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오디오북이 없는게 참 아쉽네요.

요즘 세계 정세가 참 시끄럽네요. 이스라엘,러시아는 대체 어쩌려고 저러는건지... 이것도 결국 2차대전 후의 구도, 벗어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이 거대한 구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할 수 있는데, 참 묘합니다.
세계사에 등장했던 그 어떤 패권 국가들도 주변 나라들의 견제로 2~300년 유지하기 쉽지 않았는데, 미국은 앞으로도 유지할 것 같은 이유는 국방을 위협할 수 있는 세력들과의 지리적 거리차이가 큰 것 같아요. 당장 보병과 탱크가 출동할 수 있는 거리에 미국 유럽 중동 이 함께 있었다면...

책 소개에 적어주신 문화별로 시작한 것과 비슷하게 개인적으로는 4대문명 발상지로부터 시작해 나름의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과학력이 높은 중국,인도가 2~300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 참 궁금합니다.

여담으로 예전에 채팅 어플로 이스탄불에 살던 아가씨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이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더라구요. 자기가 사는 곳의 사진도 보내주고 했는데, 그때는 그냥 멋지다고 생각만 했던 이 도시가 '콘스탄티노플'인줄 알았다면 훨씬 더 격하게 반응했을거에요. 스마트폰이 정말 대단한 물건이긴 합니다. 요즘엔 몽골이나 터키, 중국 같은 곳들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세계사 책들을 읽고 생각하다 보면 얼마나 지금껏 유럽중심적 관점에 갖혀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24/08/07 14:29
수정 아이콘
미국은 그간 존재했던 제국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강한 거 같기도 해요
큰 바다로 둘러쌓인 대륙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다시피하고, 그 땅에서 온갖 자원이 나질 않나 농사짓기에도 최고의 토질이고
금,은 등의 물질과 분리된 통화를 기축통화로 지구 전체에 운용하고 있고...
24/08/07 22:41
수정 아이콘
사실 완벽한 지리적 잇점을 얻기 위해 미국이 냉전시대에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행위들은 악마적이라고도 할 수 있죠. 마야 문명의 발상지인 과테말라는 CIA의 정치개입으로 내전까지 겪어야 했고 조금 과장하면 (군부통치로 인해)아르헨티나는 국가부도의 늪에서 허덕이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전후~냉전즈음에 이 구도를 상상한 이들의 천재성에 감탄도 합니다.
현재의 미국은 결국 신대륙에 지은 유럽의 확장멀티이니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그리스로마를 시작점으로 하는 인사이트를 얻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세이밥누님
24/08/07 08:40
수정 아이콘
책 추천은 언제나 감사 또 감사입다 흐흐. 다음 책은 이 책으로
24/08/07 14:21
수정 아이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었는데, 고대 그리스의 과학적인 성과가 과학혁명 시기까지 끊겼던 걸 아쉬워하는 부분이 길게 들어가있어서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기원전 6~4세기경 탈레스, 피타고라스, 데모크리토스 등은 이미 신화가 아닌 자연적인 원인, 수학 등으로 자연을 설명하려 하고
원자론이나 지동설, 지구의 크기나 우주의 구조 등에 대해 합리적인 접근을 시도했었었는데
(읽으며 드는 느낌으로는 뭐야 이 때 벌써 다 해먹었네 싶을 정도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시기에 와서는 물질 세계보다 이데아의 세계를 중시하고 목적론에 경도되었으며,
이데아나 정신적인 면을 중시하여 순수한 사유와 논리적 추론에 전념하고
육체적인 활동은 노예들이나 하는 것이니 실험이나 관찰 같은 것을 천하게 여겨서 과학적인 사고의 맥이 끊겼다는 겁니다.
이후 기독교가 득세한 후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러면서 고대 그리스의 과학적인 사고가 중간에 끊기지 않고 이어졌다면 인류는 벌써 수백년 전에 우주 진출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식으로 아쉬워했었던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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