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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4 00:46
삼체는 읽으면서, 이건 진짜 서양에서 나올 수 없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SF가 가지는 서양적 특성을 완전히 벗어나서, 동양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말씀하시는 면벽자 같은경우가 대표적이라고 생각하고요. 면벽자라는 단어의 뉘앙스도 그렇지만, 설정 자체가 서양에서 나오기 힘든 설정이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3부는 이래저래 좀 아쉬웠습니다. 작가가 하고싶은 말과 설정에 이야기가 눌려버린 느낌이랄까...
24/07/14 10:28
저도 처음 읽을 땐 3부가 너무 길다고 느꼈는데, 이건 '외전'이라 생각하고 읽으니 잘 읽히고 나름 재미도 있더라구요. 저도 딱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던 말 다 하는구나
24/07/14 10:37
넷플릭스 시리즈 1을 보고 시즌 2 제작 결정도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오디오북으로 읽은 터라 중국 버전도 고민했었습니다. 다만 이쪽도 완결이 안나있어서 소설로 선회했던 건데, 지금 다시 보니 배우들이 등장인물에 찰떡으로 맞춰져있네요.
24/07/14 09:13
저는 오히려 실망요.
지자의 존재가 너무 사기라 환청 환영만 보여줘도 면벽자 정신이상자 만드는데 일주일도 안걸릴것 같은데 거기서부터 설정오류고 칼잡이 같은건 게임이론 나온지가 언제인데 주인공 띄워준다고 전인류와 삼체인을 바보로 만드는 것도 많구여 아예 3부는 이게 뭔가 싶더라구여 킬링타임용으로는 재밌긴했는데 너무 큰 기대를 하고 봤나봅니다
24/07/14 10:53
저는 보통 소설의 이야기 흐름에 필요한 설정은 납득하고 보는 편입니다. 외계인이 지구의 존재를 인지하고 공격해 들어오는 4광년의 시간, 이 사이를 풀어가는데 '지자'라는 통신매체가 없다면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없으니까요. 소설 속의 지자는 눈속임, 마술 정도로 치부해 과학에 나름 충실하려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데, 넷플릭스쪽은 지자의 능력이 너무 강화되어 저도 그 몰입감이 살짝 깨지기도 했습니다만. 인터스텔라쪽이냐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냐 그런 경계랄까요.
24/07/14 09:59
3권 거의 다 읽어가고 있습니다. 2권까지와는 좀 다른듯한 분위기에 여러 부분에서 실망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작가의 상상력에 경외감이 듭니다. 이 글도 넷플릭스 삼체 정주행 후 아껴 읽도록 하겠습니다.
24/07/14 10:57
저는 처음에 3부를 읽을 때 1,2부에 비해 폭발력을 주는 포인트가 너무 뒤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쪽이 사실은 초반이었습니다. 내용이 아니라 글의 스케일에서도 저를 압도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크크 . 스토리를 쫒아가던 처음보다 두번째 세번째 읽을 때 더 재미있긴했습니다.
24/07/14 10:52
재밌기는 한데 3부 뒷부분이 많이 아쉽죠. 과학적 증명이 거의 되지 않은 영역이라 작가의 상상에만 의존해야 했던 터라 어쩔 수 없던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흥미진진하고, 시공간적 한계로 우리의 사고를 안내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24/07/14 11:02
제가 읽은 삼체 후기 짧고 긴 글, 영상에서 압도적으로 2부가 가장 재미있다고 하시고 3부는 호평하는 것을 단 한번도 못봤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3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공부를 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애정을 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4/07/14 10:52
양자 얽힘을 위한 원거리 통신은 솔깃하긴 했는데 현재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얽힘 자체로는 어떤 새로운 정보의 전달도, 원격 상태의 변화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24/07/14 11:50
저도 생각도 많이 해봤는데, 안되는 게 맞겠죠.
흥미 있어 하시는 것 같아 제가 상상한 헛소리를 한번 들려드리자면, 정보는 광속을 초과할 수 없지만 그림자는 가능합니다. 만약 양자 얽힘 상태가 거리가 무한대로 멀어져도 유지가 가능하다면, 두 행성에 서로를 광자로 비추는 장치를 만들어 양자 얽힘 상태에 따라 광자를 가려 그림자 만드는 것으로 모스부호 같은 장-단 통신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장-단 은 결국 2진수로, 2진수는 언어로 변환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공상을 좀 해봤습니다. 크크
24/07/14 13:36
과학적 공상의 즐거움을 깨뜨려서 죄송하긴 하지만, 깨달음의 즐거움도 즐기실거라 믿고,
아마 이 영상 보시면 왜 안되는지 살짝 감이 오실수 있을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OLox3Ibe-c
24/07/14 11:39
저도 같은 이유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거는 무조건 소설로 읽어야 한다" 드라마는 소설의 장대함을 전혀 담아내지 못했더군요
아직 3부 읽고 있는데 분량이 많긴합니다
24/07/14 16:09
최고의 제작진이라는 넷플릭스 제작진이 이걸 어떻게 담아낼지가 궁금합니다. 어쩌면 2,3 시즌이 아니라 엄청난 길이의 시즌을 구상해 두었을 수도 있고, 고유의 스토리라인을 추가할 수도 있고요.
24/07/14 12:38
잘 읽었습니다! 근데 SF 영상물에서 외계인이 주요 등장 인물로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나요? 본문에서 지적하는 부분은 스토리 문제, 특히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대한 문제인것 같습니다. 마션 작가의 다른 작품인 '프로젝트 헤일메리'도 현재 영상화 중인데 본문에서 흥하지 못할거라고 지적하신 부분을 거의 따라가는 이야기라...
24/07/14 16:26
감사합니다. '프로젝트 헤일머리'는 몰랐던 작품인데 한번 봐야겠습니다. '마션' 하고 '아르테미스'는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또 다른 작품이 있었군요!
어쩌면 이 부분은 저의 억측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 관계자도 아니고 만들어본 적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스페이스 오딧세이, 컨택트(과거작) 인터스텔라 같이 '공상 과학'에서 과학쪽이 더 중점이 둔 영화들은 외계인이 등장하지 않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완벽하게 의인화된 모습으로 등장함에 반해, 아바타 스타워즈, 스타트랙,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이 '공상'쪽이 강한 영화들은 외계인이 등장하더라도 받아들이기가 괜찮았다는 말이죠. 콘택트(최근작, 언어 이야기) 에서 등장하긴 합니다만 이 역시 제한적 등장이었다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미래세계를 다루는 이야기의 미래 인류를 '펑크족'으로 묘사하는걸 좋아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금 인류의 후손이라기 보다는 완전히 다른 존재라 인식해 저 스스로가 현실적 상상력을 차단해버리는 것 같아요.
24/07/15 00:57
나무위키에서 조금 읽다가 재미있을 것 같아 나중에 읽어보려고 닫아버렸습니다. 크크
마션을 예로 든 것은 제가 그 작품을 워낙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었는데, 그런대로 받아들일만해서 영화도 몇 번 더 보고 그랬거든요. 근데 삼체는 그 역방향이 안되어서 이런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당연히 시즌 2를 기대하고 있지만요
24/07/14 13:46
완벽히 이해했어!(이해못함) 저도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고 관심이 생겨 찾아보다가 도저히 책을 읽을 엄두는 나지 않아 몇시간짜리 유튜브 요약본들을 보긴 했는데 그나마 1부는 영상화할 수 있겠는데 2부부터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예상이 안 가더라구요. 제 인식 범위를 벗어난 내용들이라 저는 그냥 이해를 포기해버렸습니다.
24/07/14 16:32
윌라 꼭 시도해 보세요! 제가 최근 몇 년간 책을 읽을 수가 없었는데, 이게 가능합니다. 무료 프로모션 기간이고, 해지 가능하니 크게 손해보실건 없습니다. 요약본들을 들으실 정도라면 충분한 흥미와 능력을 갖고 계신게 틀리없습니다.
24/07/14 15:20
전 과학적 설명은 그냥 대충 흘러 들었는제 이렇게 즐기는 방법도 있군요 크크
삼체를 온전히 즐기려면 스포 감안 하더라도 1부 정도는 읽고 드라마 보는게 여러모로 나아보여요. 윌라 오디오 북도 좋고 줄거리 요약은 주호민 영상(인물에 대한 불호가 없다면)도 괜찮고요
24/07/14 16:45
작품이 나름 과학 쪽에 충실했다고 하는데 당최 하나도 못 알아듣겠으니 공부를 한 쪽입니다. 크크. 유튜브도 좋은 과학 채널들이 많고, chatgpt와 문답도 하며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취미나 세계관을 잘 받아들이고 열심히 익히는 편인데, 인생에서 처음으로 쓸만한 '현실에 있는' 공부를 하는 것 같아요.
24/07/14 16:49
모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은 소설이어서 글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 흐흐
근데 삼체 게임 속 삼체행성에 대한 묘사가 너무 처절해서 저렇게 수백번씩 문명이 리셋되는데 과연 고도의 문명이 발달할수 있을까 의문이 들더군요
24/07/14 21:12
좋은 평 감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번식' 에 대한 내용을 기술한 것 같습니다. 삼체인에게 자식이란, 이성 두 명이 만나 결합하면서 부모들은 사라지고 둘~다섯 사이의 새로운 개체를 생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새로 태어난 개체들은 부모에게 각각 40% 정도의 정보(지식)을 이어받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본진이 싹 밀려도 테크트리를 빠르게 밟을 수 있다는 설정인거죠. VR로 인간들에게 각각의 삼체의 멸망 과정을 보여주고, '이 세계는 xx시대까지 진화하였다' 같은 문구가 마지막에 붙는데, 이게 점점 진화하는 걸 보면서 저는 스타크래프트 테크 타는 모습이 상상되더라구요. 애초에 번식 자체가 아칸 합체 해서 저글링이 태어나는 느낌도 들었구요. 크크 완전 이세계 전생물인거죠. 그 세계의 인류 전체가 각자의 특기 지식은 그대로 이어진... 지금 우리 세대에서 리셋이 일어난다면 뭐부터 할까요. 과학자 친구들은 아마 '바퀴랑 철을 만들어야 하니 거푸집부터 만들어'라고 하고, 저와 같이 컴퓨터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은 그 전까지 열심히 노동하지 않을까요.
24/07/14 20:33
서양식 sf 랑은 좀 다르게 읽긴 했습니다. 듄 같은 치밀한 작품 기대하고 보시면 이게 뭐야 싶기도 해요. 문장은 아쉬운 데가 참 많은데 그냥 전개로 끌고 가는.
24/07/14 21:20
안그래도 문장력을 지적하시는 글들이 좀 있더라구요. 저는 최근에 책을 안읽어서 그랬는지 문장력의 부족은 잘 못느꼈는데(제가 부족하다 보니 눈치를 못챔), 뭔가 기존의 소설이라면 맺고 끊어주는 포인트가 있는데 그런 기본 틀은 좀 벗어난 느낌은 들었습니다.
1부에 쓰여있는 '작가의 말'에서 중국 SF 작품들의 역사를 짚어주면서 과학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때, 원없이 설명하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스케일을 이렇게 거대하게 잡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어요.
24/07/15 13:2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드라마 삼체 본 이후로 소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행에 옮기지 못한 채 한참 지났네요. 이 글을 보니 조금 더 구미가 당깁니다 크크
24/07/15 16:15
꼭 읽으세요! 이번 글은 드라마를 보신 분들을 위한 글이지만, 다음 번에는 소설을 다 읽으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가 가득한, 작품의 이면을 짚어줄 글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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