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5/20 10:32:37
Name 칼대남
Subject [일반] 나르시시즘의 뿌리, 무가치감
무가치감은 속에서부터 사람을 갉아먹습니다. 내 존재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의구심이 들죠. 나르시시스트는 만성적인 무가치감을 안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무가치감 : 나의 가치, 존재 이유에 대해 확고한 믿음이 없는 상태)

나르시시스트는 내면의 무가치감을 올라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이 모두 옳다 여기고 환상 속 자신의 모습을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고 잊기 위한 노력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어 타인의 고통에는 눈길조차 줄 여유가 없죠. 이것이 나르시시즘입니다.
올라오지 못하게 누르기에, 나르시시스트의 무가치감은 무의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무의식에 있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렇게 덮어진 음식물 쓰레기가 지독한 냄새를 내뿜듯이 무의식이라는 장막 밑에서 무가치감의 악취가 넘실거리죠.
이 악취를 잊기 위해, 잠시 덮기 위해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대단하거나 비범한 사람이며 자격이 있고 남들과는 다르다는 자기환상이라는 독한 향수를 뿌립니다. 부풀려진 자기관(Grandiosity)입니다. 그럼에도 악취는 사라지지 않기에 그 냄새가 자신에게서 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서 나는 것이라며 죄없는 곳에 손가락을 겨눕니다.
이는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이 가진 무의식 속 무가치감을 바깥 세상에 투영하며 가깝고 약한 존재를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나르시시스트는 그래서 배우자나 자식, 아랫사람으로 하여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자기 하나를 살리기 위해 살아가는 내내 자신의 가까이에 오는 약한 존재들의 영혼을 죽이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절대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자각하지 않습니다.
인정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그릇되게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하면 꽁꽁 숨겨놓은 무가치감이 올라올 테니까요.
외부에서의 소리나 두드림이 전해지지 않는 방공호에 들어간 것 처럼 귀와 눈을 닫고 자기기만의 목소리만을 들으며 곱씹으며 삽니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무가치감을 잊기 위해 사랑이나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찰싹 달라붙어 내키는대로 상처를 주며 착취를 하거나 ‘인맥관리’라는 명목으로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넓고 얇게 퍼뜨립니다.

무가치감의 치유는 그것을 들여다보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내 안의 뻥 뚫린 부분을 직시하는것이죠.

나르시시스트는 들여다보지 않기에 무가치감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무의식 속 넘칠듯 넘실대는 무가치감이 내뿜는 독한 기운과 악취를 외면하고 잊기 위해 자각없이 살 뿐입니다.
자기 자신과 주변을 기만하고 진정한 사랑을 나누지 못합니다.
진실하지 못한 관계는 원망과 불신으로 남을 뿐이죠.
거짓말을 하거나,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는 갈증을 느끼며 살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무가치감을 들여다보고 의식 수준으로 올려 바라본다는 것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실제적인 위험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
24/05/20 10:57
수정 아이콘
걸어다니는 재앙들은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요? 주변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욕망의진화
24/05/20 11:10
수정 아이콘
자의식과잉도 피곤한데 나르시스트라..나이가 먹고 달라지는게 피곤한 유형은 믿거가 된다는것이죠.우리 어렸을땐 지나고나면 판별되던 것들이 이제는 믿고 거르게되는 신기한 방어기제가 장착됩니다.
경착륙
24/05/20 11:10
수정 아이콘
직시해보고 해결해보려고도 했지만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기에 그냥 덮어두기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막상 직시해보니 문제가 있는 내가 죽어야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는데 이건 좀 모순적이잖아요. 윗분 말씀대로 인간이라면 어느정도 갖고있는 특질인데 죽지 않는이상 해결할 방법이 없는것 아닐까요?
숨고르기
24/05/20 11:16
수정 아이콘
나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나는 무엇이며 왜 이 세상에 왔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질문은 우리가 인생에서 항상 안고 갈수밖에없는 근원적 숙제입니다. 그런 회의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는가에 대한 각자의 다양한 방법이 있을 뿐이죠.
하루사리
24/05/20 11:22
수정 아이콘
같이 일하는 사람 리더 시켜놨더니 내로남불에 가스라이팅 계속해서 스트레스로 정신과 같더니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나르시시스트 들은 '수치심'은 있어도 '죄책감'은 없다고 한다고 말씀 주시길레 너무 공감이 되었었습니다.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하니 회색돌기법으로 대응 하는 중이네요.
Dr.Strange
24/05/20 11:47
수정 아이콘
악성은 타인을 어떻게든 무가치하게 만들어서 본인의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라 인생에 한명이라도 있는 순간 정말 피곤해지죠
받아들이거나 면죄부 주지 말고 기생충으로 생각하고 떨쳐내야 합니다
그 외 평범한 사람들은 다들 조금씩 나르시시즘을 갖고 있는데, 그걸 드러내지 않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부르기로 한 것 같습니다 크크
24/05/20 12:00
수정 아이콘
나르시시스트와 종교가 결합되면 답이 없는 거 같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목사님 한 분이 계셨는데 어쩌면 나르시시스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nm막장
24/05/20 15:41
수정 아이콘
나르시시스트는 개개인 성향에 따른 정도의 차이라거나 극복될수 있다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자기성찰이 불가능한 심리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는 물론 상담을 통해서도 거의 극복이 안된다고 합니다

각자의 성향이라고 치부하기엔 실재하는 나르시시스트를 만나면 꽤나 심각한 피해를 주변인에게 끼치므로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모를수가 없습니다

다만 강자에게는 매력적인 일반인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24/05/20 16:02
수정 아이콘
본인은 무결점인간인척 하면서 주변사람 다 깔아뭉개는 직장 상사에게 나르시시스트 기질이 좀 있다고 볼수 있는건가요?
그 닉네임
24/05/20 16:16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만났던 나르시스트들이 모두 가치, 부질에 집착했던거 같네요.
24/05/20 17:04
수정 아이콘
보통 저런자들에게 걸려드는 사람은 스스로 일을 찾아내지 못하는 조금 나태한 사람들이라 킹실은 공생관계일수도 있습니다
24/05/20 17:26
수정 아이콘
워커홀릭도 낮은 자존감을 정당화하는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몇몇은 아주 뛰어난 결과를 얻을수도 있테고 이게 현상을 더 악화시킬지도 모르겠네요
바부야마
24/05/20 17:46
수정 아이콘
뭔가 엄청나군요. 저정도의 사람을 만나본적은 없는것같네요.
바밥밥바
24/05/20 21:51
수정 아이콘
스타트업 업계에 오래있었는데 만난 대표들 중 80%는 나르시시스트라고 확신이 되는 사람들 천지입니다.
학력이 높건 낮건 상관이 없더라구요. 그리고 대게 그런 회사들은 잘 되는 것 '처럼'보이지만 실상은 쫄딱 망합니다.
나르시시스트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인원이 적고 검색하면 기사 많이나오는 스타트업에 취업해 보세요 크크크크
내년엔아마독수리
24/05/21 01:51
수정 아이콘
최근 국힙팬들 사이에서 화제인 모 래퍼가 떠오릅...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385 [일반] [국제-이스라엘] 삶아먹어도 욕먹고, 구워먹어도 욕먹는다면 날로 먹어도 욕먹을건데? [55] 후추통8641 24/10/02 8641 18
102383 [일반] 남자가 흉내내본 아리 성대모사(?) [1] Neuromancer3417 24/10/02 3417 1
102381 [일반] [2024여름] 도전은 계속 되어야 한다 [5] v.Serum2968 24/10/02 2968 4
102379 [일반] 완결 기념 웹소설 추천 "망겜에 갇힌 고인물" [25] theo4579 24/10/02 4579 3
102378 [일반] <조커: 폴리 아 되> - 조금 더 범용적이고 덜 위험한.(노스포) [52] aDayInTheLife8058 24/10/01 8058 5
102377 [일반] 이스라엘, 레바논 국경 넘어 지상작전 개시 [116] EnergyFlow14958 24/10/01 14958 1
102376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37. 둥글 원(圓)에서 파생된 한자들 [4] 계층방정3656 24/10/01 3656 2
102375 [일반] 스압) GPT가 써주는 오자서 일대기 [6] 김아무개5663 24/10/01 5663 1
102374 [일반] 요즘 본 애니 감상 [20] 그때가언제라도5852 24/09/30 5852 1
102373 [일반] 상추가 메이저인건 이유가 있다. [62] pecotek7654 24/09/30 7654 5
102372 [일반] [서평]《위어드》 - 서구의 번영은 서방교회가 집약적 친족 제도를 해체한 결과다 [6] 계층방정2892 24/09/30 2892 4
102371 [일반] 백수의 여행기-제주도 (사진주의) [4] 이러다가는다죽어2640 24/09/30 2640 7
102370 [일반] [2024년 여름] 2024년에 떠올려보는 2016년 어느 여름날. [6] 김삼관1812 24/09/30 1812 2
102369 [일반] [2024년 여름] 지난 10년간의 여름휴가 [10] 완전연소1917 24/09/30 1917 4
102368 [일반] MBK의 고려아연 인수전, 금융자본이 한국 자본시장을 '정상화'할 것인가 [32] 사람되고싶다6417 24/09/30 6417 13
102367 [일반] 네이버 플러스 회원 11월부터 넷플 광고요금제 무료 [60] 매번같은8866 24/09/30 8866 4
102366 [일반] 오타니도 쓰레기 줍는데 내가 뭐라고 [98] 항정살13121 24/09/29 13121 70
102364 [일반] 니체가 읽었을 것 같은 책 16권 [5] 번개맞은씨앗5184 24/09/29 5184 5
102363 [일반] 남성훈 선생님의 케이크 가게 전단지 [6] petrus6545 24/09/29 6545 0
102362 [일반] 단편 여행기 - 몽골의 별 [13] 중성화4067 24/09/29 4067 26
102361 [일반] 5060 군경계업무 투입 [147] 방구차야12506 24/09/29 12506 3
102360 [일반] [팝송] 포스트 말론 새 앨범 "F-1 Trillion" [1] 김치찌개2782 24/09/29 2782 1
102359 [일반] <새벽의 모든> - 밝음과 따뜻함으로, 그 모든 어둠과 추위를 품고. [4] aDayInTheLife2856 24/09/29 285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