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5/08 22:57:03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440669285
Subject [일반] <악마와의 토크쇼> - '환상특급' 롤러코스터.(노스포?)
악마와의 토크쇼>는 환상특급을 집어삼킨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착실한 빌드업, 천천히 고조시키다 폭발하는 후반부, 그리고 약간은 아쉬운 마무리까지 많은 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를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 떠오른 단어는 묘하게도 '소동극'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부분이 TV쇼의 무대 앞 뒤를 다루고 있고, 작게 시작한 일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영화는 꽤 심리극스러운 느낌이기도 합니다. 이 심리극스러운 부분은 조금 뒤에 다시 다뤄볼게요.

영화는 70년 대의 한 TV쇼의 파운드 푸티지 류 영화입니다. 오프닝은 70년대를 오컬티즘과 혼란의 시대로 소개하고, 또 이 시대와 주인공, TV쇼의 소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초반부-중반부까지의 준비가 되게 단단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이 시대와 주인공, 상황에 대해서 꽤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상당히 많은 이야기와 떡밥거리를 뿌려놓기도 하구요. 영화는 그 시대의 화질과 화면비를 살린 TV쇼와 흑백과 현대적 화면비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영화는 정석적인 오컬트-호러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악마를 소환하고, 악마가 깽판을 놓고 난장판이 되는 이야기, 저야 뭐 쫄보라 굉장히 무섭게 보긴 했지만 이 영화가 미묘한 지점은 이 영화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심리극'에 할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환상과 픽션이 오가는 이야기에서 이 영화를 어디에 놓아야할 지가 상당히 애매한 작품이라는 점이 그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이 영화는 그래서 상당히 많은 것을 풀어놓고선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작품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많은 서브텍스트, 내지 쉽게 말해 '떡밥'을 풀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이런 저런 암시를 던져놓긴 합니다만, 이게 정확하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래서 이게 본류와 어떻게 호응하는지에 대해서는 되게 불친절한 영화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는 이런 류 영화가 자주 비유되는 '환상특급'류의 믿거나 말거나 싶은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 저는 되게 만족스러웠지만, 약간은 '허무하다' 내지 '뒷맛이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다만 조금은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를 놓으면 또 다른 해석의 여지는 있습니다. 현장의 관객이나, 혹은 TV쇼를 보는 시청자, 아니면, 아예 바깥의 관객을 영화 안으로 끌어오는 장면들이 조금 보이는데요, 어찌보면 영화에서 언급하는 진짜 '악마'는 더 많은 걸, 더 자극적인 걸 원하는 관객과 대중들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영화는 그 '악마'에게 모든 걸 팔아버린 남자의 잔혹한 현실에 대한 영화일지도요.

p.s. 다스트말치안은 영화 내내 등장하면서 매력적인 쇼 진행자와 잔혹한 비즈니스맨을 오갑니다. 엔딩의 그 얼굴은 오늘 잠 다자게 만들었네요. 젠장.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05/08 23:47
수정 아이콘
이거 엄청 무섭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정말 궁금하더군요. 꼭 보고싶어요
aDayInTheLife
24/05/09 05:19
수정 아이콘
흐흐흐 찾아보시겠네요.
이쥴레이
24/05/09 13:11
수정 아이콘
실존인물들 모델도 있다고 하고
제임스 랜디와 같은 캐릭터도 있다고 해서 전부터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싱당히 호평이라.. 저 같은 쫄보는 각잡고 대낮에
친구들이랑 같이 봐야겠네요. 크크
aDayInTheLife
24/05/09 13:38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055 [정치]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친일인명사전, 억울한 친일 매도 안돼" [47] 주말9086 24/08/09 9086 0
102053 [정치] 중독법이 재발의 되었습니다. 그런데 훨씬 나아진. [24] manymaster8537 24/08/09 8537 0
102052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22. 익힐 습(習)에서 파생된 한자들 [4] 계층방정3262 24/08/09 3262 2
102051 [일반] 인류 역사의 99%를 알아보자: 수렵채집사회와 ADHD [5] 식별5174 24/08/09 5174 13
102050 [일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 너무 많은 걸 대면한, 그때의 소년(들). [4] aDayInTheLife4410 24/08/09 4410 2
102048 [일반] 일본 미야자키현 규모 7.1 지진 발생, 거대지진주의 [25] 껌정9271 24/08/08 9271 1
102047 [정치] 김경수·조윤선, 광복절 복권 대상에 포함 [15] 버들소리7781 24/08/08 7781 0
102046 [정치] 권익위 직원이 자살했습니다. [29] 어느새아재11763 24/08/08 11763 0
102045 [정치] YK스틸 당진 이전, 노인과 바다 부산 [41] 사람되고싶다7393 24/08/08 7393 0
102044 [일반] AMD 9600X,9700X 벤치마크 요약 [39] SAS Tony Parker 4871 24/08/08 4871 2
102043 [일반] 역대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중인 우크라이나 [129] EnergyFlow14686 24/08/08 14686 2
102042 [정치]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外 [54] 소금물9286 24/08/08 9286 0
102041 [정치] 에너지 포퓰리즘, 이대로 괜찮을까요? [95] Dr.박부장10016 24/08/07 10016 0
102040 [일반] 美민주 부통령 후보에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대선 대진표 완성 [38] 及時雨7264 24/08/07 7264 1
102039 [일반] [서평]《영화가 사랑한 클래식》 - 영화와 클래식을 이어주는 다리 [6] 계층방정3154 24/08/07 3154 3
102038 [일반] 펜타포트 2024 짧은 후기 [27] 슬로5796 24/08/07 5796 3
102037 [일반] 올 초 뉴진스 정산 추산 금액 보면 연예계 지망생이 아이돌 판으로 가는 게 이해가 가죠. [80] petrus13339 24/08/07 13339 0
102036 [일반] [BOJ 우치다 부총재 리뷰] 일본 사실상 금리 인상 철회 [53] 김유라9029 24/08/07 9029 3
102035 [일반] 유럽사는 딱 3가지만 알면 됩니다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 [28] Fig.110824 24/08/06 10824 19
102034 [일반] 102032 관련) 한국게임소비자협회 관련 논란 (프로젝트 문, 뿌리) [33] 푸른잔향8846 24/08/06 8846 5
102033 [일반]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 중 하나 [41] 흰둥12149 24/08/06 12149 36
102032 [일반] 넥슨 집게손가락 경찰수사종결 + 재수사 [29] 코로나시즌9261 24/08/06 9261 11
102031 [일반] 오늘도 불타버린 전기차 배터리 [47] 매번같은10112 24/08/06 1011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