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3/09 01:59:54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377738674
Subject [일반] <패스트 라이브즈> - 교차하는 삶의 궤적, 우리의 '패스트 라이브즈'
'인연'이라는 말은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또 쉽게 쓰이기는 어려운 단어 같습니다. 사람 간의 연이라는 게 참 간단하면서도 쉽게 정의하긴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의 '인연'이라는 단어를 소재로 활용한 영화입니다. 12살의 소년과 소녀가 이민으로 멀어졌다가, 12년 만에 연락이 닿고, 다시 12년이 지나 뉴욕이라는 배경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위에 언급한 '인연'을 중심 이야기 축으로 끌고 가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를 보시는,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분들은 둘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와 이걸로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구나!'와 '고작 이 이야기 하려고 만들었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감정과 감성은 델리 스파이스의 노래 '고백'이나 토이의 이별 노래들에서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묘하게 '옛 것'의 느낌이 났어요. 그러니까, 시대가 바뀌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계기도 페이스북이고, 화상통화로 뉴욕과 서울이 연결되었지만, 이 영화의 감성은 24년 전의 첫 만남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조연으로 (대사는 들릴락 말락한 수준이지만...) 가수 장기하가 나오는 것도 그런 지점은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해 봅니다.

영화의 주된 시각적 키워드는 단절과 연결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두 남녀를 그리고 있기에, 두 인물은 화면을 가르는 무엇인가에 잘려있습니다. 동시에, 두 인물은 회전목마의 회전을 통해, 맨해튼을 연결하는 다리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는 영화의 표현을 빌리자면, '같은 도시,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 있었던', 혹은 '같은 시간에 있었지만 다른 도시에 있었던' 두 사람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 삶의 궤적이 교차했지만 만나지 못했던, 그 오묘하고 미묘한 인연이라는 것의 표현은 아닐까 싶습니다.

p.s. 개인적으로는 <웡카>, <듄: 파트 2>에 이어서 이 영화도 음악이 참 좋더라구요. 묘하게 <그녀> 느낌이 났어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03/09 05:27
수정 아이콘
마지막의 대사와 이어지는 장면은 진짜 좋죠...
aDayInTheLife
24/03/09 10:07
수정 아이콘
천천히 시작하다가 울림이 있더라구요.
우주전쟁
24/03/09 08:42
수정 아이콘
영국 가디언지에 이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받아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더라구요. 좋은 영화라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24/03/09 10:07
수정 아이콘
좋았습니다.
매번같은
24/03/09 09:12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 개봉한지는 꽤 된 영화라 영화 존재는 작년에도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이 영화 감독이 "세기말" "넘버쓰리" 감독하신 송능한 감독의 딸이라는거 알고 깜짝 놀랐네요.
송능한 감독이 넘버쓰리로 해외 영화제 다닐 때 밴쿠버를 들렸는데 너무 맘에 들어서 슬슬 이민 알아보다가 차기작인 "세기말" 시원하게 말아드시고 미련없이 밴쿠버로 이민을 떠나셨다고. 당시 셀린 송 감독이 12살. 본인의 경험을 이번 영화에 투영한거 같더군요. 송능한 감독 영화 둘 다 매우 좋아했는데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aDayInTheLife
24/03/09 10:08
수정 아이콘
저는 막상 송능한 감독 영화는 못봤는데 또 궁금하기는 하네요. 크크
본인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는 투영한 게 맞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24/03/09 09:20
수정 아이콘
보면서도 좋았고 본 다음에도 자꾸 생각이 납니다.
aDayInTheLife
24/03/09 10:09
수정 아이콘
되게 보편적?인 감성을 잘 건드리는 영화 같아요.
바보영구
24/03/09 10:23
수정 아이콘
저도 스토리랑 옛느낌나는 화면은 좋았는데 음악이 제 취향과 너무 안맞았습니다.
장기하보면서 경주의 백현진이 생각나더라구요. (술먹는 연기부터 시작해서 배우로 거의 전업하는 테크트리..)
aDayInTheLife
24/03/09 10:24
수정 아이콘
앗 그러셨군요 크크크
백현진.. 은 가수라고 해야할지 배우라고 해야할지 헷갈리네요 크크크
바보영구
24/03/09 11:42
수정 아이콘
듄2 보면서도 느꼈는데 요즘 카메라 쳐다보는 연출이 여기저기 많이 보이네요.
돼지뚱땡좌
24/03/09 10:38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WOXUKQ7Hfck?si=r56TGpx6FExsIqri
너무 이쁜 영화였습니다. 이런 장면들을 큰 스크린으로 보기만 해도 본전은 뽑는 영화.
aDayInTheLife
24/03/09 10:52
수정 아이콘
그림이 묘하게 옛것 같으면서도 좋았어요.
오쇼 라즈니쉬
24/03/09 14:35
수정 아이콘
솔직히 재미는 별로 없었습니다. 유태오님은 처음 봤는데 연기자 아닌 줄 알았고요;;
그래도 후반부의 호소력은 있었어요.
aDayInTheLife
24/03/09 14:38
수정 아이콘
잔잔함이 더 강한 영화긴 했죠 크크크
오쇼 라즈니쉬
24/03/09 14:42
수정 아이콘
장기하 시강이 인상깊었습니다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900 [일반] 트럼프의 러닝 메이트와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 - 트럼프의 젊은 마스코트? [70] 스폰지뚱10011 24/07/16 10011 10
101899 [일반] 협회와 홍명보, 모든 것이 철저히 무너지길 바라며 [61] 민머리요정13363 24/07/16 13363 81
101898 [일반] 아침 조(朝)에서 파생된 한자들 - 비웃음, 사당, 밀물 등 [15] 계층방정5446 24/07/16 5446 7
101897 [일반] 인류 역사의 99%를 알아보자: 서울에 200명도 안살던 시절 [8] 식별8486 24/07/16 8486 17
101893 [일반] SI개발의 해묵은 문제 [45] 퀀텀리프8729 24/07/15 8729 7
101892 [일반] "감독의무 있다" 法, 학폭 가해학생 부모 손해배상 책임 인정 [20] 로즈마리8282 24/07/15 8282 4
101890 [일반] [서평]《벌거벗은 정신력》 - 현대 사회에서 폭증하는 우울과 불안은 질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애도다 [4] 계층방정5247 24/07/14 5247 9
101889 [일반] [서평]《매혹의 땅, 코카서스》 - 직접 가보는 듯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여행기 [8] 계층방정4648 24/07/14 4648 6
101888 [일반] ASUS, RTX 4060 Dual V3 그래픽카드 출시(절대 비추천) [10] SAS Tony Parker 5201 24/07/14 5201 2
101887 [일반] 내맘대로 엄선한 일본 여자 그룹 보컬 노래 (장르/시기 불문) [13] Pika484762 24/07/14 4762 1
101886 [일반] 인생이 한 번 뿐이라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40] 사람되고싶다10072 24/07/14 10072 10
101884 [일반] PC방 숫자가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56] 버들소리12889 24/07/14 12889 2
101883 [일반] [팝송] 알렉 벤자민 새 앨범 "12 Notes" 김치찌개4246 24/07/14 4246 0
101882 [일반] ‘삼체’를 소설로 읽어야 하는 이유 [34] Schol9378 24/07/14 9378 26
101881 [일반] 퇴직과 이직 즈음에서 [8] 흰둥6009 24/07/13 6009 11
101880 [일반] [눈마새] 나가 사회가 위기를 억제해 온 방법 [10] meson5325 24/07/13 5325 20
101879 [일반] 끝없는 달리기 고통의 원인 이제 마지막 선택지만 남았네요 [18] 내우편함안에6489 24/07/13 6489 12
101877 [일반] <플라이 미 투 더 문> - 가벼운 음모론을 덮는 로코물의 달콤함. [2] aDayInTheLife6074 24/07/13 6074 1
101876 [일반] 부천시체육회 여성팀장, 직원 성추행으로 정직 2개월 징계 [49] pecotek14087 24/07/12 14087 29
101874 [일반] 읽지도 않은 소설책 추천하기 [12] 쿨럭7524 24/07/12 7524 1
101873 [일반] 진주 고추 크림치즈 머핀 후기 [43] 김삼관9914 24/07/12 9914 6
101870 [일반] 깃발나부낄 언(㫃)에서 파생된 한자들 - 아침해빛날 간(倝), 아침, 햇빛, 노을 등 [13] 계층방정5123 24/07/12 5123 5
101869 [일반] [웹소설] 2개 추천합니다 [22] 소금물6174 24/07/12 617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