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을 한줄평으로라도 쓰기를 목표로 잡아놓고 요즘 바쁘단 이유로 계속 미뤄지고 있다가,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그냥 적당히 묶어서 한번 털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순서는
1. 만화
2. 프로그래밍 관련책
3. 소설
4. 비 프로그래밍 관련 비문학 책입니다
1. 만화
1) 허구추리 시리즈(1 ~ 19)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5420709
일본의 괴물 관련 이야기를 추리로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게 독특한 점은 일반적으로 모자란 정보를 가지고 정답을 찾아가는 추리를 하는데, 이 책은 주인공이 괴물을 통해 진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현재 문제를 인간/괴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의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주로 다룹니다.
내용 자체도 꽤나 탄탄하고, 무엇보다 그림이 훌륭합니다.
2) 스피릿 서클 시리즈(1 ~ 6 완)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5345482
반지의 기사 시리즈로 접해보셨을 수도 있는, 미즈카미 사토시의 작품입니다. 그림은 분명 굉장히 볼품없습니다만, 만화의 기본적인 연출에는 꽤나 충실해서 감안하고 볼만합니다. 그리고 뭣보다 스토리 구성이 굉장히 기발합니다. 주인공이 환생을 거듭해가면서 만난 수많은 인연을 통해 단 6권에서 약 열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마지막에 이들이 하나로 모이는 과정은 경이롭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3) 언데드 언 럭 시리즈(1 ~15)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777261
점프의 왕도 배틀물입니다. 요 근래 왕도 배틀물들이 순한 느낌들이 있었다면 이 작품은 화끈하다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 액션도, 로맨스도, 스토리 전개도 말이죠. 스토리는 죽고 싶어하는 죽을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강력한 살상 능력을 가진 여자를 만나 그녀를 꼬시려는 과정에서 만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 구성은 현재까지 기준으로 약 3부라고 구분할 수 있을 것 같고, 조만간 완결나지 않을까 싶네요.
4) 위치 워치 시리즈(1 ~ 8)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7370065
'witch'를 'watch'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강력한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마녀 주인공을 수호하려는 사역마 도깨비, 늑대인간 들이 모여서 벌어지는 로맨스 코메디입니다. 그림도 수려하고, 개그가 굳이 비교하자면 월간순정 노자키군 과입니다.
5) 도서관의 대마법사 시리즈(1 ~ 6)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548492
왕도 소년 성장물?이라 해야할까요. 책이란 것이 일종의 권력으로 대우받는 세상에서, 이종족의 아이라 천대받는 아이가 도서관의 책 관리인이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법사라는 이야기가 들어간 만큼, 마법을 통한 배틀 이야기도 나올 것 같습니다만 당장은 인종간의 갈등이나 주인공이 맞이하는 도서관 사서가 되는 과정에서의 시련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 다 필요없고, 이 책의 최대 장점은 그냥 첫장을 넘기는 순간 알 수 있습니다. 만화책에서 다룰 수 있는 수준의 정교한 그림을 많이 뛰어넘었거든요.
https://images.app.goo.gl/WDmjBAJV49JU7MGT7
전개적으로는 내용이나 연출 자체는 마음에 들어도 큰 줄기적으로는 너무 동화스러워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만, 그림이 진짜 가히 압도적이라 할만한 작품입니다.
6) 지옥락 시리즈(1 ~ 13 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2340291/S000202340291
왕도 배틀물입니다. 결말은 나름 깔끔한데, 개인적으로는 모든 면에서 조금씩 아쉽더군요. 5점을 만점으로 친다면 3점 정도 줄 수 있는 작품일 것 같네요
7) 고깔모자의 아틀리에 시리즈(1 ~ 11권)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0410750
해리포터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소외받던 세상에서 우연한 계기로 마법을 배우게 되는데, 마법 세계의 악당들이 있고 이를 무찌르는 사람이 주인공이 될거라는 식의 과정을 다루고 있거든요.
다만 이 만화책의 장점을 두가지 꼽자면
1] 그림이 엄청 좋다.
도서관의 대마법사가 그림이 만화책에 있을법한 물건이 아니라면, 고깔모자의 아틀리에는 만화책에 있을법한 그림으로 끝을 달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작가가 경력이 좀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 부분에서 연출력이나, 완급조절이 탁월하다 느꼈습니다.
2] 마법에 대한 다소 독특한 시선
이 세계관은 마법을 가진자/마법을 갖지 못한자로 분명하게 둘로 나뉩니다. 이렇게 된 상태에서 마법을 가진자들은 가지지 못한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을 독점하는 것을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죠.
동시에 마법을 정치적/현실적 이유로 발전시키지 못하는 제약도 존재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마법이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가를 다루는 이야기가 어떤 면에서는 현실 세계의 비슷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볼 부분이 많은 그런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023년도에 본 모든 만화책 중 최고로 꼽습니다.
8) 진격의 거인(1 ~ 34 완)
뭐,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이겠죠? 고깔모자의 아틀리에가 2023년도 최고였다면, 진격의 거인은 제가 최근 10년 정도 동안 읽은 만화책 중 최고로 꼽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다른 것보다 이 34권을 다 통틀어서 모든 부분들이 설계돼 왔다는 것이 너무도 잘 느껴지기 때문에 다시 읽으면 '와... 이게 이런 장면이었어?'하는 것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거기다가 전투를 묘사할 때 거인이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이나, 절망감이 왔을 때의 표현 등은 진짜 감탄만 나왔습니다.
9) 여름과 레몬과 오버레이(단권 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621821
인생에 염증을 느껴 자살을 결심한 커리어 우먼이, 자신의 장례식에 유언을 읽어 줄 무명의 성우를 고용하고 이를 작성해가면서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해당 여성이 자살을 하게 되는지, 삶의 의미를 되찾고 살기를 결심하게 되는지는 독자분들의 기쁨으로 두겠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았습니다.
10) 판도라 하츠(1 ~ 24 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468882
오즈라는 인물이 암계에 빠져 이세계에 갔다가, 이세계의 주민인 엘리스와 계약을 맺게 되고 난 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입니다. 시작은 뻔해보이는 왕도 배틀물이란 느낌이지만, 꽤나 섬세한 세계관과 인물들의 관계, 반전있는 스토리 등이 장점입니다. 다만 그림적인 부분에서는 좀 깔끔하지 못해서 시인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11) 바니타스의 수기 (1 ~ 8)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10737
그런 부분들을 상당부분 보완해서 나온 것이 동일 작가 모치즈키 준의 차기작 '바니타스의 수기'입니다. 또 흡혈귀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만, 흡혈귀에 대한 굉장히 독특한 시선으로 이야기가 다뤄집니다. 흡혈귀가 딱히 인간에 비해 그렇게 강력한 존재도 아니고, 현재 흡혈귀들 간에 문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구원해주는 인간이 존재하고 그것이 '바니타스'이죠.
판도라 하츠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글로 쓰면 단순한 이야기로 보일만한 인간의 관계를 모치즈키 준은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얽어내는 능력이 있는 작가입니다. 게다가 작화적인 측면에서도 상당부분 발전해서 돌아왔기 때문에, 전작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후회없는 선택이실거라 생각합니다.
12) 유루유리(1 ~ 19)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24705
유리유루, 하지마루요~
너 그런거 보니? 네, 저 이런거 봅니다.
13) 아르슬란 전기(1 ~ 18)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9204749
아르슬란 전기라는 유명 소설을 강철의 연금술사로 잘 알려진 아라카와 히로무님께서 만화책으로 미디어 믹스한 작품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판타지 세계관의 삼국지 같은 느낌입니다.
너무 직선적이면서 평면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다 생각합니다. 5점 기준으로 3점
쓰다보니 진짜 생각보다 드럽게 많이 읽었군요. 해야될 과제가 있어서 이따가 2편 이어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