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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6 05:25
사법계도 지역선택과 전원이 가능하다면 비슷할 것처럼 보입니다. 한편 의료계에서도 그걸 자제하는 경우는 있는데 신뢰겠지만 평가의 신뢰가 아니라 인연의 신뢰죠. 대충 한국인 설명 끝..
24/01/06 07:47
저는 빅5라고 불리는 병원에서 수련받는 인턴/전공의 시절 지방에 있는 의료원에 파견가있는 동안 각종 외과계열 수술 어시스트를 다양하게 들어갔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든 진료받고싶고 수술받고싶어하던 빅5에서의 수술 능력만큼이나 그 지방 의료원에도 수술을 너무너무 잘하는 재야의 고수(!)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의료라는게 정보의 비대칭성이 너무 강한 영역이고,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에 대해 기대하는 것에 대해 만족/불만족을 표현하는 것이 정말 “논리적으로” (불)만족을 표현하는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로컬의원 에서는 병원 시설, 간호사 및 의사의 “친절도” 등으로 서비스를 평가하고, 평가받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의사의 능력 자체가 생각보다 과소평가 되는면이 없지않나 싶습니다. 지방에 있는 이차병원, 혹은 대학병원급의 삼차병원에도 능력있고 훌륭한 의사들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일차의료에도 마찬가지구요. 서울에 있는 빅5와 같이 큰 병원에서도 (환자분들은 동의하기 어렵겠지만 ㅠㅠ) “이정도는 고향에서 치료받아도 좋습니다” 하고 적극적으로 지방으로 환자를 되돌려 보내려 해야 할 것이고, 지방에 있는 데서도 충분한 outcome을 낼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국민들의 인식도 조금씩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4/01/06 11:06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리고 의사들의 인식도 변해야합니다. '전원 보내면 이제 나는 책임 없음' 이라는 태도를 갖는 것도 변화해야 합니다.
24/01/06 08:07
제가 큰 수술을 한경험과는 달라서 참 상반되기는 합니다. 물론 제가 특이 케이스에 가깝기는 합니다만은..
(수술 집도 하신 선생님 말씀으로는 년에 한케이스 나올까 말까한 수준이라고)
24/01/06 08:51
대학병원에서 적극적으로 local f/u 시켜야합니다. Stable한 컨디션으로 대학병원 외래에서 다달이 약만 타가는 사람은 다 보내야하고, 그러러면 대학병원 본인부담금도 높이고 해서 적은수의 환자 f/u만 해도 돌릴수 있게…
24/01/06 09:23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발휘하는 기저에 환자의 인지왜곡이 깔려있다면 그건 공적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수정해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위의 바이올렛파파님 말씀처럼 병원의 의료능력이 너무 서비스적인 부분으로 평가받게 되면서 이러한 인지왜곡이 발생한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증질환이나 희귀질환에 한해서는 서울로 케이스가 몰리고 케이스 숫자가 실력있는 의사를 키워내는 것이다보니 서울이 지방에 비해 뛰어난 부분이 있겠습니다만, 빅5 병원에서 수련받으면서 지방에 파견을 가보면서 느낀 것은 어디서든 치료받을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해서도 지방에 대한 평가절하가 심하게 깔려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헬기 전원도 이런 맥락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이고 정치인들도 적극적으로 이런 왜곡은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야겠지요.
24/01/06 09:4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의료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시각 하에선 환자의 자기결정권보다 의사의 입장이 훨씬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약간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그만큼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지게 되고, 예방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는 소리입니다. 편작의 말처럼 예방이 된다는 건 의료적 상황 하에서 의사의 부담이 경감되니까요. 그런데 이 [예방]을 다르게 보자면, 환자의 생활 습관을 의학적으로 최적화 해야 한단 소리이고, 다시 말하면 의료적 부담을 평상시의 환자에게 뒤집어 씌우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조금 쉽게 말하자면, 의사들이 감기 등의 질환에 쉬어야 한다, 쉬어야 한다고 하지만 환자가 쉬면 돈을 못 버는데요 하는 상황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의사의 입장이 강조되는 '예방의학'보다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강조되는 '미래설계의학'이란 말을 훨씬 선호합니다. 환자가 자신의 책임 하에 자신의 의학적 미래를 그려나간다... 굉장히 이상적으로 들리지 않습니까? 물론 의료 자원의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환자의 책임'도 결국에는 이상적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저는 '미래설계의학'이란 말을 훨씬 선호합니다.
24/01/06 11:00
제가 잘 이해했나 모르겠는데
미국 : 환자주도, 환자책임 일본 : 병원주도, 병원책임 한국 : 환자주도, 병원책임 같은 느낌이네요 크크
24/01/06 11:18
국민들이 모두 기초의학교육을 받고 대토론회라도 한번 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시험도 좀보고.. 점수도 공개, 건보료 공개, 사용병원비 내역등도 모두 공개. 이상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들기위한 개혁이 있으면 좋겠군요.
24/01/06 12:35
건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서 어느정도 사보험으로 던진 상태고, 흔히 필수의료라고 하는걸 급여에서 빼거나, 차별을 두다간(본문에서 언급한 환자선택 등의) 난리가 날테니 쥐어짜내고 있는 상황인데, 조만간 민영엔딩이던 총액계약제엔딩이던 나지 않을까 싶네요. 정치인들이 원하는건 후자이겠죠
24/01/06 13:12
좋은 글 감사합니다.
국가 의료 수준의 향상, 소득 증대로 인한 의료 수요의 증가와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유지가 불가능했던 한국 의료체계는, 의료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공급제어가 작동해야 했을 시점에 수요자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실비보험이 도입되었고, 악순환의 고리 접어든 의료에 가속화를 불러왔다고 봅니다. 환자가 본인의 의료수요를 직접 결정하는 시장에서 공공성은 살아남기 힘들죠. 현행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거대한 폰지사기라는 오명을 듣는 국민연금 만큼이나 이미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액계약제/인두제 엔딩이 강력히 예상됩니다만 이쪽이나 저쪽이나 노인세대 표 떨어지는 일이라 누가 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긴 하네요. 개인으로서는 공무원이냐 보험사 직원이 되느냐의 문젠데 어느쪽이나 업무 강도는 줄어들 것 같긴 하네요.
24/01/06 18:37
카테고리는 아마 글쓴 분이 바꾸신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카테고리 바뀌기 전에는 말을 아꼈는데, 이미 바뀐 뒤라서 의견을 덧붙입니다.) 신중하게 & 정성들여서 쓰신 글이긴 한데, 그거랑은 별개로 정치카테고리 대상글인 것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정치인/정당/정치적 사건 등이 한두 단어 언급되어도 정치카테고리 대상글로 간주될 수 있는데, 이 글은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인/정치적 사건을 서술하면서 글을 열었습니다. 그 이후에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이 이어지긴 하지만, 그 앞에 언급하신 분량만으로도 정치카테고리 대상글로 분류되기 충분해보입니다.
24/01/06 18:22
평균적으로 대학병원이, 수도권병원이, 빅5가 수준이 높기 때문에 본인 또는 가족의 건강을 결정할 때 좀 더좋(을 것 같)은 병원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지역 병원에서도 충분히 치료 가능한, 빅5에서도 똑같은 치료를 할 수 밖에 없는 질환들도 전원을 원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환자분에게 저희병원에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여기서 치료하고 잘 안되면 책임질거냐"라고 말하셔서 결국 전원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빅5에서 입원 안 받아주고 결국 저희 병원으로 돌아와서 빅5랑 저희 병원을 쌍으로 욕하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24/01/06 20:49
그 빅5에서 바이탈 잡고 있는 주니어 스탭입니다.
로컬에서 보셔도 좋을 분들도 참 많은데 의뢰서에 있는 내용으로 로컬 선생님들의 고생을 다는 헤아릴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는 끄덕거리면서 받아서 뵙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환자 욕심도 나고 해서 보내주시면 다 받고 했는데 갈수록 로딩이 올라가고 해서 적극적으로 회송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만.. 환자분들이 안가시겠다고 하면 역시 답이 없네요. 그걸 설득해서 가시라고 하기에도 제 기력이 너무 쇠해지니 그냥 예 하고 리피트 하고 있는 게 제 스스로도 참담하단 생각이 좀 듭니다.
24/01/07 15:55
의료시스템과 크게 관련없는 사람이 보기에도 내용이 술술 읽히고 이해가 되며 이 시스템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되었으니 참 좋은 글이라고 느낍니다.
최근 몇년 이런저런 일로 의사분들 마주할 일 많았는데 그 신뢰와 존중이라는 영역이 많이 무색해지고 환자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가족이 대형사고로 지방병원에서 서울병원 헬기이송 문제를 결정한 적이 있었는데, 제 생각은 지금 있는 병원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랐고 다른가족들은 서울병원으로 헬기이송을 바라는 상황에 의사분의 소견을 여쭈었는데 쭈뼛쭈뼛하시더라고요.. 자세히 서술하긴 모하지만 중환자 수술의 경우 아무래도 의사도 소신껏 의견을 내기는 어려워보이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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