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1/01 03:02:41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308821485
Subject [일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 한 예술가의 스완송.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스튜디오 라이브를 영화로 담아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이런 류의 영화인 줄 잘 모르고 보러갔고, 이런저런 음악을 듣지만 스튜디오 라이브는 잘 안 듣는 편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도 굉장히 유명한 몇몇 곡만 알지 잘 모르고, 찾아 들은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스튜디오 라이브를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된 지점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들여다보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진지한 표정을, 몰입하는 표정을 짓는 얼굴과, 아주 가끔씩 웃음이 슬며시 드러나는 순간들이 저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영화는 흑백이지만, 암부가 굉장히 뚜렷합니다. 다시 말해, 손의 움직임과 얼굴의 표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흑백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 동안 류이치 사카모토는 성실하게 음과 음을 짜맞추고 있습니다.

보고 나온 생각으로는, 결국 이 영화는 한 성실한 예술가의 성실한 손과 솔직한 얼굴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곡차곡 한 음 한 음 쌓아올리는 손과, 몰입과 기쁨이 공존하는 얼굴이요. 그렇기에 낯선 작품의 형식과 곡 설명도 없이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구성과, 익숙하지만 또 한 순간은 멀게 느껴지는 음악들도 너무나 강렬하게 다가오는 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p.s. 개인적으로는 최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에 나왔던 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바보영구
24/01/01 12:27
수정 아이콘
전 불호였습니다. 러닝타임 20분정도 였으면 만족했을거 같은데 거의 2시간가량을 극장에서 듣고보고 있기엔 너무 힘들었습니다. 차라리 나중에 오티티에 나오면 틀어놓고 귀로 감상하면서 언뜻언뜻 화면 보는게 훨씬 나을거 같습니다.
aDayInTheLife
24/01/01 12:40
수정 아이콘
조금 길고 지루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해요. 흐흐…
바보영구
24/01/01 18:54
수정 아이콘
가장 좋아하는 비보노아오조라와 통푸의 피아노솔로를 (졸다가) 놓쳐서 아쉬워서 오티티로 다시 볼거 같긴 합니다. 스윗리벤지, 에너지플로우, 소나티네, 철도원, 웨어이즈아모 같은 대표곡들이 세트리스트에서 너무 많이 빠져있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The Normal One
24/01/01 15:30
수정 아이콘
어지간히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쉽지 않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많이 좋아하는 뮤지션이라 만족하면서 봤구요.
개인적으로는 숨소리나 페달을 밟는 소리까지 섬세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지간한 콘서트보다 더 디테일한 묘사를 하다보니, 커피도 공백 타임에 한번씩 마셨습니다. 크크
rain 을 듣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피아노 독주로 소화하기엔 애매한 곡이라 패스했나봐요.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aDayInTheLife
24/01/01 17:26
수정 아이콘
커피나 뭐 음료 같은거로 같이 곁들여서 보기 좋을 거 같습니다. 크크
페달, 숨소리까지 철저하게 녹음한게 인상적이더라구요.
24/01/01 21:00
수정 아이콘
딱 Aqua,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이것만 듣기 위해서 밤에 영화관으로 갔는데
그걸로 만족합니다
aDayInTheLife
24/01/01 21:10
수정 아이콘
즐거우셨군요 흐흐
도로로
24/01/02 22:1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였는데.. 내한도 몇 번 보러갔구요. 오퍼스는 못봤고 보러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몇년전 본 코다는 정말 좋았습니다. 진지하게 평생을 소리를 찾는데 몰두한 사람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요.. 이렇게 정성들여 써주신 리뷰를 보니 아무생각없이 음악만 느끼면서 보고싶네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소개글 감사합니다.
aDayInTheLife
24/01/03 08:17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696 [일반] 넬 공연보고 왔습니다. [17] aDayInTheLife5409 24/01/12 5409 3
100695 [일반] 유럽 사람들은 중국차를 탑니다. [69] 어강됴리12518 24/01/12 12518 5
100694 [정치] 박정희가 호남출신이었다면? [31] 헤일로8075 24/01/12 8075 0
100693 [일반] 2023년 영화 베스트 25 - 주관 100% [23] azrock6757 24/01/12 6757 15
100691 [일반] 명작에는 명곡이 따른다. 영화 음악 모음 [22] 라쇼6895 24/01/11 6895 14
100690 [일반] KBO는 더이상 팬퍼스트 야구를 입에 올리지 마라. [68] 송파사랑12733 24/01/11 12733 38
100689 [정치] 윤석열 대통령, 화제의 JTBC 영상 [164] 빼사스22810 24/01/11 22810 0
100688 [일반] 문구점 근무중 겪은 빌런 올림픽 "은메달"편 1/3 [51] Croove8846 24/01/11 8846 16
100687 [정치] 공산주의식으로 해보는 의대 쏠림 해결법 [127] 깐부9738 24/01/11 9738 0
100686 [일반] 녹음기 들려보내는게 증거능력 없다는 대법판결이 나왔네요.. [67] Restar10580 24/01/11 10580 3
100685 [정치] 한국의 민주주의는 사실 네오-유교가 아닐까? [43] 사람되고싶다6781 24/01/11 6781 0
100684 [일반] 비트코인 현물 ETF가 SEC 승인되었습니다.+제가 btc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 [188] lexial11198 24/01/11 11198 1
100683 [정치] 이재명 습격 피의자 "나라가 좌파세력에 넘어가는 것 막으려 범행" [91] 아롱이다롱이9872 24/01/10 9872 0
100681 [일반] 음식2.jpg [7] 이러다가는다죽어7211 24/01/10 7211 8
100680 [정치] 尹 대통령 지각 체크하던 유튜버, 방심위 '접속 차단' [107] 베라히15803 24/01/10 15803 0
100679 [정치] 국민의 힘 '청년'위원들 출마선언 [49] 맥스훼인10244 24/01/10 10244 0
100678 [일반] 요즘 가구들 정말 [50] 지그제프10191 24/01/10 10191 5
100677 [정치] 현근택 처리문제로 드러난 민주당의 문제, 원칙과 상식의 탈당 [236] 아이스베어12137 24/01/10 12137 0
100676 [정치] 월성 원전 감사방해.. 2심서 무죄나왔군요 [18] 또리토스9177 24/01/09 9177 0
100674 [일반] 1시간 삭제되는 코리안 나르코스 이야기 [31] 어강됴리10066 24/01/09 10066 4
100673 [정치] 이낙연이 민주당 의원 중 범죄자가 44%라고 말했다가 사과했네요. [98] 홍철14851 24/01/09 14851 0
100672 [일반] 불같은 사랑을 했던 나에게 내가 남기는 회고록 [10] 나선꽃4764 24/01/09 4764 27
100671 [일반] 과학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과학철학의 역사 [32] Fig.14769 24/01/09 4769 2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