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2/22 15:37:05
Name 두괴즐
Subject [에세이] 자본주의야, 인류의 복지를 부탁해! (태계일주3 中편)
태계일주3: 오지에서 만난 FC 바르셀로나 (上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pgr21.com/freedom/100512


---------

태계일주3: 오지에서 만난 FC 바르셀로나 (中편)
-신자유주의의 승리와 행성 지구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 마다가스카르 편>을 보고)


<3> 자본주의야, 인류의 복지를 부탁해!

『팩트풀니스』에 따르면 우리의 선입견과는 달리 인류의 복지는 상당히 향상되었다. 오늘날 절대다수의 나라에서 아동 사망은 드문 일이 되었다. 저소득 국가에서 조차 기대 수명은 62세에 육박한다. 그들 대부분이 먹을거리가 충분하고, 수질이 개선된 물을 이용한다. 다수의 아이가 예방접종을 받고, 많은 여성들이 초등학교를 나온다.(49)

한스 로슬링은 삶의 질이 여전히 최악인 아프가니스탄이나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예외적이라고 단언한다. 전 세계 인구 중 단지 9%만이 저소득 국가에서 살며, 이들도 극단적인 몇몇 경우를 빼면 대부분 비참하지 않다.(50) 이미 인류의 대부분은 중간 소득 국가와 고소득 국가에서 살고 있다. 중간층에 사는 50억 인구의 사람들은 고소득 국가의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삼푸, 오토바이, 생리대, 스마트폰 등을 당연하게 소비한다.    

『팩트풀니스』는 인류의 복지가 증진되어 왔음을 데이터와 통계를 활용하여 가시화한다. 한스 로슬링은 세상이 나아지고 있음에도 확증편향으로 인해서 망한 ‘느낌’을 ‘사실’로 인식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개선된 세계에 대한 이해 없이 계속 과거 이미지에 빠져있는 것은 인류 진보에 걸림돌이 된다. 우리는 그동안 각별한 노력을 해왔고, 상당한 결과를 얻었다.

한스 로슬링은 생산과 관련해서도 인건비 절감을 위한 글로벌 아웃소싱은 좋은 방안이었다고 판단한다. 세계화를 통해 제조업은 점점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를 유치한 국가들은 부유해졌다는 것이다. 서구 국가에서 신흥 국가로 진행된 이 흐름은 이제 새로운 대륙을 찾고 있다. 로슬링은 이제 아프리카가 새로운 생산 기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투자 결정과 관련해서는 과거 식민지 시대에 형성된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순진한 시각을 버리고, 오늘날 최고의 투자 기회는 가나, 나이지리아, 케나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360) 또한 소비에 있어서도 이러한 지역의 사람들을 단지 ‘가난한’ 사람으로만 치부하게 된다면 막대한 시장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52)

나는 왜 <태계일주 3: 마다가스카르> 편을 보면서 의아했을까? 그곳의 현지인은 FC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으면 안 되는가? 그럴 리가. 오히려 그것은 인류 복지의 증대일 수 있고, 우리 문명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한스 로슬링이라면 “봤지?” 했을 것이고, 기안84의 행태를 보면서는 “너희가 더 원시적으로 보이는데?”라며 농을 던졌을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이 지속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에게도 값싸고 질 좋은 재화가 필요하고, 또 그러한 상품과 서비스를 즐길 권리가 있다. 사실 문제는 나다. 농에는 쓰레기가 되고 있는 온갖 물건들이 있다. 일회용품은 아니지만, 일회용품처럼 쓰였고, 이제는 무덤이 된다.

인류는 기후위기의 구체적 사태였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겨우 넘기고 있다. 그랬더니 생경한 날씨가 우리를 반긴다. 2023년 11월의 한반도는 관측 이래 가장 ‘핫’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10월도 그랬고, 9월도 그러했으며, 아마 12월도 그럴 것이다. 한반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온난화 현상 및 이상기온의 양상이 목격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발한 박쥐도 기후변화로 원 서식지가 파괴되어 남중국으로 들어온 녀석이었다. 올 여름의 우리는 장마전선 대신 극한 국지성 호우라는 이례적인 현상을 경험했다. 작년에도 그랬다는데, 올해는 더 했고, 내년에는 모르겠다. 그동안 인류는 자신의 복지 증진을 위해 달려왔고, 계속 달릴 예정이다. 그러니까 지구야, 아직은 괜찮지? 이겨내!

자본주의는 멈추면 곤란한 열차다. 자본주의의 엔진은 공장이고, 공장에서는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쏟아져 나온 상품은 꼭 판매되어야 한다. 팔리지 않으면 자본가도 돈을 못 번다. 노동자는 공장에서는 생산자이지만, 매장에서는 소비자다. 만약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져서 상품이 충분히 팔리지 않으면, 상품은 창고에 쌓인다. 재고가 쌓이면 공장은 돌아갈 이유가 없다.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면 노동자는 필요 없고, 일을 잃은 노동자는 돈이 없기에 구매력은 더 떨어진다. 그렇게 악순환에 빠지면 공황이 온다. 물론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 상품 가격을 낮추고 또 정부가 개입하는 등의 방안으로 자본주의는 유연하게 대처한다. 위기에서 탈피하면 상품은 다시 쏟아져 나온다.

신기술이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발명하기도 하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고, 그러거나 말거나 어쨌든, 공장은 돌아가야 한다. 그러니 꼭 필요하지 않은 상품도 생산해야 하고, 또 팔려야 한다. 쓸 만해도 적당히 갖다 버리고, 새 제품을 계속 사줘야하는 것이다. 그러니 광고는 중요하고, 유행은 거듭 발명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화는 더 값싼 원자재와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게 했고, 이것은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세계 각지에 쏟아질 수 있게 했다. 이제는 누가 어떤 신을 믿는지 혹은 어떤 정치체제를 지지하는지와 상관없이 함께 시장에 나온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말한다.

“이따금씩 경제위기와 국제전쟁을 겪기는 해도,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자본주의는 성공했을 뿐 아니라 기아, 역병, 전쟁을 극복했다. 수천 년 동안 그리스도교 성직자, 유대교 율법학자, 이슬람 종법 해석가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기아, 역병, 전쟁을 극복할 수 없다고 설파했다. 그런데 은행가, 투자자, 기업가 들이 등장해 200년 만에 정확히 그것을 해냈다.”(『호모데우스』, 304)

하라리는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한다. 단, “미래에 생태계가 붕괴할 가능성을 무시한다면”

그렇게 신자유주의는 승리했고 인류의 복지는 보다 안녕해졌다. 달리 말하자면 이제 우리는 계속해서 쓰레기를 생산해야만 굴러가는 문명이 됐다.


<다음 편에 계속>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23/12/24 20: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한 게 200년도 안됐는데 20세기 들어서는 마치 자본주의가 인간의 역사를 관통하는 진리이고 모든 사회에서의 최선의 체제인양 신격화하고 있죠...

아무리 봐도 미래는 필히 (광의적 의미의)공산주의의 세계로 갈 것 같은데...
두괴즐
23/12/25 14:35
수정 아이콘
테크노 유토피아주의자인 아론 바스타니는 『완전히 자동화된 화려한 공산주의』에서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인해 결국 인류는 공산주의로 갈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발전 방식이 무한정 지속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23/12/25 20:33
수정 아이콘
공산주의로 가서 공공의 이익과 공공의 미래를 위해 발전 방향 조정을 하는 공공의 논의 같은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건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755 [번역] AGI 사례 연구로서의 자율 주행 [3] Charli3992 24/01/23 3992 6
100754 한국 부동산의 미래가 미국(서브프라임), 일본(거품붕괴)보다도 더 처참하게 진행될 이유 [187] 보리야밥먹자13489 24/01/23 13489 0
100753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가 90,909원으로 나오는 이유 [18] Regentag7845 24/01/23 7845 2
100752 김건희 명품백 촬영 '기획자'가 국회에서 밝힌 '사건의 전말' [80] 머스테인17052 24/01/22 17052 0
100751 [자작 단편소설] 스스로 날개를 꺾은 새 [5] 시드마이어3228 24/01/22 3228 10
100750 정부, 대형마트 휴일 의무휴업과 단통법 전면 폐지, 도서정가제 개정 추진 [146] EnergyFlow13042 24/01/22 13042 0
100749 <덤 머니> - 흥미로운 소재의 재구성. [11] aDayInTheLife4343 24/01/22 4343 2
100748 구조적 저성장에 빠진 세계, AI는 이 한계를 뚫을 수 있을까 [34] 사람되고싶다9103 24/01/21 9103 30
100747 애니 나혼자만레벨업 3화까지 감상평 [28] 꽃차8204 24/01/21 8204 3
100746 윤석열 한동훈 갈등설 실화입니까? 점점 커지는데요? [294] 홍철24618 24/01/21 24618 0
100745 아버지가 보이스 피싱을 당하셨습니다 [42] 서귀포스포츠클럽9026 24/01/21 9026 33
100744 농산물유통의 빌런으로 지목받는 도매법인 [68] VictoryFood12147 24/01/21 12147 22
100743 법무부가 난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48] 칭찬합시다.10083 24/01/20 10083 0
100741 <사랑은 낙엽을 타고> : 낙엽처럼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10] 오곡쿠키3872 24/01/19 3872 6
100740 이쯤에서 다시보는 연설에 끼어든 한인 학생을 대하는 오바마의 자세 [53] 종말메이커15263 24/01/19 15263 0
100739 결국 헝가리식의 파격적 현금지원 출산장려책은 민주당이 선점했네요. 지지합니다. [136] 홍철16561 24/01/19 16561 0
100738 올해 신년 기자회견은 없다는군요 [74] 또리토스11916 24/01/18 11916 0
100737 “국정기조 바꾸라” 지적에 야당 국회의원 입막아 끌어낸 대통령실 [598] Crochen29990 24/01/18 29990 0
100736 정부, ‘음주 수술’ 금지 추진… 의사협회 반발 [231] Davi4ever15334 24/01/18 15334 0
100735 이준석 기자회견 : 65세 이상 지하철 공짜 폐지 추진 [325] Croove18243 24/01/18 18243 0
100734 오늘 0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전라북도... '전북특별자치도' (+기사 추가) [41] Davi4ever12008 24/01/18 12008 0
100733 뉴욕타임스 12.28일자 기사번역 (미국의 아동노동 문제) [8] 오후2시5359 24/01/17 5359 2
100731 SVIP들을 엿 먹이는 CJ CGV의 만행(스페셜 기프트 사태) [40] SAS Tony Parker 7709 24/01/17 7709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