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1/02 17:16:36
Name 시라노 번스타인
Subject [일반] 대중교통 버스에게 바라는 점 (2)

올해 5월쯤 대중교통 버스에게 바라는 점이라고 해서 글을 썼습니다.
다음날쯤 마을 버스 기사로 근무 중이신 분도 따로 글을 적어주신 것을 보며
마을 버스 기사님들도 고충이 있으시구나, 구조적인 문제도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던 글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을 알게된 후 나름 만족하는 버스 출근길이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주 월요일 오전 시간이었습니다.
다소 출근 하는 요일이라 버스 안은 한산했습니다. 한 10시쯤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저는 15분 정도 버스를 탑니다. 전날 하체 운동을 빡세게 해서 뒷자리까지 갈 자신은 없고
입구 바로 앞 자리에 앉아서 탔습니다.

처음에는 별일 없었는데 한 중간쯤? 지나왔을 때부터 버스가 심상치 않더군요.
살짝 과속을 하는 듯 싶다가도 어쩔 때보면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조금 늦게 속도를 내시는 겁니다.

사실 마을 버스를 타다보면 보통 기사님들이 계속 보던 분들입니다.
그날 그 기사님도 보던 분이었고 이렇게 험하게 운전을 하시던 분이 아닌데 싶었습니다.
예전에 버스 시간을 맞춰야 한다 이런 글이 생각나서 '혹시 배차 시간을 지키려고 그러시나? 마침 승객도 거의 안타니?'

제가 타는 버스는 중간 지점쯤에 공중 화장실이 있습니다. 정류장 바로 앞예요.
정류장 앞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없는데 차가 멈춰섭니다.

저 말고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지만 기사님께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라며  크게 이야기하며 뛰어가십니다.
정말 빠른 걸음이었지만 매우 조심스럽게요. 그 와중에 화장실에 자리는 있으려나 걱정도 됩니다. 변기가 한개였나 두개 밖에 없거든요.

큰 거인지 작은 거인지 애매할 그쯤 기사님께서는 복귀하셨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후 버스는 매우 안정적으로 운행되었습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요.
오늘 설사로 힘든 하루를 보냈던 저를 생각하면...저는 과연 그 기사님이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 싶어서 글을 마무리 합니다.

큰 거든 작은 거든 초인적인 능력을 보내주신 기사님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11/02 17:18
수정 아이콘
기사님
PGR회원이 확실합니다
애기찌와
23/11/02 17:59
수정 아이콘
진짜 급똥엔 장사 없더라구요....ㅠㅠ
아무 화장실이나 다 잘 쓰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를....
23/11/02 18:10
수정 아이콘
급똥은 방법이 없슴돠
바람의바람
23/11/02 18:19
수정 아이콘
무정차 하고 패널티 받나 똥지려서 패널티 받나 똑같다고 하더라구요
미카엘
23/11/03 08:15
수정 아이콘
똥 지리면 패널티를 줘요???
23/11/02 20:08
수정 아이콘
기사님, 댓글 부탁드려요
다람쥐룰루
23/11/02 20:36
수정 아이콘
기사님의 운전능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땅땅땅
똥진국
23/11/02 21:26
수정 아이콘
버스 안에 똥싸는 비극을 피하고 급똥해결해서 운전효율도 높였습니다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TWICE NC
23/11/02 23:39
수정 아이콘
확실히 베테랑 리사님이십니다
어느 지점 정류소에 멈춰야 공용 화장실을 갈지 지리도 완벽히 파악하셨네요
그리고 그 긴박한 순산에도 사고 없이 세이프 하셨음
23/11/03 15:59
수정 아이콘
몇년전 인천공항1층화장실에서 자리 양보해주신분 얼굴은 기억 안나지만 꼭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그분 한테는 별거 아닐수도 있었겠지만 저한테는 거의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밤수서폿세주
23/11/04 19:25
수정 아이콘
이 악물고 자기 직무를 감당하시는 모든 분 존경합니다. 그 기사님도 오늘 좋은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322 [일반] 시장은 언젠가는 효율적이다 - 비트코인 캐시 이야기 [22] youknow0411905 23/11/25 11905 9
100319 [정치] 기본소득당, ‘개혁연합신당’ 제안···“조국·송영길과도 함께 할 수 있어” [38] 기찻길10844 23/11/24 10844 0
100317 [일반] 가족중에 구멍이 없는 집은 행복한 집이군요 [35] 흰둥14395 23/11/24 14395 28
100314 [정치] 나라에 돈이 진짜 없나봅니다. [92] 어느새아재17602 23/11/24 17602 0
100313 [일반] IVE 'Baddie' 커버 댄스를 촬영해 보았습니다. :) [6] 메존일각9662 23/11/23 9662 12
100311 [일반] 왜 대형교회가 득세하는가? [46] 계층방정13435 23/11/23 13435 8
100310 [일반] 대형교회의 세습전략 변화. 조기은퇴 후 상왕으로 [86] 송파사랑16328 23/11/23 16328 10
100309 [일반] <서울의 봄> - 그 날, 그 시간의 긴박감. [21] aDayInTheLife10416 23/11/23 10416 6
100308 [일반] <서울의 봄> 짧은 감상 [67] BTS14370 23/11/22 14370 10
100307 [일반] 대학을 다니는 것은 사치일까? [54] 칭찬합시다.13507 23/11/22 13507 9
100306 [정치] 한국사회의 동질성과 젠더갈등 [24] 두개의 나선11436 23/11/22 11436 0
100305 [일반] MBC '당근칼..여자애들 패요'자막오류 사과 [103] 안아주기17264 23/11/22 17264 5
100304 [일반] MBC 당근칼 보도 조작 의혹 [179] 시린비13513 23/11/22 13513 44
100303 [정치] ROK down AGAIN! [43] 전자수도승15086 23/11/22 15086 0
100302 [일반] 다이어트는 차갑다. [26] 겨울삼각형11221 23/11/22 11221 5
100299 [정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외국인이 맞습니다. [218] 굿샷22579 23/11/21 22579 0
100298 [일반] 이제 와서 뒷북치는 2022년 애니 이야기 [46] 이르11964 23/11/21 11964 3
100297 [정치] 왕정을 향해 가는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 [62] 밥상차리기15586 23/11/21 15586 0
100296 [일반] 아들녀석의 입시가 끝났습니다. [62] 퀘이샤16777 23/11/21 16777 30
100295 [정치]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95] 원숭이손13272 23/11/21 13272 0
100294 [일반] 나의 보드게임 제작 일지 ③ [3] bongfka20981 23/11/21 20981 6
100293 [정치] 이동관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에 준하는 방안 검토해야" [92] 빼사스15635 23/11/21 15635 0
100292 [일반]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hard money, 비트코인 등 [50] lexial13931 23/11/21 13931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