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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31 22:09:25
Name 비롱투유
Subject 2004년을 보내며..

━ 1



어제는 오랜만에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모여서 술을 한잔 했습니다.
잔뜩 몸을 움추리고 학교 강당에 모여서 안주도 없이 종이컵 가득 소주를 따라마시던게 어제 같은데 이제는 당당히 술집으로 향하곤 합니다.
나이가 늘어나면서 이런건 더 편해진것 같습니다만, 오히려 예전에 느꼇던 그런 조마조마함이 그립기만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밤이 지나면 또 한살을 먹게 되는거겠죠?









━ 2



참 방황을 많이했었습니다.
내 몸에 칼을 댄적도 여러번이고, 다른 사람에게 칼을 겨눈적도 있고.. 그런식으로 정신없이 살았던것 같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수 없었고, 왜 죽으면 안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지금이라고 뭐 크게 달라진것은 없겠지만,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조금은 착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니, 조금은 더 약해졌다라고 말하는게 더 솔직할지 모르겠네요
더 이상 누군가와 싸운다는것도 무척이나 힘에 벅찬 일이고, 스스로를 증오하고 미워할 힘 역시 나에겐 남아있지 않은것일 뿐이니까요.
그렇게 2004년을 보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도 하고, 억지로라도 한번씩 웃으며 그렇게 보내온것 같습니다...










━ 3  



어제 친구놈이 건네주는 담배를 마구 피워대서 그런지 아직까지 손끝에 역겨운 담배냄새가 남아 있습니다.
참으로 우스운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밖에서 피던 담배는 아주 맛이 좋았는데 말이죠.
그 담배연기들까지 그냥 좋기만 했는데 고작 하루가 지난 지금은 이렇게 역겹기만 하는걸 보니 나란놈은 참 간사한것 같습니다.

내가 쓰는 글이라는것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하얀 모니터위에 한자 한자 적어내려갈땐 조금은 더 여유를 가지게 되고 아무런 생각이 없어지는것만 같아서 좋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내가 쓴 글들을 볼때면 마음에 드는건 하나도 없고, 조금 울적해지기만 합니다.










━ 4



얼마전에 어느분이 쓰신 글을 보았습니다.
글에서 저마다의 향기가 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글을 읽고서 내 글에서는 어떤 향기가 풍길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내 글에선 향기라고 하기조차 힘든 껄껄한 담배냄새만 풍겨오는것 같습니다.
2004년 동안 담배냄새나는 그런 글들을 백개도 넘게 써왔습니다.
그렇게 올해를 보냅니다..










━ 5



제 글은 정돈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번 글은 특히 더 그런것 같고 말입니다.
제 삶은 항상 이리저리 표류해왔습니다.    
올해는 특히 더 그런것 같고 말이죠.

그래도 나에게 남은건 담배냄새가 풍기는 많은 글들..
그리고 추억이라 하기 힘든 기억들인것 같습니다.
글이야 지우고 새로 쓰면 된다지만 머리속 깊숙히 남은 기억들은 어떻게 하죠..?

이제 몇시간 후면 2005년이 시작됩니다.
이제부터 시작일까요?
아니면 이제 끝일까요?
그거야 내가 만들기 나름이겠지만, 사실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언제쯤이나 철이 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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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
04/12/31 22:28
수정 아이콘
표지판이라는게 있었으면 하죠.
그만하라는 표시를 해줘도 좋고 이제는 가도 좋다는 신호를 줘도 좋죠.
여기가 중요한곳이예요!라고 누가 알려주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네요. 으하하하-
그렇지만 그렇지 못한게- 삶이니 그저 눈감고 봉사 코끼리다리 만지듯이 더듬어 나가야 할뿐이겠지요.
쉽지 않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다들 쉽지 않다고 하는데....먼산-

아아 저도 언제쯤이나 철이 들까요? 으하하하OTL...
여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녁하늘의종
04/12/31 23:09
수정 아이콘
제가 철을 건네드리겠습니다!!!!!!!!

......... 죄송합니다;
저도 철좀 들어야죠ㅠ_ㅠ
비롱투유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많은 글을 쓰셨고, 그 글에서 어떤 향기가 나는지 아직까지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히 느낌 좋은 향기일것 같습니다, ^^;
04/12/31 23:22
수정 아이콘
올 한해, 비룡투유님의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내년에도 계속 피지알에서 비룡투유님의 좋은 글을 읽을 수 있게되길 바랍니다.
미안하다, 사망
04/12/31 23:28
수정 아이콘
저도 비롱투유님의 글을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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