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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29 17:56:16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응원글]시지프는 없다!
신들은 시지프에게 끊임없이 산꼭대기까지 바위 덩어리를 굴려 올리게 하는 형벌을

내렸다.

그러나 돌덩이는 그 자신의 무게로 인하여 꼭대기에서 다시 굴러 떨어지곤 하였다.

그 무익하고도 가망 없는 일보다 더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신들이 생각한 것은 일리

가 있었다.

호머의 말에 의하면, 시지프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신중한 사람이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지도 모르는 고통을 오늘도 묵묵히 감내하며 또다시 바위 덩어리를 굴리고 있다. 그리

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다.

그는 그의 고통으로서만이 아니라 정열과 의지만으로도 영웅인 것이다. 안타까운 패

배와 지루한 기다림 속에서도 승리를 향한 그의 정열은, 온갖 역경을 마치 혼자만의

몫인 양, 싱거운 미소로 받아넘기며 그는 오늘도 마우스와 키보드에 땀을 쏟아내고 있

다. 신화에서는 단지 거대한 바위를 들어올리기 위하여 수백 번 되풀이하여 언덕으로

돌을 굴려 올리는 긴장된 육체의 노력이 보일 뿐이다. 경련이 인 얼굴, 바위에 비벼대

는 뺨, 진흙으로 뒤덮인 바위 덩어리를 떠받치는 어깨, 그 바위 덩어리를 고정시키려

고 버틴 다리, 다시 시작하려고 쭉뻗은 팔, 아주 인간적이고 믿음직스런 흙투성이의

양손이 보인다. 하늘 없는 공간과 깊이 없는 시간으로 측량되는 이 기나긴 노력 끝에

목적은 달성 될 듯 보인다. 그러나 어김없이 순식간에 이 돌이 아래 들판으로 굴러 떨

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그것을 꼭대기로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그는 벌판으로 다시 내

려간다.  

우리가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바라보는 그의 마음이 어떨지 이해 할 수 있을까?

아마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번, 두 번, 세 번, 네 번... 그렇게 반복

되는 그의 피곤한 여정은 어느새 우리의 가슴에 그의 미소만큼 깊게 박혀버렸다.

얼마 전 이었지 그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그가 그토록 원하던 일을 이루어낸 어린

영웅의 탄생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타인들의 아쉬운 탄식을 뒤로 한 채 그는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묵묵히 땀에 절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챙겼다. 그리고 예의 그

래왔듯이 뜨거운 눈빛으로 모니터를 응시 할 뿐이다.

그가 바위를 다시 굴리기 위해 산을 내려가는 것이 그에겐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을

까? 아니다 그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기엔 너무 순수하다. 그가 고통을 겉으로 토해낼

만큼 약한 인간이었다면 그는 예전에 바위에 깔려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강하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그는 다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일을 묵묵히

이루어간다. 설사 끝나지 않는 영원한 고통일지라도 그는 조용한 미소로 담담히 이겨

내리라.

그는 비운의 주인공일 수 없다. 그의 좌절과 고난을 함께 할 이들이 너무도 많기에...

그의 말없는 온갖 기쁨은 여기에 있다.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다.

그의 바위는 그의 것이기에...

시지프의 절망은 더 이상 홍진호의 것이 아니다.

ps. 우연인지 몰라도 제가 타사이트에 이 글을 올리고 난 뒤 홍진호 선수의 성적이 좋았

죠^^ 아쉬웠지만 4강전을 뒤로하고 다시 달리는 홍진호 선수의 모습을 보니 그냥 기분이

좋군요.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올해 마지막 대결을 승리하고 새해에는 정상에 우뚝 서길 기

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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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바다저그
04/12/29 18:12
수정 아이콘
ㅠ.ㅠ 옐로우 화이팅입니다.
박태민선수의 기세가 무섭긴 하지만 프리미어 결승부터 시작하자고요..
2005년은 옐로우의 해가 되길 바랍나이다..(제가 로또되길 바라는만큼^^)
박영선
04/12/29 18:19
수정 아이콘
그저...고맙습니다.

홍진호 화이팅...!!!!!!!
아케미
04/12/29 18:30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 2005년엔 우승하겠죠. 열 번 찍어 안 넘어간 '우승'이라는 아름드리 나무, 설마 한 해를 더 보내도 안 넘어갈까요? ^^
언제나 즐거운 총알이 모자라...님 글 잘 읽었습니다.
율리아나
04/12/29 20:30
수정 아이콘
+ㅁ+)// 우승해야죠! 일단 프리미어부터....!!

홍진호선수 진짜 화이팅 입니다!! 아자아자!
미안하다, 사망
04/12/29 20:34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옐로우가 생각나버렸다는...

해야죠, 해내야죠!

'무관의 제왕'은 옐로우에게 더이상 어울리지 않습니다.
04/12/29 22: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려요^^

한해, 두해 이젠 홍진호 선수를 응원한지 만으로 3년이 넘었네요.
홍진호 선수에게 정상의 자리는 왜그리 멀고도 먼 것인지...
팬으로서 그의 좌절을 함께 겪어서인지 몰라도
홍진호 선수의 우승은 제게 우승 그 이상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노력하고 도전하는 홍진호 선수이기에 믿습니다.

폭풍저그 화이팅!!
아이엠포유
04/12/29 22:50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총알님의 글을 보면서 감동하고 있습니다.^^/ 홍진호선수도 정말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이제는 가지고 싶어할것 같네요. 프리미어리그 리그챔피언쉽에서 좋은결과가 있기를 빕니다.(그래도 마음속으로는 태민적으를 응원하고 있는 중이에요 ㅠ.ㅠ. 죄송해요)
그러나
04/12/29 23:14
수정 아이콘
멋져요..^^ 이상하게 전 요즘이 마음이 아주 편해요..
정말 예전엔 진호 선수 경기 하나하나 심장 떨리고 지나치게
긴장되고 지면 무지 화가 나고
그랬는데...오히려 마음을 비우니까,,,옐로우가 더 잘하네요....^^
어쩌면 잘하고 있어서 제 마음이 편해졌는지도 모르겠어요....그래도..
금요일 경기는 내심 저를 떨리게 만드네요..그날 시험도 있는데
시험 마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옐로우의 우승을 만끽할수 있기를....정말
정말 바래봅니다.....그나저나 포유님...태민적으 요즘 너무 무서워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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