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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1/25 11:47:03
Name Lunatic Love ㈜Solo
Subject 나 어릴적 월드컵은...


나는 솔직히 현재 나이가 애매하다.
30대라고 하기엔 아직은 20대의 끝자락에 있고 20대라고 하기엔
20대의 대부분 시절을 보낸 나이.



뭐 물론 나이타령하면 주변에서 엄청난 탄압이 들어올 것이 뻔한터.
-실제로 S모 사이트에서 나이먹는게 참 기분이 그렇다란 글을 썼다가
32세부터 35세의 분들에게 엄청난 꾸사리-_-를 먹었던 적이 있다. -



난 80년대에 10대 이전 시절을 보냈다.



77년생. 문제는 그 시절에 걸리는 세대는 특정 세대라 정의되지 않고 있다.
X세대. Z세대. n세대. R세대. 386세대까지...

어디 하나에라도 걸리지 않는다.




...




어릴때 난 인천에 연안부두 쪽 작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았었다.
그 당시엔 그리 넓어 보였던 아파트.

오랜만에 차를 몰고서 드라이브할겸 그 부근을 돌아 보았는데,
그렇게 아파트 단지가 작아보일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읍내 시골 아파트같은...
물론 곧 재건축된다지만...거의 20년이 다되가는 아파트이니...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 아파트에서 유년기와 10대 초반을 보낸 나로선
시선만 돌려도 이곳저곳 추억이 묻어 나온다.





저 자리엔 지하를 전부 헐어서 크게 만든 그 당시엔
파격자체인 슈퍼마켓이 있었고, 저쪽엔 오락실이...
저쪽엔 목부분 간지럼을 타다가 혼났던 미용실이 있었고,
또 저쪽엔 아이들의 로망-_-으로 가득한 문방구도 있었다.
그리고, 저 자리엔...그래...식당이 있었다.




특히나 바다와 가까이 있고 해운업 하시는 아저씨들이 많은 터라
식당은 저녁이 되면 얼굴 시커먼 아저씨들 투성이었다.





어느날 신발주머니를 빙빙 돌리며 집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식당에서 탄성이 쏫아져 나왔다.







"-0- 아욱! 저걸 못 넣냐!!!"


"-0- 야 선수 바꿔!!!!!!!"





그 당시엔 월드컵을 하고 있었다. 월드컵 시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학교에서 갔다온 1.2학년정도 된 나는 월드컵이 뭔지 아버지께 여쭈어봤다.




"월드컵은 아이스크림 아냐? 아빠? 왜 그거땜에 축구해?"




그러나, 아버지께선 아무런 답변없이 식당에 있는 아저씨들과
똑같은 소리를 지르며 TV만을 주시했다. -_-



...



성장한 나. 20년이 지난뒤의 나.

2002년 월드컵은 되리어 내가 더 광분이었다.
난 경기장에서 야외에서 축구를 봤다. 응원하며 뛰어가며...




그리고, 아버지께서도 집에서 보셨다.
내가 어릴때와 마찬가지로 TV에 손가락질하며 열을 올리시며 보셨을 것이다.

어릴때와 똑같이...
그 식당에 아저씨들도 똑같았을 것이다.
세월의 때가 묻어있고 세월의 바람이 까만 얼굴에 나이테를
부여했을것이고 말이다.





그 모습은 아마 나도 몇년 후 월드컵이 되면 보면서 열을 낼꺼
뻔하고 그걸 또 내 자식이 보며 나처럼 신기해 할 것같다.







...






생각하는 것보다 잘못하면 당연히 화나고 열난다.


한국 축구.
한국인 치고, 한국남자 치고 싫어하는 이 있던가.

밤에 하면 눈에 핏발 세워가며 보는 것이 한국인들의 축구사랑이다.




고3도 군인도 다 필요없다.  
축구하면 다 접고서 축구본다.

그리고, 그 무한한 애정에서 TV를 보며 화를 내고 마치 감독인양
선수 교체를 판단하고 패스의 정밀도를 논한다.











...


마찬가지다.


프로리그는 어쩌면 내 어린 시절 아저씨들과 아버지께서 보시던
축구와 같다. 내용 어리버리하면 화내고, 컨트롤 집중 못하면
열내고 LCD모니터에 침튀기며 게이머 욕을 한다.



게임대회 그리고, 게이머에 대한 마음 깊은 곳에서의 애정으로
그들에게 손가락질한다.  


알 수 없는 무한한 애정으로 말이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말아라. 게이머들이여.
조그마한 플레이에 우리는 열광한다.
우리의 애정을 잊지 말아다오.


순도 100%의 땀을 보여다오.
그리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다오.

그러면 우린 그대에게 열광할 것이다.







by Lunatic Love






- 애정으로 열광하게 만들어야지 애정으로 굴다리 호출하게 하지 말길...






3줄 요약.


아후......
T1 ... 잘해봐!!! 이겨라 좀!!!
MuMyung... 응원하는거 알지? 대박만 쳐다오.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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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롱투란
04/11/25 11:54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총알이 모자라.
04/11/25 11:57
수정 아이콘
잘하겠죠...
HatcheryOK
04/11/25 12:13
수정 아이콘
음... 저 고3때 2002월드컵이였지요 -_-;;
6월 한달간은 고3이란 사실도 망각하고 흥분하기에 여념이 없었지요.
이 월드컵때문에 이해찬 2세대라 불리우던 저희 학년 수능이 그리도 낮게 나왔을겁니다...
(전 수시로 붙어서... -_-a)
올빼미
04/11/25 12:18
수정 아이콘
84생들은 수시바람과 월드컵이라는 요소로 학력이 떨어진다는 애기를.....
GunSeal[cn]
04/11/25 12:19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가 유치원 다닐때... 롯데 우승했다고 제게 맥주를 조그맣게 한컵 주셨죠...^^;
롯데....... 참! 월드컵 내용이 아니군요...-_-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IntiFadA
04/11/25 12:38
수정 아이콘
전 76년생인데요...
대총 75~77 정도를 X세대라 하지 않았었나요? 아닌가? ^^;;

암튼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lovehannah
04/11/25 12:39
수정 아이콘
T1, 어제 경기에서 지난 프로리그 2라운드의 바로 그 암울한 포스를 본것 같아 더욱 기분이 안좋았습니다.

담 경기부터 연승하지 못하기만 해봐랏...
와룡선생
04/11/25 12:50
수정 아이콘
동갑이시네요.. 우린 아직 20대의 끝자락이 아닙니다..
만으로 하면 20대중반에 낄수 있습니다..

낄수 있을까요? ... OTL.....
04/11/25 13:1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SKT도 잘 할거라고 믿어요^^
04/11/25 14:26
수정 아이콘
저는 78년생.. 우리 윗 세대쯤이 X세대고.. 우리 아랫 세대가 n세대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78년 근방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낀 세대.. 정도.(연예인들 중에도 78은 드물던데..)
나그네^^
04/11/25 14:38
수정 아이콘
78년생 연얘인 문희준.토니안.장우혁.채림.김하늘.박솔미 ^^ 등등많쵸
04/11/25 14:39
수정 아이콘
호오.. 문희준씨가... (동갑이었단 말인가.. 젝일...)
04/11/25 16:06
수정 아이콘
"월드컵은 아이스크림 아냐? 아빠? 왜 그거땜에 축구해?"

푸하하 OTL ㅠ.ㅠ
04/11/25 21:32
수정 아이콘
78년생 분들이 많네요 ^^;
전 87년인뎅,,,,



후다닥
낭만드랍쉽
04/11/25 21:40
수정 아이콘
이제야 읽게되네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T1 잘하겠죠. 믿습니다.
축구 국대는 이번에 전용기도 띄울모양인데..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04/11/26 22:42
수정 아이콘
만으로 36인 저도 X 세대 소리들으면서 자랐는데~ 스스로는 제 또레 인터넷의 주류라고 생각이 드는데, 20대 분들이 더 많으신거 같군요-_-

고3때이던 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는 한 겜도 쉬지 않고 전경기 시청해 왔어요. 애국자는 못 되는지 한국팀 경기보단 유럽축구에 더 관심이 많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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