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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1/08 15:21:56
Name 저녁달빛
Subject 영화 "썸"을 보고 나서... (알바의 습격)
지난 10월 30일에 영화 "썸"을 봤습니다... 전 영화 볼때 보통 네이버 같은 포탈 사이트 등에서
별점이나 영화평들을 대충 읽고 영화를 고르는 편입니다. 특히나 요즘은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터라 휴식이 꼭 필요해서 매주 토요일은 영화보는 날로 정해놓고 개봉작 중에서 한 편을
골라서 조조할인으로 보는 게 낙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영화 란게 아주 주관적인 취미 일수도 있지만, 사람을 획일적으로도 만들 수도 있는
취미 생활이라고 봅니다. 뭐 연인이라면 데이트 코스로 그냥 여겨지겠지만, 저처럼 솔로인 사람
에겐 단순히 눈이 즐겁다는 것보다는 마음 한켠이 훈훈해지거나 혹은 깊은 인상을 받거나,
나아가서 영화를 공부한다는 그런 의미로도 치부될 수 있다고 봅니다...

네이버에서 영화 "썸"의 평점은 대략 8.5점 정도 였습니다. (지난주 기준) 전 우리나라 영화도
이젠 어느 정도 수준이 올랐다는 것을 장윤현 감독의 전작인 "텔미섬딩"에서 몸소 직감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도 뭔가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갔습니다.

더구나 저는 "세븐"이나 "유주얼 서스팩트" 같은 스릴러에 반전을 담고 있는 영화를 가장 좋아
하기 때문에, 제 취향과도 많이 일치해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난 이후 저는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 다분히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네이버
영화평에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는 뒤늦게 네이버 별점평과 영화평을
하나하나씩 차례대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저만큼 당한 분들이 이미 경고글을 남기셨는데, 그 분들은 영화를
잘봤다는 어떤 분들에 의해서 "안티 알바"로 취급을 당하고 계시더군요... 아차 싶었습니다...

전 영화홍보에 있어서 알바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말인 즉슨, 반응이 좋은
영화는 알바가 난리법석을 피우지 않더라도 자연히 사람을 끌어당기게 되는 것이고, 반응이 나쁜
영화는 순간적인 효과는 거둘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간판을 내리게 된다는 순리입니다.

지금 영화 "썸"의 별점평을 쭉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수의 분들이 10점만점을 남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정 배우의 팬이라면 저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시면 다분히 알바로
추정되는 분들의 글이 많이 보입니다. (이건 보시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그러면, 영화 "썸"이 정말 아니었냐는 질문을 하시는 분이 있으실 겁니다... 저는 영화를 볼때
각본(대사), 촬영, 편집, 음악, 배우들의 연기를 위주로 보는 편인데, 전체 짜임새가 엉성합니다.
초반부터 주인공을 제외한 아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감독의 의도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이렇게 많은 인물이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로 기본 줄거리는 아주 간단
합니다.

그리고, 반전이라고 내새울만한 것은 감독에 의해서 그냥 노출되어버립니다. 관객들에게 해결하지
못하는 수학문제를 던져 놓고, 감독이 직접 답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누구나 별로라고 생각되는 영화를 어떤 분은 좋다 라고 여길수도 있고, 그 반대 현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획일적일 수 없기 때문에 말입니다... 하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단순히 영화비가 아깝다는 생각뿐만 아니라, 이렇게 어떤 집단에 의해서 조직적으로 사람들에게
파고 들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비록 영화는 2주만에 막을 내렸습니다만, 여전히
저를 씁쓸하게 만드는 것은 비단 알바의 존재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런게 우리나라 영화계의 현실이라는 것이 더더욱 저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PS 1. 혹시 이 영화를 보신 분이 계시다면, 평을 부탁드립니다.
PS 2. 저는 본 영화와 아무 상관이 없는, 단순한 일반 관객에 지나지 않습니다.
PS 3.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 분들이 아닌
     "알바"라고 하는 분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습니다.
PS 4. 알바 이전에 이런식으로 해서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 영화사가 더 싫습니다.
PS 5. 알바라는 존재가 있는지 없는지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 이영화를 보고 나서 확실히 알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개봉 2주만에 영화 "썸"은 메가박스에서 간판을 내렸습니다.)

네이버 영화 "썸" 관련 평 링크 :
http://movie.naver.com/search/movie.php?code=C8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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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08 16:50
수정 아이콘
저는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랬었나요..
드론찌개
04/11/08 17:32
수정 아이콘
하이텔 필름즈 시절엔 안그랬는데 네이버로 옮기고 알바들이 침투했죠.. 인기 포탈사이트의 힘을 업게 된거죠. 특히 최신 국내영화의 경우 네티즌 평점은 믿을만한 게 못됩니다... 저처럼 관람예정인 영화의 경우 일부러 리뷰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네티즌 평점은 좋은 척도였는데 아쉽습니다.
영화 썸은 보지도 않았고 그 내막도 잘 모릅니다. 본 리플은 영화 썸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영화정보사이트 네이버영화에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적 울린 네마리
04/11/08 17:43
수정 아이콘
저도 주홍글씨 보고 알바의 습격을 의심했었는데.....
04/11/08 18:11
수정 아이콘
썸... 전체적으로 엉성하다는 말씀에 동감...

신세대적인 소재를 많이 차용하려 노력했지만 왠지 소품들도 생활에 녹아있질 않고... 양아치 필이 나는 애들이 해킹이나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도 그다지 사실감도 없고... 유머러스한 등장인물이 있지만 다른 인물들과 조화되지를 않고...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뭐가 어떻게 돼서 그렇게 되는지, 즉 스토리가 엉성하다는 거죠.

접속에서 채팅이라는 소재로 한몫하려 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접속은 그래도 소재 반 사랑얘기 반이라서 아주 나쁘진 않았는데...

겉멋이 너무 들었어요...
칼미남지툐
04/11/09 00:32
수정 아이콘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이지만 '나비효과' 재밌더군요.
전 알바 아닙니다. 한국영화를 사랑하긴 하지만 '나비효과' 이가을에 추천합니다.
04/11/09 10:54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시네요.. 전 대신 무비스트의 20자평점을 확인하죠~

그런데 알바의 힘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개봉한지 하루이틀 된 영화에는 그런게 있지만 며칠만 지나면 네티즌의 힘에 짓눌리죠.


그리고 전 개인적으로 썸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연기도 부족했고 허무하기 짝이 없는 결말이라던가 별 의미 없이 복잡하게만 처리된 스토리라던가... 많은 부분 허점이 있었다곤 생각하지만 제가 영화를 보는 2시간여를 굉장히 집중해서 보게 하더군요. 그것만으로도 제겐 좋은 영화였습니다.
04/11/09 11:04
수정 아이콘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제 경험상으론 홍보에 많이 투자하는 영화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알바가 있는듯 합니다. 거물급스타가 나오고 다음이나 네이버 뉴스에 개봉하기 몇달전부터 관련 뉴스가 뜨고 하는 영화는 (무비스트기준으로) 개봉하고 며칠간은 평점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그 영화가 재미없을 경우엔 알바의 수를 가뿐히 압도해버리는 네티즌의 힘으로 평점이 점차 내려가는 현상을 보이더군요.

원래 보고 싶었던 영화라면야 그냥 가면 되는거지만 "재미있을까?" 싶은 영화는 일이주만 지켜보면 대충 대중의 취향정도는 알수 있습니다. 잘 이용하시길~ 알바에게 농락 당하지 마시구요 ^^
04/11/09 15:53
수정 아이콘
올드보이/태극기는 극장에서 진짜잼있게봣다는..
저녁달빛
04/11/09 20:39
수정 아이콘
이곳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문제는 알바가 너무 티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냥 10점만 남발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정말 본 사람이라면 10점은 나올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중간중간에 현실적으로 생각하신 분들이 알바를 겨냥해 1점을 주었기에 망정이지 그런 분들도 없었으면, 아마 9점은 충분히 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녁달빛
04/11/09 20:41
수정 아이콘
재미있다, 재미없다를 객관적인 수치로 따질수는 없지만, 10점만점에서 10점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그에 합당한 원인이 있어야 할 것인데, 소위 알바들은 그냥 점수만 높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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