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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1/02 04:01:14 |
Name |
하늘높이^^ |
Subject |
GARIMTO를 기억하시나요... |
정말 오랜만에 피지알에 글을 남기네요.
제 싸이보다도 자주 들어오는 곳이 이곳인데, 쓰기버튼의 무게를 잘 아는 터라...그냥 눈팅만을 고수하죠.
요새...라고 하기엔 좀 무색할 정도로 오래 지속되는 밸런스에 대한 논쟁.
그러면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옛날 이야기들...뭐 1.07때의 임요환 선수라던가, 얼마전 은퇴한 송병석 선수 등등의 이름, 그리고 그 외 한시대를 풍미했던 다른 선수들의 이름을 보면서 뭔가 허전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GARIMTO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전 임빠...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를 꽤나 좋아했던 사람이라서 3연속 우승 위업의 발목을 잡은 김동수 선수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습니다만 그 이후 1년 정도의 시간동안 그를 지켜보면서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지나간 기억에 대한 회상이기에 약간의 오버가 가미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김동수 선수는 임요환 선수와 같은 선상에서 놓고 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모폴로직한 측면에서 임선수가 조금 앞섰던 것이, 그리고 우승을 연달아 두번하고 세번의 결승전에 올라갔단 측면이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능력의 차이를 준 것 같습니다.
지금 게이머로 활동하는 선수들 중에 토스는 3강 내지는 4강을 이야기 하죠.
전반적 게임 운영, 그리고 프로브 컨트롤(이건 대략 사기--;;)에 박용욱 선수.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강민 선수.
물량, 요새는 전략적인 부분으로 외도를 걷지만, 에 박정석 선수.
전태규 선수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정적이라는 것 빼고는 다른 세명에 비해 한부분에서의 특별한 캐릭터가 없기 때문에...(결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실력이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 마시길...)
지금으로부터 3년전의 김동수 선수는 이 세 선수의 장점을 고루 갖춘 정말 완벽에 가까운 프로토스였습니다. 완성형 토스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지금과 비교하면 프로게임계의 스케일이라던가 선수들의 전문성, 즉 프로로서의 의식이 확실히 떨어질 때이긴 합니다. 물론 그에 따른 실력차가 분명히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구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 그의 경기를 다시 봐도 옛날 경기라는 촌스러움이 거의 묻어나지 않습니다. 그럼 그에 대한 제 기억의 일부를 꺼내 보도록 하죠.
전반적인 경기 운영에 있어서의 김동수 선수에 대한 특징적인 측면은 솔직히 딱 꼬집어서 말하지 못하겠어요. 그의 경기를 보면서 운영의 묘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한번도 없어서 그런걸까요? 그만큼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잡는다거나 비슷한 상황에서는 승리로 이끌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으니 말이죠. 대표적인 경기로 그와 김정민 선수가 네오 로템에서 펼쳤던 경기나 2001년 스카이배 결승전 경기들이 생각나네요.
전략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할 말이 너무 많네요.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여우'라는 호칭을 들었던 선수니까요. 얼마전 머큐리에서 송병석 선수가 아비터를 쓴 이후로 그와 아비터를 연결시키시는데 정말 아비터가 맹활약했던 경기는 2002년 스카이배 16강, 네오 포비든 존에서의 임요환 선수와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정확한 경기정보는 아니에요. 기억에 의존한거라서...) 패스트 아비터에 이은 질럿 리콜을 하는 프로토스와 더블커맨드를 한 테란의 컴셋과의 전쟁. 전 온겜넷의 '이기자 테란'의 1위 경기는 이 경기라고 확신했었는데 아니더군요. 비록 김동수 선수가 지긴 했지만 제가 기억하는 최고의 명경기로 손꼽을 수 있겠더라구요. 또 몰래시리즈의 원조도 아마 김동수 선수로 알고 있고, 한 때 외국선수들의 우리나라 진출이 화두에 올라 있을 때...대표적인 선수가 프레드릭 선수였나? 아무튼 그들의 스타일, 막멀티에 노 컨트롤...까지도 소화해서 보여줬었죠. 물론 한 번 하고 안하더군요. 사일런트 볼텍스에서 김정민 선수와의 경기롤 기억되는데 맞는지 모르겠어요. 겜비씨 시절에 임정호 선수와 펼쳤던 마법경기도 기억나네요. 그 때 임정호 선수는 매지컬 저그라는 호칭으로 널리 알려졌었죠.
물량의 측면에서는 그 당시엔 지금의 머씨 형제들처럼 무식하게 많은 물량을 보여주던 때는 아니었던지라 지금과 비교를 하면 좀 어설퍼 보이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확실히 다른 면에 비해서 김동수 선수가 모자랐던 부분이 물량이었을 것이구요. 근데 비프로스트에서 펼쳐졌던 조정현 선수와의 경기였던 듯 한데 은퇴하던 시즌 16강 경기 중 하나였죠. 그 때 김동수 선수는 '나도 물량 잘 뽑을 수 있어.'라고 외치듯 물량전으로 승부를 이끌고 가서 조정현 선수를 이기더군요. 다른 경기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가림토스는 전략토스 내지는 질럿 컨트롤이 최강인 토스...에 대한 이야기들에 반발하듯 정말 물량만을 보여준 경기는 흔치가 않아서요.
하여간 이런 저런 활약을 남긴 김동수 선수는 게임 산업체에서 일하면서 병역의무를 대신하게 되어 프로게임계를 은퇴합니다. 온게임넷에서 그의 은퇴식도 해줬습니다. 제가 그를 좋아하기 시작할 무렵...그는 이렇게 떠나버리죠.
가림토 김동수...그리고 그 뒤를 잇는 그리 많지는 않은 토스 게이머들. 아무리 한 시대를 풍미하고 가을의 전설을 재현하고 해도 결국 그들 모두 저그에게는 약한 프로토스 종족의 일원일 뿐입니다. 지금 프로토스에게 필요한 건 밸런스 조절이기 이전에 영웅의 재림이 아닌가...란 생각을 합니다. 물론 실질적으로 새로운 패치가 나옴이 더 중요하겠지만 정서상으로 이렇단 말이죠. ^^;; 그 선두에 빨리 병역의무를 마치고 김동수 해설이 돌아와서 그 선두에 서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ps. 오랜만에 꽤나 오래된 이야기를 하다보니 두서도 없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다 하지도 못했네요. 아무튼 결론은 제 기억 속의 가림토는 최고라는 겁니다. 임요환 선수와의 네오 포비든 존 경기는 꼭 보세요. 진짜 명경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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