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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5 23:59:18
Name 버로우드론
Subject 스타크 팬과 특정 선수의 팬.
피지알이든 어디든 흔히 볼 수 있는 결론없는 논쟁 중 하나는 이런 겁니다.

'임요환 선수 플토전 못하는 것 좀 인정해라. 사실 아니냐?'
'나한테는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다. 팬이란 건 그런게 아니다.'
'그럼 나는 팬 아니냐?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재수없게 말하지 마라. 본인은 노력하고 있지 않겠냐.'

이런 논쟁의 본질에는, '스타크래프트' 게임 자체의 팬과 '스타크래프트 게임 플레이어'에 대한 팬이 혼재되어 있는 현실이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팬과 게임을 플레이하는 개체에 대한 팬이 어떻게 다른지는, 한/중 축구 대항전에서 중국선수를 후드려 팬 이을용 선수가 디씨에서 상당히 미화되어 돌아다녔던 것을 상기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을용 선수는 실제로 상당히 비매너 플레이를 많이 하는 선수입니다. 심판 몰래 반칙도 어마어마하게 하고, 대부분의 축구 팬이라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날 일을 가리켜서 '이을용이 잘못한거다. 축구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 라고 말하면 아마 생매장 당했을 겁니다.

쓰고나니 예가 조금 부적절한 것 같군요. 그래도 제가 말하려는 내용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보고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스타크' 자체에 대한 팬은, 선수들이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전략,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듯한 컨트롤, 나보다 훨씬 멀리보는 운영능력등에 열광합니다. 그들에게는 그것을 누가 보여주는가는 두번째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3년전에는 임요환 선수의 전략에 열광하고 2년전에는 이윤열 선수의 초 멀티태스킹에 열광하고 작년에는 최연성 선수의 '마치 바둑두는 듯한' 운영 능력에 열광합니다. 그들에게는 세 선수 모두가 소중한 것이죠. 똑같이 '스타크' 경기 자체의 질을 끌어 올린 선수들이니까요.

반면에 '스타크 플레이어' 에 대한 팬은, 이유야 어쨌든 ( 자신이 스타크에 가장 열광했을 무렵의 최강 플레이어였다던지, 그냥 잘생겼다던지, 남자친구가 열광하는 플레이어니 같이 좋아한다던지 ) 한 두명의 플레이어에게 애정이 집중됩니다. 많은 종류의 애정이 그렇듯, 이런 종류의 팬들은 그 플레이어의 기복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슬럼프를 같이 슬퍼하고 우승을 같이 기뻐합니다. 비매너 플레이를 당하면 분노하지만, 그 선수가 비매너 플레이를 할 때에는 변호해줍니다. ( 야구경기할 때 우리편 투수가 상대편 강타자를 걸렀다고 해서 야유하는 팬은 없겠죠 )

전 이 두 종류의 팬들 사이에서의 논쟁은 끝이 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한 것은, 스타크는 야구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스포츠이고, 자기 구단 홈경기에서만 응원하는 사치를 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피지알에서든 스갤에서든 파포에서든 '자유게시판' 이라는 하나의 게시판을 공유해야만 하고, 그날 그날의 경기에서 상대편을 응원하는 사람과 옆자리에 앉아서 경기를 관람해야 합니다.

서로가 다른 종류의 팬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각자의 길을 추구했으면 합니다.

세줄 요약
낚시하지 말자
임요환 화이팅
만약에 4강전에서 홍진호가 이긴다면, 홍진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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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の灰
04/10/26 00:13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언제 부터였는지 툭 하면 '빠' 니 '까' 니 편가르기 식으로 나누시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좋지 못한 현상이죠. 두루두루 서로의 다름을 인정 하면서 바람직한 팬 생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속의빛
04/10/26 00:37
수정 아이콘
공감이 가는 글이군요.
(홍진호 화이팅! 만약 4강전에서 임요환 선수가 이긴다면, 임요환 화이팅)
일급살인
04/10/26 03:28
수정 아이콘
게임리그 팬으로써 좋아하는 선수가 있을것이고 그 선수에게만 애정이 가고 그 선수가 멋진 게임을 보여주면 환호하지만 싫어하는 선수가 압도적으로 멋지게 이기면 그 선수를 시기하고 좋아하는 선수가 계속 지면 점점 관심이 없어지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성적과 관계없이 비매너 짓을하던 무슨짓을하던 다 옹호하고 편들어주는 팬은 그 선수를 한 남자로 사랑하는거겠죠
그런 팬들은 그 선수가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무슨 다른 스포츠를 한다면 그쪽팬으로 넘어가버릴 겁니다
스타리그하는날 꺅~꺅~ 거리지좀 말죠 시끄러워서 원..
04/10/26 11:54
수정 아이콘
일급살인 / 성적에 관계없이 그냥 플레이를 좋아하고 응원하는게 팬이죠.
그리고 스타리그때 꺅꺅 거리는것이 시끄러우시다는건 좀...
그만큼의 관심과 그만큼의 열기라고 생각해주시는게 어떨까요?
스타가 바둑중계와 같이 침묵속에 게임이 진행되는것 보다야 낫지 않을까요?
04/10/26 11:57
수정 아이콘
전 '꺅꺅'할 수 있는 열정과 그 나이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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