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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08 00:59
돈 바르고도 멋진 영화를 만든 우리나라 감독분들도 많이 계시잖아요^^;;
라스트 사무라이...한스 짐머가 음악감독이란 것과 톰 크루즈가 나온 다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웃다님 글을 보니까 저도 보고 싶어지는군요- 지금까지 있었던 일본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영화들(대부분 액션물이죠;;)을 보고 실망했던 터라 이번에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04/01/08 01:15
이 영화...예고편만 봤습니다.
예고편만 보았을땐 킬빌처럼 서양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막연한 동양.. 즉 일본문화에 대한 '양키스러운 발상'에서 나온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무라이나..닌자,기모노등등을 바라보고 fantastic!이라고 외치는 센스..) 그런 영화가 아니라니 감상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한국적인 멋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개방적인 사고방식이 가장 먼저 필요할거 같네요.
04/01/08 01:30
저도 역시 coolasice님과 같은 생각이었는데... 그런영화가 아니라는 웃다님의 말씀에 약간 흔들-_-; 그래도 전 보지는 않을렵니다. 왜, 그런것 있잖아요- 그냥 '일본'이기에 드는 막연한 반개심(?)적대감(?)같은거.
음.. 아직 제가 문화적으로 성숙하지 못해서 그런가봅니다ㅜ_ㅜ 그리고, 한국영화는 이만큼이나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발전해서, 그만큼 명성을 누리길.. 모든이들의 바람이겠죠?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한스짐머'에 더욱 솔깃-0-
04/01/08 01:37
서양영화를 보면 항상 뭔가 찜찜했던게
키작고 보수적인 동양인과 그 문화에 대한 은근한 멸시와 편견,왜곡된부분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그런 부분이 참 보기가 싫었었는데 라스트사무라이는 아직 보지 않았지만 웃다님의 말씀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동양의 문화를 잘 표현해낸 영화라면 한번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04/01/08 01:43
그래도 마지막 신이 음.. 꽤 감동적이었어요~ 사무라이의 정신보다는
사나이의 의리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 였던듯 한국도 역시 이런 무사문화가 있을텐데 -_-a 아마 백제의 어검류가 사무라이의 원류라고 보면 음 -_-;; 우리 한국영화도 한번 만들어 봄직 하다는 잡설 --;; 소제가 고갈된 할리우드에서 웬지 신선하다고 할까? 하는 느낌의 영화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4/01/08 02:09
스타크래프트의 야마토 캐논, 워크래프트3의 블레이드 마스터...일본문화는 이미 세계의 흐름에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계를 석권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우리나라만의 미를 보여주기엔 아직 멀었을까요? 스캔들에겐 지나친 기대를 했던 건지...(사실 황산벌은 한국적인 미보다는 코미디에 치중한 영화죠)
04/01/08 06:16
저랑은 좀 다른 관점이시네요.
제가 보기엔 다소.. 오리엔탈리즘에서 벗어나지 못 한 영화였거든요. 일본문화에 대해선 반감이 0 에 가까운 제가 봐도 (꽤 즐깁니다 ^^;) 사무라이정신을 지나치게 민망하게 그려내는 부분도 있고... 톰크루즈가 일본문화에 대해 적응하고 받아들이는 부분도 서구문화와 같이 똑같이 계급사회이고 경쟁적이며 호전적인데도 그저 막연히 정신적인 면만 강조하며 그렇게 된다는 건... 역시 동양에 대한 막연한 신비감, 오리엔탈리즘에 따른 발상으로 보였거든요. 물론 영화 자체의 스케일이나 볼만한 장면은 매우 많았습니다만, '그들의 동쪽' 을 벗어나지 못 했음이 아쉬웠던 영화입니다. (뭐 진실되게 그려내길 바라는 게 오바일 수 있겠단 생각도 드네요 ^^;)
04/01/08 07:58
웃다님께선 어떤 분들은 이 영화를 실은 "오리엔탈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했을때, 이를 "일본 색이 짙은 영화로 유치한 반일감정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오해 안하시길 바랍니다. 그냥 첫줄부터 다소 강한 어조로 외갑을 두르고 시작하신듯해서 노파심에 한 말씀드렸습니다.
서구인들에게 일본 문화가 이리도 친숙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일본산 애니메이션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일단은 우리도 세계인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문화 상품(이런말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게임 문화는 어떨까요? ^^ 외국 스타크래프트 와 워3 싸이트에 가보면 우리나라 선수들의 팬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 RTS의 본산이 된지는 벌써 오래되었구요. 팀리퀴드 인가 하는 사이트에서는 한국호텔예약까지 할 수 있게 링크를 시켜놓았더라구요. 임요환 선수의 은퇴소식에 다들 무척 아쉬워하고 말이죠.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냥 생각나서 주절 거렸습니다. 영화 재밌다니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개인적으론 전투신을 기대합니다.
04/01/08 10:06
아 그런데 여기서 개인적으로 궁금한거 한가지! 영웅(2003)에서 색체가 의미 하는것은 뭡니까?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하늘색 뭔가요? 궁금
04/01/08 10:18
붉은색-질투, 격한감정 푸른색-희생, 흰색-절실한 사랑, 녹색-회상, 검은색-진나라
이렇습니다. 그 색깔의 옷이 나온 장면에서 받은 느낌을 그대로 연결시키면 될 듯...위의 자료는 영웅 홈피에서 제가 옛날에 받아적은 건데 지금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04/01/08 10:24
사무라이 정신을 좀 오버스럽게 그린것은 사실이지요. 일본인들도 대체로 그러한 평가를 내리더라구요.
영화 자체는 꽤 볼만합니다.
04/01/08 10:27
닌자, 사무라이 등등의 이미지는 사실 콘솔 게임으로 형성된 것이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할복하고, 천황군들이 무릎꿇는 장면은 전형적인 헐리우드적 결말이 아닐런지..
04/01/08 10:29
다른 이야기이지만..
사무라이의 한자는 侍이지요. 말 그대로 시종의 의미에서 발전된 개념입니다. 그러한 고로 사무라이의 기원을 백제의 사울아비 등등의 허황된 개념으로 생각하는 착각은 더이상 범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04/01/08 11:55
서양인들이 보는 사무라이 정신 같은건 사실상 허깨비에 불과합니다. 즉, 과장되고 왜곡된 것이죠. 뭐 그런걸로 장사하는게 기술이긴 합니다만..
04/01/08 12:16
영화는 어제 개봉했어요. 일본 영화는... 이런 식으로 보기도 전에 일본을 주제로 했다는 것에 닭살 돋는 사람에게 했던 첫 구절이 어조가 너무 강했군요. 그래서 좀 이상한 해석이 된 것 같습니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일본 문화를 잘 표현한 영화 아닙니다. 오히려 감탄 나올 정도로 미화한 영화일 수도 입니다. 일단 모르는 사람이 보면 감탄이 나오게 됩니다. 멋있거든요. - 사실 그런 것들 관심 없습니다. 헐리웃 영화답게 이 영화도 보고 남는 것이 없고 스토리 라인을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이 영화는 잘 만든 영화구요. 그래서 글을 썼습니다. 헐리웃은 헐리웃일 뿐 제 글로인한 환상이 생기셨다면 버리세요. 전 보고 남는 것 없는 다이하드류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04/01/08 13:14
개인적으로 단순히 허깨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_^. 서구에서 일어난 사무라이붐이 외형적으로는 일본 게임, 에니메이션 등을 통해 확산된 것이긴 하지만, 그 바탕엔 사무라이 정신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선(禪)을 필두로 한 동양문화에 대한 서구인들의 관심과 연구가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대중적인 오락물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동양문화(정확히는 일본문화)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왜곡되고 과장된 경우가 많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순간의 유행으로 끝나버리겠지요. 서구에서 출간되는 불교 관련 서적이나 젠(선의 일본식 발음..)센터의 유행 등을 보면, 어떤 면에서는 동양의 그것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깊은 이해를 보이고 있더군요. 물론 아직 일부 지식층 사이에서 활발히 일어나는 일이긴 합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확산이 될 거고(이미 오래 전부터 조금씩 영향을 주었고..) 한 순간의 유행이나 흉내내기로 끝나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웃다.님 말씀을 들어보니 상당히 보고싶군요. 예고편만 얼핏 봤을 때, 탐 크루즈가 갑옷입고 말타고 뛰댕기길래 이게 무슨 영화냐? 빽 투더 퓨처 패러디라도 하나..-_-;..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분위기는 아닌가 보군요. 이런 류의 헐리웃 영화는 오랜만이라 참 기대되네요·^_^
04/01/08 19:06
저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이번주 토욜날 보기로 했는데.. 톰 크루즈란 배우를 원래 좋아했었던 제게는 빼놓을 수 없는 영화겠죠..^^;;; 웃다님 글 보니 더욱더 보고 싶어집니다..사실 보고 남는 영화란 자체가..개인마다 틀린 거 아닐지.. 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은 훌륭한 음악이 나오는 영화 자체가 감동아닐런지요..암튼 얼릉 보고 싶어지는군요..
04/01/10 18:07
뒤늦게 나마 퍼온글을 답니다. sfwar.com에서 psycular라는 분이 쓰신 라스트 사무라이에 대한 글입니다. (허락받고 퍼오느라 늦었습니다..;;)
영화 게시판에 올리려다 영화와는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판단되어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저번에 뉴욕 타임즈에 꽤 흥미있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Once Banned, Christianity Withers in an Old Stronghold라는 기사인데요, 우리말로 하면 "과거 금지되었던 기독교, 본거지에서도 시든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제목에서 직접 와닿지는 않습니다만 이 기사는 일본의 기독교 역사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일단 우리 클럽에 기독교에 반감이 강하신분들이 많은 편이라 조금 걱정이 되는군요. 뭐 기독교가 옳으네 그르네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하나의 종교적 신념으로 바라보고 글을 씁니다. 일본의 기독교 박해는 역사도 길고 강도도 아주 강한 편이었습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문화가 비교적 이른 16세기 경에 유입되었고 철포로 대표되는 선진 군사기술과 함께 기독교도 유입이 되었지요.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었던 오다 노부나가가 서구 기술을 도입해 조직한 철포부대는 다 아실겁니다. 동시에 기독교의 교세도 점점 강해졌는데요. 17세기에 일본 인구의 10%에 달하는 인원이 기독교도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일본인들의 개방적 성품을 타고 이러한 교세 확장이 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16세기 말, 일본을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이웃 필리핀의 기독교화와 식민지화에 위협을 느끼고 선교사를 추방하며 기독교를 엄금합니다. 토요토미 사후 정권을 잡은 토쿠가와 이에야스와 그 후손인 토쿠가와 쇼군들 역시 기독교 탄압 정책을 계승하지요. 이후 일본 기독교 박해는 "프라이 펜 위에 개미 볶기" 식으로 가혹하게 이루어집니다. 신자들은 죄상에 따라 다양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가벼우면 유배형, 무거우면 참수형에서 화산에 산채로 던져버리는 일본식 화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지요. 신자인가 아닌가를 테스트하기 위해 유명한 "밟는 그림"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예수나 마리아가 그려진 성화를 땅에 두고 사람들에게 발고 지나가게 해서 신자인가 아닌가를 판별하는 방법이었지요. 결국 19세기 미국 페리제독에 의해 일본 문호가 개방되고 기독교가 합법화 될 때까지 근 300년간의 박해가 계속됩니다. 그 결과로 현재 1억 2천 7백만 일본 인구의 단 1%만이 기독교 신자라고 합니다. 문호개방 이래 한 번도 1%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군요. 기사에 적힌 내용 중 흥미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In contrast to the stereotype of the samurai dying for his beliefs - an image popularized by the current Hollywood movie "The Last Samurai" - records show that most samurai and noblemen renounced their Christian faith under pressure. It was mostly peasants, artisans and merchants who died for their new faith, often after enduring horrible tortures.] [사무라이는 신념을 위해 죽는다는 고정관념 - 요즘 헐리우드 영화 "The Last Samurai"로 대중화된 이미지 - 과는 대조적으로 기록들은 대부분의 사무라이와 귀족들이 탄압 아래에서 그들의 기독교 신앙을 버렸음을 알려준다. 종종 자행되는 혹독한 고문을 버티며 새로운 신앙을 위해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농부, 장인들 그리고 상인들이었다.] 15세기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래 적지 않은 사무라이층이 기독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임진왜란때 왜군 사령관 중 한명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는 대표적인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지요. 고니시는 기독교 신자들로만 편성된 부대를 지휘했는데 그 수가 5만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는 꽤 많은 무장들이 기독교를 신봉했음을 알 수 있지요. 당시 왜군에 동행한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조선땅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일부 조선인들을 일본으로 데리고 가 기독교로 개종시켰다고 하는데 그 수가 7천명 쯤 됬다나요. 나중에 고니시는 도쿠가와와 도요토미간의 세력다툼에 휩쓸려 처형당하고 7천명의 최초 조선인 기독교인들도 일본에서 순교했다고 하더군요. 고니시는 측근들이 사무라이 답게 자결을 권했음에도 자살을 금하는 기독교 교리에 따라 이를 거부하고 도쿠가와군에게 사로잡혀 참수당했다고 합니다. 당시 고니시와 함께 종군했던 기독교계 사무라이들은 대부분 개종했다는군요. 인간의 신념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다른 신념에 비해서 약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기독교건 불교건 이슬람교이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를 위해 죽음을 맞았고, 이들의 죽음은 대부분 숭고하게 간주됩니다. 신라시대 이차돈이 큰 업적 없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음에도 위인으로 인정되는 것은 신라 불교의 초석으로 숭고한 죽음, 곧 순교를 했기 때문이지요. 글쎄요. 일본 사무라이들은 종교적 신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보고 이를 위해 목숨 바치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했을까요? 민중들은 종교를 지키는데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는데요. 아마 사무라이들은 충성, 용기, 명예 같은 보다 폼나는 신념을 더 중시한듯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무라이 생사관은 일왕권이 하늘을 찌른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과장 왜곡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도쿠가와 막부가 들어서서 300년간의 평화가 계속되자 무사들의 할 일, 곧 싸울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만큼 초개같이 할복할 기회도 별로 없었고 자연히 칼날같은 기강에도 녹이 슬었겠죠. 더구나 일왕(日王, 제발 천황이라는 말 쓰지 맙시다)은 막부 쇼군들에게 밀려 권위가 바닥을 기었습니다. 심지어 쇼군들이 왕족 생계를 지원하지 않으면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워 왕가의 보물들을 시장에 내다 팔 정도로 궁핍했다는군요. 일반 민중들은 일왕의 얼굴은 커녕 이름과 나이조차 제대로 몰랐습니다. 일왕이 행차할 때 그 마을 농민들이 했다는 "일왕이 행차해서 길을 쓸라고 한다. 귀찮아 죽겠다" 라는 말에서는 전투기 조종석에서 "천황 만세"를 외치며 미함대에 돌입한 가미가제 조종사의 모습을 떠올릴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 사무라이들도 죽음이 아닌 삶을 동경하게 되지요. 전쟁도 없고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봉토도 있으니 한 세상 편하게 살 수 있는데 뭐하러 자살합니까? 봉토가 없는 가난한 무사라고 해도 어짜피 시(侍)-농-공-상의 사회 시스템에서 명예와 권위는 보장 되는데 뭐하러 죽나요? 물론 개중에는 일본 무협만화처럼 살인 청부업 등으로 죽음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할복해 죽을 확률보다는 칼맞고 죽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겠죠. 명예가 아닌 일 때문에 죽는 겁니다. 충성 바칠 대상은 막부의 쇼군이고, 명예와 지위는 평화와 함께 보장되고 생활은 안락에 젖어듭니다. 종교적 신념을 위해 죽기는 너무 아깝죠. 뭐 한 세상 편히 사는것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신념을 위해 죽는다는 말은 낮간지럽습니다. 서구인을 감동시킨 사무라이정신은 오히려 일왕과 일본 근대화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왕의 권위가 강해진 것은 문호개방 후 메이지유신을 거쳐 일왕이 일본 근대화와 군국화의 상징으로 등극하면서 부터입니다. 조국을 발전시키겠다는 위, 아래의 열망의 구심점으로 일왕이 등장하며, 이미 서구에서는 100년 전에 끝장난 "짐이 곧 국가" 개념이 등장한 것입니다. 물론 이는 전제정치를 위함이 아닌, 국론 통일로 국민들을 동원하여 제국주의 열강 등극이 목적이었지요. 그 중심에는 옛 사무라이 출신 엘리트들이 있었구요. 결국 그 계책은 성공했습니다. 1867년 메이지 유신 이래 불과 70여년만에 일본은 조국과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국민들을 양성했으니까요.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서구인들은 사무라이 정신은 고사하고 사무라이의 존재조차 잘 몰랐습니다. 가미가제나 만세돌격, 옥쇄등을 접하고야 비로서 일본의 광신적인 면을 알게 됬고 그 기저에 사무라이 정신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무라이 정신은 300년간 맥이 끊겼다가 70년만에 급조된, 더구나 왜곡된 면모도 다분히 있는 사무라이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 the Last Samurai의 무대는 메이지 유신 무렵이고, 이미 300년이 지난, 신념을 위해 초개같이 목숨을 버리는 사무라이 정신은 이미 녹이 슬때로 슬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가주의적 새로운 이데올리기가 필요했고 사무라이건 평민이건 국가라는 이름아래 통일을 시켜야 했지요. 하지만 당시 정부는 영화에서처럼 토벌같은 에너지낭비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무라이들을 신 정부의 엘리트로 등용하며 그들의 가치관을 개인의 명예에서 국가의 명예로 전환시켰죠. 이미 기강도 흐릿해 졌고 벼슬도 준다니 사무라이들이 뭐 거절 했겠습니까. 또한 자기 지위 보장을 위해서는 국가의 권위가 필수적이니 후계자들과 평민들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시켰죠. 70년 후의 사무라이 정신은 여기서 탄생합니다. 글 쓰다보니 다분히 비판적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저도 이 영화 볼겁니다. 그것도 개봉 당일에요. 일단 탐 크루즈라는 보증된 배우가 출연하고 에드워드 즈윅이라는 영상미의 대가가 감독했으니까요. <가을의 전설> 이후 이 양반의 영상미가 제대로 드러나는 영화가 없었는데 이제야 진가가 발휘뵐 것 같습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입증된, 아름다운 뉴질랜드 풍광에서 즈윅이 그려낼 수채화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뭐 내용때문에 다소 거부감도 들겠습니다만 즐길 가치는 충분하지 않습니까? Jassa 님의 말처럼, 남들이 즐길 수 있는것을 즐기지 못하는 것도 문제죠. 더군다나 갑주 입고 칼들고 돌격하는 모습은, 현실은 어쨌거나 멋지게 보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오락 영화로는 충분한 만족감이 예상됩니다. 다만, 자국 문화, 그것도 사실을 왜곡시킨 문화를 적당히 사탕발림하여 외국(外國)팔아먹는 왜국(倭國)의 행태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일본 문화의 껍데기에만 열광하는 미국아이들도 그렇구요. 껍데기조차 없는 외국에서의 한국문화는 더 서글픕니다. 사족 : 기독교 이야기 하다가 생각나는게 있어서 뱀발을 답니다. 혹시 유키노부 호시노의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를 읽어 보셨는지? 거기 보면 <백경>의 에이허브 선장이 배를 잃고 여차 저차해서 일본의 어느 마을로 표류하는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그 마을이 기독교마을이었는데요, 에이허브 선장을 사제로 알고 존경하게 되지요. 일본과 한국의 기독교 전파를 보면 오히려 한국인들이 신념을 위해 죽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본 기독교는 마을 단위로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아직도 촌에 가면 주민 대다수가 기독교인 기독교마을이 존재하죠. 이는 탄압과 감시를 피하는데는 효율적이었지만 점조직이다 보니 성장하지를 못했습니다. 일본 기독교는 그렇게 고사해 버렸죠. 그리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일본인들은, 앞서 말한 '밟는 그림' 계책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밟을때는 밟더라도 신앙만 유지하면 되니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불상이지만 빛을 비추면 십자가모양이 되는 성상 등 갖가지 발명품을 고안했습니다. 반면 조선은 혹독한 탄압에도 불구, 도시지역의 선교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압도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교세가 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죠. 대원군의 부인도 기독교신자였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한국 기독교인들은 유독 이 "밟는 그림"에 약했습니다. 신념때문인지 순진함 때문인지 밟지를 못했다고 합니다. 일견 가장 허접해 보이는 이런 방법이 교인들에게는 쥐약이었다는군요. 뭐 이런 식으로 행동하다 보니, 짧은 박해기간에 압도적인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일본조차 손대지 않은 외국인 성직자들이 9명이나 처형당했고요. 하지만 이런 신념 (또는 순진성) 덕에 지금은 두집건너 교회하나 있는 한국이 되었죠. 사족 2 : 위에서 기독교로 뭉뚱그려 이야기 했는데 더 정확히는 천주교입니다. 기독교에 반감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종교적 신념으로 간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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