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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19 22:59:07
Name Altair~★
Subject To. Autumn - 송병석 선수의 챌린지리그 탈락에 부쳐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님은 자신의 시 "낙화" 에서 이별의 아름다움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오늘 챌린지리그 경기를 패배할 경우 은퇴 수순을 밟게 된다는 송병석 선수의 기사를 봤습니다.

"대회에 나갈 때 마다 심하게 긴장했고, 심리전이나 냉정한 판단이 중요한 경기에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부족했지요." - 송병석 선수의 인터뷰 가운데...

프로게이머의 시작을 함께 했으면서도 정작 스타리그 본선에서는 얼굴을 자주 보이지 못했죠.
Ghem TV 2, 3차 스타리그 16강, 1차 프리미어리그가 그의 경기를 볼 수 있었던 유일한 메이저대회 였습니다.
이후에 새롭게 시작된 팀 개념의 프로리그와 팀리그에서는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크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너무 늦게 '게임하는 방법'을 깨달은 것 같아요." - 송병석 선수의 인터뷰 가운데...

송병석 선수에게 제안 하고 싶습니다. 과감히 개인전을 포기하라고......
프로리그에는 팀플전이라는 경기 방식이 있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노련한 선수들이 개인전을 포기하고 성공한 사례는 다른 스포츠의 여러곳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테니스의 여제 '나브라틸로바'는 개인전에서 무수한 기록을 세운 이후에 복식으로 전업하여 윔블던 대회 복식 챔피언에 오른바 있고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야구의 경우 늦은 나이에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 투수로 전업하여 성공한 사례도 적잖습니다.

현재 KTF는 강민, 홍진호, 박정석, 조용호 선수 등 팀플전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선수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개인전 연습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하고 송병석 선수가 팀플전을 전담하면 어떨까요?
송병석 선수의 실력과 평소 마음가짐, 연습량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크고 분명히 성공할 거라 믿습니다.
프로리그가 좀 더 체계를 갖추고 자리를 잡아나간다면 팀플전의 비중은 지금의 그것보다 훨씬 커질것 이기 때문에 필요성은 더 합니다.
어떤 분들께서는 개인전의 실력이 모자란데 팀플전에서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할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스타크래프트를 조금만 알고 해보시는 분들이라면 개인전과 팀플전의 차이점을 잘 알고 계실겁니다.
한편으로 팀플전을 통해 기본기를 계속 유지해가면서 게임의 즐거움과 승리의 기쁨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해서 경험을 쌓아나가면
언젠가는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을 둘러싼 환경이 더 이상 프로게이머의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힘들고 어렵다면 어쩔 수 없이 보내줘야 겠습니다만
개인전에서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면, 힘에 부쳐 더이상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비단 KTF가 아니래도 송병석 선수의 실력이라면 팀플전에서의 활용가치는 아직도 높습니다.


Autumn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는 아름답지만 당신은 아직 가야할 때가 아닙니다.
팬들의 우직하고, 단단하며 투혼 넘치는 경기를 아직도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부침개 1. 잦은 야근에 정신이 몽롱한지 글이 이상합니다.
          (그럼에도 어디가 이상한지 안보이네요 +_+)

부침개 2. 이제 몇일 남지 않았습니다.
          e-스포츠 팬들을 위한 새로운 곳이 곧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요즘 이녀석 때문에 비정상적인 생활의 연속입니다...하지만 즐겁습니다...^^)

부침개 3. 東晋*宋의 유명한 시인 '도연명'의 한시 입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 陶淵明 도연명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奚而獨悲 해추창이독비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實迷塗其未遠 실미도기미원
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舟遙遙以輕  주요요이경양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乃瞻衡宇 내첨형우
載欣載奔 재흔재분
僕歡迎 동복환영
稚子候門 치자후문
三徑就荒 삼경취황
松菊猶存 송국유존
携幼入室 휴유입실
有酒盈樽 유주영준
引壺觴以自酌 인호상이자작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倚南窓以寄傲 의남창이기오
審容膝之易安 심용슬지이안
園日涉以成趣 원일섭이성취
門雖設而常關 문수설이상관
策扶老以流憩 책부노이류게
時矯首而遐觀 시교수이하관
雲無心以出岫 운무심이출수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影以將入 영예예이장입
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歸去來兮 귀거래혜
請息交以絶遊 청식교이절유
世與我而相違 세여아이상위
復駕言兮焉求 복가언혜언구
悅親戚之情話 열친척지정화
樂琴書以消憂 낙금서이소우
農人告余以春及 농인고여이춘급
將有事於西疇 장유사어서주
或命巾車 혹명건차
或棹孤舟 혹도고주
旣窈窕以尋壑 기요조이심학
亦崎嶇而經丘 역기구이경구
木欣欣以向榮 목흔흔이향영
泉涓涓而始流 천연연이시류
善萬物之得時 선만물지득시
感吾生之行休 감오생지행휴
已矣乎 이의호
寓形宇內復幾時 우형우내복기시
曷不委心任去留 갈불위심임거류
胡爲乎遑遑欲何之호위호황황욕하지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懷良辰以孤往 회양진이고왕
或植杖而耘  혹식장이운자
登東皐以舒嘯 등동고이서소
臨淸流而賦詩 임청류이부시
聊乘化以歸盡 요승화이귀진
樂夫天命復奚疑 낙부천명복해의


[해석 - Naver 지식검색 발췌]
돌아가리라!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니 어떻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미 마음을 형체의 使役으로 삼았으니 어찌 실심하여 홀로 슬퍼하고만 잇으리요?
지난 일은 바로잡을 수 없음을 깨닫고 오는 일은 따를 수 있음을 알겠도다.
참으로 길을 잃었으나 그래도 멀지 않아서 오늘이 옳고 어제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도다.
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떠오르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 옷깃을 흩날리도다.
나그네에게 앞길을 물으니 새벽빛이 희미함을 한스러워하도다. 이윽고 내 집이 눈에 들어와 기뻐서 뛰어가노니,
심부름하는 아이는 반갑게 맞이하고 어린 것은 문 앞에서 기다리는도다.
세 가닥 뜰안 길은 황폐해져 가나 소나무와 국화는 오히려 예와 같구나.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들어가니 술이 있어 할아리에 가득하여 술병과 잔을 가져와 혼자서 잔질하다가 뜨락의 나뭇가지를 보고 웃음을 머금는다.
남쪽 창에 기대어 오만함을 부치니 무릎이나 펼 만한 방이 오히려 편안함을 알겠도다.
매일같이 정원을 거니는 것으로 취미를 삼고, 문이야 달았으되 언제나 잠겨있다.
지팡이를 짚고서 거닐다가 쉬다가 가끔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보니 구름은 무심히 산등성이에서 피어 오르고,
새는 날기에 지치면 돌아올 줄을 아는구나. 햇빛은 가물가물 막 어두워지려 하는데 외로이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대도다.
돌아가리라! 사귐을 그만두고 교유를 끊어야지 세상이 나와 서로 맞지 않으니 다시금 수레를 타고 무엇을 구하리요?
친척간의 정담을 기뻐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면서 시름을 녹이노라. 농부가 내게 봄이 왔다고 일러주니 이제부터 서쪽 밭에서 일을 하게 되었구나.
혹은 휘장을 친 수레를 타고, 때로 언덕을 넘으니, 나무는 즐거운 듯 꽃이 피려 하고 샘물을 졸졸졸 비로소 흘러내린다.
만물이 제 철 맞음을 부러워하면서 나의 삶이 끝나감을 느끼는도다.
그만두어라. 몸뚱이를 우주 안에 붙여둠이 다시 몇 때나 되겠는가.
어찌 마음대로 가게 내버려두고 머무는 대로 맡기지 않고 어찌하여 서둘러 어디로 가없도다.
좋은 시절 생각하며 외로이 걷기도 하고, 혹은 지팡이를 세우고서 김매고 북돋기를 하노라.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을 불고, 맑은 물에 다달아서 시도 짓노라. 애오라지 자연의 조화에 따라 돌아가니 무릇 천명을 즐기되 다시 무엇을 의심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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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롱투란
04/10/19 23:0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송병석 선수의 팀플 기용은 전부터 생각해 왔던거지만 정말로 개인전을 포기하고 처음의 자세로 돌아가서
팀플만을 전담하는 멋진 선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군대문제가 걸린다면 군대를 다녀와서라도 말이죠.
송병석 선수 아직은 가야할때가 아닌것 같습니다..
그동안 받은 비난만큼 사랑도 받아봐야죠..
아이엠포유
04/10/19 23:06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b 송병석선수도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생각해 주세요. 프로리그에서는 당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 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Altair~★님//e-스포츠 팬들을 위한 새로운 곳이 곧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요게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가요? 괜히 궁금해 지네요^^:
청수선생
04/10/19 23:11
수정 아이콘
오늘 송병석 선수가 많은 팬분들 속에 각인 되었군요. 정말 잘했는데.. 아쉽네요. 방법이 있다면 은퇴 하지 마시고 게이머 생활을 더 해줬으면 합니다. 팀플게이머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게이머 생활 더 해서 자신이 원하는 거.. 팬들이 원하는 거 최대한으로 이뤄지게끔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상무팀을 만들어야 되는데.. 참
FlytotheSKY
04/10/19 23:14
수정 아이콘
아이엠포유님//e젠이라는 곳입니다..... 웹젠 CEO였던 이수영 사장이 CEO로 계신 곳이기도 합니다..... 2월달에 회사가 설립된 걸로 알고 있구요.... 정식런칭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FlytotheSKY
04/10/19 23:15
수정 아이콘
아 참, 송병석 선수.... 은퇴하시는 거 아쉽지만.... 그래도 가야하신다면..... 보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물 여섯이라면 군대 문제도 있을 것 같고.... 안녕히 가시길...
Toforbid
04/10/19 23:16
수정 아이콘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면 축구에서도 전성기때는 공격수로 그리고 나이 들어서는 수비수로 전향하는 예가 많이 있죠. 김주성 선수, 김현석 선수, 박건하 선수. 팀플 전환이라 좋은 생각이십니다. 다만 팀플에서도 점점 프로토스 설 자리를 밀어내는 온게임넷 맵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노일코바
04/10/19 23:16
수정 아이콘
송병석 선수 아직 늦게나마 아직 보여줄께 많습니다
다음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시고 팬들에게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04/10/19 23:30
수정 아이콘
송병석선수... 너무나 아쉽군요. 개인적으로 올드게이머들을 좋아하는지라 김정민선수, 송병석선수 등등 부진한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안타까워했는데, 은퇴라니 정말 아쉽습니다. EVER 듀얼토너먼트에서 이윤열 선수를 상대로 정말 꽉 밀어부쳐서 이겼을때 정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는데.. 비록 듀얼에서 떨어졌지만 '다음 스타리그 진출'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아쉽네요, 아쉽습니다.
종합백과
04/10/19 23:48
수정 아이콘
알테어님과는 견해차가 있군요.

저는 송병석 선수의, 게임하는 법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는데 말입니다.

팀플에 전념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제 분위기를 타려는 시점에 그만둔다는 건..
dangun8972
04/10/20 01:49
수정 아이콘
송병석선수는 캐리어 컨트롤과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상대 종족 불문하고 캐리어를 선호하는데도 캐리어를 써서 이긴경기 생각해 내기가 힘들군요. 캐리어를 쓰지 않는 지상전 위주의 팀플에는 비교적 적합한 유저라고 생각합니다..
04/10/20 02:54
수정 아이콘
팀플위주 플레이어가 된다면 반쪽 선수라고 욕하는 사람 나오겠죠... 참 안타까울따름
Milky_way[K]
04/10/20 10: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팀플위주의 플레이어가 되는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구심점이 필요한 KTF... 송병석선수가 팀플의 무게감을
잡으면서 동시에 KTF팀의 무게역시 잡아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요...
비오는수요일
04/10/20 13:35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실없는소리
04/10/20 16:0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괜히 저 혼자 감동받아 어쩔줄 모르겠네요 ㅜㅜ
04/10/20 18:1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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