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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07 03:35:40
Name Lunatic Love
Subject A Tragedy
1.shakespeare의 4대비극이 있다.

Hamlet, Othello, Macbeth, King Lear
결국엔 모두 죽어버린다거나 주인공의 피할 수 없는 운명등.



오이디푸스의 운명적 비극보단 상황적 비극으로 이어지는 대부분의 전개는
우리에겐 그저 명작이나 작품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작품들은 그 패턴을 따르며, 몇몇 대사들을 차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 캐릭터의 특징을 정의내리기도 한다.





...




2. 악은 없다.




가장 큰 비극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다.
선과 선의 대결이며 어느 한쪽의 선은 끝나버린다.
그만큼의 비극도 없다.




선은 악을 이긴다는 "권선징악"류의 것들은 그렇게 큰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한다.



실제로 몇몇의 영상문학과 활자문학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악의 패배는
선의 승리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 잡는다.



...




3. 슬램덩크란 만화가 있다.



단순히 농구의 붐과 북산이란 농구부, 강백호라는 풋내기의 성공기(?),
북산 각 멤버의 과거.

가장 뭉클한 것은 북산의 상대팀은 결코 악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있고, 어떻게든 전국대회 우승을 위해
뛰고 있었다.




그렇기에 슬램덩크의 팬은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가 단지 북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팀인 능남이나 상양, 산왕에도 있었다.



- 개인적으론 Hisashi Mitsui (정대만)의 팬이다. 11편을 보다가 울뻔했다. -



북산의 승리는 희극이었지만, 또다른 한편에선 비극이다.



...



4. Ever배 스타리그 8강에 진출한 이들을 보자.



BoxeR, Yellow, Nada, Reach, Xellos...

어느 한 선수 버릴 선수가 없다.



말이 필요없는 황제 BoxeR,
저그 초대 우승을 놓친 최고 저그 플레이어 폭풍 Yellow,
천재란 수식어가 붙을 수 밖에 없는 천재 Nada,
소수종족 플토의 마지막 희망 영웅 Reach,
더더욱 완벽함에 접근한 완벽 Xellos...



...



BoxeR를 응원하면서도 그 상대가, 그 상대가 지는 것이 참 가슴아프다.

모두들 우승의 이유가 있다. 모두들 우승하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




...




5. 비극은 시작되었다.


그들의 대결을 봐야 하는 나는 가슴이 아파온다.




하지만, 마지막 애정으로 난 BoxeR를 응원한다.

그의 오른손의 움직임이 다른 3세대 유저들의 왼손의 움직임을
멈추길 원하며, 그의 미니맵을 보는 눈이 상대의 어떤 것도 놓치질 않길 바란다.




6. 그들의 왼손에 신의 축복을.
그들의 오른손에 신의 가호가.
그들의 눈에 신의 보호가 있길...



by Lunatic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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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로우드론
04/10/07 03:57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온지 어언 4년이네요. 뭉클한 글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9권인가? 상양전에서 연속 3점슛 넣을 때하고 16권정도에서 탈수증으로 쓰어져서 복도에서 우는 장면이 제일 눈물났었습니다.
석양속으로
04/10/07 07:28
수정 아이콘
새벽에 참 잔잔한 감동을 주는 멋진 글이네요.
오랫동안 자게를 멀리했었습니다. pgr오면 유게만 훑어보고 나와버리곤 했죠. 제가 좋아했던 Apatheia님이나 공룡님 그리고 루나님의 글이 뜸해지던 때부터 자게는 더이상 제 관심에서 벗어나버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저에게 감동을 주는 글을 더없이 맑은 이 새벽에 만나게 되었네요. 이 글보고 바로 님의 글을 검색해서 읽어보다가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고요 유게뿐만 아니라 자게를 즐길 수 있는 기쁨을 다시 주신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04/10/07 10:54
수정 아이콘
어느 순간...
편애모드의 선수를 응원하고 있을지라도 막상 경기가 끝나면 상대편의 패배에 가슴이 아려오는 순간들이 생기더군요.
어쩌면 스타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제 자신이 깊게 빠져있는 탓이겠죠.
가끔 묘한 감상에 빠져들곤 합니다.

아, 근데 저는 슬램덩크에서는 김수겸과 권준호가 제일로 좋아요.^^
04/10/07 12:43
수정 아이콘
한참 뭔가를 댓글로 달려다가.. 포기...

그냥 좋은글 감사할 뿐임니다.
비오는수요일
04/10/07 13:42
수정 아이콘
이번만은 그들이 아닌 '그'에게 여신이 함께하길....
그의 방향키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영웅의물량
04/10/07 15:06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 가을에도.. 해내니라 믿습니다..
그리고 꼭 해내길.
04/10/07 15:21
수정 아이콘
DVD를 향한 추게 도전글 맞으시죠? (하핫 농담..)

추게로~!

저는 박서를 응원하며,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으면서도 잘 표현하지를 못합니다. 무심히 마우스를 스크롤하다가 박서 사진이 스쳐 지나가면 순간 살짝 흔들리는 가슴을 쓰다듬으며 내가 왜이러지? 내가 박서를 좋아하긴 하나? 하고 스스로 묻곤 합니다.

달빛사랑(제맘대로 해석;)님은 정말 용기있고 재주있는 분이신 것 같습니다.

달빛사랑님과 같은 팬을 가진 박서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수십만의 팬을 거느렸다는 사실에도 무덤덤했지만 달빛사랑님을 팬으로 가진 박서는 부럽습니다.
Lucky_Flair
04/10/07 15:43
수정 아이콘
저도 저런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누굴 응원하나;;;;;

'이기는 편 우리편' 혹은' 지는 편도 우리편'
초보유저
04/10/07 16:37
수정 아이콘
조금만 수정을 가한다면, Shakespeare의 4대 비극 중, Hamlet 이 맞는 것 같다는;;
조금 어색했네요. 그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딱성호
04/10/07 16:50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그렇구나...
04/10/07 17:25
수정 아이콘
정말 이번 8강 멤버는... 누가 이겨도, 누가 떨어져도 OTL 모드가 될 것 같네요!! 누굴 응원해야 하는 것인지..... 그래도... 이번엔 홍진호 선수를 살짜꿍 더 많이 응원해 볼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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