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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1/06 01:00:29 |
Name |
공룡 |
Subject |
옵저버의 진화 |
거의 일주일 내내 스타리그 게임방송을 보는군요.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과거 1,2년 전만 해도 이런 세상이 오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열악해 보이는 환경 속에서의 대전, 잦은 방송사고, 어색한 어투의 중계진, 그리고 조금은 딱딱한 해설들까지...... 스타크래프가 방송대회로 이만큼이나 정착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실력향상 이겠지요. 1,2년 전에 이미 요즘의 선수들과 같은 전략이나 컨트롤을 보여주었던 임요환 선수는 정말 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선수들이 임요환 선수와 어깨를 겨루고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마린 한기로 스팀팩 쓰고 왔다갔다 하며 러커를 잡는 플레이를 이젠 저그나 토스 게이머들도 합니다. 전태규 선수로 대표되는 쇼맨십 역시 많은 선수들이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선수들의 노력이 요즘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선수들은 진화했고, 지금도 계속 진화중입니다. 최근 최연성 선수나 이병민 선수를 보면 도대체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선수가 나올까 두려운 생각마저 듭니다. ^^;
방송시설이나 중계진 역시 진화했습니다. 멋진 무대가 있고, 주말마다 사람들이 몰립니다. 중계진은 갈수록 노련해지고 있고, 해설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색깔로 개인적인 팬들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경기 중간 중간 흐르는 유머와 위트는 이제 여느 인기 스포츠 못지않은 즐거움을 줍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것들이 복합적으로 조합되어 게임방송은 계속 진화되어 오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향상된 실력만큼이나 화려하게 변해갔죠. 이러한 진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옵저버입니다. 전 옵저버의 진화가 정말 게임 방송을 극적이고 재미있게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고 자주 생각해 왔습니다.
옵저버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작년, 아니 작년 초만 해도 옵저버에 대한 많은 글들이 올라오곤 했죠. 중요한 장면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옵저버에 대한 글이 정말 없습니다. 그만큼 옵저빙 능력이 진화가 되었다는 뜻이고, 그것을 넘어 오히려 옵저버로 인해 극적 연출까지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임요환, 박경락, 베르트랑 선수 등 사방에서 정신없는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요즘도 애를 먹으시는 것 같습니다만^^
정말 아주 세세한 것들을 잡아내는가 하면, 일부러 모아놓은 병력을 보여주지 않다가 갑자기 보여줘서 관중들의 탄성을 지르게 하기도 하죠. 물론 방송피디분들에 의한 연출일 수도 있겠지만, 옵저버 분들의 의도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선수들의 실수(커맨드 띄우기, 자기 유닛 일점사, 유닛 흘리기, 일꾼 쉬기)가 자주 보여집니다. 선수들의 실력이 더욱 향상되었음에도 그런 실수가 더 잘 보이는 것은 역시 옵저버가 잘 잡아내는 것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건물이나 유닛의 움직임에 대해 자주 클릭을 해서 미처 언급하지 못하는 중계진에게 일깨워주는가 하면 특정 유닛의 킬수에 대해 자주 알려주며 시청자의 관심을 집중시킵니다. 물론 몰래 만들어놓은 건물이나 유닛들은 극적인 반전을 위해 중계진까지 속이며 안보여주기도 하죠. 2대2 팀플같은 복잡한 경기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거의 빼놓지 않고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온게임넷 옵저버 중 제가 아는 분이라면 가르마킴!!! 으로 유명하신 김희제님이 계시는군요. 요즘 엠파이어어스 리그 방송 해설도 하시더군요. 피지알 관련 오프에도 자주 모습을 보이셔서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엠비씨게임은 대표적으로 이우호님이 계십니다. 지금은 투나로 가신 이준호님과 함께 오래도록 옵저버를 하셨죠. 게임큐 시절부터 옵저버를 하신 분으로(아마도 최초의 전문적 옵저버인가요?), 이준호님, 이현주 캐스터와 함께 리플레이스페셜이라는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우호님이나 김희제님이나 두 분 모두 뒤에서 구경하고 있으면 참 여유롭게 옵저빙을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부분은 정말 잘도 골라내시죠.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피디분들이나 작가님, 그리고 기타 연출하는 스탭분들께도 감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옵저버 분들에게 감사하고 싶네요. 중계진이나 선수들은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을 받고, 못하면 못한다고 질타를 받지만 옵저버는 잘하면 선수들이 칭찬을 받고, 못하면 그때만 옵저버가 질타를 받습니다. 칭찬을 받기가 힘들죠. 아니, 옵저버라는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잘할수록 관심을 받지 못하는 참 묘한 운명인 것 같네요.
물론 이준오님, 우수한 님등 다른 리그를 맡고 계신 옵저버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온게임넷 옵저버 분들의 이름은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힘들군요. 스탭의 모든 분들 이름을 방송이 끝난 뒤의 설명이나 자막에 넣을 수는 없겠지만, 선수들과 함께 게임에 직접 참여를 하는 옵저버 분들의 이름에 대한 언급 정도는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네요.
“지금까지 해설에 김동준 이승원 옵저버 이우호 캐스터는 김철민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해설은 엄재경 김도형 캐스터는 전용준, 옵저버는 김희제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항상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 번쯤 이런 중계멘트도 있었으면 하는군요.^^
옵저버 여러분 감사합니다.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파이팅!
ps : 엠비씨게임의 후아유 4회를 보면 작년 4월쯤 찍은 옵저버 분들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옵저버라는 것이 정말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요즘 해설로 이름을 날리고 계신 임성춘 해설위원의 모습도 보입니다. 게임큐 시절의 이야기도 나오고, 천지스톰 이야기도 나오네요. 오래된 vod라서 그런지 끊기는 현상이 있지만 참고 보실만한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ps : 버릇처럼 씁니다. 이 글의 무단 퍼감을 금합니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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