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속 오리지널 바이오하자드4의 인상은, 솔직히 말해서 밸런스가 좋았던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바하4가 잘만든 게임이 아니라는건 아닙니다. 바하4는 단순히 잘 만든 게임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게임입니다. 저는 스트리트파이터2와 함께 캡콤이 만든 가장 중요한 게임 중 하나이자,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 현대화되어온 방향을 논할 때 메탈기어 시리즈와 함께 가장 먼저 꼽혀야 하는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은 혁신적이었고, 게임의 페이스는 지루할 틈이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면서 유려하게 흘러갔으며, 전투는 다채로우면서도 쾌감이 넘쳤습니다. 기어즈 오브 워, 데드스페이스, 언차티드, 라스트 오브 어스, 말만 들어도 쟁쟁한 명작 타이틀의 발생배경에서 바하4를 빼놓는다는것은 어불성설에 가깝고, 아직까지도 현대의 액션 어드벤쳐 게임들은 바하4가 정립한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 나오는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 오리지널 바하4의 게임플레이보다도 훨씬 지루하고 단조로운 경우도 허다하지요.
그럼에도 제가 툭 던진 '밸런스'란 화두는 단순히 게임이 디자인 될 때의 수치적 공정함 외의 여러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이 너무 쉽거나 어렵지 않게 조절하는것 뿐만 아니라 플롯의 긴장감을 밀고 당기며, 진중함과 말초적 쾌감을 조율하고, 순간적인 상황 판단과 장기적 자원 관리를 항상 고려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게임의 모든 요소에서의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 관점에서 보면, 오리지널 바하4는 균형이 타이트하고 절묘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언밸런스에서 오는 즐거움에 더 초점을 맞춘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크하게 원라이너를 던지는 주인공 레온의 캐릭터성, B급 액션영화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가끔은 황당하기까지 한 컷씬과 서사구조, 발차기 한번에 적이 서넛씩 나가떨어지는 과장된 체술 액션, 기존의 서바이벌 호러 보다는 시원한 액션에 치중한 게임플레이, 원없이 쏴갈겨도 계속해서 넉넉히 제공되는 탄환 등 바하4의 모든 요소가 이런 즐거운 불균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바하4의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왔을 때, 저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게임플레이나 조작은 익숙해야 하고 플롯과 서사는 '잘 만든 영화' 같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진듯한 최근의 트리플A 싱글플레이어 게임 개발 트렌드나 최근 바이오하자드 프랜차이즈의 개발 기조가 서바이벌 호러로의 회귀를 지향하고 있는점 등이, 즐거운 불균형을 지향하고 있는 바하4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캡콤이 바하2를 훌륭하게 재탄생시킨 전례가 있었습니다만, RE2는 원작 바하2가 원래부터 서바이벌 호러를 지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접근이 용이했던 측면도 있었고요. 결국 RE4의 제작과정은 [원작과 너무 달라도 너무 비슷해도 안되는 절묘한 균형을 찾으면서, 오리지널 바하4의 즐거운 불균형을 잘 표현해야 하는], 굉장히 역설적이고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하4의 리메이크는 필요없다, 더 나아가서 바하4는 리메이크 해선 안된다는 의견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원작이 정말 대단하고 의미있었으며, 바하4가 지금 플레이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다양해진 수단 사이의 균형, 액션의 말초적 쾌감을 살리며 긴장감 조성하기
RE4의 레온은 원작의 모든 전투수단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원작에 비해 더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고 이동중에도 사격을 가하거나 장전할 수 있게 되었으며, 더 빠르게 다양한 무기를 교체해가며 전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원작에서 특정 상황에서만 한정되게 사용되던 나이프의 기능이 훨씬 강력해져 적의 근접공격을 패리하면 오히려 내가 공격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도 있고 투사체 공격을 피격 직전에 쳐내는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은신과 엄폐에 활용할 수 있는 자세 낮추기 모션도 추가되어 이를 회피나 암살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의 바이오하자드 게임을 모두를 통틀어도, RE4의 레온처럼 다채롭게 전투할 수 있는 캐릭터는 없지요. 덕분에 바하4의 시원한 액션은 RE4에서도 온전히 살아있고, 오히려 더 보강되었습니다. 하지만 얼핏 생각한다면 흔히 공포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저항할 수단이 많이 주어질수록 긴장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통념과는 부정교합을 일으키는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RE4는 전작보다 훨씬 다양하고 섬세해진 방법으로 플레이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며, 튜토리얼격의 첫 마을 생존미션부터 RE4는 플레이어에게 RE4가 어떤 게임이 될 것인지 확실하게 각인시킵니다. 제공된 탄환은 적을 모두 사살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체술과 암살, 패리 등 근접전투를 활용하여 최대한 자원을 아끼며 전투에 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체술과 사물 상호작용에 제공되던 피격무효시간은 대폭 줄어 함부로 밀리를 시도하면 금새 가나도들에게 둘러쌓이게 되며, 나이프 액션은 유효하지만 리스크와 내구도가 있고, 특정 공격은 패리하면 오히려 나이프의 내구도가 한번에 날아가고 플레이어가 긴 경직에 걸리며 후상황이 상당히 안좋아집니다. 그렇다고 모든 전투옵션을 포기하고 도망만 다니게 된다면, 적을 처치했을 때 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생존하여야 합니다. 결국 [총격전], [근접전], 그리고 [위치 재선정과 도주]의 세가지 옵션 모두 만능이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이 세가지 옵션의 기회비용을 계속 조율하며 전투에 임하여야 합니다. 원작의 동일 미션에서 약점 총격과 넉넉한 판정의 체술만으로 몰려오는 적을 쉽게 쓸어담을 수 있었거나, 캠핑스팟을 찾기가 상당히 용이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렇듯 RE4가 긴장감을 유발하는 방법은 최근 호러게임의 트렌드와 다릅니다.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여타 액션게임보다도 다양하고 그 수단들 모두가 유용하지만, 각각의 수단들은 만능이 아니며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에 내가 가진 수단과 자원간의 기회비용을 저울질하며 주어진 수단 모두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전투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는 방법으로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이 방법론은 플레이어가 느끼는 무력감이 덜할 수 있어도, 액션을 강조하는 호러게임에서는 상당히 훌륭한 접근입니다. 전투 상황에서는 탄환소모와 나이프 내구도 소모를 적절히 조율해야 하며, 비 전투 상황에서는 자원을 어디에 소모해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언제나 플레이어를 전략적으로 사고하도록 만듭니다. 탄환과 약초를 쌓아놓기 쉬웠던 원작에서 다소 귀찮고 쓸데없는 제한요소로 여겨졌던 가방의 공간 제한이 RE4에서는 전혀 귀찮다는 느낌 없고, 나이프의 내구도 시스템이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며 훌륭하게 맞아떨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기회비용 사이의 밸런스가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까지 함께 무너질 수 있기에 상당히 고도의 노하우가 요구되는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RE4의 접근법은 굉장히 대담하면서도 섬세하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섬세한 난이도 디자인이 선사하는 게임플레이의 균형, 모든 게이머 존중하기
게임의 난이도 옵션 제공에 대한 화두는 은근히 자주 등장하는 논제입니다. 작가주의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게임이 기본적으로 어렵게 설계되었다면 그것마저도 기획자의 표현범위 내이기 때문에 굳이 난이도 옵션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모든 게이머들에게는 그에 맞는 접근성옵션이 제공되어야 하며 그 접근성때문에 창의성이 제한당하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개발자들도 있습니다.
[저는 작가주의 존중파이지만, 갓오브워 시리즈의 디렉터 코리 발록은 접근성 옵션때문에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타협한 적은 없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고 충분히 일리가 있는 의견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1회차 하드코어, 2회차 프로페셔널 s랭크로 게임을 클리어 했고, 지금은 오히려 난이도를 낮춰서 지원모드로 느긋하게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프로페셔널 S+랭크에 도전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흔히 이렇게 게임을 플레이하면, 어려운 난이도를 다 클리어하고 쉬운 난이도로 돌아갔을 때 게임이 너무 쉬워서 지루하고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모든 난이도를 경험해본 제가 단언컨데, RE4는의 난이도 옵션은 제가 경험해본 모든 게임의 난이도 옵션 중에 가장 성의있게 디자인되었고 균형잡혀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것은, 각각의 난이도 모드가 조금씩 다르게 설계된 게임을 플레이하는것처럼 느껴졌고 각자의 매력이 있었으며, 그것때문에 모든 난이도 옵션이 불합리하거나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재미있다고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RE4는 제가 망설임없이 다음 회차를 플레이한, 오히려 회차 플레이가 첫 경험과 맞먹는 수준의 재미를 선사한 정말 몇 안되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지원 난이도에서는 마치 원작을 플레이하는듯한 시원시원한 감각이 부각됩니다. 권총 약점공격 한 번으로 가나도를 체술공격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육탄전에 부담감이 없습니다. 탄환도 더 많이 제공되기에, 사실 총격전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것도 가능합니다. 표준 난이도에서는 자원관리의 압박감이 더해지기 시작하여 RE 시리즈의 생존 호러로써의 특징이 드러나게 됩니다. 하드코어 모드부터는 권총 약점공격 한번으로는 가나도에게 체술공격을 할 수 없게 되고, 특히 하드코어 모드에서 가장 처음 조우하는 적인 머리가 꺾인 가나도를 처치하기 위해서 권총탄환을 엄청나게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익히면서 '이 난이도부터는 필요하면 완전히 전장에서 도주하는 옵션도 고려해야 하며,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나이프의 내구도를 웬만하면 조금이라도 확보해두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해집니다. 프로페셔널 모드에서는 일반 패리가 손해를 보는 정도가 아니라, 퍼펙트 패리만이 패리로 인정되기에 기존 난이도에서 유효하던 방어 전술이 먹히지 않게 되며 전투의 양상이 크게 바뀝니다. 수치적 차이로만 난이도를 구분해놓아 전략전술적 의미가 없이 플레이어에게 지루함만 유발하는 성의없는 난이도 옵션이 아닌, 서로 다른 난이도에서 다른 전략전술이 유효하도록 레벨 디자인으로 플레이어를 납득시킨다는 점이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한 쪽 성향의 유저를 배제하지 않고, 모든 사용자들이 각자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균형잡힌 시각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고전에 대한 존중과 현대적 감각 사이의 균형, 게임다워 지는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기
리메이크/리부트가 원작의 매력을 억지로 숨기려고 애쓸 때, 팬들은 원작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현대의 많은 게임들은, 특히 많은 서양의 스튜디오들은 '유치하고 어설펐던 과거'를 지나치게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성적으로, 폭력적으로 조금만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릴것 같으면 지레 겁을 먹고 부랴부랴 피를 지우며 천을 덧대고, 모든 주인공은 뭔가 중요한 사명을 지니고 생사의 갈림길에 선 햄릿처럼 표현하지 않으면 안될 것 처럼 수십분의 컷씬을 할애합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시청각적 요소나 서사적 요소에만 국한되는것이 아닙니다. 원작의 독특하고 특징적인 게임플레이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답시고 반자동 전투를 만들어 놓거나 당대에 유행하는 게임플레이 요소를 억지로 구겨넣어 부정교합을 일으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솔직히 바하4도 많은 부분이 당시에는 즐겁고 혁신적이었으나, 지금은 낡아버린 요소가 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요즘 와서는 유치하게까지 느껴지는 캐릭터성이나 각본, 플롯은 솔직히 그때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B급스러웠고 몇몇 농담은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RE4는 그런 과거의 유쾌한 유치함을 깔끔한 현대적인 그래픽으로 표현하는데 전혀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태생이 B급액션에 가깝다는것을 당당하고 자랑스러워 하며, 구작의 매력을 사랑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는 모습을 잊지 않습니다. 레온은 여전히 시크하게 원라이너를 던지고, 굳이 적의 공격을 벽을 밟고 백덤블링하며 멋있게 피하는 컷씬을 보여줍니다. 에이다는 새들러에게 당해 묶여있을 때도, 헬기에 탑승할때도 원작보다 더 섹시하게 표현됩니다. 뜬금없이 적진 한복판에서 상인이 등장하거나 상인이 뜬금없이 사격연습장을 운영하는 모습에 애써 개연성을 부여하려 쓸데없이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굳이 그런식으로 백덤블링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멋있으면 된거아닐까?]
그리고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캡콤이 과거를 자신있게 드러내는 데에 부끄러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대적 감각과 고전에 대한 존중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잡고 있다는 점일겁니다. 애쉴리는 여전히 미성숙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역경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은 이전보다 더 뚜렷하고 명확하게 그려져 좀 더 호감이 가고 사랑할만한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엔딩컷씬에서 에이다의 행동은 이제 충분히 납득 가능하면서도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들었고, 크라우저와 레온의 관계는 확실히 원작보다 더 세세하며 더 극적으로 그려져 심적으로 동감할 수 있도록 그려집니다. 원작에서 상당히 적은 비중을 차지하던 루이스 세라의 비중을 추가하고 조절함으로써, 스토리 전반의 극적인 요소가 더 부각되는 효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어느 하나 버려지는 캐릭터가 없이 균형을 맞추면서, 극적 장치가 더 부각되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고루 돋보여 원작에 대한 충분한 존중을 보여주면서도 요즘 게이머들의 시선으로 봐도 지나치게 유치하다는 느낌이 없이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즐거운 균형
사실,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현대적 감성 또한 놓치지 않는 이런 절묘한 균형감각은 캡콤의 전반적인 사업전개에서 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실사지향, 탐험지향의 몬스터 헌터 월드가 이미 크게 성공한 이후임에도 월드와는 상반된 방향으로 오히려 구작시리즈와 유사하게 디자인된 액션 중심의 몬스터 헌터 라이즈를 내놓아 성공시키는가 하면, 시리즈의 팬인 저마저도 RE엔진의 사실적 인물표현과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의 과장된 액션이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했던 데빌메이크라이 5는 시리즈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2023년 1사분기 기준 캡콤게임 판매량 탑10에 랭크되었습니다. 이렇게 고예산의 작품을 내놓는 사이사이에도 록맨 11이나 돌아온 마계촌 같이 비디오 게임시장의 태동기를 이끈 레전드 시리즈들의 신작들도 잊지 않고 챙겼었고, 발매 예정인 신작 엑조프라이멀은 메카슈트를 입고 공룡떼를 학살하는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컨셉으로 등장했습니다. 이렇듯 깔끔하고 현대적인 그래픽과 세련됨으로 고전 게임들의 다소 황당하고 만화적인 감성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캡콤이 아닌 다른 개발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진짜 누가 봐도 캡콤게임 같음]
그렇기 때문에 RE4 또한 바하4처럼 단순히 잘 만든 게임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RE4는 2010년 중반 이후 캡콤의 온고지신 개발 기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그 균형감각의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며 앞으로 수십년간은 모든 비디오게임 리메이크가 이 게임과 비교될 것입니다.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게임의 어떤 요소를 더하고 빼며 조절해야 할지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이 깊게 묻어나오는 작품이며, 기발한 컨셉이나 엄청난 기술력을 뽐내는 게임은 아니지만 예술의 경지에 오른 밸런싱을 통해 게임 전반의 경험에서 원작의 경험을 상기시키면서도 현대적이고 세련되며 색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를 고민없는 게임플레이 설계의 정당화 수단 쯤으로 생각하는 게임업계에 큰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입니다. 수단과 긴장감 사이를 조절하는 균형감각, 여러 유저들을 고루 배려하는 균형감각, 고전에 대한 존중과 현대적 감성을 조절하는 균형감각에서 모두 극의 경지에 달한, 재창조의 예술이자 균형의 예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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