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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9/17 06:33:59
Name 信主NISSI
Subject 맵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
온겜의 맵선정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레퀴엠, 머큐리, 비프로스트, 펠렌노르의 각맵이 힘싸움의 물량형맵이다라고 말할 만한 맵이 특별히 없고, 특히나 각 맵들의 밸런스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 입장은 전체적으로 옹호적인 입장입니다. 이번시즌처럼 하는 것도 상관없다라기 보다, 조금은 어쩔 수 없는 실수였다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것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선수들의 입장은 많이 힘들 것이다라는 것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몰아세우진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 온겜의 맵선정에 대한 불만들은 이렇습니다. 각 맵의 완성도에 대한 불만과 비슷한 맵들이 중복 선정이 된 것에 대한 불만으로 크게 나뉩니다. 우선 맵의 완성도란 측면을 먼저 보겠습니다.

맵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많은 분들이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습니다. 우선 맵밸런스를 위한 테스트부터 난감합니다. 안그래도 바쁜일정에 치이는 프로게이머들은 테스터로 참여하기도 어렵고, 한다고 해도 열심히하지는 않죠. 열심이 있는 사람들은 프로게이머들과 실력에서 차이가 납니다. 또 맵을 테스트하는데 있어서도 3가지의 종족조합을 모두 테스트해야하며, 각 종족별로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전략들만 테스트해보는데도 맵하나당 몇십게임은 치뤄야하죠. 게다가 같은 전략으로 싸워도 충분히 승패는 바뀔 수 있는 만큼, 한두번이 아니라 여러번 해야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몇백게임이 됩니다.

한번 사용된 맵의 수정에 있어서도, 과거에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사일런트 볼텍스 맵을 스카이배에서 사용해 본 결과 저그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입구지형에 미네랄 4덩이를 추가하면서 네오버전이 되었죠. 그랬더니 이번엔 저그쪽으로 많이 기울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어떠한 경향이 있었을때 그것이 일시적인지 지속적인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아니라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섣부른 것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하며, 맵제작자들도 그 점에 대해선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합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운이 나빴다(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군요)이지, 별로 애쓰지 않았다고 판단하진 말아주세요.

그럼 왜 '비슷한 맵이 같이 선정되었느냐'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거야말로 몇가지의 사건이 겹쳐져 일어난 사건입니다.

우선 '유행'이란 것이 맵제작에도 있습니다. 옷차림에도 덥거나 경제가 어려우면 옷이 짧아지듯이 맵의 유행에도 이유가 있죠... 유행이 일어나는 이유는 2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어떤 아이디어가 제시됐을 때입니다. 가장 최근엔 미네랄로 길막는 맵들이 많이 있었고, 그 전엔 앞마당에 가스가 없는 형태의 맵도 있었죠. 자신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누군가 보여주다보니 나도 만들고 싶어지고, 그래서 그러한 형태의 맵이 잔뜩 나오다보니 그 중에 좋은 맵들이 나올 확률도 올라갔거나, 좋은 점만이 종합되었거나하는 경우가 많죠.

또 다른 하나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형태입니다. 온겜과 엠겜에서 사용되는 맵 중에 어떤 형태의 맵이 많으면, 다른 형태의 맵이 지속적으로 나오죠. 예를 들어 패러독스는 섬맵부재의 상황에서 섬에 대한 몇몇 분들의 논의 끝에 2가스 섬맵이란 대안이 제시된 형태입니다. 그 이후엔 바람계곡처럼 대륙형 섬맵들이 많이 나왔었죠.

이번에 독특한 형태의 맵들이 많이 쓰인 것은 노스텔지어가 오래 사용된 반작용입니다. 노스텔지어와 남자이야기가 쭉 쓰이다보니까, 언덕형맵이 아닌 맵들이 많이 제작됐었죠. 자신의 맵이 스타리그에서 사용되는 것을 보고 싶었던 맵제작자들은 언덕형맵이 아닌 맵들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그 시기가 '맵공모전'과 맞아 떨어지죠.

변종석씨 역시 노스텔지어와 남자이야기와 다른 형태의 맵을 만들려다보니(맵공모전 발표 후에 제작에 들어간 것은 아니니까) 머큐리와 게르니카가 만들어졌고, 맵공모전을 통해선 레퀴엠과 바람의 계곡이 뽑히게 되었죠. 이 중에서 밸런스 문제를 심하게 들어낸 바람의 계곡과 게르니카가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맵제작자들에게 들어오게 된 압박은 '맵들이 너무 많아서 선수들이 피곤하다'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맵제작보다는 기존의 맵을 수정해서 쓰자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스타리그와 프로리그는 2개를 같이 쓰자는 합의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 노스텔지어는 단일맵으로 이미 200경기가 넘게 쓰여서 너무 많이 쓰인관계로 퇴출... 스타리그 합류가 유력했던 제노스카이는 스타리그의 스폰서가 경쟁사인 KTF가 되면서 스톱... 부활된 맵 인큐버스 역시 지난 스카이배에 쓰였던 맵이어서 역시 KTF가 되면서 스톱... 결국 2개의 맵은 비프3와 레퀴엠으로 확정이 됩니다.

머큐리는 한시즌 밖에 쓰이지 않았었기 때문에 잔류... 남자이야기도 충분히 잔류할 만 했지만, 스폰서의 이름이 들어가는 신규맵이 필요했기 때문에 퇴출... 밸런스를 위해서 신규맵 제작보다는 밸런스 수정으로 가자는 의견 덕에 게르니카가 펠렌노르라는 이름으로 부활...

이것 저것 신경 쓴 덕에 나온 결과는 레퀴엠, 비프, 머큐리, 펠렌노르라는 형태가 되고 만 것이죠... 프로리그가 이미 시작된 후에 2개의 맵을 같이 쓰자란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면, 스폰서가 하필이면 프로리그 스폰서의 경쟁사가 아니었다면, 바로 지난 시즌 직전에 맵공모전이 있어서 비슷한 맵들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맵구성이 된 것입니다.

이제야... 왜 제목이 '맵의 수명이 얼마나 되나'인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길 해보죠. 머큐리는 한시즌만 사용하고 퇴출 될 수 있었습니다. 머큐리 대신 남자이야기가 들어갔었더라면, 맵구성에 대한 논란은 많이 줄었을 것입니다. 맵을 한시즌만 사용하고 버리면서 맵이 자주 바뀌게 되면 선수들은 부담이 커지지만 말이죠.

스카이 프로리그 2라운드는 신규맵이 전혀 없습니다. 안쓰이다 쓰이는 복고맵이 3개, 이번시즌이 2번째인 맵이 1개죠... 아방가르드를 시초로... 최근에 갑작스럽게 부활한 맵이 3개나 늘어났지만, 부활의 사이클이 가장 빠른 비프로스트도 3시즌이나 쉬었습니다. 만약에 한시즌정도 뺐다가 다시 쓰이는 것이 일반화 됐었다면, 머큐리 대신 남자이야기가 쓰였을 것 같습니다. 여러시즌을 연속해서 쓰다가(연속사용도 비프부터...) 너무 많이 쓰면 바꾸고... 의 현재의 패턴은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맵의 수명을 이야기 했습니다.(이건 토론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렇게 됐으면 한다라는 저의 주장입니다.)

곁다리... 물량형맵과 전략형맵이라는 이름이 주는 오류에 쉽게 빠지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부자맵과 가난한맵으로 구분했으면 하는데요... 초반에 안정적으로 자원을 가져갈 수 있는 맵은,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 있습니다(또 그만큼 밸런스가 엇비슷해집니다). 노스텔지어나 제노스카이같은 맵이 그렇죠... 전략맵의 대표(이자 유일...)인 비프는 가난하지만 비교적 긴 러시거리와 다양한 공격루트 때문에 다양한 전략과 도박적인 전술이 많이 나왔습니다. 결국 부자맵이건 가난한 맵이건 방송리그에서 쓰이는 맵은 다분히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어떠한 맵이 몇가지의 일정한 양상만을 보인다면 결코 좋은 맵이 아니죠. 전략이 결코 가난하고 많은 빈공간과 많은 러시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에도 그렇게 인식되고 있는 것은 비프의 지나친 완성도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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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17 08:59
수정 아이콘
그치만 그러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머큐리가 아무런 수정없이 나왔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러나 오늘 경기는 그래도 매우 기대중입니다^^
시미군★
04/09/17 10:06
수정 아이콘
결국에 게르니카를 쓰게 될거면 맵공모전 이후에 왜 프리매치를 했나 궁금해지는중..
포비든존 이후에 일반적인 섬맵도 안나오고..
여러모로 올림푸스 이후에 남자이야기를 제외하곤 신선한 맛을 지닌 신규맵이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온게임넷 신규맵들이 배틀넷에서 맘놓고 플레이하기에도 부담스러워요 ㅜ_ㅜ
04/09/17 10:09
수정 아이콘
저에 생각은
신규맵이냐 기존맵 변경했는가 보다는..
맵의 선정및 테스트 그리고 연습 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맵선정하시는 분들이 충분히 연습하고 테스트를 거치겠지만...
그래도 맵선정에 있어서는 ..
감각에 이루어지고 벨런스 또한 .. 몇번에 실험적 데이타를 근거로
이루어 지고 있기 때문에 "오차"가 분명 발생한다고 봅니다.

그런 오차라 함은 프로게이머들의 방송경기를 보고
벨런스와 자원의 문제가 차후에 발견되어서..
네오버젼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지는걸 보면..
"만족"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기는 힘들거라고 봅니다.
노스텔지아가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온것은..
충분한 테스트가 이루어져 가져온 결과이겠지만..
어느한편으로는 "우연"이라는 점도 분명 작용하지 않았을까 ..
생각됩니다.
이젠 좀더 길게 봐야 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간 이런때가 와야 될텐데여..

***2008시즌 온게임넷 스타리그 신규맵 선정***
맵 선별기간 : 1년
맵 테스트 기간 : 1년
프로게이머들 연습기간 : 1년

~쓰고 보니.... 조금 황당하지만.... 그래도
노력한만큼 댓가는 충분하리라 봅니다.....
공공의마사지
04/09/17 12:03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맵에 대한 저의 생각이 가닥이 잡혀 갑니다.
예를들어 레퀴엡 ,머큐리 등의 맵이 스타리그에서 바로 쓰여지는것 보다는
아마추어리그라던지 ,, 스타리그 하위리그에서 먼저 검증을 받고
쓰일것인지 안쓰일것인지 판단되는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런취지로 프리매치라는게 있었지만 ,, 기간이 좀 짧죠
우리가 수없이 플레이해왔던 로템도 아직도 밸런스 논쟁이 끊이지 않을걸 보면 이런 맵문제는 피할수 없는 숙제인것 같지만서도
어느정도의 테프저유저들이 불만은 없게끔하는 맵이 나와야 한다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의마사지
04/09/17 12:04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견우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비오는수요일
04/09/17 12:47
수정 아이콘
저도 윗분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맵에대한 논란의 잠식 및 형평성의 문제등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그 맵에대한 검증이 필요한바, 그 검증이란 각종 대회의 예선 및 하위대회에서 가능하리라 봅니다.
04/09/17 16:18
수정 아이콘
이런 건 어떨까요?
방송사에서 맵을 만들고, 베타 테스터를 뽑는 거죠..
소규모의 서버를 하나 열고 그 맵들만 사용할 수 있게..

가능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ulla-Felix
04/09/17 16:34
수정 아이콘
엠게임에서는 주로 팀리그에 쓰이던 맵이 스타리그로 입성하게 됩니다. 팀리그의 특성상 종족 상성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온게임도 이러한 방식으로 프로리그 맵을 수용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잉큐버스 화이팅!
pgr눈팅경력20년
04/09/17 20:04
수정 아이콘
DELETE//베타테스터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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