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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9/16 20:42:55
Name 최선아
Subject 파업의 재구성
***“연봉 7천에 무슨 파업이냐.” 이 한 마디에 사람들은 모두 이성을 잃었다.

통계청 경제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2천3백50만 원, 비정규직은 1천68만 원에 그쳤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49.5%까지 늘어났다. LG칼텍스정유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그래서 언뜻 아주 먼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정규직 직원 2천8백54명의 평균 근속년수는 11.7년, 지난해 평균 연봉은 정확히 6천7백70만 원이다. 탄탄한 직장에 남들 두세 배씩 받고 다니면서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파업을 하는 것일까. LG칼텍스정유 노동자들은 그런 오해와 냉대 가운데서 힘겨운 투쟁을 시작했다.

5월 10일, LG칼텍스정유 노조가 내걸었던 협상안은 크게 다음 세 가지였다. 첫째, 4조 3교대를 5조 3교대로 바꾸고 부족한 인원만큼 고용을 늘려 달라. 둘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을 철폐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 셋째, 지역발전기금을 조성해 달라. 많은 오해를 낳았지만 이번 LG칼텍스정유 노조 파업의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이 아니었다.

***쟁점은 임금인상이 아니다!

LG칼텍스정유는 현재 4조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돌리고 있다. 주당 근무 시간은 24시간씩 일주일을 4로 나누면 42시간이 된다. 만약 노조가 요구하는 것처럼 5조 3교대가 도입되면 주당 근무시간은 33.6시간으로 줄어든다. 하루 8시간씩 일한다면 4.2일만 일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8시간씩 4일 일하고 3일 쉬는 방식도 가능하게 된다.

이같은 요구가 과연 지나친 것일까. 먼저 법적으로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천 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은 7월 1일부터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이 원칙이다. 그동안 주당 42시간씩 일했던 LG칼텍스노동자들은 당연히 근무 시간 단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 5조 3교대를 도입하려면 회사는 고용을 더 늘려야 한다. 노조는 1백50명을 추가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6백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1차로 올해 25명, 2006년까지 1백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달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회사는 노조의 이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지금처럼 4조 3교대를 유지하고 그만큼 임금을 올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게 바로 문제의 본질이다. 노조는 근무시간 단축과 고용 확대를 요구했는데 회사는 근로조건 유지와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 회사는 임금을 조금 더 올려주면서 일을 더 많이 시키고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을 최소로 하려고 한다. 결국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게 된다.

***돈 더 줄 테니 일 더해라

LG칼텍스정유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좀더 절박한 이유도 있다. 지난해 산업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여수 산업단지 전·현직 노동자 1만7백74명 가운데 67명이 암에 걸렸다. 역시 지난해 전남환경기술개발센터 발표에 따르면 여수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암 사망률이 12% 이상 높고 어린이들의 기관지 질병 발병률도 13.7%나 더 높다. 2001년에 환경부는 이 지역 주민 1만명 가운데 23명이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01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배출된 발암물질 5천7백67톤 가운데 19.3%, 1천1백18톤이 여수 산업단지에서 배출됐다. 노조는 근무시간 단축의 요구가 생존의 요구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이야 보상을 받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 되겠지만 평생을 이곳에서 살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이야기다.

지역발전기금의 요구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한다. 노조는 여수 지역의 역학조사와 안전겺》?조치를 위해 해마다 매출액의 0.01%를 기금으로 출연하자고 제안했다. LG칼텍스정유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6천5백43억 원. 0.01%면 11억6천만 원 가량이다. 노조는 SK주식회사가 1996년 1천억 원을 들여 울산에 생태공원을 조성한 것을 거론하며 한 해 11억6천만 원 정도는 결코 큰 부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LG칼텍스정유는 1967년 LG화학, 당시 락희화학공업과 미국 칼텍스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칼텍스가 전체 주식의 40%, 칼텍스의 대주주인 셰브론 텍사코가 10%를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LG주식회사가 49.8%, 나머지 0.2%가량이 개인주주들에게 분산돼 있다. 결국 LG칼텍스정유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셰브론 텍사코인 셈이다.

LG칼텍스정유는 지난해 3천8백57억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그 가운데 2천5백50억 원을 배당으로 나눠줬다. 지난 5년 동안 1조2천4백40억 원의 순이익 가운데 5천8백80억 원이 배당으로 나갔고 칼텍스와 셰브론 텍사코가 절반인 2천9백40억 원을 챙겼다. 이렇게 엄청난 배당을 나눠 주고도 6월 말 기준 LG칼텍스정유의 이익 잉여금은 1조9천9백12억 원에 이른다.

노조는 이렇게 엄청난 이익이 과연 누구의 몫이냐고 묻는다. 주주들에게 해마다 평균 1천1백76억 원씩 배당을 나눠주는 회사가 노조가 요구하는 지역발전기금 11억6천만 원에는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처럼 정규직 직원 25명을 더 뽑더라도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최대 17억 원 가량 늘어나는 정도다.

그렇다고 남는 돈으로 설비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다. 유형 자산 증가율은 2000년 13.6%에서 2001년에는 3.4%로 2002년에는 1.0%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9%로 돌아섰다. 돈을 마냥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정작 직원들에게는 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LG칼텍스정유의 문제는 이들의 임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1.7% 밖에 안 된다.

이정식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전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이른바 ‘노동 귀족’의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수구겫맑淄際隙?논리가 먹혀들고 있다”며 “여기에는 악의적인 왜곡이 개입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규직 노조가 임금을 올려받으면 비정규직의 몫이 줄어든다는 주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공격하는 가장 흔한 수법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감정을 쉽게 자극하고 지지 기반을 무너뜨려 노조를 고립시키는 수법이기도 하다.

이 교수가 보기에 이 문제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드는 비용은 정규직의 몫이 아니라 회사의 늘어난 이익 잉여금에서 배분돼야 한다. 이익이 나는 회사가 앞장을 서는 것은 당연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정규직 노동자가 나서는 것도 당연하다. 김정곤 LG칼텍스정유 노조 위원장이 말하는 것처럼 “정규직이라는 울타리에 적당히 머물러 있다가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비정규직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봉이 1억이라도 파업할 수 있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은 한발 더 나아가 “노동자의 요구가 반드시 공익적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설령 ‘귀족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라도 노동자들의 요구는 결국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다. 연봉이 1억원이라도 그럴 만하다면 더 올려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는 끊임없이 노동 조건의 개선을 위해 싸워야 한다.

“그게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는 다른 직장 노동자들과 더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더 좋다. 임금은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돼야 한다. 인류의 역사는 점점 더 적게 일하면서 더 잘 사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LG칼텍스정유는 3월 27일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연맹에 임금단체협상 교섭권을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연맹은 LG칼텍스정유를 비롯해 한국바스프와 금호P&B, 삼남석유화학 등 여수지역 18개 화학기업들과 함께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하고 공동으로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공동투쟁본부는 산별 노조와 이른바 노동자 정치 세력화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이었던 셈이다.

오승헌 노조 부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힘 없는 노동자가 노조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것처럼 개별 회사 노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이 산별 노조 아닌가.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 노동자 계급 전체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단결하자는 거다. 연봉도 연봉이지만 그게 쟁점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4월 27일 산별 노조 전환을 위한 조합원 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 1천94명 가운데 찬성 6백28명으로 57.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과반수는 넘었지만 3분의 2 정족수에는 못 미쳤고 결국 부결됐다. 노조는 회사의 갖은 방해 공작 가운데서도 과반수가 넘는 지지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를 뒀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60.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산별 노조 전환이 부결된 바 있다.

회사의 입장은 단호했다. 근무시간 단축이나 5조 3교대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일정 부분 개선되고 있다는 것, 지역발전기금도 이미 출연한 10억 원이 있으니 용도를 따로 논의하자는 것 정도였다. 결국 6월 23일 임금단체협상 교섭안은 최종 결렬됐다. 급기야 노조는 공동투쟁본부와 함께 7월 14일부터 동맹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다급해진 회사는 1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직권중재를 요청했고 노조는 18일 전면 파업으로 맞섰다. LG칼텍스정유 창사 이래 첫 번째이면서 우리나라 정유업계 사상 첫 번째 파업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를 믿고 노조를 몰아붙였다. 회사는 파업을 조장했고 노조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불법 파업 유도해 노조 지도부 해산

노동법에 따르면 LG칼텍스정유와 같은 필수 공익사업장의 경우 중재에 회부되면 무조건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결국 직권중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법 파업이 된다는 이야기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합의를 유도한다며 직권중재를 유예하기도 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만 끌면 결국 직권중재 결정이 나고 정부의 힘을 빌려 노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93년부터 13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정부에 직권중재 제도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직권중재가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실제로 회사가 직권중재와 불법 파업을 유도해 노조 지도부를 해산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필수 공익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노사합의 절차를 무시하고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비난도 많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3일 기본급 4.5% 인상과 주 40시간 근무, 초과 근무 2시간에 대해 휴가 또는 통상임금 대비 50% 가산 지급 등의 중재안을 마련, 회사와 노조에 통보했다. 이 중재안에는 핵심 쟁점인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나 지역발전기금 출연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고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의 사회적 요구를 회사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엉뚱하게도 귀족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로 몰고 갔고 여론은 급속히 돌아섰다. 상황은 연봉 7천을 받는 귀족 노조의 임금 투쟁으로 단순화됐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나서서 “부당한 직권중재가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노사의 자율교섭을 막고 있다”며 삭발식과 함께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지만 아무것도 바꿔 놓지 못했다.

이후 상황은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에는 공권력이 투입됐고 정부는 노조 집행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 조선대학교에 모여있던 노조 조합원들은 서울 단국대학교로 옮겨 산개 투쟁을 계속했지만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 회사는 날마다 신문 광고까지 내면서 파업 철회와 복귀를 강력하게 종용했고 단국대학교에서는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조합원들이 하나둘씩 이탈해 복귀하면서 공장 가동은 재개됐고 회사는 무노동 무임금과 징계 등 강경 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자칫 지도부가 구속되면 조직의 와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노조는 결국 파업 20일째, 회사에서 내건 최종 시한을 하루 앞둔 8월 6일, 복귀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조합원들은 개별적으로 복귀 신청을 하고 회사로 돌아갔다. 김정곤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당한 자긍심을 안고 돌아간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주일 뒤 13일 오후, 김 위원장은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 수감됐다.

***“두려웠으면 시작도 안 했다”

LG칼텍스정유 노조는 결국 처음의 요구 조건 가운데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고 결국 상처만 끌어안고 회사로 복귀했다. 이번 파업은 과연 실패한 것일까. 배강욱 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변한다.
“석유업계 노동자들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사회적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했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집단 이기주의를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산별 노조로 가는 분위기도 잡았다. 지도부가 상당 부분 구속되고 교체되겠지만 처음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바다. 투쟁은 이미 시작됐고 이런 게 두려웠으면 처음부터 시작도 안 했을 거다.”

LG칼텍스정유와 화학섬유연맹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민주노총 금속연맹 산하 자동차 노조, 궤도연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올해 대기업과 공공부문 파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사회공헌기금 등 기업과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나선 부분이다.

자동차 노조는 임금 삭감 없는 주5일 근무제 도입을 관철했고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끌어올리는 등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에 큰 성과를 거뒀다. 다만 순이익의 5%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조성하자는 요구는 노사공동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보건의료노조도 처음으로 산별협약을 맺고 주5일 근무제 도입과 최저 임금제 등의 노사 합의를 끌어냈다. 이 밖에도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정규직 보호와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보건연대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궤도연대의 파업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궤도연대 노조는 7월 21일 주당 근무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고 부족한 인원만큼 지하철공사는 3천43명, 도시철도공사는 3천2백5명씩 늘려달라고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2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에 나섰으나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LG칼텍스정유의 경우처럼 직권중재는 불법 파업을 불러왔고 동요한 조합원들이 이탈하면서 궤도연대는 결국 3일 만에 파업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궤도연대도 역시 “‘귀족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여론의 호된 비난에 부딪혔다. 연봉이 1억 원을 넘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도 같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종사 노조는 결국 기본급과 수당을 총액 기준 5.4%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11.3%의 요구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 노조는 올해 여름, 그 어느 해보다도 힘겨운 싸움을 치러야 했다. 전체 노동계급의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부족한 파이를 나눠 먹을 것을 강요당했고 그 과정에서 분열은 불가피했다. 사회적 요구를 내걸었지만 여론의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단순히 연봉을 충분히 많이 받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임금을 올려받아야 사회 전체의 임금이 올라간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임금을 올려받을 수 있는 회사는 올려받아야 한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들의 파업이 나의 삶의 질을 높인다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파업을 사회적 임금의 개념에서 접근한다. 많이 버는 사람이 그만큼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적게 버는 사람은 사회적 임금, 이를테면 복지제도를 통해 혜택을 나눠 받는다는 개념이다.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면 그게 결국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보면 그들의 파업이 나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이해도 가능하다.

허 위원장은 “그동안 노조가 단순히 임금을 올리기 위해 또는 여론을 의식해 안 될 줄 알면서도 패배적으로 사회적 요구를 내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나 사회공헌기금, 지역발전기금 등을 요구할 때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연대의식이다. 광범위한 신뢰와 지지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 중요한 것은 파업이 노동 계급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결국은 사회의 진보에 기여한다는 또는 기여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그런 장기적인 전망이 없으면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는 결코 해답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하종강 소장이 보기에 전망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25년 동안 노동운동 현장에서 깨달은 건 조급하게 생각하면 절망적이라는 거다. 멀리 내다보자. 전교조는 합법화까지 10년이 걸렸고 공무원 노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정규직 문제도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행동에 나선 것만으로도 분명히 의미있는 변화다.


출처는 디지털말지 입니다 www.digitalm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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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아
04/09/16 20:46
수정 아이콘
약간의 수고스러움이 세상을 바꿉니다
참고 사이트 www.vop.co.kr www.hadream.com www.nodong.org
www.jinbonuri.com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04/09/16 21:02
수정 아이콘
한국 노동 시장의 문제는 그 말도 안되는 근로 시간에 있죠 주 40시간이라고 생쇼를 하지만 사실상 혜택받는건 철밥그릇 공무원 스댕밥그릇 은행원 그리고 몇몇 대기업이나 공사에 근무하는 화이트 컬러나 혜택받지 사실상 노동자들은 한달에 28일 일하면서 추가 근로수당 받자고 하루에 12~14시간씩 일해야 합니다 물론 2교대죠 아주 사람 몸 망가뜨릴려고 작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엘지에 그런 비난이 떨어진건 사실 그렇게 일하고도 한국에는 꼴랑 3000도 안되는 연봉을 받는 사람이 태반이라는데 문제가 있죠 그래도 저 회사는 돈이라도 많이 받고 의료혜택이라도 좋지 않습니까 이른바 중소기업은 산업재해 나도 회사는 나 몰라라 공단에서는 무슨 과실상계 어쩌고 하면서 보험금 깍을려고 난리고 대체 왜 개인기업도 아닌 공단에서 저런 생쇼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주 지들 야유회 갈때는 생쇼더군요 돈 더 못써서 하여튼 정부서 앞장서서 이런걸 바꿔줘야 하는데 저는 솔직히 노무현에게 저런걸 기대했습니만 꼴랑 정치쌈이나 하고 앉아있으니 그나마 이기면 다행이게요 이기지도 못하면서 생쇼니 원..
하늘계획
04/09/16 22:15
수정 아이콘
“그게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는 다른 직장 노동자들과 더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더 좋다. 임금은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돼야 한다. 인류의 역사는 점점 더 적게 일하면서 더 잘 사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위의 말 정말 와닿습니다.
물론 지금의 노동 운동이 대기업, 정규직, 임금협상 위주라 비판할 지점은 분명 있지만 그보다는 당위성에 무게가 가는군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최선아님.^^

ps
킬햄님//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무상의료, 무상교육만큼은 해줬으면 합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국가의 의무인걸요. 국민들의 국방의 의무와 같이요. "아프거나 공부하고 싶을 때 알아서들 해라 난 모르겠다"라고 발빼는 정부가 정말 안타깝군요.
04/09/16 23:03
수정 아이콘
IT업계도 문제가 많습니다. 물론 IT쪽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모험에 가까운 면이 있지만은 문제는 일하는 사람들이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그만큼의 효율이 일어나지 못하다는 것이죠. 항상 최소의 조건 속에서 빡빡한 기한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업무를 빨리 끝내기는하지만 완성 된 프로젝트에 헛점이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성취의욕도 더이상 올라가기 힘들지요. IT쪽에 아는 친구들이 좀 있는데 거의 독기로 일하는 분위기를 많이 풍깁니다. IT업계야 말로 노동법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파업 수십번은 해야할 것으로 보이고요. 하여튼 여러 업계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빈집털이전문
04/09/17 03:30
수정 아이콘
논란거리가 될만한 글인듯 싶은데요..
LG 칼텍스 노조의 파업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옹호글처럼 보입니다.
물론 제가 파업에 대해 알수 있는 부분은 언론매체를 통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예전 제가 근무하던 회사가 이와 비슷한 파업 사태이후
현재 법정관리 상태에 있습니다.
많은 사무직, 생산직 사원들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그래서 이런 내용의 글에 대해선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의견을 적어보려합니다.
파업이 임금인상이 아닌 비정규직문제, 회사이익금의 지역사회 환원, 5조 3교대등의 내용을 걸고 있지만...
LG 칼텍스 파업이 이슈화 되어서 일부 언론 및 여론등에서 지탄을 받았던
이유가 뭔지 다시 짚어봐야합니다.
LG 칼텍스 노조 홈페이지의 동영상..
제가 사는 곳이 해외이고 보니 한국 소식은 주로 인터넷에서 보고
인터넷을 접하는 시간이 많아 LG 칼텍스 관련 기사를 많이 읽었습니다만,
회사 임원을 헬멧으로 구타하는 장면을 자랑스럽게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려놓은 부분이나,
고김선일씨의 참수동영상을 패러디한 사진을 자랑스럽게 올려놓은 부분,
그리고 평화적이지 못한 폭력적인 시위에 대한 부분입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역시 그 지역에선 노조의 목소리가 제일 강하기로 유명했던 회사였습니다.
제가 입사하던 10년정도 전까지만 해도 생산직, 사무직 모두에게
지역사회에서 3번째 손가락안에 들어가는 회사였고요.
2년전 공장가동이 완전 중단된채 3달 가까이 파업이 지속되었고
결국엔 회사에서 손을 드는 형태로 파업이 일단락 되었지만
이후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생산직 직원과 참여했던 직원들과의
괴리감은 생산직 사원이 아니더라도 쉽게 느낄수 있었고,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제가 이글을 읽고 약간의 흥분상태로 댓글을 쓰게 되어서 두서가 없이 어지럽지만,
제가 겪어봤던 노동조합의 파업(제경험은 2년전입니다)과 금번 LG 칼텍스 관련 내용을 비교한다면..
1. 노조가 파업을 결정하면서 회사에 요구하는 항목이 무엇이던지 간에
깡패나 조폭도 아니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안된다.
2. LG 칼텍스 노조 홈페이지에 설사 그런일이 있었어도 감춰야 할것을
자랑스럽게 광고하듯이 폭력적인 동영상, 고김선일씨 참수동영사 패러디 사진등을 올린것은 스스로 화를 자초한것입니다.
여론이 단순히 많은 임금을 받는 회사에서 파업한다고 손가락질 했을까요?
그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무 개념없는듯한 2번항의 내용등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파업 동참 직원의 집에 협박성 유인물등을 보내는것까지
인터넷에 퍼지면서 스스로가 헤어나올수 없는 그런 올가미를 씌운 꼴이 되었죠.

연봉이 1억이라도 파업 할수 있다. 이부분 동의하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글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부분..
매년 있을수 있고 매년 있어왔던 임금 협상시 파업 사태..
그때마다 발생하는 폭력적인 행동들..
매번 파업을 중단해주고 공장가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노조의 동의서와 이런 행위에 대한 고소고발등은 없었던 일도 덮어지고 맙니다.
스스로가 자초한 일로 전국민 상대로 질타를 받고 이제 조용해질 무렵
다시금 이런 글이 올라온다는 것은 어떤 의도인지 글을 퍼온분의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雜龍登天
04/09/17 03:44
수정 아이콘
'노조의 요구대로 5조 3교대를 도입하려면 회사는 고용을 더 늘려야 한다. 노조는 1백50명을 추가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6백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1차로 올해 25명, 2006년까지 1백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달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회사는 노조의 이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지금처럼 4조 3교대를 유지하고 그만큼 임금을 올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게 바로 문제의 본질이다.'


맞습니다. 이게 문제의 본질입니다.
노동시간을 줄여서 고용을 늘이는 거랑 기존 노동자들에게 급여를 올려주는 거랑 일견 무차별해 보이지만 회사입장에서는 굉장히 차이가 크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죠.

문제는 노동자가 지급받는 급여가 회사가 지불하는 비용의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즉 예컨데 100명의 노동자에게 100만원의 급여를 지불하는 것과 50명의 노동자에게 200만원의 급여를 지불하는 것은 받는 입장에선 같은 비용이 아니냐 생각하지만 회사 입장에선 굉장히 다르다는 것이죠. 그것은 회사가 노동에 대해서 지불하는 비용은 노동자들이 받아가는 급여 이외에 노동자를 보유하는 데 따른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이런 차이때문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지요. 이것은 무슨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Mechanic
04/09/17 11:08
수정 아이콘
냉소가 나옵니다. 이런글을 pgr에서도 보는군요. 이글 올려주신분의 논리적 반박을 기대하며 제생각을 말씀드리지요.

1. 4조 3교대를 5조 3교대로… 주당 42시간 근무를 주당 33시간으로 축소?

우리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이것을 주장하려면 기준임금의 삭감도 동반 되어야 합니다. 왜냐구요? 주 5일제의 실시로 주당 근무 기준 시간이 42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 임금삭감이 없다는 건 대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얘기겠지만 기준 근무시간인 40시간에서 33시간으로 줄어든다면 당연히 기준임금도 그만큼 줄어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즉, 주당 40시간 기준으로 평균연봉 7천만원이니 주당 33시간 근무라면 그 만큼 임금을 줄여서 기존 정규직원들의 평균연봉을 5천8백 수준으로 하고(거기에 통상임금 인상율 5%정도 적용하면 6천만원 주준으로 하면 되겠군요). 그만큼의 비용으로 신규 인원또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할수 있습니다. 사실 이정도만 되도 주당 33시간 근무에 연봉 6천이면 다른 근로자들이 허탈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노조는 오히려 10%대의 임금인상 요구와 함께 5조3교대의 근무시간 단축을 주장했습니다.
이정도면 아무리 봐도 억지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2.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엄청난 배당을 하면서 직원들에게는 풀고있지 않다 ?

장치 산업이 뭔지, 주식회사가 뭔지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매출액 대비 임금 구조가 1~2%밖에 안되는 엄청난 규모의 장치 산업… 그 많은 기계와 설비, 시스템은 누구의 돈으로 만들어 진 걸까요? 그 엄청난 투자를 한 투자자는 그만큼의 배당이 없다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습니다(투자자가 자선사업가가 아닌이상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업종은 노후되고나 천재지변등으로 파손된 시설이나 장비하나 교체하려면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업종입니다. 이익잉여금을 충분히 쌓아두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업종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엘지칼텍스가 무슨 종업원 지주회사인가요? 아니면 직원들이 순익배당을 요구할 수 있는 옵션을 가졌던가요? 아닙니다. 엘지칼텍스는 주식회사 입니다. 당연히 주식회사의 순익은 주주에게 배당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뭐하러 그 비싼 주식을 돈주고 사겠습니까? 직원들의 급여는 주식회사의 비용에 포함되고 순익은 그걸 다 제외하고 남은 잉여분입니다. 순익에 대해 회사나 주주가 어떻게 운용하건 기본적으로 직원들은 관여할 권한이 없는거죠. 만일 엘지칼텍스가 저임금으로 노동을 착취하는 회사라면 이야기는 다를수 있겠지만 그런건 아니죠… 칼텍스 본사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그들입니다.
순익배당을 받고 싶거든 회사 주식을 사면 됩니다. 그리고 주주로서 정당하게 배당 받으면 되는 겁니다.

3. 지역 발전 기금?
명분 쌓기용 립서비스로 하나 끼워 넣었다는 의구심밖에 들지 않습니다.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별의별 거창한 구호와 명분을 갖다 붙여도 본 의도는 중동의 석유패권 장악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입니다. 겉으로 포장하는 선전과 실제 의도는 어디서나 많이 다르죠… 그리고 그게 파업까지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일까요? 기업주에게 좀더 도덕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라는 건 권고 수준에서 머물러야 할뿐 극단적인 파업에 이를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게 저의 생각이고 아마도 대다수의 상식적인 생각일 겁니다..
첨언하면 넷상에서 본 엘지칼텍스 노동자들의 파업시의 주요관심사는 본글 올리신 분이 언급한 세가지는 다 뒷 순위고 단연! 임금인상 이더군요.

4. 대기업이 임금을 올려야 사회 전체의 임금이 올라간다?

후후후.. 일견 그런점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건 대기업 직원들과 비슷한 수준인 공무원이나 일부 전문직에 해당하는 얘기일 뿐입니다. 대기업의 임금인상은 중소기업에게는 곧바로 직격탄입니다. 대기업이 자기 직원들 임금 인상해주고 임금이 오른만큼 협력업체들 단가를 낮추고 조건을 까다롭게 하며 중소기업을 옥죄어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임금이 오르기는커녕 동결이나 삭감되기 일수입니다. 10여년 전만해도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70~80정도 수준의 임금은 됐지만 지금은 60% 선입니다. 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커져 가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죠.

연봉7천에 무슨 파업이냐? 이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을 잃었다고 하셨나요? 네 맞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성을 잃었습니다. 실제로 모두가 이성 잃을만한 구호 입니다. 그러나 틀린 이야기도 아니죠. 일부의 여론몰이에 현혹된 사람들의 집단 다구리는 결코 아닙니다.

반박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만 허영구님 글 같은건 옮겨오지 마세요.
완성형폭풍저
04/09/17 11:43
수정 아이콘
아주 간단하게 생각해보죠.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근로자들은 파업을 할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수단이죠.
연봉이 1000만원이든, 1억이든.. 파업을 할수는 있습니다.
그럼 이번엔 고용주측에서... 맘에 안드는 직원이 있다면 자르면 됩니다. 아무도 오고 싶다고 하지않는다면, 좋은조건을 제시하거나 그에 맞는 여건을 제공하면 됩니다.
여기서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 같은 조건에서라도 일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죠..
그들이 파업을 한다면.. 몽땅 자르고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하여도 됩니다. 어리석은 짓이죠.. -ㅁ-;;;
그리고 화이트칼라만 주40시간을 지킨다...??? 이것도 웃기는 소리입니다. 물론.. 주5일 근무제는 철저히 지키죠.
하지만 주40시간은 당연히 지켜지지 않습니다.
회사에선 9시출근 6시 퇴근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죠..
결국 실제적으로 7시출근 9시 퇴근 정도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말이죠.
그런데 왜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왜 파업안하냐고 물으신다면.. 이유는 한가지죠..
봉급이 쎄니까요.. -ㅁ-;;;;;
최선아
04/09/17 13:23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어떻까요??? 답변 대신 올립니다... ^^;;
시간이 나시면 좀 더 많은 사이트를 돌아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노동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한 인터넷 언론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노동운동에 대한 갑론을박을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과거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한 사회운동가가 "현재 한국의 노동운동은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기득권 세력으로 매도되고 있으며 '왕자병 환자'로 치부되면서, 옹호해주는 어떠한 사회 세력도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에 갇혀 있는 실정"이라고 질타하면서 시작된 이 논쟁은 다른 사람들의 반론과 재반론이 이어지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노동운동이 타락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구체적인 예들이 몇 가지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노동조합 간부들의 그러한 행태를 저도 가끔 보게 됩니다. 어쩌면 저는 노동자들의 그런 "꼴사나운 모습"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하청업체 노동자, 시골 농공단지의 비닐하우스나 다름없는 허름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아예 노동자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어제 하루만 해도, 아침 이른 시간에 공무원 노동자들을 만났고, 낮에는 병원 노동자들을 만났고, 오후에는 공공부문 대기업 노동자들을 만났고, 저녁 시간에는 지방 군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오늘도 계속 그렇게 만났고, 앞으로도 계속 만날 것입니다. 지금은 대학생들과 노동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지방의 한 대학교에 와 있습니다.

아침에 만난 공무원 노동자들에게는 "활동가 몇 사람이 힘겹게 이끌어 가고 있는 공무원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왜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가"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지만, 수십 년 세월 동안 "노동조합은 우리 사회에 해롭다"는 인식에 익숙해진 공무원들은 좀처럼 동의하지 않는 표정이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 열심히 하는 동료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나 말았으면...' 하는 것이 제가 그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였습니다.

낮에 만난 병원 노동자들은 신입 간호사들이었습니다. 전국의 간호대학에서 상위 5% 이내 성적에 든 졸업생들만 추천을 받았다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신기하게도 그 사람들은 모두 교수님에게 추천서를 받으면서 "노동조합에 절대로 가입하지 마라. 네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내년부터 네 후배들이 그 병원에 취업할 수 없다."는 엄중한 경고를 듣고 왔다고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신입사원 연수기간에 단 한 시간을 할애 받은 노조 간부들이 아무리 열심히 호소해도 노조 가입원서에 선뜻 자기 이름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 사람들은 병원에 취업했으면 병원 일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왜 노동조합을 할까?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숭고한 직업 '백의의 천사'들에게 웬 노동조합?" 그런 시선으로 노조간부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승진'이란 단어를 일찌감치 지워버린 그 노조간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자신들의 노동조건이 결정된다는 것을 그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후에 만난 공공부문 대기업 노동자들은 "배부른 귀족 노조들의 파업이라는 언론의 질타에 노동자들이 입은 상처가 매우 크다. 노동자들은 어떤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입법 예가 거의 없다는 직권중재 제도를 거부하면 구속되고, 만일 받아들이면 이 불합리한 제도가 영원히 개정되지 않을텐데 노동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녁에 만난 비정규직 노동자 아주머니는 군청에서 청소 일을 15년 동안이나 했다는데 "요즘 한 달에 얼마나 받으세요?"라고 물으니 "본봉은 40만원 조금 넘고, 이것저것 합치면 60만원쯤 받는다"고 했습니다. 15년 일하는 동안 자신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군수님과 이야기할 수 있었던 기회는 "몇년 전에 마음 좋은 군수님이 계셨을 때 딱 한번뿐"이었다고 했습니다. 자기들은 공무원노조에도 가입할 수 없지만 공무원노조 간부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교육도 받게 되고 이제 곧 자기들끼리 별도의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습니다. 공무원들은 모두 받고 있는 식비를 자기들은 여지껏 받지 못하고 있는데 공무원노조가 생기더니 노조 간부들이 찾아와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어떻게든 이번 교섭에서 아주머니들도 식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 약속했노라고, 그래서 노동조합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노라고 했습니다.

우리 노동운동의 잘못된 점들에 대해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지 않고, 노동운동에 대한 그릇된 혐오감에 수십 년 동안 익숙해진 보통 사람들, 스스로 양심적 지식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릇된 제도권 교육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 노동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할 기회가 단 한번도 없었던 학생들, "내 생각에는 말이야..."라고 하면서 '조선일보 생각'을 말하는 사람들, 고의적으로 노동운동을 호시탐탐 헐뜯는 사람들도 모두 다 보는 언론 매체에 대고 말하는 것은, 최소한 제가 어제 만난 공무원 노동자들, 병원 노동자들, 공공부문 대기업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착한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힐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비웃게 만듭니다.

(참고로, 저는 거의 매일 노동자들을 만나 우리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 정말 많이 반성해야 한다. 이러다가 망한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함께 끌어안을 수 없다면,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의 원칙들을 지킬 수 없다면, 우리는 사회에 아무런 유익한 영향도 끼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가치 있게 채울 수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저는 노동자들에게 그런 '싫은 소리'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어제도 했고, 오늘도 했고, 내일도 할 것입니다. 다만, 노동자들보다 훨씬 잘 사는 사람들이 주로 모여 있는 곳에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노동자들을 더욱 힘 들게 만들어, 결국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는 데에 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노동운동에 대한 정상적인 이해가 대중적 정서로 올바르게 자리잡아 본 적이 역사상 단 한번도 없는 사회에서 노동운동을 비판할 때에는, 자신의 말이 얼마나 옳은가 하는 것 못지 않게, 자신의 말이 얼마나 옳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04/09/17 15:01
수정 아이콘
여기 올리신 최선아님 글보다는 매니악님 글이 더 공감가네요 최선아님글은 지나치게 감상적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저런식으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오직 자본의 논리로만 돌아가죠 당장 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주주들이 가만히 안 있을겁니다 그리고 단순히 연봉 7000에 이성을 잃었습니다 의료 교육 주거 모든것을 제공 받고서 거의 1억 이상이라고 봐야죠 그런데 파업합니다 돈 올려달랩니다 일은 더하기 싫답니다 근데 나는 연봉 3000조금 넘고 매일 일하는데 월급 올려달란 소리도 못합니다왜냐 회사 사정 뻔히 압니다 돈없는줄 뻔히 압니다 언제 부도 날지 모릅니다 대기업은 매일 되지도 않는 어음 돌립니다 현금 주는적 한번도 없습니다 어음 나오면 1억 받음 꼴랑 활인률 30% 적용해서 직접 받는돈은 7000입니다 사장 돈구하느라 회사에 안 붙어 있습니다 가끔 악덕사장 돈빼돌려서 외국으로 튑니다 그럼 퇴직금도 못받고 길거리에 나 앉습니다 대기업 망하면 큰일난다고 나한테 걷은 세금으로 돈 쳐들여서 회사 살려줍니다 거기에 있는 인간들 대기업에 있다는 것만으로 짤릴 염려도 없습니다 우리보다 일 안합니다 가끔 대기업에서 파견나오면 똑같은 노동자 주제에 상사노릇할려고 합니다 그래도 열 안받겠습니까
honeyspirit
04/09/17 15:10
수정 아이콘
최선아님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님같은 분이 계셔서 아직 세상은 살 만 한가 봅니다. 대학 시절 품었던 거창한 사회정의의 꿈을 혼자 떠드는 소시민인 저로선 님같은 분을 볼 때마다 부끄럽기만 합니다.

허나, 한가지!
님은 저 위에 Mechanic님의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실 수 있으십니까?
노조의 고립 현상은 그 어떤 외부로부터의 악의적인 왜곡에 책임을 돌려선 안됩니다.
저도 한 때 노동운동이 사회적 약자, 기층 민중의 생존권을 위한 준엄한 발걸음이라고 믿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노동운동은 아쉬운 점이 너무도 많습니다.


"우리 정말 많이 반성해야 한다. 이러다가 망한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함께 끌어안을 수 없다면,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의 원칙들을 지킬 수 없다면, 우리는 사회에 아무런 유익한 영향도 끼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가치 있게 채울 수도 없을 것이다..."

님이 하신 말씀. 이미 저대로 굳어져가고 있다는 생각 들지 않으십니까?
알아주지 않는 대중을 탓하기 전에, 왜곡을 일삼는 기득권을 욕하기 전에
점점 더 기득권화 되어가는 저들의 대오각성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부의 적이 언제나 더 무서운 법이지요. 현대중공업에 그리하였듯이 정신 못 차리는 노조에 철퇴를 내리는 게 진짜 노조가 사는 법이 아닐까,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노래 부를 때가 아니라 제대로 피아식별 하고 새로운 스펙트럼을 짜야 할 때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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