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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6 23:55
저는 이번 듀렉스의 선수단 구성부터 시작해서 데프트가 여러모로 팀에 큰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합니다. 인게임뿐만이 아니라 게임외적으로도 프로마인드라든지 멘탈컨트롤등 팀의 정신적지주 역할을 잘 했다고 봅니다. 비록 퍼포먼스에선 룰러나 구마유시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으나 여러모로 듀렉스라는 팀의 기둥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발 스킨은 침을 뱉는 알파카를 든 케이틀린으로 내주세요
22/11/07 00:04
그런 역할이 정말 중요하죠. 게임 내에서의 '머리'는 베릴이었지만 '정신적 지주'는 누가 뭐래도 데프트였던 것 같습니다. 그를 향한 동료들의 애정이 오히려 일종의 버프로 작용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니까요.
22/11/07 00:07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패치노트의 변화로 인한 메타의 변화 챔피언풀의 변화의 변수가 매우 크다 였네요
그리고 이게 어떻게 보면 베테랑의 분전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봅니다 오래 한 선수들이 아무래도 경험에 따른 챔피언폭은 확실히 넓거든요
22/11/07 00:13
이부분에 대해서도 쓸까 하다가 넘기긴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폼이 메타 따라간다는 말을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그런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정도로 보거든요. 말씀하신대로 그 선수가 얼마나 챔프폭이 넓은 선수인가 또 팀적으로 메타 해석과 적응을 어떻게 하느냐로 갈리는건데 이건 그냥 단 두글자로 설명가능하죠. '실력'
22/11/07 00:13
응원하는 팀이 지면 커뮤 다 끊고 롤 관련 얘기는 외면하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이렇게 글을 남겨주시는 모습이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두 팀 다 응원하는 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데프트가 롤드컵을 먹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조금 더 DRX에 마음이 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지고도 의연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우승자를 축하하며 내일을 바라보는 페이커선수를 보니 티원은 싫어도 이 선수는 정말 존경할 수밖에 없네요. 너무 재밌는 롤드컵이었습니다.
22/11/07 00:16
당장 아쉬움이야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할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그런지 회복되는 정도가 빠르더군요. 올해 MSI는 탈력감이 좀 크긴 했는데 월즈는 서머 때 상황이 원체 안좋아서 사실 우승보다는 얼마나 내년을 기대할 수 있느냐? 그걸 더 본게 있기도 하고. 기대보다 잘 풀리다보니 우승까지 노려보긴 했는데 다시 없을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은 안들다보니 여유가 생긴거긴 합니다. 결국 선수들이 보여주는 재능과 포텐셜이 제 눈에 보이니까 그걸 믿는거겠죠.
22/11/07 00:15
표식 회의론을 강하게 갖고 있던 저에게 이번 월즈는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더라구요
서양롤의 부진 빼고는 정말 완벽한 대회였습니다. 서양롤 특히 북미도 좀 다시 올라와주었음하는데 유럽은 희망이 보이는데 북미는 어둡네요… 롤판이 한중대전이 되는건 노잼인데말이죠… 명색이 월즈인데 8강 중 7팀이 한국/중국인건 좀… LPL이 게임 규제로 인해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걸로 아는데 다시 한국 강점기가 오는건가 싶기도하네요 내년에 대거 한국 리턴 썰도 있던데 중국이 월즈를 먹은게 분하긴해도 NLB팀이 외국팀 다 때려잡던 시절보다는 중국이랑 투닥투닥할때가 더 재밌었어서 lck 황금기보다는 치열한 리그전이 유지되길 바랍니다
22/11/07 00:16
LEC나 LCS 이야기도 좀 쓸까 하다가 도저히 쓸게 없어서... 그냥 전체적으로 다 후달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못해서 다각도로 이야기할거도 없더군요.
22/11/07 00:23
그래도 LEC는 2부리그 규모도 지금 계속 커지고 있고..
콤프, 업셋, 라센등도 올라오고 있고 캡스도 아직 있고.. 해서 여기는 '미드&원딜' 은 건재하기 때문에.. 희망은 꽤 있다고 봅니다. 북미는 이미 답이 없지 않나..
22/11/07 00:25
전 징동-로그전 너무 충격이었어요. 그래도 로그는 라인전부터 다를줄 알았는데 호프-미싱한테 바텀차이 나는거 보고 이게 뭔가 싶었음... 호프-미싱도 LPL 우승 바텀이니 약체는 아니라지만 저는 월즈 기준 강한 바텀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냥 뭐 구도싸움에서 완패하는거 보고...
22/11/07 00:27
지금 유럽의 문제가
원더 - 미킥스 이후에 '탑/서폿' 이 죄다 헬파티.. 라서 지금 숨고르기 단계인데 대신 미드/원딜은 상당한 상태고.. 정글도 유망주들이 꽤 스탭업 하고 있어서.. 탑/서폿만 좀 뽑히면 과거 G2 만큼은 아니더라도 국제대회에서 유럽 1번시드의 힘은 보여줄거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22/11/07 00:29
라센 휴머는 뭐 괜찮아서 미드는 그래도 괜찮다까진 동의합니다. 근데 탑이 너무 암담하긴 해요. 그리고 뭔가 LEC 특유의 그 기묘한 운영능력이랄까 이런게 잘 안보였습니다. 프나틱이나 G2도 그냥 맛이 하나도 없었음. 프나틱이 T1 잡긴 했는데 이건 좀 뭐랄까 LCK 게임 보는 느낌이었지 LEC 특유의 트레이드 운영이 나온다거나 이런건 없더군요. 뭔가 팀들이 색깔이 다 희미해졌어요.
22/11/07 00:35
이게 LEC가 지금 멸망한 근본 이유가 탑 /서포터가 원더&미킥스 폼 내려간 이후로
그냥 국제대회에서 먹힐 레벨의 탑/서포터가 한명도 없다는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탑하고 서포터가 둘다 못하니 라인전부터 힘드니깐 뭐 할수있는게 없음..
22/11/07 00:36
말씀하신 부분대로 이해가 가긴 하는게 G2도 그렇고 프나틱도 그렇고 기괴한 짓을 할때보면 탑이 특이한 짓을 할때가 많긴 했습니다. 거기다 서폿의 널뛰기같은 움직임도 있고... 확실히 그래서 맛이 없었나 싶긴 하네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번 대회에서 LEC 서포터가 진짜 잘한 선수가 생각이 안날 정도네요;
22/11/07 02:00
진짜 오죽하면 챌코 탑들 써보자 하는 소리까지 농담삼아 나오겠습니까 흐흐
서폿은 한국도 풀이 좀 빈약해서 여유가 없고
22/11/07 00:21
LPL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나이 어린 선수들이 솔랭만 하고 1부는 커녕 아카데미 경기조차 못 나오고 있죠. 이 규제의 여파가 매우매우 클거라 생각합니다.
22/11/07 00:38
중국의 어리석고도 어리석은 2021년 게임 규제 정책으로 한국의 프로게이밍 강점기 예고는 거의 확실시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롤판 역시 조만간 몇 년 이내로 LCK가 다시 전세계를 호령하는 시대로 되돌아갈 것 같고요. 그래도 LPL 같은 강한 라이벌 지역이 우리보다는 조금 못한 수준으로 함께 투닥투닥해 주는 게 좋았는데... 그나마 북미보다는 열심히 노력하는 분위기를 유지하는 유럽 지역이 힘을 좀 더 냈으면 좋겠습니다.
22/11/07 01:54
올해 월즈 북미가 개같이 멸망하는 걸 보면서 친구와 LCS 살릴 방법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나온 결론이
용병슬롯 제한 해금 이런 미적지근한 조치로는 택도 없고 LCK, LPL 스프링 1~4위 팀을 전부 LCS로 강제 이전해야 한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크크 그만큼 북미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22/11/07 00:29
정말 타팀팬이 쓸수 있는 최고의 축하네요
언젠가 페이커가 V4를 하게 되면 기꺼이 뜨거운 눈물을 보며 같이 감동할 수 있을거 같은, 그런 시리즈였습니다 그 자체로 인간 승리인건 페이커 역시 마찬가지가 되겠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10년 데프트를 지켜본 팬으로서, 올해는 정말 제가 이래서 롤을 봤구나 싶은 기분이 드는 해네요.
22/11/07 00:38
제우스, 구마유시 증명함 1승
킹겐, 표식, 제카 증명함 1패 저와 아이폰님 사이에 선수 평가는 대충 비겼습니다만, 월즈 우승에서는 간절함의 크기에서 데프트 쪽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DRX 선수들이 데프트를 대하는 모습이 마치 북산 선수들이 채치수를 대하는 것과 너무나 비슷해보이긴 했음. 표현이 웃기지만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뭐 이런걸 느꼈습니다. 그거 아니고는 킹겐-표식의 그 스텝업이 이해가 안됨. 뭔가 절실함이 느껴질 정도였어요.
22/11/07 00:38
저 오늘 일하느라 못봤는데 점심 좀 지나서 진거 보고 멍하더군요 근무해서 돈벌길 잘한듯 아마 결승은 안보고 지나갈듯 합니다 그나마 데프트가 우승해서 덜 속상하지만 응원팀 진게 그래도 탑독이었는데 속이 쓰리네요
이제 롤은 당분간 끊고 NBA 보던가 하면서 스프링때 돌아와야죠
22/11/07 00:39
데프트 선수가 우승한 지금도 원딜은 에이징커브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의 생각따위는 지금부터 아무 의미가 없죠. 반례가 등장하는 순간 명제는 쓰레기가 되는 법이니.. 데프트, DRX의 우승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라이브로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22/11/07 00:40
원딜 뿐만 아니라 원래 대부분의 선수들은 일정 시간 프로씬에서 굴러먹다보면 자연스럽게 힘이 빠지죠. 뭐 에이징커브까지 갈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불가항력과 같은 요인으로 평가하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박살났다는 건 의의가 있죠. 어디 무슨 한두명도 아니고 아예 통째로 최상위 평균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니.
22/11/07 00:39
이번 월즈를 관통하는 최고의 커뮤 글이군요. 이런 글때문에라도 PGR은 꼭 한번씩 들어오게 됩니다. 칼럼 수준의 분석,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인문학적 통찰력.. 멋진 글 감사합니다 ^ㅡ^
22/11/07 00:45
조금 사소한 디테일일 수 있는데, 이번 월즈 데프트와 표식이 우승함으로써 티원 다음가는 인기를 보여준 20 DRX의 모든 멤버가 각자 염원하던 첫 우승(데프트의 경우 첫 월즈 우승)을 달성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올해는 참 신기한 해입니다.
케리아: LCK 스프링 우승 도란, 쵸비: LCK 섬머 우승 데프트, 표식: 2022 월즈 우승 모두가 성불했으니 이로써 20 DRX 망령들은 편히 잠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참 여러모로 이야깃거리도 많고 기억에 오래 남을 한 해인 것 같습니다.
22/11/07 00:49
저도 msi때부터 롤판에 환멸만 느끼다가 이번 롤드컵은 꽤 즐겁게 본 거 같네요. 서로 서사가 워낙 좋다보니 페이커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비록 지긴 했지만 이전처럼 짜증이나 회의감 같은 감정이 생기진 않는 것 같습니다. 원색적인 비난도 별로 없고 대부분 축하하는 분위기고요. 페이커 응원하는 입장에서 조금 허허롭긴 합니다만 크크. 허구한날 누가 잘못했다느니 범인 찾아서 죽일 듯이 때려잡는 것보단 지금 분위기가 훨씬 좋네요.
[건강한 멘탈과 향상심, 동기부여, 탁월한 재능, 관리, 환경 등] 사실 이 부분이 진짜 중요하긴 하죠. 특히 건강한 멘탈과 향상심, 동기부여.... 당장 2년을 해먹은 뱅울프가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꼽았던 게, 롤드컵을 든 다음에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는 점이었으니까요. 2년 좀 넘는 기간에 다른 대부분 선수들이 평생을 걸쳐 쌓아온 것보다 많은 커리어를 쌓아버렸으니. 그게 결국 폭발해버렸던 게 2017년이었고. 룰러도 페이커 보고 비슷한 말을 했더라고요. (우승을 그렇게 했는데) 또 열심히 하면서 계속 우승을 갈망하는 게 대단하다고. 근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게 힘들죠. '에이징커브론'에서 유의미한 부분이 있다면 이거라고 봅니다. 멘탈이라는 것도 일종의 소모품이라... 우승한 선수가 다음에 또 향상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죠. 그런 면에서 티원은 아직까진 유리한 게, 그렇게 해먹고도 우승을 갈망하는 초인 멘탈 페이커에 아직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앞으로도 동기부여는 확실하다는 점이겠죠. 재능이나 관리, 환경이야 알아서 잘 할 거라 믿습니다만... 제발 외부적으로 억까하고 흔드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22/11/07 00:54
뱅울프의 프라임타임은 2년반 가량 넓게 보면 3년 가량인데 이건 현재기준으로 봐도 말도 안되는 수준이죠. 단지 일반적 기준에서의 상위권 유지기간이 너무 짧은것이 아무래도 약점으로 꼽힐 수밖에 없는데 저는 그 꾸준함의 잣대도 프라임타임 유지시간과 전체커리어의 상위권 유지기간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이 두개가 같은 기준으로 볼순 없는거라고 봐요. 별개의 잣대죠.
그런 점에서 정점에서 그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 자리를 한번 찍고 내려오는 것보다 급수적인 노력과 에너지소모를 야기합니다. 뱅울프는 그런면에서 멘탈이 페이커처럼 초인적인 수준은 아니었다는 점이 아쉽죠. 그걸 아쉽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사실 어폐가 있긴 합니다만. 그건 경험해보지 않은 이상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한번 국제대회 먹기도 어려운데 월즈2 MSI2 4연타로 먹는건 페이커빨이니 뭐니 할 수 있는 게제가 아니죠. 제가 이번 Neo T1 스쿼드 : 제오페구케에 포텐셜을 역대 최고의 T1 스쿼드로 평가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이러한 멘탈적 측면도 있습니다. 얘네는 확실히 한번 정점에 올라서면, 야망과 동기부여가 강렬한 애들이라 2기 SKT 이상의 왕조를 건설할 수 있는 재목들입니다. 그러니 코칭스태프 잡음에 대해서 코어팬 입장에서 더 속뒤집어지는 것도 있긴 하죠. 이번 스토브리그 때 반드시 이부분에서 해결을 봤으면 좋겠네요. 페이커가 계약조건으로 이부분에 대해서 좀더 강경하게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22/11/07 05:27
앰비션 역시 과거 방송에서 게이머들의 에이징커브는 신체의 노쇠화보다는 게이머를 오래 하면서 찾아오는 타성 등 정신적인 부분이 크다고 의견을 피력한 적 있죠. '신체 나이'보다 '프로게이머 활동을 한 기간'이 에이징커브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요.
뭐가 됐든 페이커나 데프트나 양 쪽 모두에 해당하는 선수들인데 아직까지도 정상급 기량으로 정상을 노리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합니다. 결국 이 또한 '꺾이지 않는 마음' 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를 할 수 있겠네요.
22/11/07 00:54
정말 너무 원했던 페이커의 네번째 월챔이라 슬펐는데
그래도 데프트니까 했다가 마지막에 케리아가 오열하는거 보니까 더이상 보지 못했네요… 개인적으로도 작년 4강전보다 더 속이 쓰린 마무리 같아요
22/11/07 01:10
그러고보니 Hestia님이셨군요. 한동안 안 보이시길래 이제 PGR은 끊으셨나 했더니 닉변하셨네요. 문체가 비슷해서 혹시나 했습니다.
22/11/07 01:12
본문 서두에 밝힌 이유로 서머 이후로 약간 쿨타임을 가졌드랬죠 크크 그리고 저는 기본적으로 PGR 말고는 다른데가 딱히 정서적으로 안맞아서... 그냥 보통 눈팅만 합니다. 나이먹어서 그런진 몰라도.
22/11/07 02:24
신인 = 애기 다루듯, 빡센 상대/팀 상대로 출전/데뷔시키면 가혹하다 코칭스텝 욕 쳐먹음
고령선수 = 누구나 할 실수 해도 '에이징커브'소리 들음 이제 좀 덜 들을 수 있으려나요? 그냥 다같은 프로인데
22/11/07 02:30
마음 깊이 와닿는 글 감사합니다. 정말 최고의 찬사입니다. 이번 롤드컵은 선발전부터 아슬아슬하게 올라온 것만으로도 기뻤던 시작,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할 뿐 팬인 저부터 확신 없이 막연하게 응원했지요. 물론 응원팀과 선수의 목마르던 우승이 비할 바 없이 가장 큰 기쁨이지만, 데프트의 "소중한 건 과정이었다"는 말 그대로 그 여정을 지켜보며 얻은 좋은 영향들로 너무나 값진 선물을 받은 기분이네요. 말씀처럼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은 느낌, 희망을 볼 수 있고 마음을 움직이는 월즈였습니다. 내년의 lck가 또 기대됩니다.
22/11/07 02:48
평소 스포츠나 이스포츠를 지켜보면서 에이징커브에 대한 개인적인 제 시각은
"분명히 있지만, 거기에 지나치게 매몰돼서 베테랑이 지닌 무형의 가치를 지나치게 경시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정도입니다. 이건 기존 스포츠에서도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야구나 축구 등에서, 선수관리 노하우의 발전으로 평균적인 선수생명이 늘어났음에도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에 대한 가혹한 태도는 계속 존재하죠. 올해 페이커나 데프트를 보면서 저도 롤에서의 에이징커브에 대한 제 생각을 다시 돌아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본문의 '종말'이라는 표현 역시 반대 방향으로 너무 이 문제를 '단순화'시킨 감은 있는 것 같아서 좀더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언제나 조화가 중요하죠. 지금의 T1은 페이커라는 두말할 필요 없는 레전드와 (지금도 정말 좋은 선수들이지만) 오랫동안 더 많은 것들을 이룰만한 좋은 재능들이 잘 조화를 이룬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련한 팀도, 패기 넘치는 팀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형태의 조화로운 팀이라 내년에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22/11/07 03:08
롤판이 한층 더 발전했죠. 이제 정말 스포츠 선수들처럼 체계적으로 관리를 하고 운동에 심리 상담 같은걸로 선수 생명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야 적당히 각보고 꽝 붙어서 누가 스킬 잘맞추느냐 잘피하냐가 중요해서 피지컬의 필요성이 대두 되었다면 판이 커진 지금 대부분 상향평준화가 되서 피지컬은 떨어지는 선수들은 애초에 프로씬에 발도 못붙이기에 로지컬 차이가 더 대두되는거 같습니다.
22/11/07 08:51
신체적인 에이징커브를 논하려면 최소 서른은 넘고 얘기해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에이징커브로 은퇴한 선수들 전부 저는 정신적인 마모로 인한 것이지 반응속도가 안되서, 피지컬이 떨어져서라고는 절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예를 들어 LEC의 눅덕같은 선수도 20대 중반 선수 10년차인데 메이저리그 미드라이너로 뛸만한 피지컬을 아직도 갖고 있죠. 페이커, 데프트같은 레전드만이 특별해서 그런게 아닙니다.
22/11/07 09:04
정확히는 정신적인 한계로 인한 훈련양의 부족이 크다고 봅니다. 프로게이머의 훈련량이 진짜 상상을 초월하니까요. 페이커랑 데프트는 그점에서는 다른 선수를 확실히 앞서있다고 봐요.
22/11/07 10:46
운동선수의 에이징커브와는 궤가 좀 다른게, 롤 은퇴선수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연습량을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 입니다.
동기부여부족도 물론 그 원인 중 하나지만 가장 치명적으로 찾아오는건 건강입니다. 오랜시간 앉아서 하는 일이다보니 허리, 손목, 손가락에 무리가 오고 결정적으로 체력이 엄청나게 떨어집니다. 10대 후반~20대 초까지는, 6시간동안 게임해도 7시간째 게임에 그대로 집중력이 유지됐는데, 언제부턴가 새벽솔랭 돌릴 때 현저하게 집중력저하가 느껴지는거죠. 거기서 긴가민가하다가 5전제 5경기, 혹은 3전제 3경기에서도 집중력의 끈이 끊어지는 느낌이 오면 "아.... 이제 안되나보다"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러면 팀에서 선수들 관리해주면 되는거 아니냐?" 라는 말이 있지만 모든 팀들이 다 선수에게 관리스케쥴을 짜 줍니다. 꾸준히 스포츠마시지를 해주고 물리치료를 받으며 몇몇 팀들은 숙소에 운동시설까지 다 갖춰주죠. 그럼에도 찾아오는 건강리스크를 막기는 역부족인 것 같더라구요. 연습량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는데 적어도 LCK에서는 이 방법에 동의할 선수는 극소수일겁니다. 내가 쉴 때 다른 선수도 쉴거라는 보장이 없죠. 그리고 쉴 거 다 쉬면서 내 앞에 있는 선수 어떻게 따라갈 것인가의 문제도 있고....
22/11/07 20:22
베테랑에 대한 건 이미 최병훈 단장이 drx에서 보여준 걸로 다 증명된 거라 봅니다. 사실 실력이 여전하거나 아직 통할 만한데 군대 문제로 리그 떠난 선수들이 참 아쉽죠. 스맵만 해도 은퇴 직전에 충분히 힘 보여줬고, 칸, 쿠로, 미스틱 등등이 이래저래 훌쩍 떠났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신인들과 같이 어우러져 계속 리그에 남아 있으면 리그 입장에서도 이야깃거리가 계속 남아서 좋고, 팬들도 계속 볼 수 있으니 좋고 그랬겠죠. 이번 데프트 우승도 리그에 어쨌든 남아 다시 도전했으니 이야기가 된 것이고. 에이징커브 자체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나이가 좀 찬 선수가 잠깐 흔들린다고 무조건 에이징커브 들이대는 건 팬들도 조금은 조심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데프트는.. 제가 이곳에서 데프트 팬부터 팬 아닌 분까지 데프트 깔 때도 꽤 열심히 데프트 옹호했던 사람인지라 이번 우승이 페이커 팬인 제 입장에서 쓰게 느껴지면서도, 그래도 그 쓴맛을 식도로 넘기게는 할 수 있겠더군요. 앞의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인기가 많거나 나이 든 선수들은 다소 과잉분석되어 비판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린 선수가 공격적으로 하다가 실수해서 죽으면 혈기가 왕성해서 그런 거고, 나이 든 선수가 그러면 피지컬 떨어져서 그런 거라는 이야기는 이제 진짜 그만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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