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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9/13 02:14:30
Name 뉴[SuhmT]
Subject 다정가 (多情歌)
  이조년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냐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하여 잠 못 드러 하노라.

배꽃 핀 하얀 달밤에 은하수 흘러가는 삼경에 (밤11시에서 새벽1시..맞나요?)
한가닥 가지에 피어나는 봄의 마음을..소쩍새가 알수있겠냐만은..
정이 많은것도 병인 양 하여 잠을 못 들어 하노라.

  유명한 이조년의 다정가 입니다.
  개인적으로 시조는 잘아는 편이 아닌지라. 그나마 알고 있는 다정가가
좋다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시조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저도 요즘은 매일 밤을

  이화(뱃)에 메딕하고 배럭스가 3개 인 제
불꽃테란을 성큰이야 아냐만은
안하던것도 병 인양 하여 잘 못 이겨 보노라.

  합니다. 변길섭 선수의 경기를 보고 감동도 받았고, 마침 종족까지 바꾼참인지라..
본진 플레이 안하는 저그 상대론 죽자고 불꽃만 합니다. 어렵더군요.많이 집니다.

  왜지는지 몰랐습니다. 타이밍도 나쁘지 않았고, 제가 그렇게 손이 느린편도 아니었고,
컨트롤이 그렇게 안좋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실은, 오늘은 마산에서 마비노기를 하면서 알게된 친구가 내려왔는데요.
부산대학교 앞에서 만났습니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는듯;;)

  그녀를 처음만난 곳이더군요. 아직도 제 마음속에서 해처리는 파괴되었지만
드넓게 차지했던 클립들은 안없어집니다. 조금씩 조금씩 옅어져가겠지만..
가뜩이나 마음속에 여유도 없는데 멀티도 못하겠군요. 건물이 안지어져서..

  아직도 고독과 아픔은 안석열 선수의 종합선물세트 처럼 다크스웜치고 풀업 울트라가
달려오는거 처럼 절망스럽기만 한데 말이죠..

  애써 게임을 하며 제 마음속에 벙커를 건설해보지만..이게 왠걸.. 가디언입니다.
새록새록 생각나는 기억들은 가디언 처럼 제 마음을 짓밟는군요.  
  
   아아 힘듭니다. 결국 스타를 하면서도 그녀 생각을 떨칠수가 없더군요.
그거였습니다. 오늘은 부산대학교 앞을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그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도저히 진심으로 웃어주고 같이 놀아줄수가 없었습니다.
  
   전 나쁜사람인가봅니다. 절 버리고 가시는 님께 진달래 꽃 뿌려 고이 밟고 가시게
  해드려야 하는데..
   울기만 하고, 아파만 하고.. 결국 그녀를 편히 보내주진 못하나 봅니다.
  언제쯤 잊혀질까요. 시간이 약이겠지요.

   하루하루 가는것이, 그녀 없이 하루하루가 가는것이 씁쓸합니다.
  '너 없는 하루가 또 지나갔다'  

   어서 정신을 차려야겠습니다. 울트라 디파일러 뽑기전에..
정말 다크스웜에 풀업 울트라 달려오기전에.. '성큰 관상보고' 뚫어야겠습니다.
11개는 뚫죠.... 예, 시린 기억도 상처도 모두 뚫어버리렵니다.

  현존 최고의 불꽃테란유저는 변길섭선수지만, 원조는 아니라고 변길섭선수가
그러더군요. 예, 그럼 저도 해보렵니다. 임요환 선수처럼 화려하고 경기내내
멋진 컨트롤을 보여주긴 힘들거 같습니다. 차라리... 앞마당 먹는 저그는 무조건
뚫어버리겠습니다. 시린 기억도 상처도 모두모두 뚫어버리렵니다.


  오늘도.. 한맿친 가슴을 안고 Hyo 길드와 공방의 저그분들 과 피터지게 싸우렵니다.
12드론 투해처리만 해봐...죽었어 -_-


                                     - EndLis Ma Luv..NightWind


  ps. 궁상성 글 죄송합니다.

ps2. 너무 개인적인 글이군요;; 안쓰러우시면 위로좀^^;

ps3. 그렇다쳐도 불꽃테란 디게 어렵네요_-;;

ps4. 글을써놓고 한참뭐가 마음에 안들어서 다시 봤더니. 배럭스3 개가 더 낫군요.
수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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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13 02:5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Return Of The N.ex.T
04/09/13 04:40
수정 아이콘
아.. 다정가 너무 좋아요..^^
Return Of The N.ex.T
04/09/13 04:41
수정 아이콘
가디언 따위.. 벙커로 안된다면 레이스로 없애 버립시다!!
04/09/13 10:35
수정 아이콘
3 배럭.... 저도 좋아하는 것이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와룡선생
04/09/13 11:42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혼자서 그녀와 자주 가던 공원벤취에 앉아서 불과 2주전의 추억을 회상하며 쓴 담배하나 물었습니다.
회상하고 기억하면 지금은 마니 아프더군요..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잊었어. 그저 스쳐가는 사랑이라고..") 그냥 스쳐가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추억이었다고.. 정말사랑했었다는 나중에 아주 나중에 꺼내보려구요..(저도 궁상...--;)

자자 파이팅하시구요.. 부산대앞이라.. 부산사람이신거 같아서 반갑네요.
부대 안간지도 좀 되엇네요.. 맛있는곳도 많고 싼곳도 많고 특히나 맥주마실땐 부대가 최고죠.. 오징어안주가 1000원... 지금도 1000원하려나? ..
비오는수요일
04/09/13 13:18
수정 아이콘
시간은 아쉬움의 근원이지만, 모든 상처의 치유약이기도 합니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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