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토일 연달아 펼쳐진 4강전을 친구들이랑 디코로 보면서 응원했습니다. 친구는 T1팬.

한글날에 닉까지 이렇게 바꾸고 젠지의 선전을 기원했는데 결과가 참 아쉽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롤드컵 4강이라는 성적이 낮다고 얘기하기도 어렵죠. 그런 면에서 이코노미는 어처구니 없어서 제가 다 화나더군요.


2

클리드의 선전, 비디디의 분전, 다들 잘해줬지만....결국 팀이 이겨내며 올라왔던 이유인 '개인기로 어거지로 해낸다'는 어느정도 올라오면 쉽사리 당해주지 않았고, 모든 라인이 챔피언 폭이 좁다는 약점이 고스란히 밴픽으로 비춰지며 석패했습니다.

아쉽지만, 5꽉치고는 경기력의 차이가 좀 났습니다. 개인기로 버티고 버티다가 무너졌다고 밖에는...

오더, 특히 라인관리, 인원배치는 끔찍했습니다. 한 쪽 라인을 밀릴 때 중앙으로 모여서 다른 라인도 같이 내주고, 딱히 가져갈건 없고....


3

보면서는 졸렸는데, 패배가 확정되고 늦은 시간 침대에 눕고선 잠이 다 달아났습니다.

같이 보는 친구가 계속 깐족거리면서 대체 이런 팀을 왜 좋아하는거야? 라며 어그로를 끌어서 그랬던거 같습니다.

...젠지라는 팀을 좋아한게 MVP 오존까지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이제와서는 습관이라고 밖에는.

뭐 스포츠 팀팬에 이유가 뭐 중요합니까. 응원팀이 탈락했을 때 기분 나쁘면 그것만으로 볼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 싶기도.

아무튼 실질적 결승이라고 그렇게 정신승리하던 친구에게 "야 야 그거 한번만 더 해주라" 하면서 복수했습니다.


4

새벽 2시에 누워서 짜증과 우울과 잡념이 섞인 그, 마치 요리 초보가 뭣모르고 끓인 잡탕에서 나는 맛 없음처럼, 형용할 수 없는.

당시에는 정말 싫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기분 나쁨이 나쁘지 않은거 같기도 합니다.

응원하는 팀이 져서 기분 나쁠게 아니면, 응원을 안하겠죠. 응원할 이유를 재차 확인한 듯 싶기도.


5

사실 롤드컵 우승은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단적으로 기복을 피해야 합니다.

팀원 중 한 명이라도 기복이 와서 박으면 질 수 밖에 없는 대회에요.

날고 기는 팀을 세계에서 모아놨으니, 그 중 한 팀은 단 한 명의 저점도 없는 팀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보통 그 기복은 메타와 함께 결정되고....그래서 운이 반이라고 봐요.


6

뭐 젠지는 운영을 워낙 못해서 메타 이전에 힘들다고 생각하긴 했습니다.

감코진의 밴픽은 따로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워낙 챔피언 폭이 좁은 선수들이라...

챔폭도 운영도 선수 한 명에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다섯명 전부 없으면 큰 일이 난다는 산증인이네요.

아무튼 그래서 주영달 감독에 대해서도 판단을 보류했는데, 결국 교체가 되네요.


7

스토브 리그 보면서 계속 옴므가 탐납니다.

아직까지 젠지를 응원하는 이유는 마타지만, 오존을 응원하게 된 이유는 옴므의 자크였거든요.

롤을 잘 알지도 못했던 시절, 언더독을 응원하는 성향이 있어서 결승에서 응원했던게 계기였습니다.

역배가 터지면서 응원하는 맛을 알게 됐고...아무튼 그래서 옴므가 친정팀에 돌아오면 내년에는 더 열심히 응원할거 같네요.

추가로 피넛이나 베릴이 탐나네요. 클리드가 롤드컵에서 워낙 잘해줘서 피넛은 어렵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