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다시피, 딜링과 관련된 스탯은 오직 [민첩]뿐이라는 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기본 스탯만으로 성장 속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주문 빌드 캐릭터의 레벨이 이미 42였지만, 활 빌드를 새로 키워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처음부터 새로 키워봐야 정식 출시 이후에도 활 빌드를 액트 1부터 빌드업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몇 번이나 부활 주문서를 써가며 간신히 성공했던 보스도 아무 문제 없이 성공했습니다.
물론, 빌드업에 대한 이해도 차이가 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성 난이도가 아주 크게 차이나더라고요.
주문 빌드 캐릭터가 레벨 42에 액트 4 마지막 보스에서 막혔던 것과 다르게, 활 빌드 캐릭터는 레벨 39에 이미 액트 5에 도달했습니다.
그닥 급하게 액트를 밀어간 것이 아닌데도, 결국 레벨 44에 마지막 보스도 마무리했습니다. (부활 주문서를 몇 장 썼긴 했지만요.)
이후 파밍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거리가 충분히 길다보니 확산 사격으로 맵핑을 진행하고, 비교적 센 몹들은 연속 사격으로 정리했습니다. 토글 형태로 버프를 주는 환영 화살 또한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메인으로 사용하는 이동기로는 '구르기'를 채용하였는데, 민첩 베이스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사용 횟수가 2회 이상이라는 점(사용 횟수 링크룬을 사용해 3회까지 사용), 스킬 사용 후 이동 속도와 날렵함 버프를 얻는다는 점도 다른 이동기 대비 아주 유리한 요소였습니다. 벽을 넘어다닐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액트 4~5에서는 애초에 넘어다닐 벽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납니다. 그렇다고 이동 거리에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저의 파밍 영상을 공유합니다. 아마 활 빌드로 엔드 게임에 다다르신 분들은 거의 비슷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보스전 02:25)
※ 참고 : 주문 빌드에서 사용하던 '번개 점멸'은, 감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딜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몹이 없는 텅빈 필드에서의 이동기로는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고, 판정이 애매해 이동기를 쓰면서도 도착할 곳이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보스전을 하다가 뜬금없이 보스 눈앞으로 이동해 끔살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이것은 UBT 기간 중 수정된 보스몹 히트박스 이슈 문제도 있었지만, 문제 수정 이후에도 여전히 발생하더라고요. 제 컨트롤이 문제였을까요....) 번개 점멸을 주 이동기로 사용하셨던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번개 사슬은 일부 몬스터들의 사거리보다도 짧아서 일일이 컨트롤을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활 스킬은 전혀 그런 문제가 없더군요.
게다가, 이 게임은 PoE의 보조젬처럼 링크룬을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닙니다. 특히 '트리거 룬'으로 불리는 '공격 적중 시 주문 발동', '주문 적중 시 주문 발동' 등의 룬은 더더욱 구하기가 어렵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리·주문 빌드는 빌드업 과정에서 이 '트리거 룬'이 필수적입니다. 딜 기댓값을 어거지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활 빌드는 '트리거 룬' 없이도 충분히 딜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유물템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새벽 지느러미 장궁'은 피해(플랫뎀과 배율 모두), 속도, 민첩, 치명도를 올려줌과 동시에 '이동속도 15%' 보너스를 주는 아이템인데, 밀리·주문 빌드에서 이처럼 딜링과 유틸을 모두 담당할 수 있는 유물 아이템은 제가 경매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빌드업 마무리에 다다른 후, 다른 유저 분들의 보스전을 몇 번 도운 적이 있습니다. 결국 보스전을 도우면서도 거점에서 보스방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활 빌드인 분들은 제 캐릭터 속도를 곧잘 따라오지만 주문·밀리 빌드 분들은 이동만 하는데도 제가 몇 번이나 멈춰서서 기다려야 하더라고요.
3. 수정·보완이 필요한 점
- 환영 화살처럼 토글 형태로 작동하는 룬은, PoE의 버프처럼 스킬창에서 확실히 '켜졌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합니다.
- PC 버전에서 저장된 맵 정보가 모바일과 연동되지 않습니다.
- 오토 루팅을 지원하는 펫이 정작 몬스터 시체에 끼어서 제대로 루팅을 하지 못합니다.
- 컨트롤 중 화면 하단의 정보 부분을 잘못 건드리면 캐릭터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다시 체력 바 부분을 몇 번 클릭해주면 돌아옴)
- 원석 상점을 재화 상점과 통합해야 합니다. 구매에 필요한 재화를 원석으로 유지하더라도 말입니다. '감정주문서 어디서 사나요'라는 질문을 대체 몇 번이나 답해야했는지 모릅니다.
-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룬 등급을 상승시키는 과정이 참 언밸런스했습니다. 희귀 등급 상승 에센스는 쉽게 구할 수 있는데(4000 루비), 마법 등급 상승 에센스 드랍률이 너무 낮았거든요. 아마 정식 오픈 때는 룬 등급 상승 에센스를 상점에서 판매하지 않을 것 같지만, 만약 그렇게 할 것이라면 마법 등급 상승 에센스도 같이 판매해야 합니다.
- PoE와 달리 언디셈버에는 예언이나 수확 시스템이 없습니다. 즉, 6소켓 룬을 확정적으로 얻을 방법이 아예 없다는 것입니다. 6소켓 룬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을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확정적으로 얻을 다른 방법이 있기는 해야 합니다. 저는 액트 5까지 확산 사격 4소켓, 연속 사격 3소켓, 환영 화살 3소켓으로 무난히 플레이하였지만 결국 UBT가 끝나면서까지도 6소켓 룬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ㅠㅠ 엔드 컨텐츠에 도달하고도 남는 수준의 유저들은 무난히 6소켓 룬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트리거 룬으로 작동하는 스킬도 스킬창에 등록하지 않으면 발동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피격 시 버프 발동'과 '수호의 방벽'을 연결한 경우에도 '수호의 방벽'을 남는 스킬창에 올려두어야만 발동이 되는 형태인데, 이미 사용하는 룬을 올려두는 '룬 캐스트'(흔히 말하는 '룬 판때기') 시스템이 있는 이상 불필요한 과정입니다.
- 위에서 이미 언급한 밀리·주문 빌드 외에 출혈·반사 등을 활용하는 변칙적인 플레이에 있어서도 자유도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빌드업이 지나치게 제한적입니다.
- 레벨 상승에 따라 상위 등급의 조디악 특성이 해금되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하위 조디악 특성이 상위 조디악 특성보다 효율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 '원소'에 '독'이 포함되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 또한, '원소 저항'을 제대로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만일 게임에서 제시하는 권장 사양에 맞게 제대로 확보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이점(생존)이 체감되지 않습니다.
- 용어 개념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위키가 필요합니다. '오한'이 '제어 상태 이상'에 포함되나요? 아니 애초에 '오한'은 무엇인가요? 물론 PoE를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냉각'과 '동결'의 차이를 알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것을 뉴비 분들께 일일이 설명해드리는 과정은 매우 번거로웠습니다.
- '제어 상태 이상 시 버프 발동'은 제 캐릭터에 제어 상태 이상이 발생한 경우인가요, 제가 몬스터에 제어 상태 이상을 유발한 경우인가요? 이것은 룬 설명에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설명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피격 시 버프 발동'이 있다면 '제어 상태 이상 시 버프 발동'을 전혀 사용할 일이 없는데, 이런 하위 호환 룬이 존재하는 것이 의도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의도되지 않은 것이라면, 피격이 아닌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제어 상태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빙결 지형 등) '무리 집결'도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몬스터 등급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예 학살자'의 경우 정예 몬스터를 상대로 딜이 더 잘 들어가는 링크룬인데, 액트 보스몹에 적용되는지 아닌지를 두고도 헷갈려하는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몬스터에 마우스오버하면, 등급 정보 정도는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실질적으로 연금술 시스템을 활용할 일이 잘 없습니다. 파밍하면서 하위 등급 포션을 얻으면 상위 등급으로 올리는 데에 사용하는 정도? 강화 포션은 게임 내내 단 한 번도 사용한 적 없이 일주일이 흘러갔습니다. 치유 포션은 마나 부족에 허덕이던 UBT 초기에만, 퀘스트로 얻은 걸 써먹는 정도로만 사용했습니다.
- 경매 입찰에 6시간이나 필요할까요....? UBT 기간이 짧아서인지 유독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유물템도 잘 먹고 레이드까지 돌았는데, 경매장에 올릴 수 있는 아이템 갯수에는 3개 제한이 있고, 사용하지 않는 유물템은 보관함만 잡아먹더라고요.
4. 마무리
지금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스킬군 간의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과 편의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 정도입니다.
위에 제가 개선이 필요한 점들에 대해 아주 길게 늘어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경험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크래프팅 난이도가 PoE 대비 아주 쉽다(제가 엑린이라서요...)는 점도 좋았고, 보스몹들도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로스트 아크의 시스템과 비슷하게, 보스의 일부 장판 패턴은 곧 피격될 지역을 붉게 표시해주는 덕분에 PoE보다 훨씬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방·보관함·펫에 과금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다들 예상하는 부분인 듯 한데, 이외 어떤 부분에 BM이 끼어들어갈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예상은 경매장에 판매 가능한 아이템 갯수 제한 해금 정도?) 저는 위 세 가지에는 전부 과금할 의향이 있습니다. UBT에서는 아이템의 거래 가능 횟수 제한이 있었다보니 아이템에 과금을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건 정식 출시되어봐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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