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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9/27 03:02:49
Name Riina
File #1 2021_Champions.jpg (468.2 KB), Download : 0
Subject [오버워치] [OWL] '화룡점정' 상하이 드래곤즈 2021 오버워치 리그 우승


오버워치 1의 마지막 승자는 상하이 드래곤즈였습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너무나 당연한 결과와 구도대로 진행되서 결승전 자체는 별로 할 말이 없네요. 2019년 샌프란시스코 쇼크 vs 밴쿠버 타이탄즈 때 보다도 더 일방적인 싱거운 승부였으니까요. 대신 상하이 드래곤즈의 우승을 기념하는 의미로 상하이의 지난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魚質龍文(어질용문)

물고기의 바탕에 용의 무늬라는 뜻으로, 용모는 용같이 위엄이 있지만, 실질은 물고기란 의미처럼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만 출범시즌 상하이를 표현하기에는 적절한 표현은 아닙니다. 물고기라는 표현도 너무 과분할 정도로 출범 시즌의 상하이 드래곤즈는 최악의 팀이었으니까요.

선수단 구성부터가 엉망이었습니다. 중국 연고지 팀 답게 순혈주의를 표방하면서 전원 중국인으로 구성한 것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중국보다 오버워치를 잘 하는 나라가 꽤 있었지만, 중국인 올스타로 팀을 만들었다면 소기의 성과는 거둘 수 있었을 정도로 중국 씬 자체가 허약하진 않았으니까요. 2017 오버워치 월드컵 중국 국가대표였던 이번 시즌 MVP 리브나 2020 서머 쇼다운 아시아 지역 MVP 에일린 같은 선수들은 나이 때문에 못 데려왔다고 해도, 충분히 좋은 선수들을 뽑을 수 있었음에도 상하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언데드나 디야를 제외하고는 리그에서 뛰기에 기량 미달의 선수들로 팀을 만들었고, 그 대가는 1스테이지 10전 10패 세트득실 -30로 돌아옵니다.

1스테이지를 전패로 마치고, 상하이는 순혈주의를 포기하고 한국인 선수들인 피어리스, 아도, 게구리를 영입하면서 연패를 탈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2스테이지 때는 영입한 선수들이 비자 문제로 합류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고, 3스테이지부터 한국인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경기력이 올라오긴 했어도 시즌 중반에 급하게 영입된 한국인 선수들이 기존 중국 선수들과 소통을 원할하게 할 수 있었을 리가 없었을 뿐더러 상하이에게 첫 승을 허락하는 불명예를 피하려고 모든 팀들이 전력을 다해서 나왔기 때문에 결국 시즌이 끝날때까지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최종 성적은 40전 40패 세트득실 -120, 오버워치 리그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한 팀의 1년 경기수가 줄어들고, 오버워치 판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밴쿠버, 발리언트, 런던 같은 프랜차이즈 제도에 무임승차하는 약팀들이 여럿 생기면서 시즌 전패가 첫 시즌보다 훨씬 쉬워졌지만, 역대 최악의 팀인 2021 LA 발리언트만이 성공했을 정도로 시즌 전패는 굉장히 희귀하고 어려운 기록인데 출범시즌 상하이는 그걸 해냈습니다.


魚龍將化(어룡장화)

2019년은 상하이 드래곤즈가 물고기보다도 못한 미물에서 용이 되기 시작한 해였습니다. 2018 시즌이 끝나자마자 게구리, 피어리스, 디야를 제외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전원을 방출했습니다. 대신 디엠, 띵, 영진, 루피, 코마를 컨텐더스에서, 감수를 보스턴에서 영입하면서 작년과는 전혀 다른 팀이 됐습니다. 그리고 2019년 2월 23일, 출범 이후 정규시즌 43경기째만에 보스턴 업라이징을 3:1로 잡아내면서 감격에 첫 승에 성공하죠.

재창단 수준으로 선수단을 갈아엎고 첫 승을 했지만 상하이는 리그에서 지금과 같은 강팀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샌프란시스코 쇼크와 밴쿠버 타이탄즈가 모두를 지배하던 3-3조합, 염소의 시대였고, 두 팀이 우승과 준우승을 주고받았던 스테이지 1, 2 둘 다 3승 4패로 마치면서 스테이지 플레이오프조차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버워치 리그 역사상 가장 큰 업셋이 일어난 운명의 스테이지 3이 찾아옵니다.

염소의 시대가 계속되던 스테이지 3에서는 뭔가 이변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꾸준한 너프로 인해 3-3의 위력이 약해지면서 3-3을 부수기 위한 팀들의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죠. 솜브라, 다딜 조합과 같은 저주받은 염소를 카운터 칠 수 있는 수단들이 발견됐고, 휴스턴이 샌쇽을, 발리언트가 밴쿠버를 잡아내면서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변에 불과했을 뿐 여전히 3-3을 주로 쓰는 뉴욕, 밴쿠버, 샌쇽 3팀이 상위권에 자리하면서 염소가 또 우승하나 싶었는데...

애틀랜타 홈스탠드에서 필라델피아를 잡고 8번시드로 스테이지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상하이가 다딜조합으로 3-3의 최강자들인 뉴욕, 밴쿠버, 샌쇽을 무너뜨리고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해버립니다. 띵의 파라, 디엠의 위도우, 영진의 둠피/호그라는 DPS 셋의 위력은 결승전에서 샌쇽이 3-3을 포기하고 미러전을 시도했을 정도로 무척이나 위력적이었습니다.

이대로 스테이지 4에서 기세를 이어갔으면 좋았겠지만, 염소가 시청자를 쫓아내는걸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었던 리그는 스테이지 3 시작 전부터 이미 2-2-2 고정을 도입하기로 했었고, 상하이는 여기에 직격탄을 맞고 1승 6패로 추락합니다. 그래도 경쟁팀들이 자멸하면서 정규시즌 11위로 플레이인에 진출하는데 성공하지만, 플레이인 팀 중 최강팀이었던 런던과 9세트까지 가는 야구 경기 끝에 패배하면서 시즌을 마칩니다.


飛龍乘雲(비룡승운)

스테이지 3 우승을 하긴 했지만, 지난 시즌을 13승 15패라는 5할 이하의 승률로 마감했기 때문에 상하이는 또 한번의 선수단 개편을 준비합니다.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고 보이드, 이재곤, 립, 플레타를 영입한 다음 피어리스와 문병철 감독을 아카데미팀인 Team CC에서 승격시킵니다. 그 결과 프리시즌 파워랭킹에서 4위에 오르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높은 순위를 기록하게 되죠. (1위 - 샌쇽, 2위 - 뉴욕, 3위 - 애틀랜타, 4위 - 상하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지역별 리그 운영으로 인한 일정 변화, 영웅 밴으로 매 주 변경되는 조합이라는 엄청난 변수 속에서도 상하이는 강력한 로스터를 바탕으로 구름을 탄 용이 올라가듯 프리시즌 4위라는 예측까지도 넘어서서 순식간에 정상으로 날아올라갔습니다. 리그 역사상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7전제 역스윕을 포함해서 두 번의 토너먼트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 정규시즌 19승 2패, 토너먼트 성적으로 인한 추가 승수를 포함하면 27승 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시즌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역대 최다인 5명의 Role-Star와 정규시즌 MVP, 올해의 감독상을 배출하면서 개인상 수상을 휩쓸어버렸습니다.

이대로 그랜드파이널 우승을 했으면 완벽한 마무리가 됐을테지만, 출범시즌부터 이어져온 정규시즌 1위와 승자 결승에서 패배한 팀은 그랜드파이널을 우승할 수 없다는 징크스는 상하이를 붙잡았습니다. 필라델피아 퓨전을 3:0으로 손쉽게 꺾고 승자 결승에 올라갔지만, 리핏에 도전하는 샌프란시스코 쇼크에게 풀 세트 접전끝에 패배하면서 패자 결승으로 내려갔고, 패자 결승에서는 시즌 내내 우위를 점했던 서울 다이너스티에게 역으로 잡히면서 그랜드파이널에 진출도 못해보고 2020시즌은 허무하게 끝납니다.


畫龍點睛(화룡점정)

그리고 2021년, 이미 2020년에 많은 것을 이룬 상하이 드래곤즈에게는 그랜드파이널 우승이라는 단 한가지 목표만이 남았습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선수단을 개편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댈러스로 이적한 피어리스의 공백을 페이트로 메우고, 백업 선수들을 좀 더 영입한 다음, 첫 시즌부터 함께한 게구리, 디야와 작별을 하면서 출범시즌 선수단과 모두 헤어진 것 이외에는 큰 움직임 없이 굉장히 조용한 오프시즌을 보냈습니다. 동부에서는 당연히 누구나 상하이의 1위를 예상했을 정도로 전력이 강했으니까요.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긴 했지만 시즌 초반을 순탄하게 보낸것은 아닙니다. 5월 토너먼트에서와 준 조스트 1라운드까지 피어리스가 이끄는 댈러스에게 3연패 할 때까지만 해도 동부에서 1위하고 서부 팀들에게 잡혀서 우승은 물건너가는거 아니냐 하는 불안감과 피어리스 대신 들어온 페이트에 대한 불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준 조스트와 서머 쇼다운을 연이어 우승하면서 모든 불안요소를 깔끔하게 털어버렸고, 동부 팀들이 밑에서 투닥거리는 동안 누구보다 빠르게 동부 1위와 플레이오프 1번 시드까지 확보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플레이오프. 세트 20연승을 하면서 우승을 차지한 2019년의 샌프란시스코 쇼크만큼은 아니었지만, 엄청난 기세로 상하이는 드디어 용의 마지막 눈동자를 그리는데 성공합니다. 상하이를 위협할 후보로 꼽혔던 샌쇽, 글래디, 댈러스를 순서대로 꺾고 승자 결승에 올랐고, 패자조 맨 밑에서부터 올라온 애틀랜타에게 북산엔딩을 선물하면서 당연히 상하이가 이길줄은 알았지만 치열한 승부를 기원했던 오버워치 팬들을 좌절시키고 오버워치 1의 최후의 승자가 됐습니다.


어쩌다보니 상하이 관련해서 생각보다 굉장히 긴 글을 적게 됐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피지알에 오버워치 리그 관련 글을 계속해서 적어왔는데, 2021 시즌도 끝났네요. 올해도 코로나부터 시작해서 최근 블리자드 사태까지 리그나 게임에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이 많았었는데, 내년에는 좋은 소식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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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보두앵
21/09/27 03:09
수정 아이콘
오버워치 관련글 항상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아쉬움이 있던 결승이지만 그만큼 상하이의 완전무결함을 볼 수 있었던 결승이었습니다.

아틀란타의 의외성이라면 혹시나 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상하이를 가장 많이 겪어본 댈라스라면 이기지는 못했을지언정 한 두세트정도는 따내지 않았을까 싶기도합니다.

옵치2가 부디 성공하기를 기도합니다.. 허허
공항아저씨
21/09/27 03:54
수정 아이콘
오버워치 2가 잘되길 기대해봅니다.
이호철
21/09/27 04:1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상하이 드래곤즈 하면 최악의 상징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21/09/27 18:54
수정 아이콘
첫 시즌 상하이는 실력만 없었죠. 문제점을 고치려고 하다가 실패해서 전패한게 문제였을 뿐 구단측에서 사건사고를 일으키진 않았으니까요.
그 뒤에 실력도 없는데 문제까지 일으키는 밴쿠버, 발리언트가 진짜 빌런으로 등장하면서 확실히 넘겨받았습니다.
상하이드래곤즈
21/09/27 06:16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느꼈지만 글을 부러울 정도로 너무 잘 적으시네요.
게구리선수 때문에 첫해부터 관심을 가지고 응원했던 팬의 입장에서 첨언하자면,
첫 우승을 했던 세번째 스테이지 당시 조합에는 감수의 레킹볼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리그 최고의 파라와 위도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도 맞지만,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고 어그로를 끌던 감수의 레킹볼이 조합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21/09/27 18:56
수정 아이콘
칭찬 감사합니다.
확실히 감수 선수도 주목할 필요가 있었네요. 상대 3탱이랑 혼자 부딪쳐야 하는 어려운 역할을 정말 잘 해줬죠.
그래서 댈러스 가서 잘 하길 바랬던거 같은데 참 아쉽습니다.
Lina Inverse
21/09/27 10:00
수정 아이콘
보이드, 이재곤, 립, 플레타 영입한게 대박이네요 크크
21/09/27 18:58
수정 아이콘
다른 선수들은 확실히 잘 하겠다 싶었는데 립이 진짜 대박을 쳤습니다. 디엠에 밀려서 주전도 못 먹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피잘모모
21/09/27 10:03
수정 아이콘
항상 리그 글 올려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흐흐 내년부턴 옵치2로 진행될텐데... 부활의 신호탄이 됐으면 좋겠네요
태을사자
21/09/27 10:20
수정 아이콘
옵치글 항상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우승한팀 누구나 스토리가 있지요. 글을 보니 상하이의 그것 또한 참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패팀에서 파이널우승이라
게구리와 페이트 두 선수가 눈물흘렸던 때가 생각나네요 상하이 정말 축하합니다.
21/09/27 10:30
수정 아이콘
플레타 선수 거기서는 행복하길
Daniel Plainview
21/09/27 12:15
수정 아이콘
마지막 우승으로 4시즌간 이어진 OWL의 서사를 상하이가 주인공으로 끝낸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와는 별개로 저는 이번 시즌 상하이의 게임을 보면서 오버워치라는 게임이 지닌 가능성을 한 단계 상승시킨 플레이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20세트 연속 승리로 우승한 샌숔과는 다르게, 상하이의 게임은 팀합과 피지컬 외에 다른 게 있었다고 봅니다. 그건 6명이 똘똘 뭉치는 기존 게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각자 굉장히 넓은 반경을 커버하며 그때 그때 있는 선수들의 조합으로 미니게임을 한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쟁탈에서 농구에서 트라이앵글 오펜스처럼 그때 그때 조합되는 3명이 1명을 마크해서 깎아내는 건 경이로웠습니다. 나중에 리그 뷰어로 보면 더 황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 순간마다의 궁 판단에서 선수들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고 때로는 궁을 굉장히 몰아쓰는 형태가 되어 6궁을 모아야 하는 2cp에서 약점을 보였다고 생각하구요. 반대급부로 쟁탈/화물에서 초강세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기존 게임과 다르게 계속해서 재조합되는 선수들의 미니 구성으로 지속적으로 마킹하는 형태가 절대 솔랭에서는 불가능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더군요. 그 33은 경쟁에서도 어느 정도는 가능했는데 말이지요.
트루할러데이
21/09/27 16:01
수정 아이콘
애틀란타가 좀 더 선전해 주길 바랐지만 상하이는 너무 셌고,,, 모두가 4:0이 될걸 알 수밖에 없었던 경기력 이었어요.
압도적 이라는 말 외에는 붙일 말이 없었습니다. 레인 너무 매력 터졌는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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