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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07 14:44:16
Name RagnaRocky
Link #1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471001&memberNo=21859681
Subject [스타2] [GSL S1 Finals] 10년의 역사,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2010년 오픈시즌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세계 최고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로 거듭난 GSL(Global Starcraft 2 League). 2020년 6월 6일에 진행된 2020 LG 울트라기어-HOT 6 GSL Season 1 결승전에서 'TY' 전태양이 데뷔 4500일 만에 'Cure' 김도욱을 4:0으로 꺾고 생애 첫 GSL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첫 데뷔 시절 마우스 하나 제대로 쥘 수 있을지 궁금했던 풋풋한 초등학생이 어엿한 성인이 되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다.


사진 출처: 아프리카TV



우승의 밑거름이 되어준 두번의 좌절


전태양이 10주년 GSL의 첫 주인공으로 거듭나기까지에는 앞선 두번의 시련이 있었다. 공허의 유산 출시 초기 한이석, 변현우와 함께 '테란 3대장'이라 불리던 전태양은 공허의 유산으로 진행된 첫 GSL인 2016 HOT 6 GSL Season 1 결승전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주파고'로 불리던 주성욱에게 4:2로 패배하며 첫 개인리그 결승전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해야 했다.

두 번째 기회는 2년 뒤인 2018년에 찾아왔다. 전태양은 2018 GSL Season 3 4강에서 Neeb을 물리치고 생애 2번째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그 앞을 막아선 것은 GSL 역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던 조성주였다. 3:3까지 진행되는 접전 끝에 펼쳐진 최후의 7세트. 전태양은 조성주의 은폐 밴시 전략을 발견하며 승기를 가져가는 듯 했지만, 일꾼까지 동원한 조성주의 마지막 찌르기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끝끝내 잡아내지 못한 조성주의 밴시와 사이클론

해외 프리미어 대회인 IEM World Championship도, 우승 상금만 2억에 달하는 WESG(World Electronic Sports Games)도 정복했던 전태양이었지만 국내리그인 GSL만큼은 우승하지 못한 채 아쉬움을 뒤로했다.


선수와 해설, 두마리 토끼를 잡다.


전태양의 전환점이 된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GSL 해설직의 병행 결정이었다. 그동안 GSL의 해설을 담당해온 박진영 해설이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면서 그 빈자리를 전태양이 맡게 된 것이다.

선수 생활과 경기 해설 중 하나만 전념하기에도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환영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현역 선수이기에 게임을 보는 눈은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이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설 병행이 그리 순탄하게 흘러가진 않았다. 그동안 해설을 맡아온 박진영의 빈자리가 크기도 했거니와 이전 경험이 전무했던 전태양은 해설 초기에 발음이 새거나 말을 더듬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2019년 WCS Korea 포인트 9위를 기록하며 공허의 유산 출시 이후 놓친 적이 없는 WCS Global Finals 진출에 처음으로 실패하기도 했다.


2019 GSL Season 2 결승전 무대로 데뷔한 전태양 '해설'


2020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태양은 10주년 역사의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2월에 진행된 IEM Katowice 2020에서는 24강 그룹 스테이지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고, 국내 첫 대회인 2020 GSL Super Tournament Season 1 16강에서는 주성욱에게 완패하며 좋은 출발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20년 테란 3대장으로 불리던 조성주가 슈퍼토너먼트에서 우승하고 이신형 또한 한껏 오른 기량을 선보이자 전태양은 테란 최강자를 논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레 뒷순위로 밀려나고 있었다. 게다가 GSL 16강에서 2위로 진출한 전태양의 8강전 상대는 작년 WCS Global Finas 우승자이자 2017년 9월 이후로 오프라인 무대에서 한번도 승리해보지 못한 인간 상성 박령우였다.


8강 이전까지의 전태양과 박령우의 최근 상대전적. (자료 출처: Aligulac)


하지만 이번 시즌의 전태양은 달랐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자신의 장점인 맵 연구와 전략은 극대화하는 동시에 해설 활동을 통해 상대 선수와 자신의 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해낸 것이다.

달라진 전태양의 핵심 키워드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1세트에 전략적인 수를 사용하여 경기의 흐름을 자신에게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는 8강전 1세트에서 전진병영 빌드를 통해 허를 찌르는것을 시작으로 시종일관 박령우를 몰아세우며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3:0 완승을 거두었다.

4강전 상대인 원이삭과의 대결 역시 전태양의 관찰력이 빛난 경기였다. 물론 원이삭이 '공2업다크' 전략을 전면에 들고 왔다면 결과는 알 수 없었겠지만, 앞선 8강전에서 조성주를 물리친 원이삭의 장기가 '공격형 점멸 추적자'인 것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본 전태양은 그보다 한박자 빠른 타이밍 러쉬를 통해 원이삭의 전략을 봉쇄하며 4:2 승리를 거두었다.


'골든 월'의 사각지대 연구를 통해 효과를 톡톡히 본 8강 박령우전(위)과 4강 원이삭(아래)전. 전태양은 이번 시즌 '골든 월' 에서 6승 0패로 전승을 기록했다.


세번째 결승전의 상대 김도욱은 우승후보 이신형을 꺾고 올라왔음에도 전태양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전태양은 전략, 상황판단, 기본기 등 모든 면에서 김도욱을 압도하며 4:0 완승을 거두었다.

전태양의 1세트 전략은 이번 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결승전 1세트 맵인 '옵시디언' 에서 패스트 전투순양함 전략을 선택한 전태양은 이후 다수 전투순양함과 메카닉 병력의 운용을 통해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전투순양함의 야마토 포를 사용해 김도욱의 궤도 사령부를 파괴하는 전태양


특히 3세트 '시뮬레이크럼'에서는 자신의 단점 극복이 돋보였다. 과거 전태양은 인구수의 절반 가까이를 건설로봇으로 채울 정도로 건설로봇을 사랑했지만, 해설 병행 이후 이를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덕분인지 김도욱의 견제에 건설로봇을 다수 잃었음에도 건설로봇을 복구하지 않고 병력과 업그레이드에 집중했고, 불리했던 경기를 뒤집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도욱과 일꾼차이가 현저히 나는데도 전태양은 자신의 업그레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8강에서부터 DPG(Dragon Phoenix Gaming) 멤버인 박령우, 원이삭, 김도욱을 전부 쓰러뜨리며 정상에 올라선 전태양은 상금 25,000 $와 IEM Katowice 2021 직행 시드를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 e스포츠 최초로 개인리그 우승에 성공한 해설가라는 업적까지 달성했다.

10년이 지났음에도 GSL의 역사는 현재도 진행중이고, 태양의 제국은 새로운 아침을 맞이했다. 테란의 새 황제이시여, 만수무강하소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전태양 선수 우승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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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時雨
20/06/07 14:49
수정 아이콘
역시 오래 활약한 선수라 그런지 간만에 스투글이 많이 올라오네요.
어릴 적 완전 애기일 때부터 봐서 더 감동인 거 같습니다 ㅠㅠ
RagnaRocky
20/06/07 14:54
수정 아이콘
올드팬이신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네요 흐흐. 전태양 선수 앞으로도 대성했으면 좋겠습니다.
及時雨
20/06/07 15:04
수정 아이콘
옛날옛적엔 위메이드를 좋아했었거든요.
신노열 우승할 때도 참 기뻤었는데... 흑흑
유진바보
20/06/07 16:52
수정 아이콘
감동이다 진짜
RagnaRocky
20/06/07 17:19
수정 아이콘
선수경력으로만 따지면 국내 최고참 선수인 만큼 더욱 감동적인 우승이라 생각합니다.
하후돈
20/06/07 17:15
수정 아이콘
스투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롤을 잘 보지 않는 저로썬 요즘 게임게시판은 그저 그림의 떡이었는데 이런 양질의 글이 올라와있을줄이야..
정말 스타2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흥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전태양이 피지컬도 앞서고 판짜기도 앞서는게 눈에 보인 경기였어요. 김도욱은 무관중 경기긴 했지만 결승이라는 중압갑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무관중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아프리카TV측에서 이번에 확실히 영상미에 공을 들였더라구요. 정말 멋진 오프닝이었습니다.
전태양 선수 개인방송 내용중에서 결승 몇일전에 미국 차 케딜락을 긁어서 수리비가 세자리 수가 나오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나왔다고 하던데 이 모든게 우승을 위한 큰 그림이지 않았나 싶네요. 가뿐히 수리비 내고 다음 시즌2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래봅니다.
RagnaRocky
20/06/07 17:21
수정 아이콘
부족하지만 여유가 되는대로 스타2 리그 관련 글과 기타 게임의 칼럼/리뷰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글 써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결승전 영상은 정말로 재미있었어요 특히 채민준 캐스터의 특별영상은...
aDayInTheLife
20/06/07 19:21
수정 아이콘
Praise the sun!
축하합니다 전썬!
닉네임을바꾸다
20/06/07 19:38
수정 아이콘
그 이제 시즌2 해설도 하신다면...막캐나 황영재가 뭐라 하면서 진행할지...
안프로
20/06/07 21:45
수정 아이콘
반가운 스2 글 잘읽었습니다
이번 우승은 정말 군더더기 없는 압도적 우승 완성형 우승의 느낌었습니다
솔직히 이번만큼은 조성주 이신형이랑 결승 했어도 이겼을거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정도였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보는 이스포츠 스2가 더욱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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