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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04/23 07:27:44 |
Name |
긴 하루의 끝에서 |
Subject |
[기타] 피파 시리즈의 근본적인 한계 (수정됨) |
PGR에서는 축구 게임 등의 스포츠 게임에 관한 이야기는 그간 많이 접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요 며칠 사이 피파 온라인 4 커뮤니티는 난리입니다. 피파 온라인계에 큼직한 사건들이 예전에도 없던 건 아니지만 일반 유저들은 물론 인터넷 방송인,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조차 불매 운동, 무과금 운동이 거론되고 있을 만큼 이번에는 유독 사안이 심각하다고들 현재 이야기 중입니다. 지금의 논란에 이르기까지 약 한 달 전쯤 발매된 신규 시즌이 계기이자 촉매제로 작용하였는데 지나친 과금 유도, 계속된 버그 발생, 너무 낮은 강화 및 패키지 확률, 소통 부재 등 피파 온라인 4를 둘러싼 문제들은 굉장히 다양하게 산재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피파 온라인 4의 부족한 게임성이 논란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게임 내적으로는 피파 온라인 4에 만족한다.” 또는 “게임 내적으로는 전작들에 비해 낫다고 생각한다.” 등의 말은 그간 여럿 있어왔지만 그러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현실성 떨어지는 경기 진행이나 게임 메타, 사기성 짙은 선수 능력 등과 관련하여 문제의식을 가져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만들은 신규 시즌 발매에 따른 능력치의 지속적인 상향화에 힘입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강하게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배급사의 운영 미숙을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피파 온라인 시리즈는 물론 피파 시리즈의 그간 특성들을 놓고 보았을 때 이는 근본적으로 피파 시리즈가 개발 단계부터 비롯되는 결함 또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본격적인 축구 게임의 경우 “붉은 악마 1, 2 → 피파 98~2005 → PES 4(위닝 8)~PES 2013(위닝 2013) → 피파 온라인 3 → 피파 온라인 4, 피파 18~20, PES 2018~2020”의 순서로 즐겨왔습니다.
1. 실제 축구 vs 게임에서의 축구
혹자는 “축구 게임은 게임이지 축구가 아니다. 그러므로 축구 이전에 게임으로서의 성격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축구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게임이라는 이유보다는 축구라는 이유로 축구 게임을 찾는 것이 더 우선적이고 일반적입니다. 어느 게임이라고 밸런스가 중요하지 않겠냐마는 소위 선수빨, 과금빨, 사기성 등과 관련한 문제의식이 축구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유독 강하게 존재하는 것도 게임이기 이전에 축구라는 스포츠로서의 공정성과 현실성을 더욱 크게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똑같이 골을 먹고 경기에 지더라도 도무지 비상식적이고 현실성 없는 모습으로 인해 그러할 때 유저들은 가장 황당해하고 분노하며 게임에 실망감을 느낍니다. 과거 위닝방이 유행할 당시만 떠올려 봐도 알 수 있듯 움직임이 투박하고 그래픽이 안 좋더라도 경기만 현실성 있게 진행된다면 사람들은 더욱 몰입감을 느끼며 만족할 것이고, 그만큼 축구 게임에 있어 현실성은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경기의 흐름
게임을 아무리 현실성 있게 만든다 한들 실제 축구와 게임에서의 축구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실제 축구는 경기장 내에서 1인의 시점으로 1인의 시점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공격 또는 개인기의 활용이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11명이 각각의 판단에 따라 자유로이 동시에 움직인다는 점에서 공간은 조밀하게 형성이 되고 강한 압박과 밀집 수비가 병행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히려 수비에 이점이 생겨 실제로는 개인기가 아닌 패스와 조직력이 중심이 되는 경기가 펼쳐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이 과거와는 구분되는 현대 축구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반면, 게임에서의 축구는 경기장 밖에서 11인의 시점으로 11인의 시점을 상대한다는 점에서는 공격 또는 개인기의 활용이 더 어렵다고 생각되는 측면이 있지만 단 한 명만을 자유로이 조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는 실제 축구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공간은 넓게 형성이 되고, 압박과 수비는 상대적으로 허술하며, 개인기를 활용하기에도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게임도 인공지능의 발달, 침투 선수 조작 기능, 전술 및 참여도 설정 등을 바탕으로 실제 축구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그에 따른 체감 차이가 확연히 날 정도의 기술적 발전은 아직 미진한 데다가 1인만을 조작하는 상황으로서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축구 게임에는 득점 공식 또는 게임 메타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이를 실제 축구에서의 부분 전술이나 패턴 플레이와 비교하기에는 굉장히 강력하게 정형화 및 공식화되어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편, 실제로는 90분간 진행되는 경기를 축구 게임에서는 6분(피파 온라인 2, 3), 8분(피파 온라인 4), 10분(위닝 시리즈), 12분(피파 시리즈)이라는 상당히 짧은 시간에 걸쳐 진행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게임의 정상적인 진행과 재미를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실제 축구에 비해서는 공격과 득점이 더 용이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성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2) 선수 능력치와 체감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바로 선수 능력치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선수의 능력치는 편의상 크게 세 항목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신체 조건, 속력, 민첩성, 무게 중심 등의 피지컬 항목, (2) 패스와 슈팅의 정확도 및 세기, 페인팅, 발재간, 트래핑, 퍼스트 터치 등의 기술력 항목, (3) 시야, 공간지각력, 예측력, 판단력 등의 지능 항목이 바로 그것입니다.
실제 축구에서는 이 셋 중 기술력과 지능, 그중에서도 지능이 실력과 승패를 가늠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으로 작용하는 요소입니다. 피지컬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술력과 지능에 비해서는 선수 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그 차이가 덜 결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능이 유독 강조되는 것은 아무리 좋은 피지컬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를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선수 개인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팀적으로도 마찬가지인 것이 아무리 훌륭한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한들 감독이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지 못한다면 모두 헛된 일임을 우리는 그간 수많은 예로써 확인하였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지만 선수들의 각종 훈련 자료들만 봐도 알 수 있듯 능력 면에서 선수들 간의 피지컬적, 기술적 차이(특히, 피지컬적 차이)란 사실 그리 크지가 않습니다. 프로 선수로서, 특히 유수 리그에서 활동하는 프로 선수들의 경우 다들 타고난 재능이 어마어마한 능력자들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러하기 때문에 비로소 한 끗 차이라고 할지라도 그 차이가 결정적 차이로서 작동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실제로는 한 끗 차이임에 불과함에도 그 이상으로 차이가 느껴지거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 곧 지능, 즉 가진 능력을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그만큼 중요하고 결정적임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축구 게임에서는 정반대로 피지컬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동합니다. 일단 축구 게임에서는 기술력 부분에서 선수 간 차이를 명확히 두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원 레벨을 조정 가능하긴 합니다만 실제 축구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패스와 슈팅(특히, 패스)조차 게임에서는 정확도 보정이 강하게 적용되는 대상입니다. 또한, 카메라 설정, 선수 인식, 미니맵 활용 등으로 인해 축구 게임에서도 시야와 관련된 개념이 존재하기는 하나 게임은 근본적으로 11명의 시점에서 경기한다는 점에서 지능 부분의 시야와 공간지각력은 사실상 무의미한 항목이 되어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피지컬 부분은 현실을 반영하기 가장 쉬운 항목이면서 실제로도 가장 온전히 반영되는 항목에 해당합니다.
한편, 축구 게임 개발사는 자신들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유저의 실력과 무관하게 선수 간 좋고 나쁨이 확연히 드러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그 결과 선수 능력치 중 기술력과 지능 부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음에 따른 선수 간 체감 차이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속력, 몸싸움, 신체 밸런스 등 피지컬 부분을 현실 이상으로 강력하게 반영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지능 부분은 온전히 유저의 몫에 해당하니 피지컬 부분의 강화가 아니라면 결국 기술력 부분에서 차이를 발생시킬 수밖에는 없는데 기술력은 기본적으로 보정이 강하게 적용되는 항목이라는 점에서 패스, 슛, 크로스 등이 비현실적으로 무지막지한 정확도와 파괴력을 띨 수밖에는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실제로 축구 게임의 메타도 피지컬 중심과 기술력 중심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고, 게임 메타와 무관하게 피지컬은 항상 중요시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현실에서는 작게 나타나는 차이도 축구 게임에서는 0~99(실질적으로는 대략 50~99)의 척도로 표현되며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피파 온라인 시리즈의 경우 100을 넘어 120 이상으로까지 능력치를 책정하며 선수들 간에 더욱 큰 차이를 두고 있는데 심지어 피파 온라인 시리즈는 게임 조작에 있어 패드 대비 키보드가 갖는 한계로 인해 각종 보정이 더욱 강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소위 말하는 사기성이나 체감 차이가 태생적으로 매우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동일한 선수임에도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선수를 바탕으로 경기를 하는 싱글 플레이에 비해 과금을 통해 별도로 선수를 구매하여 경기를 하는 멀티 플레이에서 선수 간 체감 차이가 더 극명히 느껴진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2. 피파 시리즈 vs 위닝 시리즈
현실성 측면에서 축구 게임이 게임으로서 가질 수밖에는 없는 특징 또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때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축구 게임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피파 시리즈와 위닝 시리즈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피파 시리즈는 어차피 축구 게임이 실제 축구를 온전히 반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 현실성을 너무 따지기보다는 게임만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반면 위닝 시리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최대한 다가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듯합니다. 마치 피파 시리즈는 “역시 게임은 게임답게”를, 위닝 시리즈는 “그래도 축구는 축구답게”를 외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전통적으로 피파 시리즈는 빠르고 시원시원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기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으며, 실제 축구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개인기들도 경기 내에서 용이하게 효율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게임 속 선수들의 움직임이 마치 빙판에서 스케이팅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부드러움을 넘어 미끄러울 정도의 체감을 보입니다. 특히, 특정 (연결)동작들에서는 부스팅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순간적으로 가속되는 현상까지 존재합니다. 이러한 점들은 과거와 달리 아케이드성이 많이 빠지고 현실성이 크게 강화되었다는 최신작들에서조차 위닝 시리즈에 비해서는 마찬가지로 발견할 수 있는 사항들입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피파 시리즈는 애초부터 유저들이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중심으로 자신이 꿈꾸고 상상하던 모습을 게임에서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게임 개발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피파 시리즈는 최근작에 들어 흔히 수동 수비라 불리는 전략 수비 시스템을 택함으로써 1인 조작, 빠른 게임, 과도하게 부드러운 선수 움직임, 부스팅 등으로 인해 안 그래도 공격에 비해 수비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기의 활용도 및 공격의 용이함을 더욱 강화하였습니다. 선수 개인에 초점을 두고 있는 피파 시리즈의 특성상 이는 달리 말하면 선수빨이 강하게 나타나는 축구 게임의 기본적 특성과 별개로 이를 자발적으로 한층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 피파 시리즈라는 말이 됩니다.
반면, 위닝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패스 중심의 현실감 있는 경기 진행이 특징입니다. 피파 시리즈와 달리 위닝 시리즈는 개인기가 아닌 패스 중심으로서 반드시 팀의 조직력을 살려 게임해야만 한다는 얘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웬만한 실력자나 실력 차이가 아닌 이상 위닝 시리즈에서는 메시나 호날두와 같이 성능이 매우 뛰어난 선수로조차 혼자서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구현해내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피파 시리즈에 비해 관성이 더욱 강하게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무거운 체감을 보이며 느리게 움직이고 동작 간의 연계도 더딥니다. 즉, 위닝 시리즈는 피파 시리즈가 추구하는 모습의 가능성을 열어는 놓되 무엇보다도 현실의 반영을 최우선이자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피파 시리즈와 위닝 시리즈를 놓고 어떠한 게임에서 더 재미를 느끼고 무엇을 더 선호하느냐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피파 시리즈가 위닝 시리즈에 비해 실제 축구와의 괴리가 더 큰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리고 피파 시리즈가 현실성 강화를 목적으로 물리 엔진을 개선하거나 선수 간 능력치 및 체감을 더욱 뚜렷이 하는 등의 노력을 향후 기울인다고 할지라도 게임의 기본 바탕 또는 방향성이 현재와 같이 지속되는 한 피파 시리즈는 사기성 짙은 선수 또는 플레이의 존재가 더욱 두드러지며 역설적으로 그 괴리 역시 되레 더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분명 현 피파 시리즈의 한계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진정한 현실성의 구현이란 팀과 조직력이 중심이 되는 등 경기 흐름이 실제 축구처럼 나타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피파 시리즈가 개선하고 주목하는 사항들도 이러한 점을 기본 틀로 했을 때만이 비로소 현실성 강화라는 의미가 있게 된다 할 수 있습니다.
3. 피파 시리즈 vs 피파 온라인 시리즈
피파 온라인 시리즈는 PC, 키보드, 멀티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게임입니다. 콘솔, 패드, 싱글 플레이를 기본으로 하는 피파 시리즈와는 구분되는 특징입니다. 피파 시리즈도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콘솔에 비해 PC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환경상 피파 시리즈는 아무래도 피파 온라인 시리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키보드와 패드의 차이도 일견 사소해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똑같이 돈을 지출하더라도 게임의 시작을 위한 것과 추가적인 진행을 위한 것 간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차이가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PC판의 유무도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피파 온라인 시리즈 자체가 이러한 점들을 발판으로 하여 피파 시리즈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별도 출시된 게임으로서 다 같이 즐길 수 있으며 협력과 경쟁이 중심이 되는 게임들이 사랑받는 한국 시장에는 아주 적합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파 온라인 시리즈는 멀티 플레이 중심의 게임이다 보니 경쟁이 핵심이고, 이는 피파 온라인 시리즈가 무료로 접할 수 있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과금을 필요로 하는 요소로서 작용합니다. 또한, 게임의 개발사와 배급사는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노골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이 점이 국내 축구 게임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와 결합하여 피파 온라인 4 운영의 핵심이 됩니다.
피파 시리즈도 다양한 시즌들의 출시에 따라 하나의 선수에 대해서도 여러 종류의 카드가 존재하게 됨은 피파 온라인 시리즈와 동일합니다. 그러나 피파 시리즈는 어떠한 경우에도 99가 능력치의 한계선으로 설정되며, 매년 신작이 발매됨에 따라 모든 시즌들이 삭제 또는 초기화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또한, 피파 시리즈는 선수 간 케미스트리와 그에 따른 팀 케미스트리가 선수 능력치의 저하와 크게 연관되어 있어 팀 운영 및 선수 활용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선수라 할지라도 시즌별로 포지션이 각기 다르게 단 하나로서 고정되어 있는데 해당 포지션에 맞게 선수를 사용하지 않을 시 케미스트리 효과에 따라 해당 선수는 물론 스쿼드 내 다른 선수들에서도 능력치 저하가 발생하므로 선수 기용 시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는 포지션 외에 각 시즌별로 명시되어 있는 소속 팀, 소속 리그, 국적에도 각각 적용되는 사항으로서 소속 팀과 리그는 현재만을 기준으로 하며 감독까지도 케미스트리 반영의 대상이 됩니다. 문제는 본인이 원하는 선수이면서 케미스트리상 본인의 팀에 어울리는 선수를 마음대로 얻을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 일반적으로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피파 시리즈는 과금을 매우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는 식으로 팀을 꾸릴 수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유저별 다양한 스쿼드의 탄생을 불러일으킵니다.
반면, 피파 온라인 시리즈는 강화 시스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본 능력치마저 100을 넘어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이는 게임 서비스가 최소 3년 이상 지속되는 과정에서 끝도 없이 상승만 하는 신규 시즌의 능력치와 함께 점진적으로 가중되어 나타나기까지 합니다. 또한, 피파 온라인 시리즈에도 케미스트리 개념은 존재하지만 피파 시리즈와 달리 능력치 저하가 아닌 상승의 효과라서 케미스트리 달성이 피파 시리즈만큼 필수로서 강제되지는 않고, 실질적으로 케미스트리 달성 효과도 미미하다고 여겨집니다. 심지어 선수 포지션이 하나의 시즌 내에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며 애초에 케미스트리 반영 대상도 아니라서 선수 활용이 매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즌이 매우 다양하게 발매되는 때에 각 선수들이 거의 모든 시즌에 걸쳐 발매되기까지 하기 때문에 특정 시즌의 특정 선수를 사용하는 것이 힘들 뿐 선수 자체는 과금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사용 가능하고, 그 특정 시즌의 특정 선수조차 소수의 몇몇을 제외하면 기본 카드 정도는 사용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유저별로 사용하는 선수와 조합이 상당히 한정 및 획일화되어 나타난다는 점이 문제로서 심각히 부각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파 온라인 시리즈는 피파 시리즈가 갖고 있는 선수 간 지나친 격차, 사기성 짙은 선수와 플레이의 존재, 현실과는 괴리된 경기 흐름과 선수 움직임 등의 문제점이 더 심화되어 나타남과 동시에 사용하는 선수와 조합이 크게 제한되는 적폐 문제까지 추가적으로 안고 있고, 이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입니다.
비교 차원에서 잠시 초기 축구 게임들 얘기를 해보자면 예전에는 싱글 플레이 중심에, 선수 육성이 가능한 시스템이었으며, 선수들은 시즌의 개념 없이 단 하나로만 존재하였고, 모든 유저가 모든 선수들을 자유로이 사용 가능하였으며, 전설 선수나 은퇴 선수들은 업적 달성이나 패치 등의 방법으로 이용이 가능하였습니다. 멀티 플레이도 공식적으로는 로컬 랜 기반에, 사적으로는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현재와 같이 연결해 주는 사설 사이트들이 존재했고, 경기는 기본 제공되는 팀이나 본인이 싱글 플레이에서 육성한 팀만을 이용하여 할 수 있었을 뿐 선수나 팀 이용에 추가적인 과금이 요구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좋은 선수와 안 좋은 선수는 구분되었지만 선수 능력치가 실질적으로 속력 정도를 제외하고는 크게 체감되거나 결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때그때 본인이 원하는 선수들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대략 2000년대 중반 정도까지 이러한 모습들로 축구 게임계가 이어져 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피파 07을 기반으로 2007년에 출시한 피파 온라인 2만 하더라도 과거의 연장선에서 선수 육성이 가능한 시스템이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선수와 조합이 사용 가능했습니다. 피파 11을 기반으로 2012년에 출시한 피파 온라인 3 역시 비록 육성 시스템은 사라졌지만 중요 능력치로 분류되는 사항들은 여전히 한정적이었으며 각 시즌별 특징에 따라 완벽히 상위 호환으로 인식되는 카드의 존재도 적었기 때문에 소위 대장 카드라고 분류되는 선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 가능한 선수와 조합은 계속해서 다양하게 존재하였습니다.
4. 시장 변화 및 위닝 시리즈의 득세 가능성
피파 시리즈의 한계점 및 피파 온라인 시리즈의 문제점을 계기로 하여 향후 국내 축구 게임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합니다. 피파 시리즈와 피파 온라인 시리즈의 비교를 봐도 그러하고 국내 축구 게임 시장은 결국 온라인 시리즈가 중심이 될 수밖에는 없는 환경입니다. 한때 위닝방이 유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축구 게임의 온라인화가 아직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기 이전의 일이며, 한편으로는 위닝방이 유행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PC 보급률이 떨어지던 때에 PC방이 대유행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콘솔 보급이 그만큼 미진했음을 방증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PC 보급률에 비해 콘솔 보급률은 여전히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콘솔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기란 정말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나마 온라인 시리즈에서 일반 시리즈 PC판으로의 이동은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온라인 시리즈를 중심으로 축구 게임 시장이 개편되어 유지된 지 오래인 데다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찌 되었든 일반 시리즈와 달리 온라인 시리즈는 게임을 시작하는 데 전혀 돈이 들지 않는다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이조차도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피파 시리즈를 뒤엎고 위닝 시리즈가 새로이 득세하기에는 역시나 예상되는 어려움들이 많습니다. 일단 온라인 시리즈 중심의 축구 게임계가 지속되는 이상 위닝 시리즈는 선수, 팀, 리그 등에 대한 라이센스 측면에서 큰 결함을 계속 안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위닝 시리즈도 피파 시리즈에 대항하여 과거 야심 차게 온라인 시리즈를 출시한 적이 있으나 결국 얼마 못 가 서비스를 종료하고 말았습니다. 위닝 시리즈 역사상 최악의 실패작이라고 손꼽히는 위닝 2014 엔진을 기반으로 출시하였다는 점이라든지 운영상의 미숙함도 주요했지만 라이센스의 부재가 가장 치명적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축구 게임 유저들은 축구 경기 자체보다도 선수, 팀, 리그에 대한 애착심을 우선으로 하여 축구 게임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성 측면에서든 아케이드성 측면에서든 경기가 아무리 재밌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라이센스가 확보되지 않아 생소한 이름을 내걸고 있는 게임은 정말 웬만해서는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 위닝 시리즈는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유저 패치를 통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지만 온라인 시리즈에서도 그것이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피파 온라인 시리즈에서도 선수 카드들의 미니 페이스온 변화 등을 가능케 하는 방법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온라인 시리즈라고 할지라도 패치가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패치 작업이 간단한 작업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귀찮아하고 불편해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위닝 시리즈만 하더라도 콘솔판이든 PC판이든 게임성과 관계없이 패치 작업이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피파 시리즈를 택한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또한, 패치는 어디까지나 유저 패치일 뿐 공식 패치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 이후 패치 제작이 자체적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원활하고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멀티 플레이 기반인 온라인 시리즈의 경우 싱글 플레이 기반인 일반 시리즈에 비해 자칫 패치로 인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 라이센스 측면에서 위닝 시리즈가 피파 시리즈와 대등해진다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정말 요원한 일이며, 피파 온라인 시리즈처럼 위닝 온라인 시리즈도 위닝 시리즈와 별개로 자체 라이센스 계약을 맺을 수는 있겠지만 한계는 명확할 것이 분명합니다.
한편으로는, 위닝 시리즈에서 피파 시리즈로 넘어가기는 쉬운 반면 피파 시리즈에서 위닝 시리즈로 넘어가는 건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피파 시리즈가 위닝 시리즈보다 더 낫고 진일보한 게임이어서가 아니라 앞서 언급한 피파 시리즈와 위닝 시리즈의 게임 내적 특성 차이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해 빠르고 부드러운 게임을 하다가 상대적으로 덜 빠르고 덜 부드러운 게임을 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상상 속의 플레이가 구현 가능한 게임을 하다가 현실성이 더 강한 게임을 하기도 마찬가지로 쉽지가 않습니다. 심지어 피파 시리즈와 위닝 시리즈는 조작키의 배치와 사용 가능 기술의 종류 및 조작 방법도 다릅니다. 조작키의 경우 본인에 맞게 수정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적응 문제와 별개로 어떤 게임이든 기본 키 배치에 수정이 많이 가해질수록 게임 설계상 그만큼 손해나 부작용을 감수해야만 하는 측면은 더 커지는 법입니다. 그리고 이 점은 패드보다 손가락의 사용이 크게 제한되는 키보드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위닝 시리즈는 PC판 출시 초기부터 키보드와 패드의 키 배치를 정확히 일치시켜 슛은 A(네모), 패스는 S(엑스), 커서 변경은 Q(L1), 크로스는 D(동그라미), 감아차기는 C(R2) 등으로 하였는데 이 정도만 하더라도 피파 시리즈의 키보드 배치하고는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국내에서 위닝 시리즈가 크게 각광받던 때가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콘솔판과 패드를 기반으로 하는 위닝방을 중심으로 대개 나타난 현상이지 예나 지금이나 PC판은 늘 피파 시리즈가 대세였습니다. 특히, 피파 온라인 시리즈의 대두와 위닝 시리즈의 몰락으로 인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람들은 게임 내적으로든 조작법으로든 이제는 명확히 피파 (온라인) 시리즈의 방식에 전적으로 적응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모든 게 다 노력하고 적응하면 될 문제이기는 하나 그 적응을 감내하기 위한 시간이 보장된다는 것이 라이센스 문제와 마찬가지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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