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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07 11:47:15
Name 비롱투유
File #1 vvkktvv_89.jpg (26.6 KB), Download : 46
Subject 황제와 대통령


영화나 비디오를 볼때에 우리는 언제나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주인공을 응원하고는 합니다. 약한 주인공이 끝없는 자기 노력을 거쳐 강해게 거듭나는 줄거리의 영화는 이미 너무나도 흔한 줄거리가 되고 말았죠. 이것은 비단 영화나 드라마뿐이 아닙니다.



국민게임이라고 불리는 "스타크레프트"를 모르시는분은 없으시겠죠?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각광받던 시기는 테란의 전성기가 아닌 테란의 암흑기였습니다. 램덤에서 테란이 나오면 바로 나가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할 정도로 테란이 암울하던 시기였죠. 그때에 등장한것이 바로 임요환의 드랍쉽이었습니다. 끝없는 게릴라와 화려한 컨트롤로 저그를 제압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임요환을 응원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만약에 지금처럼 "테란이 너무 강하다" 라는 말이 나오는 시기에 임요환이 등장했었다면 그때처럼 많은 환호와 응원을 받았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약자라고 인식되었던 테란의 승리와 지금의 테란의 승리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죽음을 각오하고 온몸을 불사르는 임요환의 마린들을 보며 우리는 안타까움과 뜨거운 감동을 느꼈지만 최연성의 하늘은 뒤엎은 레이쓰나 이윤열의 화면을 가득 매운 탱크들을 볼때에 예전같은 뜨거운 감동보다는 메카닉풍의 차가움만 느낄뿐입니다.
왜 강자에게는 이유없는 적대감이 그 반대로 약자에게는 친근함이 드는걸까요?




아마도..
힘없는 약자의 모습에서 현실세계의 강자가 아닌 약자인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찾을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금의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만을 보여주던 노무현대통령에게 국민들은 놀라운 지지를 보내주었습니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표에 비해 턱없이 낮은 지지율과 그의 인생여정은 국민들로 하여금 깊은 동병상련을 느끼게 해주었고 그러한 국민들의 열망속에 노무현대통령이 탄생했었습니다. 그 뒤로 1년이 지난뒤에 탄핵사태가 일어나자 국민들은 힘없는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광장으로 나갔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힘없는"대통령이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지금 그를 힘없는 대통령이라 부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것입니다.
그에게는 과반수이상의 정당인 열린우리당이 있고 노사모라는 든든한 지지세력이 있습니다. 그는 더이상 약자가 아닌 강자인것입니다.
열린우리당과 대통령이 요 근래에 와서 그전보다 훨씬 많은 비난을 받는건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되네요. 더 이상 지켜주고 싶은 당과 대통령이 아닌 너무 지나친 힘을 가지고 있는 당과 대통령이 아닐까 하는 걱정말이죠. 밑에 어떤 분이 쓰셨듯이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견제할만한 마땅한 세력이 없는것 또한 사실이니까요.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비방이 아닌 제대로된 비판이겠죠.




물론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듣기 좋을리는 없지만 .. 노무현대통령은 이제부터는 비판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끝없는 투쟁을 하는 약자의 절박함보다는 여유있는 진정한 강자의 모습으로 말이죠.




인간적이지만 힘없고 약한 모습의 노무현은 이미 충분히 강해졌거든요. 너무나도 흔한 스토리일지 모르지만 그런 흔한 스토리에 환호하고 감동을 느끼는것은 국민이었겠죠. 이제는 그 국민들에게 그동안의 믿음과 지지가 헛된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어야 할때입니다. 국민들의 반응이 너무 즉각적이고 강렬해서 또 냄비가 아니냐?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러한 비판 역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부정할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테니까 말이죠.



임요환선수가 다소 부진할지라도 그를 황제라 부르며 그를 향한 끝없는 지지를 보내듯이,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과 실수에 비난을 하고 욕을 하더라도 이 나라의 대통령인 그를 향한 믿음과 희망을 버리지 않을것입니다.













━━━━━━━━━━━━━━━━━━━━━━━━━━━━━━━━━━━━━━━━━━━━━━━━━━━━━━━


오해가 있을꺼 같아서 사족을 잔뜩 달아보려고 합니다.  

1. 이 글은 정치관련 글이 결코 아닙니다.
한나라당이 어쩌구 열린우리당이 어쩌구 이런식의 논쟁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주저않고 삭제 버튼을 누르겠습니다.

이 글은 응원글입니다.  
임요환 선수의 명성을 빌린 이 나라의 대통령을 위한 응원글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2. 이윤열 선수나 최연성 선수의 팬들은 순간  "욱" 할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 선수들을 낮추려 한것이 아니라는것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머신이나 괴물이라는 표현이 결코 그 선수들을 욕하려는게 아닌것 처럼 말입니다.
(너무 강력해서 무섭긴 합니다..;; )


━━━━━━━━━━━━━━━━━━━━━━━━━━━━━━━━━━━━━━━━━━━━━━━━━━━━━━














ps: 늦게 일어났더니 밥도 안주는군요 -_-...
다 큰놈이 밥 정도는 알아서 차려먹어야겠지만 .. 그냥 굶으렵니다.  


ps2: 노무현 대통령이 싫으신 분들은 이렇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화이팅!! " 이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 화이팅!!" 으로 말이죠.  


ps3: 쓰고 다니 "선수"라는 호칭을 안 붙혔군요. 너그러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선수를 붙히고 나니 왠지 더 어색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ps4:  항상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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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07 11:54
수정 아이콘
좋은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강자와 약자, 흔히 약육강식의 세계라고 부르는 것처럼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세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약자를 보면 왠지 도와주고 싶고, 강자를 보면 가끔 질투를 느끼면서 깎아내리고 싶을때가 많은 것 같네요.
글쓰신 분의 말씀대로, 노대통령님 이젠 약자가 아닌 강자인만큼 너그러운 여유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기대합니다.
양정민
04/08/07 11:59
수정 아이콘
글을 다 읽고 '누가 쓴거지?' 하고 위로 올려보니...
비통투유//님이시네요^^ 언제나 글 하나하나가 작품이십니다
정말 적절한 비유시네요...글 잘 읽었습니다^^
전 임요환 선수가 황제의 자리에서도 언제나 꿋꿋히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모습이 너무나 좋습니다
부디 노무현대통령도 그랬으면 싶네요^^
달려라 울질럿
04/08/07 12:0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좋은 비유네요.
저 또한 언제나 약자의 편에서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난 강자의 편이죠. MLB카툰에서 뉴욕양키즈를 비유하던 카툰에서 글쓴이가 쓴글이 떠 오릅니다. '대중은 드라마를 원하지만 현실은 강한 놈이 강하다'
시미군★
04/08/07 12:01
수정 아이콘
저는 절대강자가 좋습니다 -_-;;;;;;
04/08/07 12:13
수정 아이콘
굶으면 안돼요~
속버려요~
여자면 밥드시고 남자분이면 걍~ 굶으세요~~;;
trmey의 무서운 편애모드 ㅠㅠ
양정민
04/08/07 12:15
수정 아이콘
시미군★님//
반대로 절대강자일것 같던 사람이 무너지면 그것 또한 아주 슬프죠ㅠ_ㅠ
사무라이디퍼 쿄우를 보면서 그랬었던^^
04/08/07 12:23
수정 아이콘
사족을 보니 글을 쓰신 비롱투유님의 세세함이 느껴지는것 같네요...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오해 받지않고 정확히 표현하기가 힘들어서 write버튼을 누르기 힘들어하죠..저처럼..........글 잘읽었습니다..
04/08/07 12:43
수정 아이콘
달려라 울질럿님//우리나라도 봉인이 풀려야하는데요.. ^^
04/08/07 13:05
수정 아이콘
양정민님//그 말씀 아주 와닿네요^^;
04/08/07 13:07
수정 아이콘
비롱투유님//위에 배틀크루져는 짤방인가요^^?
DreadLord
04/08/07 16:02
수정 아이콘
배틀크루져. 디자인이 너무 심오해요;ㅅ;
임진록보단임
04/08/07 16:30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옥션의 '그 물품'은 좋은 주인 만났나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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