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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07 11:33:12
Name edelweis_s
Subject [픽션] 빙화(氷花) 6 + 잡담.
빙화(氷花)


- 난 정파니 사파니 모두 다 잊고, 이 지오장에서 너희와 함께 지내는 것이 즐겁구나.


“…….”

능비강(能飛强-조규남)의 말을 듣고 나온 마재윤은 마당에 섰다. 그저 상황이 나쁜 정도가 아니다. 사파는 쾌이태풍장(快夷太風壯)의 수많은 고수를 위시하며 규리어수류(叫利御隨流)와 태언장(太彦壯)에 있는 최강의 무장들을 대동해 각지에서 전투를 벌였다. 진심으로 정파의 모든 세력을 제거하고 무림을 독점하겠다는 셈이었다. 정파 무림의 위기에 나는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인가. 지오장의 마당에서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텅 빈 허공을 가를 뿐 사파의 무리들을 베지는 못한다. 떠난 서지훈에 대한 걱정도 심히 든다.

“…….”

그저 밀어치는 근심과 아무 힘도 없음에 느껴지는 자기혐오를 잊으려 검을 휘둘렀다. 검을 휘둘러 잡념을 베고 걱정을 베었다. 심약한 마음을 베었다.

“…….”

벌써 얼마나 지났나. 마재윤은 그 자리에 털푸덕 주저앉았다. 마당에 앉은 채로 정면으로 보이는 대문을 바라보았다. 지오(志悟)라는 글씨가 크게 새겨진 대문. 처음 이 지오장의 대문을 바라보았을 때 얼마나 설레고 떨렸었는지. 너털웃음을 잘 터뜨리는 조규남과는 달리 아무런 변화가 없는 얼굴의 서지훈에게 질려 한동안은 일부러 그를 피해 다녔었다. 하핫. 옛 날 생각이나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사심(邪心) 없이 유쾌히 웃어보기도 오랜만이다.

“응……?”

한가득 웃음을 품고 있던 마재윤의 얼굴에 의문의 표정이 달렸다. 지오장의 대문이 삐걱대며 열리는 것이 아닌가. 더럭 겁이 났다. 설마 사파의 무리들이 벌써……. 마재윤은 검을 쥐어 들었다. 밖에 사파의 무리들이 가득해도 이 지오장은 절대 넘겨 줄 수 없다. 넘겨주지 않는다. 굳은 다짐으로 흐르는 땀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모른체하며 열리는 대문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긴다. 대문은 어느새 반쯤이나 열려있다. 후우. 마재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 너머에는 삿갓을 쓰고 장검을 찬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는 태연하게 지오장 안으로 발을 들였다. 삿갓을 써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동작이 우미하고 보기만 해도 기품이 철철 넘치는 듯 했다. 허나 검을 내려놓지는 않고 마재윤이 입을 열었다.

“누구신데, 본장(本壯에) 함부로 발을 들이시는지?”

“그러는 그쪽이야말로……. 본인 혜휘(暳暉)라고 하는 천장이오만.”

혜휘. 그 말을 들은 마재윤의 눈이 커졌다. 혜휘는 대사형(大師兄) 이재훈의 별명이 아닌가.

******

“야압!”

큰 기합성과 함께 강민의 주창영이 사파의 무사 몇 명을 한 번에 꿰었다. 분수처럼 터져 나오는 피를 몸으로 맞으며 창을 빼냈다. 단말마의 비명은 귀를 찢어 놓을 듯이 크게 들려오고 코를 자극하는 피비린내에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다. 튀어오는 피도 역시 액체이건만 입술이 말라 따갑고 입 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몸이 휘청거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창으로 땅을 짚으며 간신히 버텼다. 눈으로 보이는 광경은 시체 뿐. 도대체 혼자서 몇 명을 베었나. 삼성을 두고 벌인 사투는 압도적인 정파의 패배였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사파의 무사들에 밀려 퇴각한지 오래. 퇴각 해 한비류(翰飛流)를 사수해야 했다. 허나 사파의 추격은 거셌다. 때문에 강민을 비롯한 약간의 무인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밀려 추격을 저지해야만 했다. 추격을 막기 위해 선발 된 무인들은 신통하게도 아직까지 많이 살아 있다. 나오지도 않는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치를 떨었다. 적에게 완전히 둘러싸인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은 것인가. 스스로가 생각하기도 용하다. 얼마나 더 버텨야 하는가. 이제 우리도 뒤돌아 퇴각해도 되는 것 아닌가. 허긴, 이미 퇴각할 길도 없어졌다. 적에게 완전히 포위 된 상태에서 도망갈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보내준다던 구조대는 오지 않는가.

“하아. 하아.”

순간 적군 사이에서 극(戟)을 든 무사가 강민 앞에 섰다. 산발한 머리를 흰색 비단 천으로 묶어 정리한 무사에게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진다. 쳇, 비단천이 하얀 걸 보니 피 한 번 묻히지 않았군. 왠지 모르게 그의 모습에 화가 난다. 이제는 창 휘두를 힘도 없건만, 솟는 오기에 고함을 지른다.

“또 죽고 싶은 녀석이 너냐?”

순간 조용해졌던 전장이 그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강민의 얼굴이 심하게 찡그려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만한 적장의 모습에 새 힘이 솟는 것 같았다. 굳건히 주창영을 쥐는데 그가 입을 열었다.

“네 이름이 뭐냐?”

“민.”

“민이라. 어울리는 이름이군. 네가 지오장의 강민이지? 난 규리어수류의 이병민이라고 한다.”

“네가 무엇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 죽고 싶지 않으면 물러서라.”

의연한 강민이 놀라운지 이병민이 감탄의 표정을 짓었다. 그러나 그 표정은 곧 강민을 조롱하는 비웃음으로 변한다.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그 꼴으로? 창을 쥔 팔이 후들거리는 군. 서 있을 힘도 제대로 없어.”

“그 것이…”

비웃는 이병민에게 강민이 응수한다. 강민은 짐짓 무서운 표정으로 일관하며 이병민의 말을 받았다. 중얼거리듯 소리는 작았지만 그 뜻은 확고했다.

“그 것이 무슨 상관이냐.”

주창영을 들어 허공에서 붕붕 휘둘렀다. 난 아직 살아있다. 앞으로도 살아간다. 반(反)하는 자는 죽인다.

“모두 다 물러서라! 난 지오장의 몽상가, 강민이다!”

******

“그래. 지오장에 돌아온 이유는 무엇이냐?”

안채에 서로를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조규남과 이재훈이었다. 이재훈은 조규남의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하더니 찻잔을 들었다. 차를 한 번 들이키고 마음을 진정시켰는지 대답한다.

“규리어수류의 천재무사 이윤열이. 지금 지오장으로 옵니다.”

대답을 끝내고 다시 한 번 찻잔을 들었다. 스승님 밑에 충분한 수련을 했다고 믿었건만 마음이 진정 되지 않는다. 조규남 역시 그 말을 듣더니 한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 한참이나 지난 후에 조규남이 입을 열었다.

“으음. 그렇군. 그건 어떻게 알았지?”

“이윤열과 얼마 전 기량을 겨뤘습니다. 전장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했는데 그 것을 아쉬워  하는지 제게 일부러 알려 주더군요.”

이재훈은 몸서리를 치며 또 한 번 찻잔을 들었다.

“그는 너무 강합니다. 아마 막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하며 이재훈은 깨달았다. 찻잔이 비었다는 것을.

******

“잠깐, 이쪽으로 가면 지오장 밖에 나오지 않는데.”

이윤열은 약 50명의 무사들과 지오장을 향하다가 뜻밖의 방해물을 만났다. 붉은색 명주 천으로 묶은 긴 머리. 초리가 긴 눈에 허리에 찬 도검(刀劍).

“그 푸른색 깃발. 너…”

“…….”

“규리어수류로군. 지오장에는 무슨 일로 가는 거지?”

“…….”

대답을 하지 않자 그가 도를 뽑는다. 발도의 자세가 날렵했다. 검을 쥔 팔상의 자세도 익숙한 듯 보인다. 귀찮은 방해꾼을 만난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한발 짝도 못 움직인다.”

초리가 긴 그 눈에서 예사롭지 않은 예기가 느껴진다. 이거 지오장에는 걸출한 인물들이 많군. 얼마 전 만났던 혜휘라는 자 하며, 이름 모를 이 청년까지. 이윤열도 들고 있던 도(刀)를 뽑아 들었다. 기세로 보아 쉽게 비켜줄 것 같진 않았다.

“통성명이나 하지. 난 규리어수류의 풍무공자(風武公子) 이윤열이라고 하는데.”

“난…… 지오장의 빙화(氷花). 서지훈이다.”



******

점점 글이 엉망입니다. 특히 이번 6화는 뒤로 갈 수록 점점더 엉망입니다.

이재훈과 조규남의 대화 씬, 서지훈과 이윤열의 만남 에서는

거의 그냥 날림으로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ㅡ 제가 한 없이 부끄럽군요.

6화는 후에 수정이 필요할 듯 합니다. 여러분. 격려도 좋지만 질책도

남겨주십시오. 전 워낙 무지해 어디가 잘 못 됬는지 조차 알지 못할 수 있거든요 ;;

다음화에서는 강민과 이병민의 대결. 서지훈과 이윤열의 대결.

마재윤과 이재훈의 2 : 50 혈투-_- 가 벌어집니다.

또 죽어나겠군요. 부족한 필력에 쓰기엔 제 정력이 너무 딸립니다;;


<전격 예고 빙화7>

이윤열과 싸우던 중 서지훈은 주화입마에 빠진다. 그런데 속에서 잠자고 있던

악마의 피가 깨어나 서지훈은 악마로 부활한다. 그래서 중원무림을 모두다 파괴하려든다.

그래서 정파와 사파는 반 서지훈 연합을 만들어 그에게 맞서는데...

신빙성 -3957348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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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wave
04/08/07 12:11
수정 아이콘
매일 빙화 보는 재미에 살고 있습니다.^^
pgr을 몇 번이나 방문한다는. 큭큭큭.
드디어 천재무사 이윤열이 등장하는군요.
도네이도 도가 시전되는 것인가?^^;;;
재미 있습니다. 강추....^^
슬픈비
04/08/07 12:33
수정 아이콘
음...신빙성의 확률이 매회 늘어가는군요 -.-;;
edelweis_s
04/08/07 12:56
수정 아이콘
늘다니요;; 앞에 자세히 보시면 마이너스가 붙어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04/08/07 13:20
수정 아이콘
재미있습니다..^^
04/08/07 13:43
수정 아이콘
하하^^
구웃~
재밌어서 댓글답니다^^
전격 예고는 뭔가요^^:;;
4줄의 개그?
04/08/07 14:52
수정 아이콘
오~ 여기서도 서지훈 선수는 이윤열 선수에게 질까요?하하;
비의종소리
04/08/07 15:18
수정 아이콘
그런데요... 왜 이윤열 선수가 쾌이태풍장이죠? 규리어수류 아닌가요?
edelweis_s
04/08/07 15:42
수정 아이콘
비의종소리/헐-_- 저의 실수네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Bullet Mark
04/08/08 03:35
수정 아이콘
으하하 정말 쾌이태풍장으로 쓰셨군요. 뿌듯^^;
다음편이 정말 기대되네요 신빙성으로 보나 스토리상으로나...
SayAnything
04/08/08 04:40
수정 아이콘
빙화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대작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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