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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09 18:50:02
Name 비역슨
Subject [LOL] 오늘 토론회 문체부 입장에 대한 의문

토론회에서 라이엇 코리아나 케스파쪽 입장은 아예 기대를 안 했습니다. 어차피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한두마디 말로 주워삼을 수준은 지났고, 빙빙 돌리고 책임 회피하는 선에서 그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기에..

개인적으로는 문체부쪽의 입장이 더 궁금했습니다.


중간중간 스트리밍 상태가 좋지 않아 빠진 내용이 있을 수 있지만 문체부 차원에서의, 혹은 문체부가 참여하는 향후 방향은 대략 이 정도 같습니다.


1) 각 구단의 계약 관행, 상황에 대한 전수 조사

2) 정부 차원에서 표준계약서 도입

3) 내년부터 통합선수등록시스템 도입 및 개시

4) 케스파가 대한체육회 정회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

5)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케스파)


계약 전수조사나 표준계약서 도입 문제는 이미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는 시늉에 그치거나, 표준계약서랍시고 엉성한 결과물을 내놓으면 안 하는것만 못하게 되는거고 오히려 앞으로 부작용만 더 심해지겠죠.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하길 바랍니다.

뭐.. 최소한 표준계약서는 주변에서 보는 눈도 많고, 이동섭 하태경 국회의원 두 분을 포함해 관심갖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허투루 되지는 않을거라는 기대감은 있습니다.


다만 나머지 내용은 들으면서 좀 아리송했습니다. 



문체부 입장을 길게 다룬 기사는 따로 없는듯해서 위 기사에서 조금 발췌하자면,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한다. 민원접수부터 시정까지 원스톱 처리 기능을 갖춘다. 산하에 상벌위원회, 중재위원회, 윤리위원회 등을 구성해 내년 상반기 운영한다. 위원단은 법조계, 언론계, 학계, 스포츠계 인사 등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한다.'

'협회는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e스포츠 선수 등록 시스템을 정립한다. 타 종목처럼 협회를 중심으로 통일된 선수등록과 분류 기준을 마련한다. 이른바 '통합선수등록시스템'이다. 내년 상반기 시범운영을 하고 하반기 정식 개시를 목표로 한다.'


일단 '통합선수등록시스템' 의 순기능에 대한 설명은 이렇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등록 선수에게 혜택을 주어 등록을 유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수 등록 법제화를 추진한다. 셧다운제 적용대상인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라도 e스포츠 등록 선수라면 셧다운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여가부와 협의한다.'


이는 올 초에 케스파쪽에서 내놓았던 케스파의 기능 강화를 위한 액션 플랜과 맥을 같이합니다. (http://e-sports.or.kr/board_kespa2018.php?b_no=6&_module=data&_page=view&b_no=6&b_pid=9999512900)


'한국은 PC방을 바탕으로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포괄 육성할 수 있는 기초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 일원화된 시스템과 체계적인 선수 관리를 통해, 생활e스포츠와 엘리트 선수양성의 균형 잡힌 행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사문화됐던 ‘선수등록제도’를 개정하여 선수 행정지원을 재정비하고 선수 권익보호에 나설 계획이다. 등록 선수들을 대상으로 협회는 분쟁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법률자문, 비자발급, 실적 증명발급, 상금에 사업소득(3.3%) 세제 적용, 대학 진학 및 진로지원’ 등의 행정 서비스를 강화한다.'


선수등록제도의 순기능만 보면 팬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 결과 선수들이 세제 혜택이나 셧다운제 대상 제외(이걸 혜택이라고 하는것도 참 웃긴 상황이지만;;), 기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두말할것 없이 긍정적인 내용이죠.

다만 그걸 왜 니들이? 싶은 생각이 드는것은 당연합니다. 스1 -> 스2 때의 프로자격 취소 해프닝이 생생하게 기억나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활동해왔다고 보기는 정말 힘든 조직이, 이제 와서 '선수들을 위한 일이니까 우리에게 더 힘과 권력을 실어주세요' 라고 강변하는 꼴이.. 본인들은 스스로 부끄럽다는 감정이 없는걸까요?

기존에 케스파가 '선수등록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여왔다면 모르겠는데, 정반대에 가까운 기관이 그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것은 그냥 다른 잿밥에 관심이 있어서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근본적으로 이번 카나비 계약 건이 선수등록제도가 있었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문제 같지도 않고요. 좋은 취지를 100% 인정해 주더라도 이번 사건에 대한 주요 대책으로 선수등록제도를 꺼낸다는게 저는 상당히 뜬금없게 느껴집니다. 그냥 '아싸 잘 걸렸다, 이걸 기회 삼아서 우리가 하려던것 하자' 식으로 오히려 뭔가 땡잡은 느낌;;


그리고.. 선수등록제도에 대해서 케스파가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운영 시 '선수등록제도' 도입을 통해 신분 조회, 드래프트, 임대, 이적, FA, 웨이버 공시 등을 활발하게 진행했다는 예를 들었다.' 고 장점을 설명하는데

지금이 몇 년도인데 스타때 환경, 스타때 제도를 가져와서 '그 때는 선수등록제도 덕분에 씬이 활발하게 잘 굴러갔다' 고 강변하는건 참 뭔 자신감으로 하는 소리인지..


분쟁조정위원회라는것은 저는 솔직히 무엇을 위한 위원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산하에 상벌위원회, 윤리위원회, 중재위원회를 두고 외부 인사들까지 위원단으로 갖출 정도면 사이즈가 꽤 큰데, 이번 건도 그렇고 평상시의 이스포츠가 그런 것을 필요로 해왔는지는 납득이 잘 안 됩니다.

과연 이번의 일이 '시스템의 부재'로 생겼기 때문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비하는게 급선무인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정부도 협회도 아닌 라이엇이 게임사 단독으로 징계나 상벌을 결정하는것 자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누가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징계를 결정했는지 그 과정과 내용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환경이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번 씨맥 징계건 이전에 구비되어 있던 시스템이 없던 것도 아니고, 애초에 파이어가 났던것은 GPI에 부합하는지, 징계 과정에서 개인의 소명이나 증거 제시가 확실하게 이루어 졌는지 같은 기초적인 면에서부터 결함이 있었기 때문 아닌가요?

그냥 명확하게 '사람의 문제'로 일어난 사건에 더 가까워 보이는데, 해결책으로 나온다는게 시스템을 확충하고 무슨무슨 위원회 간판만 늘린다는건.. 흔히 나오는 관공서 식의 일처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케스파가 대한체육회 정회원으로 포함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조금 더 큰 차원의 문제이고, 그 사안에 대한 호오를 말하기에는 저 자신도 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해 뭐라 덧붙이기 어렵긴 합니다. 

다만, 최소한 케스파가 어떤 부분이 미흡했고 어떤 부분이 구린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그 폐부를 어떻게 도려내고 개혁할지 먼저 생각한 이후에 케스파에 힘을 실어주든 권위를 부여하든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평소에 생선가게 어지럽히던 고양이에게, 오히려 무기를 쥐어주고 '이제 힘이 더 세졌으니 우리 가게 생선들 잘 지켜주라' 하는 상황 자체가.. 어디선가부터 좀 구린 냄새 나는 결정 아닌가요?


케스파의 지저분한 구석을 엄중하게 꾸짖어야 하는 사건이 터졌는데, 오히려 기존에 케스파가 밀어오던 조직 강화 플랜을 지지하는 것이 문체부의 입장인 상황 자체가 저는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결론을 위해서 많은 팬들이 분노하고 청원 화력이 모인게 아닐텐데 말이죠. 


6년 전 케스파의 전병헌이 내놓았던 소위 액션플랜이란 것 중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협회는 e스포츠 선수의 권익보호와 재사회화 교육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 e스포츠 팀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 운영위원회ㆍ전략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사안들의 주요내용은 e스포츠 팬들과 e스포츠 기자단에게 알림으로서 한국e스포츠 주체들간의 소통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숱한 사건들을 외면하거나 방조해온 케스파가 토론회에서 '선수의 권익 증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하는데, 듣는 기분이 참 개운하지 못하더군요.


아무튼 저는 이번 사건의 마무리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지만,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내가 기대했던 마무리는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조금 더 굳혀진 것 같습니다. 

부디 좋은 쪽으로의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지만, 문체부의 입장이 유지된다면 시스템을 고치는 과정에서 정말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은 그대로 자리를 보전하고, 오히려 새로운 시스템에 의해서 더 강한 힘을 부여받을 수도 있겠죠.

소위 고인물, 카르텔이라는 것이 괜히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게 아니구나 실감하고 감탄하는 의미에서는 뜻깊은 토론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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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9 18:53
수정 아이콘
진짜 권한있는 인간들이 권한에 대한 책임을 안지려고 발버둥치는게 어찌나 추한지.. 문체부도 자기가 가진 권한만큼 이번 사안에 대해 명확히 이해한것 같지도 않구요.
도라지
19/12/09 18:54
수정 아이콘
이전까진 자체적으로 노예를 부렸다면, 지금부터는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시스템적으로 노예를 부리겠다는 말 같네요.
이정도까지 이슈가 되어도 바뀌는게 하나도 없는걸 보면, 문체부 공무원들은 답이 없어 보입니다.
19/12/09 18:56
수정 아이콘
문체부는 이쪽을 잘 알지도 못하고 소통창구가 케스파니까 케스파 말듣고 그런갑다하고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11회 글쓰기이벤트 참가자Le_Monde
19/12/09 18:57
수정 아이콘
이은재와 박근혜가 맞았습니다.
라이엇코리아 사장과 관계자는 사퇴하시고
케스파는 해체해야해요.
Rorschach
19/12/09 18:59
수정 아이콘
오늘 토론회는 보다가 빡쳐서 껐지만 나중에 흐름을 다 살펴보고나서 내린 결론은
일단 케스파 자체가 없어져야합니다. 그래야 라이엇코리아도 날릴 수 있습니다. 둘이 협력/공생관계 수준이 아니라 한 몸 이던데요 뭐.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자리잡은 씨맥과 의리의 쵸비, 악동 기질이 벌써 보이는 표식에, 항상 조금 더 높이 갈 수 있는데 아쉬웠던 데프트의 DRX의 새로운 모험도,
봇듀오를 기둥으로 삼아놓고 탑티어 미드/정글을 동시에 영입해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라선 젠지의 모습도,
다시 한 번 날아올라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정점을 찍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페이커의 T1의 도전도 보고싶었었는데
이제 정말 보내주는게 맞나봐요.

포털 사이트에 기사 하나 올라온 것 만으로도 다들 기분좋아하고, 아침마당 사태 때 함께 분노하기도 했고, 그리고 지금에야 다들 당연하게 여기겠지만 스타 관련 기사가 네이버 스포츠 탭으로 분류됐을 때 기뻐했던 기억들이 여전한데,
알고보니 그 속에서 자기들 이권과 자리만 붙잡고 해쳐먹고 있던 것들이 한가득이었고, 그들이 이런 상황이 터진 와중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지금도 여전히 그러고 있고 그럴 계획이라는게 참담한 기분을 만드네요.
김은동
19/12/09 19:00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공무원 업계 특유의 공식적인 소통창구의 의견만 딱 듣고 방향 결정하는 그런 느낌이요.
사기업이라면 더 열심히 상황파악을 할려고 노력했을텐데 문체부에선 그럴 의지는 없어보였네요
19/12/09 19:04
수정 아이콘
https://m.sports.naver.com/news.nhn?oid=005&aid=0001264175

이 기사보고 이번 토론회보면 진짜 열불이 터지죠.

본인들이 불공정 비리를 저질렀는데 본인들에게 힘을 더 실어주면 해결하겠다? 진짜 호구로보는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원
공대장슈카
19/12/09 19:10
수정 아이콘
22
타카이
19/12/09 19: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관련해서 규정이나 뭐나 좀 찾아봤는데 문체부는 산하 비영리기관을 관리해야하는 업무가 있습니다. 2019년 초를 기준으로 약 5400개 기관인데요.
이 기관들을 대상으로 이것저것 관리를 해야합니다...그렇지만 너무 많다보니 사실상 문제가 터져나오면 대가리 교체 정도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구요.
3번, 4번 관련해서 좀 적자면 케스파가 대한체육회 정회원이 되면 선수등록을 해야합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있더라구요. 오늘 세미나에서도 잠깐 지나가며 언급했구요.
문제의 중심은 여타 종목 스포츠연맹의 지위를 e스포츠에서는 케스파가 가지고 있다는거죠.
케스파는 예전의 스타크래프트 팀들 중심으로 각 구단연맹의 이익단체 성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런 케스파에서 관리 관련해서 권한을 늘려달라는데 기존 체계에서도 할 수 있었던 것도 제대로 안했고 그간 여타 문제로 신뢰도 별로 없다는거고...
cienbuss
19/12/09 20:46
수정 아이콘
걍 선수노조 만드는거 돕고 법조인력 몇 명 지원하면 될 것을.
자작나무
19/12/09 21:45
수정 아이콘
너무 더럽습니다...
최씨아저씨
19/12/10 00:01
수정 아이콘
이대로 쟤들 힘만 실어주고 끝나는 판이라면 안볼랍니다.
19/12/10 02:20
수정 아이콘
솔직히 같이 적셨구나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타카이
19/12/10 09:27
수정 아이콘
적셨다기 보다 급이 안맞으니 대충 너네가 알아서해라 같은데요
케스파가 체육계에서 끗발날리는 단체도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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