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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03 21:55:27
Name 한종훈
Subject '운'이라는 표현?
pgr 첫 글입니다. 전부터 계속 글을 써보고 싶었으나, 귀찮기도 하고(^^;) 거의 비판 성격의 글이었기 때문에 쓰지 않았으나, 오늘 한번 시간내어 글 한번 써 보게 되네요.
제목대로 '운'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끄적여 봅니다.
오늘 듀얼토너먼트 마지막 경기 박용욱 선수 vs 한동욱 선수의 경기에서 해설자들께서 한동욱 선수의 드랍쉽이 잡히는 장면과 박용욱 선수의 리버가 SCV를 대박으로 잡아 준 장면에서 '운이 따라준다' 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저는 여기에 심히 공감하지 않는 바 입니다.
한동욱 선수의 드랍쉽이 잡히는 장면에서는 한동욱 선수의 빠른 판단이 아쉬웠고, (사실 위쪽에 붙어서 바로 박용욱 선수의 뒷언덕에 드랍을 시도했다면 성공했다고 봅니다.)
박용욱 선수의 리버가 SCV를 대박으로 잡아 줄 때는 (첫 드랍에 13킬) 한동욱 선수가 리버를 도저히 상상 할 수가 없었기에 리버에 대한 반응속도가 꽤나 늦었고, SCV다수가 가스통에 붙어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프로토스 유저이지만, 리버는 근처에 장애물이 없고, 일정한 거리 안에서 터지면 불발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것 들은 모두 운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예를 든 것들에 대해 한동욱 선수의 팬들께서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한동욱 선수가 좀 더 잘해주었다면, 위의 일이 일어날 수 없었죠.
그리고 오늘 이외에도 운이라고 볼 수 없는 플레이를 두고 해설자들께서 단순히 '운'이라고 표현하신 것들은 많이 아쉽습니다.
또 듀얼토너먼트 1주차 인가 2주차 쯤(기억이 정확하지 않네요.) 프로토스 대 테란의 경기에서 드라군이 테란의 입구를 두드리러 가는 것을 보고 김창선 해설께서 "저렇게 찔러주다가 운좋아서 입구 뚫을 수도 있구요." 라고 말씀하신 적도 있습니다만, 입구를 뚫는 것도 '실력' 뚫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제가 '운'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위치, 정찰, 러커의 데미지,(러커가 죽기 직전의 공격력은 일정 범위내에서 랜덤 데미지라고 하더군요),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일어난 플레이(예를 들면 클릭 실수로 유닛이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에 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거기 몰래건물이 지어지고 있어서 발견했다.) 정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요즘 해설자들께서 운이 아닌데 '운'이라고 표현하시는 경우가 많고, 경기보시는 분들도 경기 결과를 두고 '저 선수는 운이 좋아서 이겼다', '아...저 선수는 오늘따라 운이 없어서 졌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보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운'이라는 표현에 대해 잘 생각해보고, 적절한 경우에만 사용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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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River
04/08/03 22:07
수정 아이콘
뭔가 착각하신듯 그장면에서는 리버가SCV를 많이 잡은것을 운이라고 표현한것도 있지만 드랍쉽이 11시로 날아가면서 6시의 로보틱스를 발견못해서 한동욱선수가 리버방어를 전혀준비하지 못하고 리버가 큰 타격을 줄수 있었던것도 운이 따라줬다는거였습니다.
아시아나모모3
04/08/03 22:15
수정 아이콘
첫드랍은 3킬이였는데요;;
Return Of The Panic
04/08/03 22:25
수정 아이콘
글쎄요.. 해설자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그 운이라는 것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창선 해설이 운에 대해 언급 한 후 엄재경 김창선 두 해설 모두 운을 만드는 것도 자신의 운영에 달린 거라며 운도 실력이라는 발언을 하셨습니다... 글 쓰신 분 께선 그 부분에 대해선 못 들으신 것 같네요.. 좀 민감하게 반응하신듯

그리고 실제로 '운'이라는 거.. 작용하기도 하죠.
리버 스캐럽이 정말 안터진다거나 ( 변길섭 vs 박정길 패러럴라인즈 경기에서 완전히 그랬죠.. 스캐럽이 4방인가 모두 불발.. ), 언덕 위의 드라군을 공격했는데 7~8 연속 미스가 난다거나... ( 전태규 vs 박정석 남자이야기 경긴가요? 거기서 그랬었죠. )
이런 건 정말 '운'이라고 볼 수 밖에 없죠...
-rookie-
04/08/03 22:52
수정 아이콘
언젠가 김동수 해설(물론 곧 선수로 돌아오겠죠?)이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 하더군요.
스타리그 우승 하려면 얼마나 운이 좋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엄청나게" 운이 좋아야 한다구요.
그 운을 만든 건 물론 김동수 선수의 노력이었겠지요.
비롱투유
04/08/03 23:07
수정 아이콘
"운도 실력이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게 가장 좋을듯 합니다.
해설 도중에 그런것 하나 하나 신경써서 말하는건 힘들죠.
해설의원들의 운속에서는 "실력"이 내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최선을 다한 자에게 운이 따라준다고 하니까 말이죠.
한종훈
04/08/04 00:04
수정 아이콘
음...덧글을 보니 제가 좀 민감했다고도 생각되네요. 저와는 생각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저는 MysticRiver님의 생각과 달리, 박용욱 선수가 로보틱스를 들키지 않게 좋은 위치에 숨겨지은 것도 연습을 통한 실력이고, 한동욱 선수가 그런 중요한 경기에서 구석구석 꼼꼼하게 정찰을 하지 않은 것도 실력으로 본다는 겁니다. 선수들이 노력해서 얻은 게임내용을 '운'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에서 불만이 있었습니다. 피나게 노력한 선수에게 운도 따라줘서 이겼다는 것은 약간 민감하게 받아들이면 기분 상할 수도 있는 일이죠. (리버가 '첫 발'이 아닌 '첫 드랍'에서 13킬을 했습니다.) //언덕 공격도 명중률이 약 35~40% 정도로 랜덤이니 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04/08/04 00:57
수정 아이콘
글쎄요. 프로게이머끼리의 경기중에도 드래군 푸시로 입구뚫리는 장면은 종종 나옵니다. 막는 선수가 실력이부족해서 그럴까요? 리버가 근처에 장애물이 없고, 일정한 거리 안에서 터지면 불발이 거의 없는걸 프로게이머들이 몰라서 불발이 나옵니까? 확실히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중에도 여러가지 변수가 나옵니다. 저글링이 둘러싸는데 파뱃이 에너지1~2남고사는경우도 많구요. 기계가 하는 게임이 아닌이상 스타크래프트에서 '운'은 님이 생각하는부분보다 많습니다.
안파랑
04/08/04 11:27
수정 아이콘
'운'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나 봅니다.
글쓴이는 '운'을 아무런 노력의 댓가도 없이 생기는 거라 생각하는 것이고, 이에 반대의견을 가지신 분은 '운'역시 노력에 따른 댓가다(물론, 100의 노력을 했다고 100만큼 운이 생기는 건 아니다.) 이런 생각 같습니다.

경기 시작전에 선수들이 GOOD LUCK을 서로 기원해주는 유래가 멀까? 하고 문득 궁금증이 듭니다.
음.. 설마 자신에게 gl..gl.. 하는 것은 아니겠죠?
04/08/04 12:25
수정 아이콘
운.. 정말 말그대로 프로의 세계에서 운이란 생각보다 많이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만약 우리나라 스타 2인자라고 봅시다. 하지만 예선전에서 항상 우리나라 1인자를 만나 떨어집니다.. 어찌보면 실력이 모자라다.. 라고 볼수도 있지만.. 그 1인자만 만나지 않는다면 2위자리까지 차지할수 있는 실력인데 말이죠...
전 운도 실력이라고 봅니다..
터져라스캐럽
04/08/04 15:03
수정 아이콘
그렇지만 제 생각에 박용욱선수가 한동욱 선수의 드랍쉽을 잡은 것은 운이 아니라 한동욱선수가 충분히 박용욱선수가 예상가능한 곳으로 드랍쉽을 날렸기때문에 딴건 몰라도 그건 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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