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9/04/13 22:47:06
Name roqur
Subject [LOL] 왕의 귀환
"SKT가 웅크렸던 어깨를 펴고 왕의 귀환을 노리는데 함께 하겠느냐."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와, 누가 친 멘트인진 몰라도 5년 뒤에 떠올리면 부끄럽겠다."

그리고 케스파컵의 담원전 패배, 1라운드 그리핀-샌드박스전 패배, 2라운드 담원전 패배 등을 보면서 "행복회로 꺼두고 올해는 2위로 만족해야겠다"라고도 생각했고요.



허구안날 불판에 대고 PGR러 여러분 한체미 누구! 라고 물어보면서도 "그래도 아직은 초비지"라고 생각했고

친구가 "요즘 누가 젤 잘함?" 하면 "초비라고 그리핀에 개잘하는 애 있어"라고 대답하고 그랬어요.



오늘 1세트를 켜기 전에도 "경기 승패는 모르겠는데 미드에서 터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성 페독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도, 저부터가 페이커를 못 믿었어요. 아재개그를 치고 초비한테 져도 좋다. 어쨌든 네가 내 마음속 넘버 원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그리고 오늘 페이커가 제 뒤통수를 거세게 후려갈겼습니다. 시그니처 픽인 라이즈와, 시간을 뛰어넘어 전성기의 이지훈이 돌아온 듯한 아지르 플레이로요.

1세트는 봇라인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간 상태에서 죽자고 버텼고, 흐름이 넘어오는 순간 사정없이 상대를 몰아쳤습니다.

2세트에선 인베 단계에서 상대를 터뜨린 다음 쉴새없이 라인을 압박했고요. 아지르 특유의 높은 공속으로 타워를 쉴새없이 두들기고 쪼개는 모습을 보면서 되게 감명깊었어요. 거기다 상대가 초비였다니까요.

3세트도 마찬가지. 블루를 잘 못 먹던 상황에서도 열심히 초비의 사일러스와 시원하게 맞다이를 깠고, 대단한 한타파괴력을 보여줬습니다. 정말 멋있었어요.



그동안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던 말이 있습니다.

힘내라 페이커, 네가 (내 마음속) 넘버원이다.



오늘은 좀 바꿔서 말해야겠어요.

고생했다 페이커. 네가 그냥 넘버원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4/13 22:49
수정 아이콘
진짜 대단한 선수입니다 페이커
19/04/13 22:49
수정 아이콘
초치는 소린진 모르겠지만 LCK 넘버원이 월드 넘버원이 아니게 된 상황이라... 아직 넘버원 얘기 하긴 좀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어나더레벨이었던 초비를 이번 시리즈에서 어느 정도 누른건 확실하고 SKT가 MSI가서도 잘할거라고 저도 믿습니다.
13년도 이후로 상대적 오버롤이 가장 높은 skt라고 생각하는데 올해 내내 성과를 거둬줬음 좋겠네요.
페이커 선수가 정말 잘하던 시기를 1년 놓친 것, 3연속 우승의 정말 불멸의 기록을 놓친것 너무 아쉽지만 올해 성과만 거둔다면 그런 얘기 다 쏙 들어갈 것 같습니다. 파이팅, 페이커.
19/04/13 22:53
수정 아이콘
에이 당연히 한국 얘기죠. 그래서 저도 "세체미 누구?" 라고 안하고 "한체미 누구?" 라고 했던 거고요.

진짜 왕의 귀환을 이야기하려면 MSI 우승한 다음에도 좀 각을 봐야 할 텐데, 그렇다고 "왕의 절반만 귀환"이나 "왕세자의 귀환"이라고 하면 제목에 가오가 안 살아서....
별바다
19/04/13 22:51
수정 아이콘
이제 올해 국제대회 다 먹고 입대엔딩으로 끝나면 최고의 위치에서 좌절을 겪고 다시 부활한 드라마틱한 일대기의 주인공이 되어 롤판 끝날 때까지 영원한 레전드로 남을 것 같네요 뭐 지금도 커리어로는 역대 최고지만 뭔가 서사의 임팩트가 더 풍부해지는 느낌? 크크
스위치 메이커
19/04/13 22:51
수정 아이콘
어차피 계약이 3년이라...
마음속의빛
19/04/13 22:53
수정 아이콘
"SKT가 웅크렸던 어깨를 펴고 왕의 귀환을 노리는데 함께 하겠느냐." 소설을 좀 읽었더니, 이런 말에 면역이 된 건지 부끄럽다고 생각 안 했고,
시적이고, 멋지다 생각했었는데...

페이커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이 얘기한 것처럼 전성기의 70~80% 기량이라 말했고, 기복이 있어서
다전제에서 기량이 들쑥날쑥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습니다.

특히나 상대는 올 스프링 시즌에 수많은 사람들이 칭송했던 쵸비였으니...

많은 압박감을 이겨내고, 우승한 SKT T1에 축하를 드리고, 페이커 선수. 역시 최고였습니다.
꼭 우승해서 최고라기 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도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19/04/13 22:58
수정 아이콘
괴물 신인들이 매해 몇 명씩 데뷔하고 때로는 그들보다 피지컬이 떨어진 모습도 보여줬지만. 어느 순간 보면 그들보다 훨씬 노련하고 피지컬도 좋은 선수로 돌아와 있는 페이커, 마타 정말 대단합니다. 기량 하락으로 좌절하고 더 이상 폼 회복 못하는 선수들 e스포츠 뿐 아니라 구기 종목에도 정말 많은데 말이죠.
이걸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 어나더레벨, 월클이라는 표현말고 할게 없습니다.
나플라
19/04/13 23:01
수정 아이콘
페이커 오늘 인터뷰까지.. 원래 팬이었지만 평생 팬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쭌쭌아빠
19/04/13 23:02
수정 아이콘
이렇게 폼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최정상으로 군림하는 걸 보면 팀 팬이 아니더라도 좋아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3년 이후로 만 7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10년 군림을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물론 그 사이 적당한 라이벌 팀 (구 쿠타이거즈 같은...)이 나와서 서로 상생했으면 더 바랄 게 없겠고요. 페이커 화이팅입니다.
슬기야
19/04/13 23:06
수정 아이콘
작년에 우승같이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하며 울컥하는 페이커를 보면서 이사람은 진짜라는걸 한번더 느꼇습니다. 페이커선수 화이팅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19/04/13 23:16
수정 아이콘
SKT의 어우슼이라는 말
저는 이 말을 볼 때 마다, 과거의 SKT가 생각납니다.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던 15년도 SKT가 아니라,
불리한 순간에서도 'SKT 라면 어찌해서라도 이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간절한 마음으로, 맘졸이며 응원하던 시절의 SKT가 떠올라요.

플옵에서의 킹존 1, 2세트를 보며, 예전 그 감정이 희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리핀과의 1경기를 뒤집으며 뇌리에 박히더라구요.
'이기겠다. 승리하는 기억을 되찾았구나...' 라구요.

팬으로써 기쁨을 느끼게 해줘서 정말 고맙네요.
이상혁 선수 항상 응원합니다. 당신의 팬이라는건 참 행복한 일이네요.
19/04/13 23: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과거의 행실,현재의 폼,가지고 있는 인성, 미래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훌륭한 팬 서비스(but, 하위티어 발언은 가슴이 마이 아팠지만~)까지.
무엇하나 나무랄데 없는 롤 판의 다시 나오기 힘든 완벽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롤드컵까지 부탁해~!!
달콤한휴식
19/04/13 23:32
수정 아이콘
솔직하게 인터뷰 보고 저 lol이라는 게임에서 프로를 하고도 저런 마인드가 유지가 되는구나 그래서 최고구나 대단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물론 작년 스코어 인터뷰때도 같은 감정이었음) 해봐서 아시잖아요 1대1게임과 다르게 정말 아군이 원망스러울때가 많다는거. 작년 skt? 페이커도 전성기 같지는 않았지만 분명 더 별로였던 선수들도 있었어요. 영광의 자리에서 미안해한다는거 자체가(문제의 원인을 남에게서 안 찾음) 아 일반인과 그릇이 다르구나. 저러니까 선수 생활내내 논란이 없고 최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달합니다
19/04/14 00: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대로만 가준다면 어쩌면 e스포츠 역사에 임요환을 넘어서는 선수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소프
19/04/14 01:16
수정 아이콘
항상 정규시즌보다 플옵에서 플옵보다 결승에서 잘하는 페이커를 매번 보면서 매번 놀랍네요 슈퍼스타..
교자만두
19/04/14 01:38
수정 아이콘
페이커의 중요한순간마다 힘써준 라이즈에 다시한번 놀랐고, 인터뷰에서 감동..
19/04/14 01:58
수정 아이콘
저런 마인드를 가진 선수와는 저절로 같이 팀하고 싶어질 것 같아요
대단한 선수죠

그리고 역시 결승의 페이커란?
원래도 잘하는데 큰무대일수록 더 잘함... 난놈(?!)이에요 그냥
19/04/14 02:00
수정 아이콘
그렇게 죽을 쒔던 작년에도 선발전 오니까 갑자기 폼이 서머 스플릿의 두세배쯤 올라갔었죠. 오늘도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진짜 와... 전 초비한테 못이길줄 알았어요.
도라귀염
19/04/14 08:54
수정 아이콘
이런말하기 그렇지만 최연성하고 너무 비교되네요 페이커는
19/04/14 16:55
수정 아이콘
페이커는 임요환이나 이영호랑 비교해야지요. 최연성하고는 급이달라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6599 [LOL] 롤드컵 도박사이트 역대 배당률과 결과 (2차 통계 추가) [69] roqur14901 19/09/21 14901 0
66594 [LOL] 역대 롤드컵 버전별 챔피언 조정 내용 [16] roqur8568 19/09/20 8568 0
66579 [LOL] LCK 롤드컵 진출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93] roqur11042 19/09/16 11042 0
66554 [LOL] 울어도 됩니다 [51] roqur12669 19/09/11 12669 22
66486 [LOL] BLG의 롤드컵 진출을 응원합니다 [7] roqur7112 19/09/02 7112 1
66461 [LOL] 보고 싶은 챔프, 보기 싫은 챔프 [71] roqur9259 19/08/30 9259 0
66446 [LOL] 와카~플옵2R까지의 선픽, 막픽. [5] roqur7219 19/08/28 7219 1
66433 [LOL] 오늘자 BTS Glol 쇼 초간단 정리(수정) [34] roqur11612 19/08/26 11612 1
66423 [LOL] 한 주 앞서 쓰는 LCK 서머 결승전 프리뷰 [32] roqur9567 19/08/25 9567 0
66290 [LOL] 8월 6일자 ESPN 파워랭킹 [121] roqur12475 19/08/07 12475 2
66202 [LOL] 플옵/롤드컵 진출팀을 예상해봅시다. [55] roqur7352 19/07/22 7352 1
66147 [LOL] 인벤 글로벌 페이커 인터뷰 번역 [145] roqur13185 19/07/14 13185 5
66095 [LOL] 어느 수준까지의 발언을 허용할 수 있는가? [33] roqur8691 19/07/08 8691 1
66088 [LOL] [동영상주의] 리라 결승전 결정적 순간들 [58] roqur8607 19/07/08 8607 1
66085 [LOL] 고해성사 - 왜 나는 그들을 믿지 못했을까 [102] roqur12106 19/07/07 12106 7
66046 [LOL] 인상깊은 롤판 어록들 [116] roqur14827 19/07/01 14827 4
66037 [LOL] SKT - 젠지 빛돌 방송 정리 [27] roqur11805 19/06/30 11805 3
65977 [LOL] 롤 꼴라시코,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110] roqur10357 19/06/20 10357 2
65694 [LOL] 가장 짜릿한 하루, 그룹스테이지 6일차 소감 [26] roqur7369 19/05/15 7369 3
65498 [LOL] SKT의 식스맨은 누구인가? [62] roqur9746 19/04/16 9746 0
65466 [LOL] 왕의 귀환 [20] roqur10374 19/04/13 10374 11
65459 [LOL] 당신의 응원팀은 어디입니까? [66] roqur8172 19/04/13 8172 3
65357 [LOL] 포스트 시즌 대진이 확정되었습니다 [54] roqur9141 19/03/30 914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