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7/31 13:00:11
Name 목련
Subject 취향도 편애도 아닌 성격적인 응원.
사실 테란 유저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테란 말고는 심하게 못합니다;
그리고 스타나 스타리그, 승부 그 자체만큼 선수에 대한 애정이 큰 편인데
흔히 이 선수 저 선수에게 마음을 주는(...) 이 늙은 여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본진은 임요환 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 멀티 대따 많음)

그렇지만 종족으로 따져, 가장 애정이 가는 종족은 저그입니다.
그 원시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종족! 물론 그런 매력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만
그보다 우선, 이 성격이 좌우한 것입니다.

'그렇게' 잘하고도 지는 것을 볼 때마다 저는 가슴이 아팠던 것이지요.
이상할 만큼 어릴때부터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서도 그렇다고 꼭 그이유만도 아닌 사실 왠지 모르게 좀 찝찝하게
아 물론 이유가 있기도 있어 그건 나도 알지만 꼭 그래서만은 아닌듯한 어찌됐던 중얼중얼
그런 식으로 자꾸 자꾸 지고 넘어지는 것들에 대한 애정이 강했습니다.

겨울 바다를 보러간 적이 있지요.
여름의 파도는 인간들에게 손짓하고 인사하고 그러는 것 같은데
겨울 파도는 그 차갑고 송곳같은 물결 하나하나가 치열하게 땅과 사투하는 것 같답니다.
모래를 할퀴고 상처내고, 그러면서 부서지고 다시 물러가고
그래도 또 폭풍같은 전열을 가다듬어 공격하고
모래 사이사이에 다 삼켜지고 초라하게 물러나고.

그 모습을 보면 왠지 뜨거운 것이 울컥 올라옵니다.
아 뭐 폭풍 피해를 보고 해일 피해를 보는 어민들께는 죄송하지만
주먹을 불끈 쥐고 응원합니다.

'야!! 넌 아직 안 졌어! 네 파도는 예술이야! 더 하고, 더 해! 이겨서 허리에 손을 얹고 모래밭을 향해 호탕하게 웃어줘라!'

뭐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고 물놀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여름엔 안갑니다)
그냥 성격상의 응원인 것이지요.

그래서 말이에요.
요번에 박정석 선수가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저그 첫 우승은 꼭 홍진호 선수가 했으면 좋겠거든요.
사실 어제까지 이 먹고사는것과 아무런 상관없는 문제로 몇시간동안 머리싸매고 고민했답니다.
아..저그가 이기는 것을 보는 순간의 달콤함을 포기할 수 있냔 말입니다!
그리고 전 사실 플토를 싫어해요 (-_-)
박정석 선수의 등은 무척 좋아하지만 (-_-;;;;)

그래도 역시 마음을 굳혔습니다.
홍진호가 우승하는 순간을 보는 그 기쁨!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그 광경.
그건 충분히 지금의 다소 사소한 (박성준 선수 미안...) 기쁨을 반납하고
기다릴 가치가 있는 순간일 것 같습니다.

나의 옐로우를 위해서
이 자비심 넘치는; 성격을 위해서
이번에는 박정석 선수가 이겨줘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늘사랑
04/07/31 13:15
수정 아이콘
헉 이런...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건 성격적인 응원이라기 보다는 집착적인(?) 응원이라는 ....근데 어쩌죠 전 홍진호 시대는 간걸로 느껴지고 그가 우승하기에 너무 멀어 보인다는....태클은 아니고요..단지 그런 생각이 들었단 걸 말하고 싶었다고...
미다리
04/07/31 13:17
수정 아이콘
저도 하늘사랑님과 같은 의견입니다...듀얼까지 올라간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니....예전의 홍진호였다면 당연히 우습지 라고 혼자 생각했을텐데...아무튼 박정석 선수 화이팅입니다!
04/07/31 13:23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모든 저그유저들이 옐로우가 우승할때까지 기다리느냐..
그건 또 아니거든요? 허허허

뭐 저도 옐로우 팬이긴 하지만.. 뭐 누가 하든 상관없습니다..
저그가 좋거든요^^
안전제일
04/07/31 13:38
수정 아이콘
저도 우승에 한맺힌 한 저그 유저의 팬이지만...
또한 옛날 한빛 시절부터 박정석선수를 응원했었지만...(그의 우승이 얼마나 기뻤었는지..)

이번 만큼은...저그가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을 하기에 두번다시 오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하느니 만큼...
박성준 선수 화이팅!입니다.으하하하-
(사실...다른 누군가가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박정석 선수를 응원하기에는 박정석 선수가 너무 좋아서,,,,차라리 박성준 선수를!)
04/07/31 13:43
수정 아이콘
박정석 선수, 박성준 선수 모두 화이팅입니다!
축복받는 결승전이 되기를..^^
지나가던
04/07/31 14:33
수정 아이콘
저그의 최초 우승이라는 타이틀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홍진호의 팬으로서 그저 홍진호 선수가 한 사람의 '프로게이머'로서 다음 시즌에 우승하기를 바랍니다. 우승의 맛을 보고, 은퇴하는 순간까지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꾸준한 성적을 계속 내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석 선수도 박성준 선수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 하늘사랑님의 태클 아닌 태클은 가슴팍을 찌르는군요. 멀쩡히 지금 듀얼 준비를 하고 있는 선수에게 또 경기를 꾸준히 하고 있는 선수에게 '시대가 갔다'니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647 오늘 온게임넷 옵저빙에 아쉬운점.. [29] Groove3577 04/08/03 3577 0
6645 WCG 위한 자그마한 생각... [6] MyHeartRainb0w3359 04/08/03 3359 0
6644 다른 종족간 경기중 최고의 명경기는??? [30] 전설의제우스4082 04/08/03 4082 0
6643 [충격실화] 나는 UFO를 보았다. [35] BlueZealot3485 04/08/03 3485 0
6642 저의 입장에서 볼때의 종족별 최고의 경기들 [13] 박용열3226 04/08/03 3226 0
6641 프로게이머 여러분께. [5] 시퐁3318 04/08/03 3318 0
6640 라이벌 관계의 회사들이 프로팀을 창단한다면? [15] 오징어君3520 04/08/03 3520 0
6639 [논픽션같은픽션-_-]빙화(氷花) 1 [8] edelweis_s3946 04/08/03 3946 0
6637 양대 스타리그의 문제점.. [49] Slazenger_`Boxer`4574 04/08/03 4574 0
6636 kimera님 lovehis님...다른 분들께도 제안합니다 [24] Lunatic Love4485 04/08/03 4485 0
6635 온게임넷 결승전...허약해진 박정석을 보며 [22] 헝그리복서5049 04/08/03 5049 0
6633 그대는 눈물겹다. [26] edelweis_s4018 04/08/03 4018 0
6632 박정석선수의 휴식을 간절히 바랍니다. [11] 대들보™3483 04/08/03 3483 0
6631 사랑하는 것들을 버려라.. [1] 비롱투유3464 04/08/03 3464 0
6630 요즘 스타크에 관해서 생각하는 이것저것(밸런스, 노스텔지아, 그리고 홍진호 선수) [9] 디미네이트3613 04/08/03 3613 0
6629 홍진호 선수 메이저리그 탈락.. [17] 푸루투수4869 04/08/03 4869 0
6628 온게임넷 차기 스타리그의 스폰서는? [49] 김민수5016 04/08/03 5016 0
6627 쯔꾸르를 아시는 분..? [7] Dizzy7020 04/08/03 7020 0
6626 중독 [2] Lunatic Love3782 04/08/03 3782 0
6625 Altair~★의 기록으로 보는 Ever 2004 온게임넷 1st 듀얼토너먼트 - E조 [27] Altair~★3813 04/08/03 3813 0
6623 어제서야 질레트배 스타리그 결승을 보고..(감상평) [4] 마음속의빛3086 04/08/03 3086 0
6622 유재하, 음반한장으로 전설이된 천재 뮤지션 [7] 샤오트랙3597 04/08/03 3597 0
6621 질레트 결승 박정석의 플레이 [6] acekiller3183 04/08/03 318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