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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04 23:50:50
Name Vesta
Subject [LOL] 시즌 8을 돌아보며

LCK와 한국 LOL팬들에겐 충격적이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물결을 느낄 수 있었던 롤드컵도 마무리 되고, 어느새 한해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아직 KeSPA컵과 올스타전이 남았지만, 이쯤에서 올 시즌을 지켜보며 느꼈던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해볼 시간이 된게 아닐까 싶어 써봅니다.







무관의 제왕, 숙원을 풀었으나 강자의 딜레마에 빠지다

처음은 프릴라였습니다. 롤판의 평가에 비해 국제대회 무관이라는 그들의 커리어는 자신들에게나, 팬들에게나 더없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페이커, 벵기, 마타, 클템 등이 말했듯이 결국 프로에게 남는 것들 중 가장 가치있는 건 커리어니까요.

작년 서머를 기점으로 그들은 뱅울프와 뎊마타를 추월해 가장 강력한 롤드컵 우승 컨텐더로 드디어 정점에 설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가을 젠지의 힘에 밀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룰러코장에게 밀려 8강에서 낙마하고 말았죠. 그들이 오랜기간 프로생활을 한 것 치곤 세간의 인식만큼 나이면에서 노장은 아니었다 해도 그 어느때보다 기세가 좋았던 상황에서의 실패는 더없이 큰 타격이었을 겁니다. 은연중에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놓친게 아닌가 하는 말들도 있었고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해가 바뀌고, 봄이 되자 그들은 더욱 강한 포스를 보여주며 또다른 아웃라이어팀의 등장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강력해진 킹존의 든든한 고참으로 자리매김 했고, 결승에서는 예상과 다르게 밀린 에이스 라이너 칸을 대신에 활약하며  LCK 최초의 원딜 MVP까지 차지합니다. SKT 이후 첫 LCK 2연패, 과거 전설적인 팀들과 비견할만한 압도적인 경기력과 승률... 모든 면에서 MSI는 킹존의 세체팀 등극식으로 보였고, 국제대회 무관이었던 프릴라의 숙원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다시 한번 잡게 됩니다. 분명, MSI 그룹스테이지 첫주차만 해도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숙원을 푼 것은 프릴라가 아닌, 중국 LOL씬 최고의 스타이자 언제나 최고레벨의 원딜로 평가받던 우지였습니다. 카이사로 LCK 결승을 캐리하던 프레이가, MSI 결승에서 우지의 카이사 매드무비의 희생양이 되면서 끝나는 장면은 마치 LCK에서 LPL로 대권이 넘어가는 상징처럼 느껴졌죠. 프로생활 첫 LPL 우승에 이어 단숨에 MSI 우승까지 하드캐리하는 우지의 포스는 레클레스도르 수상자라면서 저평가하던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프릴라의 폼이 MSI에서 한순간에 증발하듯 급락한 점도 있지만, 분명 그 대회를 기점으로 우지는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 원딜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는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표현하셨듯이 전성기 롤드컵 우승자 원딜들과 흡사한 육각형 원딜러였죠. 다만 그 원딜들과 비교해서도 더 많은 인풋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아웃풋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원딜의 마린이라는 비유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LCK의 벽에 막혀 언제나 분루를 삼킨 LPL의 저주였을까요. 그 순간부터 LCK의 겨울이 시작됩니다. 당시에도 어느 정도 의심 내지는 아쉬움 섞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었죠. 이제 막 챌린저스에 올라온 그리핀이 LCK 정규리그에서 독주하고 기존의 강팀들은 전부 휘청거리는 모습에서 어느 정도 LCK의 하향평준화에 대한 이야기들은 연기를 피우듯 나오고 있었고, 그것은 리프트 라이벌즈,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LPL 우승 행진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에겐 내심 기정사실화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으니까요.

LPL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우지의 파죽지세와 함께 MSI, 리프트 라이벌즈,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vsLCK 매치에서 승리한 LPL 역시 과거 평가에 비해 초라했던 국제대회 성적에 대해 한풀이를 하듯 트로피를 단숨에 쓸어담았습니다. 작년 자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4강 한중매치에서 모두 패하며 안방 한한 결승을 봐야했던 그 안타까움을 배로 갚아주겠다는 듯이. LCK가 뭘하는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대응했고, 변화없이 항상 같은 방식으로 기계처럼 대응하다 무너지는 LCK팀을 보는 팬들의 마음은 타들어갔죠.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실력이라는 단 하나의 단어로 정리됩니다. LCK는 퇴보했고, LPL은 발전했다. 그게 다일 뿐이죠.

그때도 어느 정도 느꼈고, 지금에서 와서는 새삼 아쉬운 부분이지만... 15 시즌과는 다르게 올해는 MSI에서 겪은 패배를 되갚아줄만큼의  절치부심이 과연 서머시즌 LCK에 존재했는가? 전 솔직히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보여지는 경기력, 보여지는 마인드셋으로는 그런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롤씬을 5년이나 지배한 LCK의 힘에 막연히 기대하며 도취되어 있던건가 싶을 정도로... 그리고 그런 와중에 비원딜메타라는 특이한 흐름까지 겹쳐 LCK 서머시즌은 일관된 흐름이나 구심점 혹은 전반적인 기량의 향상이라는걸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메타가 다를뿐, 전체적인 경기력이 나아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죠. 그리핀은 분명 퇴보한 LCK를 메타빨로 먹은 팀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뛰어난 팀이지만, 기존의 강팀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현상이었고 결국 확실한 뭔가 어중간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LCK가 LPL에게 패할때 보여주던 패턴이 고쳐졌는가? 선수들의 개인기량은 LPL과 비교해 우월한가? 모든 것이 장담하기 어려웠죠. 15 시즌에는 LPL 경기도 다 같이 보던 저라서 확신을 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해외리그 경기를 챙겨보지도 못했고 LCK만 봐도 리그를 선도할 만한 팀이 없었기에 불안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킹존은 17 SKT 하위호환 테크트리를 타면서 너무나 빠르게 무너지는게 보였고, 젠지는 자신들만의 강함은 있지만 결국 유연함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여전해서 LCK 플레이오프 잔혹사를 이어갔고, SKT는 그냥 이해못할 짓으로 자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서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기세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KT였습니다. 당초 예상한 것보다는 좀 느린 타이밍이었지만(전 이미 그때 공공연히 KT가 서머엔 잘할거라고 언급을 했었으니까요), 예상이상의 뒷심을 보여주면서 KT는 기어이 슈퍼팀 결성 2년차만에 서머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특히 어딘지 모르게 애매해지고 있던 스코어의 폼이 떡상했고, 유칼은 신인의 패기로 중무장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대퍼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던 데프트는 가장 극적인 폼 변화로 도드라졌습니다. 유칼이 스코어의 한을 풀어줄 우승청부사라는 말을 들었지만, 제가 느낀 감상은 스코어가 강타빼고 다시 완벽하던 그 정글러가 되었다는 점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즉, 결국 스코어가 본인의 운명일지 뭘지... 그 틀을 스스로 깬거라고 봐서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서머 시즌 내내 느끼던 저의 LCK 경기력에 대한 불안은 결승전을 보면서 안타깝지만 확신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때 불판에서도 몇몇 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전에 국제대회에서 다 졌으니 그런 인상도 반영이 안될 순 없다고 해도 15 시즌에 느꼈던 인상과는 분명 달랐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쉬웠던 건, KT나 그리핀이나 기본 체급이 탄탄하게 완성된 팀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그런 팀이 한팀은 있어야 하는데, 그리핀은 맞라인전의 약점을 갈 수록 더 노출했고 KT는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한타가 과거 강팀과 비교해서는 많이 아쉬웠고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균형에서 애매했습니다. 확 쏠리면, 그 방향으로밖에 갈 수없는 모습이랄까요. 물론 그건 개인적인 욕심이었고, 분명 이정도 경기력으로도 저는 RNG는 KT가 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타일상 KT가 더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니까요.

LCK와 LPL의  무관의 제왕의 상징과도 같은 스코어와 우지. 과연 누가 롤드컵을 차지할 것인가. 모두의 관심이 KT vs RNG로 쏠렸습니다. 선발전을 뚫은 젠지의 '가을 파워'나 올해 가장 꾸준한 폼을 보인 아프리카도 일견 LCK의 강력함을 보여줄 근거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KT만큼의 기대는 아니었고, 그룹스테이지에서부터 이미 모든게 정리된 느낌이었습니다. 젠지는 자신들의 고정된 패턴과 완전히 상극인 대회 메타에 갈피를 못잡고 휩쓸려나갔고 아프리카는 겨우 자신들의 기점을 마련했지만 대세와 어긋난 전형성에 못박힌채 부서졌습니다. 저도 그땐 그래도 LCK를 응원하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인 부분들을 강조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억지나 다름없었던 것 같습니다. 롤드컵이니까 좀 더 절박하게 LCK를 응원하다보니, 현실에서 눈돌릴 수밖에 없던거죠 뭐. 이후 8강에서 KT가 IG에게 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나 원인, 경기 내적인 분석에 대해서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많은 이야기들을 늘어놓을 수 있겠지만 IG의 4강 퍼포먼스를 보면서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회 당시의 메타보다 더 롤판을 큰 흐름으로 관통하는 것을 놓치고 있었구나 싶기도 했구요.

강자는 자신들이 승리한 공식에 속박되는 딜레마를 겪는 것이 필연입니다. 그걸 극복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고, 그래서 팀의 명멸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됩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15-16 2시즌을 제패하고 17시즌까지도 정점을 다퉜던 SKT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의문스럽기까지 한데, 어떤 면에서든 외부에서 보기엔 SKT가 그 딜레마에 갇혀 스스로 자멸하듯 무너져내려갔다고 비판을 해도 그만큼 치열하게 자신들의 틀을 깨려고 누구보다 노력한 팀이라는 점도 부정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올해 롤판을 보면서 새삼 느낀 것이고, 아마 IG 역시도 그 딜레마를 피할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롤판은 언제나 변화하고, 한 순간만 발을 잘못 내딛어도 어느새 저만치 뒤처지니까요. 발전이 아니면 퇴보일 뿐이다. 그 말이 롤판처럼 처절하게 맞아떨어지는 곳도 없을겁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대놓고 약점이 분명하다고 지적한 RNG의 8강따리행은 가장 극적인 예시였죠.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그 딜레마가 LCK 전반에 지배적이었다는 겁니다. 5년이나 롤판을 지배한 LCK는 그 딜레마가 아예 골수깊이 못박혀 있었고 그게 최우범 감독의 인터뷰로도 어느 정도 나타났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이 그리핀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이유는, 소위 LCgay식 운영이라는 식의 멸칭으로 표현되는 그 딜레마에서 가장 자유로운 팀이었기 때문일겁니다. 젠지도, 아프리카도, 심지어 서머 우승 후의 KT조차도 그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으니까요. 그나마 KT는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서 분전했지만, 그 변화를 이끌던 IG를 넘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죠.

프릴라의 킹존, 우지의 RNG, 스코어의 KT... 그러나 결국 올해의 주인공이 된건 또다른 무관이 제왕, 루키의 IG였습니다. 페이커, 폰과 함께 재능과 보여준 기량으로는 미드 3대장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선수였지만 롤드컵 우승자 미드인 페이커나 폰과는 달리 롤챔스 1회 우승에 불과했고, 롤드컵 성적도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월클 미드라는 평가를 달고 살면서도 잠정 중체미로 3년을 지낼수밖에 없었죠. 15엔 폰과 갓브이, 16-17에는 샤오후와 스카웃과 비교해 우위를 점했다 보기 어렵고, 중체미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맞지 않지만... 그래도 팀의 전력을 고려했을 때 항상 루키는 그들 못지 않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올해부터는 정규시즌 IG의 독주를 견인하는 중추로서 활약하며 명실공히 중체미로서도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기량은 롤드컵에서 만개해 롤드컵 기준으로 미드라이너 퍼포먼스로는 역대 최고라는 말들이 나올 정도로 빛났죠. 비록 Final MVP는 정글러 닝에게 돌아갔지만 올해의 IG 성공의 주인공은, 그리고 롤드컵에서도 가장 빛났던 선수라는 타이틀은 출전한 모든 미드라이너를 제압했던 루키에게 돌아가야 할겁니다.

앞서 살짝 언급했지만 G2를 상대로 압도하는 IG, 그리고 퍽즈를 털어버리는 루키를 보면서 저는 IG의 우승을 확신했습니다. 퍽즈의 라인전 폼은 분명 이번 대회에서 상위권이었음이 분명한데 딱히 컨디션 저하가 보이지 않음에도 본인의 압도적 폼으로 그냥 찍어눌러버리더군요. 마치 지옥같은 난전에서 이골이 난 산전수전 다겪은 전사가 엘리트 코스 하에서 정규교육을 충실히 받은 재능있는 전투병을 가지고 노는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건 루키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 바텀에서도 느껴졌고, 닝은 그야말로 빠꾸없이 라인을 지독하게 노리는 늑대나 다름없었죠.

이번 롤드컵 메타는 한마디로 [상체의 전천후 전투력] 메타였고 그점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4팀이 4강에 올라갔다는걸로 증명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더샤이-닝-루키, 뷔포-브록사-캡스, 원더-얀코스-퍽즈, 리코리스-스벤스케런-젠슨. 그중에서도 미드-정글의 힘이 가장 중요했고, 여기에서 다른 모든 팀들보다 압도적이었던 IG가 압승한 것도 결과적으로 필연이라는게 증명됐죠. KT가 IG에게 2세트나 따낸건 저는 스코어, 그리고 바텀 라인전의 덕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비록 뎊마타가 재키러브-바오란보다 전체적으로 더 뛰어났냐?에 대해선 의문이 남지만 이긴 2세트를 보면 바텀 라인전의 힘과 정글의 힘이 꽤 컸다고 보거든요. 물론 스멥의 슈퍼플레이와 같은 장면도 결정적이었지만. 하지만 메타의 핵심인 탑 미드의 라인전 격차는 컸고, 거기에 아쉬운 밴픽까지 겹쳐서 찬스를 놓쳤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모로 KT는 사실상도르를 언급할만큼 석패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젠 아쉬움을 뒤로 할 수밖에 없겠죠. 특히 미드 격차가 그정도로 나면 게임을 못이기는게 당연하니... 반면 메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앞서 말한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RNG, 젠지, 아프리카와 같은 팀들은 아주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운이 없다고 볼만한 팀은 바이탈리티 정도겠네요.

결국 한해 내내 우지-밍의 RNG와 더샤이-닝-루키의 IG를 앞세워 비원의 롤드컵 우승까지 달성, 시즌 스윕을 이루며 LCK를 완벽히 압도한 시즌으로 5년간의 복수에 성공한 LPL이 1부리그가 되었고, LCK는 2부리그는 커녕, 3부, 4부리그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무너졌습니다. 원래 영원한 강자는 없고, 화무십일홍.. 달도 차면 기우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스포츠판도, 롤판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제 LPL과 IG는 경험해보지 않은 딜레마와 새로운 난관들에 부딪히게 될겁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LCK가 그랬듯이. 자신들을 앞질러가던 RNG가 그랬듯이. 그리고 LCK는 다시 한번 날개짓을 하기 위해서 뼈저린 반성과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철저한 분석, 보강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에겐 자신감의 원천이고 상대에겐 두려움의 요인으로 작용하던 그 LCK 프리미엄은 이제 없으니까요.




재만 남아야, 싹은 자란다

충격의 LCK 8강 전멸 이후, 팬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섣불리 감당하기 어려운 이 현실에 대해서 열띤 토론, 평가,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메타, 밴픽, 개인기량 등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니 새삼스럽게 이 글에까지 재차 언급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의 어느 부분에서 모자랐느냐? 결국 정리해보면 셋 다였다, 그러니 폭망했지. 이걸로 끝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딜레마가 족쇄가 되어, 지피는 커녕 지기조차도 제대로 안되었던 상황...

개인기량은 저는 프로씬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15-16 이후로는 모든건 상황 변수고, 해석의 문제입니다. 물론 개인기량이나 폼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원인인 깡피지컬 차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는 의미죠. 소위 미친고딩 시대와 그 정점에 있던 페이커 이후 피지컬 혁명이 일어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변수는 나이에 따른 자연적인 차이 정도인데 사실 이것도 일부의 변수일 뿐입니다. 그만큼 경험적 요소로 메꿔지니까요. 16때 mlxg의 피지컬을 보면서 정말 경악을 금치못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리 늦게 잡아도 그 시점에 이미 각 지역의 피지컬 차이는 극단적으로 좁혀졌고, 팀플레이와 메타 해석에 따른 상황 변수만 있다고 봅니다. 익숙한 상황에서 연습을 많이 해본 사람이 압도적으로 반응이 더 빠를 수밖에 없죠. 어느 정도 예상하고, 매뉴얼도 인지가 되기 때문에.

그런데 4강과 결승을 보며 새삼 깨달은게 있습니다. 그건 롤판의 가장 근본적인 공식이죠.

[라인전과 한타가 강한 팀이 우승한다]

12 TPA, 13 SKK, 14 SSW, 15 SKT, 16 SKT, 17 SSG, 18 IG까지.
그중에서도 2라인 이상 라인전이 정점+한타력도 정점, 이건 그냥 무조건 필수입니다. 3라인 다 정점이다? 그러면 아웃라이어급이죠.
이번 LCK 대표팀은 모두 맞라인전에서, 그것도 가장 중요한 미드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했죠.
왜 그런걸까요? 저는 그게 서머 시즌 LCK를 잠식한 이상한 기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롤판에 흔히 하는 말로 LCK는 운영, LPL은 싸움, LMS는 설계(매복 등), LCS EU는 창의성, LCS NA 재미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저 운영이라는 표현은 진짜 실체가 애매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건 그냥 다른 말로 말하면 팀플레이 혹은 매크로플레이인데...
이건 메타에 따라서 정답이 휙휙 바뀝니다. 큰 틀은 존재하지만, 롤은 그 큰 그림마저도 쉽게 찢어버릴 정도로 패치로 인해 변화가 극심합니다.
특히 LCK의 컬러가 단순히 저 모호한 '운영'뿐이라면 LCK의 몰락은 뻔하게 예견된거나 다름없습니다. 운영이라는 건 결국 상대의 플레이에 대한 대응법의 총칭인데 그점에서 시야의 중요성은 강조됩니다. 그리고 그 시야를 통해서 인원배치를 해서 비전투 상황의 이득을 취하는, 흡사 바둑에서 귀를 점하는 것과 같은 행위이죠. 그런데 녹색강타의 삭제 등 시야플레이를 한결 더 어렵게 만들고 보고 예측하는거보다는 반응 자체에, 그리고 교전과 난전 이득에 비중을 두는 메타가 되면? 라인전 좀 밀려도 넓디 넓은 협곡에서 매크로 플레이로 변수를 만들면 되라는 선택지가 구도마다 급감하게 됩니다. 단적으로 이번에 라인전에서 밀린 팀은 오브젝트 맛도 못보는 상황이 반복되었는데 교전을 피해 시야 장악이나 오브젝트를 선점하려고 하면 예전과는 다른 시야권에서 치고들어오는 상대의 교전 유도에 당황해서 박살나는 상황이 반복되었고 이래서 더 수비적인 운영을 반복하다가 진에어식 쫄보 LCgay가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되는거죠.

결국 기본적인 체급을 너무 등한시했다는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체급이 되는 G2나 프나틱은 IG만큼 라인전이 빡세지 않았으나 라인전에서 이득을 보는 상황이 나왔기에 그를 통해 쉽게 스노우볼을 굴렸고, 반대로 LCK팀들은 기본적인 체급이 안되었기에 아예 운영이고 나발이고 불리한 상황에서는 더 하기 어려워진 국면에서는 무기력해지는게 수순이었죠. 그럼 이게 단순히 피지컬 문제일까? 저는 이런 피지컬 혹은 반응 문제로 귀결되기까지엔 서머 시즌동안 일어난 변화들이 모두 LCK에게는 그리 좋지 못한 양상의 반복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머 시즌 초반엔 비원딜 메타가 오면서 15분 전에 닥전투하는 양상이 자주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메타는 결국 오래갈 흐름이 아니었죠. 우스갯소리로 중국 밀어주는 라이엇이 RNG 망하라고 이런거 하겠냐? 하는 말도 나올정도로. 왜냐면 이 메타는 원딜이라는 챔피언의 근본적인 존재감 자체를 없애버리는 메타였거든요. 바텀 라이너... 근데 그럼 원딜챔피언의 역할은 극도로 제한되고 포지션의 특성 하나가 그대로 지워져버립니다. 실제로 비원딜 메타에서는 그냥 포지션이라봤자 간단하게 브루져와 서포터, 이 2가지만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 비원딜메타 이후에 다시 원딜들이 뜨면서 생긴게 라인전에서 강하게 쇼부보는걸 기피하는 현상입니다.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결국 초반에 승부 못내면 후반에 무너지는 비원딜메타의 반작용이 아닌가 싶긴 한데 어쨌든 라인전 보는 픽은 LCK에서는 흔히 나쁜픽으로 받아들여졌고 뒤가 없다는 견해가 다수가 되었죠. 이거 자체가 틀렸다는건 아니지만, 분명 어떤 성향을 지나치게 선호하게 된 측면이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건지 아직도 정확히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제 생각은 이겁니다. 후반에 대한 과신, 매뉴얼에 대한 과신.

안정적이다...라는 표현도 정말 어중간하기 짝이 없습니다. 강함과 약함을 모두 의미하는 이중적인 측면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서머 시즌에 라인전에서 과격한 수를 두던 한화가 아닌 젠지나 아프리카, 그리고 스프링때의 저돌성이나 라인전 단계의 강력함은 다 잃어버린 킹존, 그리고 결승에서 KT와 그나마 가장 자유롭다고 평가했던 그리핀까지도 교전보다는 짜여진 운영에 포커스를 두기 시작했다는거죠. 이게 과거라면 맞는 이야기지만, 그것도 체급(라인전)이 유지되고 있을때나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미드 비디디, 탑 기인 정도를 제외하고는 과연 LCK에서 체급을 장담할 수 있는 팀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그때도 그랬고 지금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모두가 다 안정적, 탄탄한, 이런 수사에 잠식되어있던 시점이었으니까요. 그렇다고 과거 15, 16시절의 KT처럼 초반 설계에 적극적인 팀도 한화 정도를 말고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고, 아프리카는 스프링이랑 같은 팀인가 싶을 정도로 다른 팀이 되어있었고.

올해 내내 LCK에게 벽으로 자리하던 RNG에게 트라우마가 쌓인 반작용인지, 아니면 비원딜메타의 후유증인지 몰라도 제 눈엔 이상할 정도로 다들 초반에 승부를 내거나 압박하는 팀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산발적으로 라인전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없던건 아니지만, 그걸로 게임이 빠르게 정리되는 경우도 드물었죠. 모두가 다 30분만 넘어가면 이길 수 있다는 이상한 자신감이 있는거처럼 경기하는건가 싶은 순간도 있었으니까요. 그건 SKT팬인 제게는 일종의 데자뷰를 일으켰습니다. SKT가 하향곡선을 그린것도 결국 라인전 체급의 하향이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라인전은 넘기고 후반 위주의 팀이 되어버렸다가, 올해 억지로 다시 체질을 바꾸려고 했지만 폭망했죠. 그리고 그 징조는 롤드컵에서 메타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대폭발로 끝나버렸죠. 모든게 SKT가 걸었던 길과 비슷해서 솔직히 롤드컵 보는 내내 좀 가슴이 답답하더군요. 그런점에서 서머 시즌에는 킹존이든 KT든 그리핀이든 아예 다른 공식으로 메타를 선도할 팀이 있었다면 달랐을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팀이 없었던게 더 아쉽습니다. 발전이 없었고, 회귀만 존재했죠.

그래서, 싹다 불타버리고 재만 남은 지금 LCK가 다시 부활하기 위해 가야할 방향은 뭘까요? 우승한 LPL 공식이 정답이니까 그걸 받아들여서 초반 개싸움과 라인전에 집중한다? 닝처럼 캠프 스킵을 밥먹듯이 하면서 미드 아래쪽에 자리깔고 앉는것도 하면서? 아니면 그냥 개인기량 상향을 위해 연습을 열심히 한다? 그 어느 것도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긴 합니다. 대격변 패치는 또 예고 되어있고, 이 흐름을 확실히 분석하고 피드백하는 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테니까요. 물론 그 전에, 올해 LCK 선수들도 그렇지만 코칭스탭은 진짜 처절한 반성을 해야 할겁니다. 롤은 기본적으로 밴픽이건 인게임이건 선수가 70%는 된다고 보지만 나머지 30% 혹은 그보다 더 적은 비중이라고 해도 분명 코칭스탭이 끼치는 영향은 큽니다. 어느 스포츠건 마찬가지고, 이번에 보칸규가 제대로 증명을 했죠. 그런데 올해 LCK 코칭스탭은 과연 몇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요.

물론 코칭스탭보다 더 반성해야 하는건 선수들이죠. 메타와 전략은 코칭스탭이 만드는게 아니라 선수들이 같이 만드는거니까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현실화 시키는 것도 결국 선수의 몫이지 코치들이 자기 손 떠난 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 실패 속에서 성공으로 가는 키가 있다는 점, 그리고 LCK는 이미 누적된 경험속에서 압도적인 포텐셜을 지니고 있다는걸 잊어서는 안될겁니다. 타리그가 정말 누적된 것들에 맞먹기 전에 다시 LCK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주변을 보지 않고 자신들의 익숙한 신념에 매몰된채 빡빡이 하듯 노력해서는 안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멀리, 좀더 다양하게. 그게 이번 시즌에서 얻은 교훈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메타의 변화에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급 조건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가 이번 시즌에서 가장 크게 알 수 있었던 점입니다. 기본기가 부재한 상황에서 우리식 운영이라는건 체급이 안맞는 상대에게 잔기술 거는 것과 마찬가지죠. 승리공식을 갖춘 상황에서도 틈만 나면 변화를 추구하고, 좀더 빠르게 메타를 분석하고 대응하고 그렇게 역동적인 리그가 되길 희망합니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근자감에 취해 타리그를 품평하다가 흑역사를 생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5년 해먹었으면 사실 고일만큼 고였고, 사고방식과 개념부터 물갈이 할때도 된거죠. 지금처럼 리셋을 해야 다시 정말 체급과 디테일, 프레임과 시스템 모든 면에서 완성도를 보여준 LCK를 재건할 수 있을 겁니다. 재건이라기보다는, 제2의 창건이겠죠. 이제부터가 정말 경쟁의 시작입니다.




RISE

저는 서머 시즌 SKT의 경기력을 보면서 차라리 롤드컵에 나가지 못하길 바랬습니다. 나갈 수 있었던 경기력이나 뭐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어차피 가능성도 낮아보였지만 억지로 운이 좋아 진출하는 상황도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좀 있었거든요.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것처럼 어쨌건 롤드컵 가는게 좋은게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일테지만, 저는 서머 우승할 정도의 경기력 회복이 아니라면 올해 롤드컵에서는 SKT 몰락의 확인사살이 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롤드컵과 같은 대회에서 거대한 스크래치가 생기는 것은 항상 두려운 일입니다. 물론 별거 아니라면 아닌거라 볼 수도 있습니다. 13때 흑역사를 쓴 오존은 14때 역대급 아웃라이어인 삼화가 되었고, 15때 팀과 함께 광탈로 침몰한 루키와 IG는 3년 뒤에 최초의 LPL 우승팀이라는 영광을 거머쥐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럼에도 저는 제가 응원하는 팀은 롤드컵에서는 그런 상황을 겪지 않길 바랬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SKT의 팬이고, 그중에서도 선수를 딱 한명만 꼽자면 페이커의 팬이지만 기본적으로 그에 못지 않게 SKT의 영광을 함께한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LCK를 응원하는 것도 SKT가 속한 리그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LCK를 최고의 리그로 만드는데 있어서 SKT가 그 어느팀보다도 막대한 비중이 있다는 자부심도 은연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SKT가 아니더라도 LCK는 최강이 되었을 겁니다. SKT가 롤드컵에 없던 시즌에도 LCK는 롤드컵 우승을 해냈고, 이미 SKT가 등장하기 전부터 LCK는 강했으니까요. 오히려 그 자양분 가득한 텃밭에서 가장 잘 자라난 나무가 SKT라고 해야겠죠. 그렇지만 LCK를 대표할 단 하나의 팀이라면 그래도 저는 SKT라고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LCK팀들이 모두 8강에서 탈락한 이후, 해외팀 선수들의 SNS에서 SKT의 강력함이 그립다는 멘션이 올라오더군요. 뭐랄까, 그건 상당히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올해 폭망을 거듭한 팀성적으로 솔직히 과거X라는 것은 이제 지겨울 정도로 해서 무감각해졌지만, 그래도 SKT가 그만큼 해외팀들 상대로도 경외를 가질만한 팀이었고 LPL쪽에서는 SKT를 꺾고 우승해야만 마치 비원이 풀릴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그래 저렇게 SKT가 대단했었지 하고 새삼 느꼈죠.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고, 그래도 개인적으로 스코어가 최초의 롤드컵 정글 MVP를 타면서 롤드컵 우승을 한다거나 앞서 말한 또다른 무관의 제왕인 스멥, 쿠로가 드디어 롤드컵 우승을 한다거나, 혹은 젠지가 롤드컵 3회 우승으로 SKT의 맞수가 된다거나... 그 어느 것이건 SKT팬 입장에서는 썩 유쾌한게 아닐 수는 있어도 그래도 LCK가 우승하길 바랬던 입장에서는 씁쓸한 마음이 강했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인데. RNG나 KT, 젠지, 프나틱과 같은 팀들이 우승하지 못한 것을 두고 누군가의 우스갯소리로 이번 롤드컵 최고의 승자는 SKT팬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상처만 남은 승리일지도 모릅니다. 이젠 LCK 프리미엄이라는게 없는 판에서 SKT가 LCK에서 얼마나 올라갈지도, 그리고 LCK의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팀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그 모든게 불투명한 상황이니. 마치 퇴물이 된 뒷방늙은이가 과거의 영광을 지켰다고 기뻐하는 씁쓸한 것이나 다름없는게 아닐까 하는 자조도 있구요. 좀 거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솔직한 감상이 이렇습니다.

LCK를 상징하는 엠블럼은 독수리를 형상인데 재밌게도 T1은 날개를 달고 있는 엠블럼입니다. 레딧같은 곳에서 SKT가 강한거지 LCK가 강한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할때마다, SKT는 LCK를 대표하는 팀이니까 그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로소 16, 17 2년연속 LCK 내전을 하는 것을 보고 레딧에서도 그런소리는 힘을 잃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만큼 SKT를 대단하게 본다는거고 달리 보면 자신이 응원하는 리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하는거겠죠. 희망의 돌파구가 없다면, 팬질은 고통일 뿐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해외롤팬들이나 선수들마저도 SKT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내년에 다시 SKT가 부활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나 강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SKT라는 날개를 달고 LCK라는 독수리가 다시 한번 비상했으면 하는 마음도 간절해집니다. 클롱도르 보는데 너무 초라해진 느낌이라 참... 세체라인으로 설왕설래가 아니라 3부, 4부리그 라인업 짠다는 인상만 남으니 속상해지는 것도 사실이구요.

롤판은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지난 5년간 롤을 보면서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그 불확실성입니다. 그건 어느 쪽으로 튈지 모르는 것이라, 기대할만한 속성도 안됩니다. 그러나, 그만큼 언제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보증이 되더군요. 좌절과 탄식이 몰아치는 루머판에서도 덤덤한 건, 내년 SKT의 스쿼드가 어떻게 되건 저는 변함없이 응원할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손절이고 나발이고 그런거 없을듯 합니다. 올해 내내 욕했던 운타라나 블랭크, 김정균 감독은 물론이고 영광의 중심에서 함께한 페이커, 뱅, 울프까지. 다른 슼팬분들이 정신나갔냐고 욕할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정말 이 선수들이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선수의 영입도 환영이지만, 스쿼드 변화가 없다고 해도 실망할 것 같진 않습니다. 오히려 기대하겠죠. 어떤 경우에건, 기승전 행복회로와 기대로 귀결되는게 팬이니까요.



올해도 다들 롤 보면서 감정소모 하시느라 고생들 하셨습니다. 가볍게 즐기시는 분들도, 열정적인 팬분들도 모두.
잠시 날개를 접은 올해였지만, 내년엔 다시금 비상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RISE!





P.S. 김정균 감독님 개관식에서 한 다짐 지켜주세요. 내년에 Rise 못하면 Ryze됨. 대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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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ix Fossil
18/11/05 02:38
수정 아이콘
결국 북미가 4대리그중 유일하게 우승을 찍어보지 못한 지역이 되어 버렸네요.
18/11/05 03:19
수정 아이콘
Skt가 이긴경기만 보고 진경기는 안봐서 올해 스프링이나 썸머경기를 본게 별로 없는데 다음시즌은 꼭 다 챙겨 봤으면 좋겠네요
18/11/05 10:14
수정 아이콘
롤드컵 결정전 때 보여준 운타라 모습 생각하면 + SKT가 구할 수 있는 탑솔 매물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운타라 믿고 가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무진 영입에 성공하고 울프가 부활하고 하면 좋을텐데..
슼팬은 오늘도 행복회로를 돌려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18/11/05 10:49
수정 아이콘
메타가 어떤 흐름으로 갈지 확실한건 없지만 현재 흐름대로면 일방적으로 줘패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맞서서 패는 탑이 필요하니까요.
어떤식으로든 돈은 써봐야 할 것 같습니다.돈 써도 안되면 운타라겠지만요.
고라니
18/11/05 11:47
수정 아이콘
다른 커뮤니티에서 본 글인데 와닿는게 있어서 여기에 한번 적어봅니다

[보급형 페이커 루키가 되다]

제가 루키 본인이었다면 왈칵 했을거 같아요 ㅠㅠ
고구마피자
18/11/05 13:53
수정 아이콘
제 1의 루키가 비로소 되었네요. 물론 본인은 여전히 페이커에 대한 리스펙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크크 내년도 기대됩니다 어떤 구도가 펼쳐질지
及時雨
18/11/05 11:59
수정 아이콘
스타 2도 그렇고 갭이 사라진 한 해였네요
1등급 저지방 우유
18/11/05 15:39
수정 아이콘
15 msi였나요?
그 때 왕좌를 차지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서 lck에 대한 말들이 많았는데..그게 오히려 약이 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 리그에서도 다양한 챔프를 쓰려는 시도를 했었고, 해설진들의 멘트나 커뮤니티의 글에서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들이 많았었죠.
그리고, 그 해 챔피언을 차지함으로서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18시즌. lpl이 왕좌를 차지했네요.
LCK. 우리 그동안 많이 해먹었잖아요. 잠깐 삐끗한것뿐입니다. 마치 15 msi처럼요.다만 그 회복 기간이 좀 길었을뿐이라고 봐요.
내년 19시즌에 다시금 도약하면 되는것 아니겠어요? 믿어보는게 나쁜건 아니잖아요. lck를 ...리그 내 많은 팀들과 선수 그리고 팬들을..
18/11/06 02:05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엔 그냥 라인전 강한팀이 나와야 됩니다.
시야를 먹고 싶어도 라인전이 강해야 먹는거라서요.

그동안 LCK도 운영 시야 그런거 좀 덜 신경써도 라인전 쎈팀이 LCK도 먹었습니다.
슼이나 락스나 킹존이나.
슼과 킹존이 한해만에 급격히 폼이 저하되면서 올해한정으로는 그 자리를 누가 채우지 못한채,
LCK는 세대교체중인 시점 같습니다.
재밌게도 두팀 폼이 저하되자마자 챌린저스팀들이 강팀으로 평가 받으며 승격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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